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읽기

이재명 대통령 경남 타운홀 미팅 가봤더니

이윤기 2026. 3. 19. 0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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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6일(금) 오후 2시,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전국을 순회하면서 국민들과 직접 소통하는 타운홀 미팅이 개최되었습니다. 아홉 번째로 열린 경남 타운홀 미팅 「경남의 마음을 듣다」의 주제는 「땅·바다·하늘을 잇는 국가전략 거점, 경남」 이었는데요. 

 

처음엔 왜 주제가 저렇게 정해졌을까 하는 의아한 마음도 들었습니다만, 김정관 산업부 장관과, 배경훈 부총리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그리고 김윤덕 국토부 장관이 각각 경남 지역 성장과 발전 방안에 대한 정책 발표를 하는 것을 듣다보니 그 이유를 알 수 있겠더군요. 오늘은 이재명 대통령이 주관한 경남 타운홀 미팅에 참가했던 소감을 함께 나누어보겠습니다. 

이번 타운홀 미팅에는 네이버폼을 통해 사전 모집한 일반 국민 중 200명이 초대받았다고 합니다. 평소 지역문제에 대해 여러 제안을 해 왔던 저도 행사 장소와 시간도 모른채 무작정 참가 신청을 하였는데, 운이 좋았던지 참가자로 선정되었던 것입니다. 당일 행사 진행 관계자에게 물었더니, 수천 명이 참가 신청을 했는데, 초대 받으셨으니 정말 운이 좋으십니다. 하는 답이 돌아오더군요.

질문 기회를 얻으려면 최대한 앞자리에 앉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으로 입장 시간 전에 도착해서 줄을 서 있었습니다만, 똑같은 마음으로 더 일찍 오신 분들이 계셔서 세 번째 줄에 앉았습니다. 앞줄에 앉았으니 토론에 참여할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였지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저요, 저요”만 외치다가 결국 발언 기회를 얻지 못했습니다. 

 

아마 발언 기회를 얻기 위해 “저요, 저요”를 외쳤던 참석자 중에 1/10 정도만 진짜 행운의 주인공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제 의견을 말할 기회를 얻지 못했지만, 대통령의 말씀을 직접 듣는 시간과 토론에 참여한 시민들의 제안을 들으면서 충분히 만족스러운 상호학습을 경험하였습니다. 마치 대통령에게 직접 3시간 민주시민교육을 받고 온 기분이 들었습니다. 

국민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으며 대통령께서 여러 이야기를 하셨습니다만, 저에게 가장 강렬하게 다가왔던 장면은 대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그리고 여성 노동자와 남성 노동자의 임금 격차와 차별을 해소해 달라는 이야기를 듣고 제시한 해결 방안이었습니다. 대통령께서는 기업마다 여러 사정이 있기 때문에 무조건 최저임금을 많이 올리고, 국가가 이것을 강제하는 것은 바람직한 해결책이 아니라고 할 때까지만 해도 무슨 말을 하려고 저러나 싶었는데요. 

 

임금 격차와 차별 해소... 노동운동 열심히 해야 한다

 

대통령께서는 실현가능한 현실적 방법은 “노동운동을 열심히 해야한다”고 대안을 제시하였습니다. 저는 뒤통수를 한 대 탁 맞는 느낌이 들었는데요. 이어서 대통령께서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 헌법에는 노동자들의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을 주고 있는 것이라고 하시면서, 노동자의 조직률이 높아져야 노동자의 권리가 올라가고 힘을 발휘할 수 있고, 그래야 정당한 임금을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이라고 하였습니다. 

 

아울러 “과거처럼 정부가 부당하게 노동자들을 탄압하는 그런 일”은 하지 않겠다는 약속도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정치는 정치인이 하는 것 같지만 국민이 하는 것이고, 국가를 바꾸는 것도 결국 국민의 선택이며, 적정 임금을 받는 사회는 노동운동이 살아나야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로 들렸습니다. 

 

살아오는 동안 여러 차례 민주 정부를 경험하였지만, 제 기억으로 이렇게 대놓고 “노동운동을 열심히 해서 정당한 임금을 받을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하는 대통령은 처음이었습니다. 나이가 들어가며 젊은 시절의 열정이 식었는지 저 역시 노동운동이 한국사회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내려놓고 있었는데, 심장을 다시 띄게 하는 울림이 되었습니다.

두 번째로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참석자들이 제안하는 다양한 의견을 들을 때마다 대통령께서는 이건 시장이 챙겨야 하는 일, 이건 도지사가 챙겨야 하는 일, 이건 산업부에서 챙겨야 하는 일, 이건 환경부에서 챙겨야 하는 일이라고 딱딱 가르마를 타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대통령께서 스스로 나는 실용주의자라는 말을 여러 차례 하였는데, 과연 그렇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부는 지역 균형 발전 대신 지역 우선 발전 추진한다. 

 

도지사나 국회의원, 장관들이 국민들의 여론을 직접 듣겠다고 만든 자리에 여러 번 가봤습니다만, 대부분은 많은 의견을 듣고 나서는 “이건 이래서 안되고, 저건 저래서 안 되고, 이건 충분히 검토해봐야 한다”는 뻔 한 답과 함께 “ “국민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마무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이재명 대통령의 타운홀 미팅은 확실히 달랐습니다. 

대통령과 3개 부처 장관께서 제시한 첨단 조선, 항공, 방산, 피지컬 AI 같은 경남 발전 정책을 들으면서 저는 장밋빛 미래만 보이지는 않았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창원 국가산단, 거제조선업이 지난 50년 동안 대한민국 산업화를 뒷받침하였는데, 앞으로 50년도 경남이 조선, 방산, 항공, 우주, 핵발전, 피지컬AI, AI제조업으로 대한민국을 먹여살려야 한다는 말로 들렸기 때문입니다. 50년 전과 달리 이제는 일만 하면서 사는 시대가 아닌데, 문화, 예술, 복지를 통해 살기 좋은 경남을 만들겠다는 제안은 한 마디로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제가 국립청소년수련원 제안을 못하고 온 것이 더 아쉬웠습니다. 

 


청소년단체 활동가이기도 한 저는 2022년부터 경남에도 국립청소년수련원을 만들어달라는 제안을 해오고 있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이 민간어린이집보다 국공립어린이집을 선호하는 것처럼, 청소년 수련시설도 국가가 직접 운영하는 시설이 시설뿐만 아니라 프로그램까지 훨씬 우수한 거점 청소년수련시설입니다. 우리 지역에 국립청소년 수련시설이 없다보니 청소년수련원도 국립이 있어? 하시는 청쥐자들도 계실텐데요. 전국에 이미 8개나 있는 국립시설이 경남에는 단 한 곳도 없습니다. 

 

청소년단체를 대표하여 박완수 도지사에게도, 지역 국회의원과 시장에게도 제안했지만, 그때마다 용두사미로 끝났는데요. 작년 대통령 선거 때 더불어민주당을 통해 제안했더니 대통령 선거에 공약으로 반영되었고, 대통령 취임 이후에는 국정과제로 확정이 되었습니다. 이제 대통령 국정과제로 되었으니 당연히 지어질 줄 알고 창원을 비롯한 여러 지자체에서 주관 부서에 물었더니 성평등가족부 공무원이 말하기를 (아주 한심하다는 듯이)“대통령 공약이라고 해서, 국정과제라고 해서 다 되는게 아니다”는 답이 돌아왔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는 대통령에게 직접 고자질을 할 생각이었습니다.

국정과제로 정해진 것만으로는 실제 「국립남부청소년수련원」 건립 추진이 안될 수도 있느니 지금 성평등가족부가 만들고 있는 2027~2030년 「제8차청소년정책 기본계획」에 꼭 포함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말을 하려고 준비해 갔던 것입니다. 아울러 민자투자실패로 답보 상태에 있는 마산롯봇랜드와 연계하여 「국립로봇AI청소년수련원」을 만들어 정부가 주도하는 경남의 로봇AI 산업을 청소년들이 체험하고 상상력을 키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달라는 제안을 가지고 갔습니다. 하지만 워낙 많은 분들이 발언을 요청했기 때문에 결국 기회를 얻지 못하고 문서로 제출하고 돌아와야 했습니다.

 

행사 진행을 맡은 대통령실 부대변인은 여러 번, 발언하지 못한 분들의 제안을 문서로 제출해 주시면 현장 발언과 똑같이 검토해서 제안자에게 답을 해주고, 국정에 반영하겠다고 약속하였으니 믿고 기대해 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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