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읽기 - 교통

버스 승객 늘었는데 재정지원금 왜 줄지 않나?

이윤기 2026. 4. 23. 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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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KBS1 라디오 <라이브 경남>에서 매주 월요일 이윤기의 세상읽기 코너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 방송 내용과 조금 다른 초고이기는 하지만 기록을 남기기 위해 포스팅 합니다.(2026. 3. 23 방송분)

 

시내버스 준공영제 과연 괜찮은가?


다가오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난 수요일에 마산YMCA 시민사업위원회가 주관하여 시내버스준공영제를 진단하는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마침 창원시는 준공영제 시행 5년을 맞아 작년 12월부터 시내버스 준공영제 개선 방안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오늘은 YMCA 시민논단에서 발표자와 시민들이 제안했던 시내버스 준공영제 개선 방안에 관하여 함께 생각해보겠습니다. 

시민단체인 YMCA가 지난 1월에는 「창원시는 왜 가난한가?」를 주제로 시민토론회를 개최하였습니다. 당시 토론회에서 창원시 재정이 어려운 여러 가지 원인을 진단하였는데요. 그중에 가장 눈에 띄는 예산 항목이 바로 연간 1000억원 가까운 예산이 지출되는 시내버스 재정지원금이었습니다. 

 

연간 4조원 가까운 창원시 예산 중에서 공무원 인건비를 제외하고 가장 많은 예산이 지출되는 곳이 바로 시내버스 준공영제를 유지하기 위한 예산이라는 지적이 나왔고, 당시 토론회에 참석했던 시민들은 6.3 지방선거 전에 ‘창원 시내버스 준공영제 개선 방안’을 함께 찾아보기로 하였고 바로 지난주에 「시내버스 준공영제 이대로 좋은가?」를 주제로 시민논단을 개최하게 된 것입니다.

재정지원금만 눈덩이처럼 늘어나는 준공영제


이날 발표자로 참여하였던 김상철 정책위원장은 민주노동당부터 진보신당, 노동당 등 여러 진보정당에서 교통정책 담당자와 책임자로 일해왔구요. 최근 경남에서도 의령군을 비롯하여 산청군, 하동군 등 군 단위 자치단체에서 무상교통 정책을 시작하였는데요. 일찍이 2014에 <무상교통>이라는 책을 쓴 공공교통 전문가입니다.

먼저 창원시 준공영제 운영 현황부터 살펴보겠습니다. 2021년 시내버스 준공영제가 도입 된 이후에 시내버스 회사를 지원하는 준공영제 재정지원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은 명백한 사실입니다. 준공영제 시행 전인 2020년 재정지원금은 586억원이었는데, 준공영제 시행 첫해인 2021년은 602억원, 2022년에는 825억원, 2023년에는 871억원, 2024년에는 882억원으로 늘어났고, 작년에는 937억원으로 증가하였습니다. 

 

준공영제 시행 전인 2020년과 비교하면 불과 5년 사이에 두 배 가까이 재정지원금이 늘어난 것입니다. 창원시는 준공영제 시행과 함께 재정지원금이 늘어나자, 초기에는 코로나-19로 승객이 급감하면서 재정지원금이 늘어났다고 하였지만, 코로나-19가 지나가고 승객이 회복되어도 재정지원금을 줄어들지 않고 늘어나기만 하였습니다. 

이것은 시내버스 운송 수입금을 살펴봐도 비슷한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준공영제 시행 첫해인 2021년 894억원이었던 운송 수익금은 2022년 934억원, 2023년 958억원, 2024년 977억원, 2025년 1032억원으로 지난 5년 동안 140여 억원 운송 수입금이 늘어났지만, 재정지원금을 줄어들지 않고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2025년 8월부터 시내버스 요금이 200원씩 인상되었고, 버스 요금이 인상된 만큼 시민들의 부담이 늘어나면 창원시가 부담하는 재정지원금은 줄어들어야 하는데, 2024년과 2025년 재정지원금을 비교해보면 버스요금을 올려줘도 재정지원금은 55억이나 더 늘어난 것입니다. 

시민이 부담하는 버스 요금이 올라도 재정지원금이 늘어나는 이유는 2024년에 표준운송원가가 약 10만원 인상되었기 때문입니다. 2021년 준공영제를 시작할 때, 버스 1대당 표준운송원가는 64만 7000원에서 2024년에는 74만 5000원으로 인상되었습니다. 표준운송원가는 시내버스 재정지원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버스 1대를 운행하는데 들어가는 총비용을 말하는데요. 표준운송원가가 늘어나는 만큼 재정지원금 총액이 늘어날 수 밖에 없는 것이지요. 시내버스 회사 측에서는 표준 운송원가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80%에 가깝기 때문에 결국 재정지원금이 늘어나는 것은 운전기사 인건비 인상이 가장 직접적인 요인이라고 항변하고 있습니다. 

버스 승객 늘었는데 재정지원금 왜 줄지 않나?

이에 대해 김상철 정책위원장은 표준운송원가를 계산하는 방식이 문제라고 지적하였습니다. 서울, 창원을 비롯한 준공영제를 시행하는 우리나라 지방 정부들은 버스 1대당 운송원가를 계산하는데, 이는 실제 운행 여부나 운행 거리를 반영하지 않고 주먹구구식으로 지원하는 것이라고 비판 하였습니다. 

 

외국에서는 이미 1km당 운송원가를 적용하고 있고, 2024년 서울시가 의뢰한 「시내버스 준공영제 혁신 용역 보고서」 에도 km당 운송원가를 적용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합니다. 서울시 사례이지만, 차량 대수와 노선이 제일 많은 회사가 거리당 지원 비용이 가장 높기 때문에 흔히 알고 있듯이 규모가 커지면 단위당 비용이 줄어드는 규모의 경제도 적용되지 않고 있다는 것인데요.


지금처럼 버스 1대당 운송원가를 적용하여 재정지원금을 산정하면, 회사는 운행거리가 짧은수록 비용은 줄고 수익은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운행 많이 할 이유가 없어진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회사입장에서는 어차피 운송비용이 늘어나도 표준운송원가에 다 반영 되기 때문에 비용을 줄이고 효율적인 경영을 위해 노력해야 할 유인도 사라지는 구조라는 것입니다. 

사모펀드가 버스 회사 눈독들이는 이유?

 

그러다보니 일부 지역에서는 사모펀드가 버스 회사에 투자를 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는데, 사모펀드가 투자자들을 모집하면서 연 12% 수익 보장을 약속할 수 있을 만큼 알짜사업으로 평가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세금을 많이 써서 준공영제를 시행해도 시민들이 체감하는 서비스가 나아지지 않는 것도 바로 이런 구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김상철 정책위원장은 창원버스정보 시스템을 살펴보면, 운행 횟수가 줄어든다는 공지가 여러 건 올라와 있는데, 이것은 비용을 줄이기 위해 서비스를 축소하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지적하였습니다. 

김상철 위원장은 준공영제의 대안으로는 복합운영체제로의 개편을 주장하였습니다. 시내버스는 지하철처럼 공공교통으로 운영하는 것이 장기적인 해법이지만, 단기적으로는 지방정부가 직접 운영할 수 있는 경험이나 능력이 없기 때문에 적자가 나지 않는 일반 노선은 민간사업자가 운영하게 두고, 적자가 나는 외곽노선과 비수익 노선부터 공영제로 전환할 것을 제안하였습니다. 비수익 노선을 공영제로 운영하면 노선별 운영형태에 따른 비교를 통해 경영 성과를 비교할 수 있으며 투명한 원가 산정을 통해 합리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제안이었습니다.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 시민들의 대중교통 서비스를 높여줄 수 있는 시장 후보, 군수 후보를 선택해야 하는 것은 유권자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유권자 스스로 공공교통에 대한 인식을 바꾸어야 하는데요. 명절이 되면 고속도로 통행료와 터널 통행료를 무료화하고, 공공주차장을 무료로 개방하면서 고속버스나 시외버스 요금은 할인해주지 않는데 문제라는 인식도 별로 없습니다. 창원 BRT 2단계 공사를 반대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합니다. 공공교통에 쓰는 돈을 비용으로만 보지 않고 모두를 위하 공공서비스로 바라 보는 인식 전환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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