와글와글 어린이놀이터, 누가 이런 이름을?
| 창원 KBS1 라디오 <라이브 경남>에서 매주 월요일 이윤기의 세상읽기 코너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 방송 내용과 조금 다른 초고이기는 하지만 기록을 남기기 위해 포스팅 합니다.(2025. 10. 27 방송분) |
지난주 수요일 오전 10시 30분 의창구 소계동 782번지, 소계 체육공원에 창원슝슝통통놀이터 3호, <와글와글 어린이 놀이터>가 개장하였습니다. 오늘은 창원슝슝통통놀이터 개장의 의미와 4호, 5호 놀이터 추가 설치 문제에 대하여 함께 생각해보겠습니다.
행정안전부 어린이 놀이시설 안전관리시스템에 따르면 창원시에는 학교, 유치원, 어린이집 그리고 아파트 단지에 조성된 놀이터를 제외하고 지방정부가 설치, 관리하는 어린이 놀이시설은 274여곳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이 놀이터 이름들은 대부분 동네 이름이나 공원 이름을 따서 지어져 있습니다. 예를 들면 중동지구 어린이공원, 소답어린이공원, 감계 1호 감계2호, 감계 3호 어린이공원과 같은 이름들인데, 대부분 이 업무를 맡은 담당 공무원들이 이름을 짓게 됩니다.
그런데 창원시에는 앞서 소개한 <와글와글 어린이 놀이터>와 같이 놀이터의 주인인 어린이들이 직접 이름을 붙인 놀이터가 딱 3군데 있습니다. 2021년 4월, 마산합포구에 개장한 슝슝통통놀이터 1호, <좋아좋아 어린이 놀이터> 그리고 2013년 10월에 개장한 슝슝통통 2호 <우주최고봉놀이터>입니다. 이런 재미있는 이름이 붙은 것은 놀이터 감리단으로 참여한 어린이 대표들이 직접 놀이터에서 놀아보고 이름을 지었기 때문입니다. 놀이시설 공사를 추진하는 공무원들이나 어른들이 이름을 지었다면 절대 이런 이름을 짓지 못했을 것입니다.

순천 기적의 놀이터 벤치마킹, 창원슝슝놀이터 3호로 멈추나?
창원시에서 새로운 놀이터 만들기 운동이 시작된 것은 7년 전인 2018년 5월부터입니다. 당시 6월 13일로 예정되어 있던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YMCA 등대생협회원들을 중심으로 ‘안전한 통학로 조성과 창원에도 기적의 놀이터 만들어 달라’는 기자회견을 하였습니다. 당시 YMCA 회원들은 우연한 기회에 순천에 있는 ‘기적의 놀이터’에서 놀아 본 아이들이 “주말마다 순천에 다시 놀러 가자”고 부모들을 조르는 일이 거듭되고 있으니 창원에도 순천에 있는 기적의 놀이터와 같은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놀이터를 만들어 달라고 요구한 것입니다.
부모님들 눈에는 창원에 있는 놀이터와 큰 차이가 없어 보였는데, 순천 기적의 놀이터에만 가면 아이들이 놀이에 흠뻑 빠져 엄마, 아빠를 찾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하루종일 놀고도 집에 오고 싶어하지 않더라는 것입니다. 이유를 찾아봤더니 세상에 있는 모든 놀이터는 어른들이 “이렇게 만들면 아이들이 좋아하겠지”하는 짐작으로 만들었지만, 순천 기적의 놀이터는 아이들이 직접 “이렇게 만들어주세요”하고 말과 그림과 모형을 만들어 의견을 내고, 어른들은 아이들의 아이들이 쓴 글, 그림, 모형을 실제 놀이기구로 구현했더라는 것입니다. 아이들 마음이 온전히 담긴 놀이터가 순천에만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지요.
YMCA 등대생협 회원들은 기자 회견 뿐만 아니라 당시 창원시장으로 출마한 허성무, 안상수, 조진래 후보에게 시장에 당선되면 ‘창원형 기적의 놀이터를 만들어 달라’는 정책제안을 하였는데요. 당선된 허성무 전 창원시장이 2019년부터 봄부터 공약을 이행을 위한 구체적인 추진 계획과 함께 다섯 개 구청별로 1곳씩 주민참여 방식의 놀이터를 만들겠다고 약속하면서 본격적으로 사업이 추진되었습니다.
창원시공원사업소와 마산YMCA는 창원형 기적의 놀이터에 관심있는 학부모와 어린이들을 모으는 일을 시작하였는데, 이렇게 모인 50여명이 참여하는 모임을 ‘어린이 놀이터 주민참여단’이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주민참여단 회원들은 어린이들과 함께 순천 기적의 놀이터 답사를 다녀오고, 어린이 놀이 전문가들을 모셔와 함께 강의도 들었습니다.
주민참여단이 결성되고 가장 어려웠던 것은 5개 구 중에서 어느 구에 먼저 창원형 기적의 놀이터를 만들 것인가 결정하는 문제였습니다. 모두가 우리 동네 먼저 하고 싶었겠지만, 주민참여단원들은 가장 열악한 곳부터 새로운 놀이터를 만든다는 원칙에 먼저 합의하였습니다. 이후 창원 시내 놀이터 현황을 전수 조사한 후에 어린이 놀이시설이 가장 열악한 지역부터 새로운 놀이터를 만들기로 하였는데, 그 순서가 마산합포구-진해구-의창구-마산회원구-성산구 순서로 결정된 것입니다. 언론과 전문가들은 이런 과정을 두고 주민주도, 주민참여형 숙의민주주의의 모범 사례로 평가하였지요.

슝슝통통 4호, 5호, 마산회원구, 성산구는 안 만든다
이후 3호까지 만들어진 슝슝통통 놀이터는 입지 선정부터 설계, 공사, 감리의 전 과정에는 주민참여단원들과 어린이 대표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여하는 새로운 방식으로 이루어졌습니다. 그런데, 너무 안타까운 소식은 창원시가 “슝슝통통 놀이터 3호를 끝으로 추가 조성 계획이 없다”는 발표를 했다는 것입니다. 이유는 “장소 선정도 이루어지지 않았고 예산도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저는 매우 옹색한 변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장소 선정을 위해서는 처음 슝슝통통 놀이터 사업을 시작했을 때처럼 민관이 한 테이블에 앉아서 성산구와 마산회원구의 어느 곳이 가장 적합한 장소인지 찾고 의논하면 되는 일입니다. 특히 건물만 지어놓고 컨텐츠를 채우지 못해 비판 받고 있는 성산구에 소재한 맘스프리존은 실내어린이 놀이터를 만들기에 아주 적합한 장소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어린이 놀이터가 만들어지고, 아이들이 놀이에 흠뻑 빠져 놀게 되면 그만큼 엄마나 아빠들의 육아 부담도 줄어들 것이구요. 서울시에는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하는 공공키즈 카페가 130개가 넘게 있는데, 창원에는 한 곳도 없으니 슝슝통통 4호 놀이터를 실내 키즈카페로 만드는 것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예산 문제 창원시 전체 예산의 역시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왜냐하면 슝슝통통 3호 와글와글 어린이 놀이터 사업비는 창원시 2025년 본 예산의 0.003%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슝슝통통 놀이터 주민참여단 단원들이 창원시공원사업소 공무원들과 긴긴 숙의 토론을 거쳐 “가장 열악한 곳에 먼저 만든다”는 원칙을 세웠고, 그 약속을 지켰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4호, 5호 놀이터가 조성되지 않는다면, 창원성산구와 마산회원구에 살고 있는 주민 대표들이 1호 놀이터와 2호 놀이터를 마산합포구와 진해구에 양보했던 것을 얼마나 후회하게 될까요? 이것은 단순히 놀이터 하나를 만드느냐 만들지 않느냐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창원시가 이대로 사업추진을 중단한다면 놀이터 주민참여단 회원들은 내년 창원 시장선거에 출마하는 시장 후보자들에게 또다시 공약 채택을 요구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