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무단 도용, 어떻게 대응해야하나?
| 창원 KBS1 라디오 <라이브 경남>에서 매주 월요일 이윤기의 세상읽기 코너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 방송 내용과 조금 다른 초고이기는 하지만 기록을 남기기 위해 포스팅 합니다.(2026. 3. 9 방송분) |
지난 주 저희 지역에서 신용카드 무단 도용 피해 사건이 발생하였는데요. 언론보도를 보면 3개월 할부로 3차례 결제를 통해 1000만원이 넘는 금액을 누군가 무단으로 결제하였다는 것입니다. 오늘은 작년부터 등장한 신용카드 무단 도용 피해 사례를 살펴보고, 그 대처방안에 대하여 함께 생각해겠습니다.
언론보도를 보면 창원에 사는 30대 A씨의 경우 회사에서 업무를 보다가 신용카드사로부터 결제 승인 문자를 받았다고 합니다. 오후 4시 8분부터 약 30여 분 사이에 280만원, 220만원 그리고 500만원이 결제 되었다는 문자를 잇따라 받았다고 하구요. 그 뒤에도 같은 날 6시 56분과 57분에 각 200만원씩 추가 결제 알림 문자를 받았다고 합니다.
다행히 나중에 받은 문자는 신용카드 한도초과로 실제 결제가 이루어지지는 않았습니다만 난데없이 1000만원 카드대금을 갚아야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A씨는 카드를 분실한 적도 없고, 본인이 카드 결제를 하지 않았는데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합니다.
카드결제가 이루어진 가맹점은 서울 구로구에 있는 B사인데, 통신가입과 전자상거래를 하는 통신기기 도소매업체로 등록되어 있는데요. 어찌된 일인지 A씨 카드전표에는 골프복을 판매하는 업체로 나와 있었고, 결제품목은 화장품으로 표시되었다고 합니다.

내 신용카드 무단 결제...피해 입증하려면?
그나마 다행인 것은 A씨의 경우 사후대처를 아주 적극적으로 하였다는 것입니다. 112에 신고를 하고 경찰청 사이버범죄 신고시스템에도 등록을 하였으며, 경찰 지구대를 직접 방문하여 스마트폰 악성앱 검사도 받았지만, 해킹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지구대에서 경찰관과 함께 있으면서 카드사에 연락해 계좌 일괄 출금정지, 온라인 결제 차단 조치를 하고, 더 이상 추가 결제를 할 수 없도록 신용카드 분실신고까지 했다고 하니 일반 소비자로서 할 수 있는 조치는 다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만약, 카드결제 문자를 보고도, 스팸문자나 스미싱 문자로 생각하고 아예 열어보지 않거나 열어보고도 무시했다면 더 큰 피해를 당할 수도 있었고, 나중에 카드사와의 분쟁과정에서 불리한 상황에 처할 수도 있었는데요. 다행히, 곧바로 가맹점에 확인 전화를 걸고, 112에 신고하고, 카드사에도 신고하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소비자에게 유리한 정황 증거를 많이 남겼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경찰과 신용카드사는 원인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이런 피해가 창원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발생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여수 경찰서와 순천 경찰서에 따르면, 설명절 연휴 기간인 15~20일 사이에 신용카드로 직접 구매한 적이 없는 물품 대금이 결제 되었다는 신고가 14건이나 접수되었다고 하며, 여수 지역 피해자 4명의 피해금액은 3천만원, 순천지역 피해자 10명의 피해금액은 9천만원이나 된다고 합니다. 피해자들의 공통점은 모두 새벽 시간에 안마의자, 냉장고, 건강식품 등이 결제 되었다는 문제 메시지를 받았다고 합니다.

여수 순천, 신용카드 무단 결제 피해...14명, 1억 2천만원
소비자들에게는 널리 알려지지 않았습니다만, 정체불명의 신용카드 무단 결제사고는 이미 작년 가을부터 전국 여러 곳에서 발생하고 있었습니다. 강원도 원주, 횡성, 광주 등에서 유사한 피해가 발생하였고, 당시 신용카드사에 접수된 사건만 해도 100건이 넘었다고 합니다. 피해 사례들의 공통점은 모두 한밤중이나 새벽 시간에 신용카드 결제 피해가 발생하였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아직도 어떤 경로로 개인 정보와 카드 정보가 유출되었는지, 어떤 방식으로 결제가 이루어졌는지 범행 수법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고, 그러다보니 제대로된 예방대책도 마련되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아울러 이런 피해를 경험하는 소비자들을 가장 속터지게 하는 것은 바로 신용카드사의 책임 회비와 무성의한 대응 그리고 가맹점과 중개 플랫폼, 신용카드사 간의 책임 떠넘기기입니다. 평소에는 카드 회원을 왕처럼 떠받들다가 신용카드 사고가 생기면 태도가 돌변하여 소비자를 ‘잠재적 부정 사용 범죄자’로 취급합니다.
반대로 피해를 당한 소비자들은 대부분 억울함을 호소합니다. 나는 신용카드를 가족이나 친구에게 빌려준 적도 없고, 카드를 분실한 적도 없으며, 심지어 해외에 나간적도 없는데, 해외 결제가 이루어졌다면서 억울함을 호소하고 소비자를 범죄자처럼 대하는 카드사의 대응에 더욱 분통을 터트리게 됩니다.

신용카드 불법 결제 피해... 처음이 아니다
이런 신용카드 사고는 최근에만 발생한 것이 아닙니다. 30년 넘게 소비자운동을 해 온 저는 그동안 수없이 많은 부정 사용 사례를 보았고, 신용카드 불법 복제 사고, 개인정보 유출사고 등도 직간접으로 두루 경험하였습니다. 신용카드를 포함한 전자결제 방식이 다양해지고, 거래 과정도 점점 복잡해지고 있기 때문에 언제 부정 사용으로 인한 사고가 언제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으며 원인을 찾기도 어렵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완벽한 예방은 애초에 불가능하지만 그렇다고 예방책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아울러 억울한 피해를 당했을 때 카드사로부터 책임 전가를 당하지 않으려면, 할 수 있는 조치는 미리 해놓은 것이 유리하기 때문에 다음과 같은 수칙을 지키고 필요한 조치는 꼭 해두시면 좋겠습니다.
▶ 첫째, 보이스피싱을 비롯한 스미싱 피해를 당하지 않으려면, 문자나 카톡에 포함된 출처가 불분명한 인터넷주소(URL)는 절대 클릭하지 않아야 합니다.
▶ 두 번째, 주민등록번호, 신분증 사본 등 금융거래시 본인인증 수단으로 이용되는 자료는 휴대폰에 저장하지 않아야 합니다.
▶ 셋째. 개인정보 유출 등으로 본인도 모르게 무단으로 여신거래나 비대면 계좌개설이 이루어지지 않도록 영업점을 방문하거나 앱을 통해 안심차단 서비스에 가입해두어야 합니다.
▶ 넷째, 해외 온라인 결제가 불안하면 해외 온라인 거래용 가상카드를 발급받아 사용하면 여러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 다섯째, 온라인 사이트에서 카드를 결제 할 때 카드정보를 결제 페이지에 저장하지 않습니다. 클릭 한 번, 터치 한번 만으로 편리한 결제가 가능한 대신에 정보 유출의 위험에 노출되기 때문입니다.
▶ 여섯 번째. 신용카드 월 한도를 자신의 지출 규모에 맞게 낮춘다. 앞선 사례에서 월 한도가 500만원이었다면 피해를 절반으로 줄일 수 있었을 것입니다. 체크카드를 주로 사용하고, 신용카드 한도는 30~50만원 정도로 줄이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 일곱 번째, 카드 정보 유출이나 스마트폰이 피싱 등에 노출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의심이 들면, 최대한 빨리 카드를 정지시키고 재발급을 받습니다.
무심하게 넘기면 더 큰 피해를 당하기 때문에 오늘 앞 부분에 소개했던 사례처럼 피해가 의심되면 최대한 신속하게 신고하고 관련 증거를 남겨 대응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