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읽기 - 정치

마창진 분리 공약...왜 하필 지금?

이윤기 2026. 5. 26. 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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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KBS1 라디오 <라이브 경남>에서 매주 월요일 이윤기의 세상읽기 코너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 방송 내용과 조금 다른 초고이기는 하지만 기록을 남기기 위해 포스팅 합니다.(2026. 5. 12 방송분)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이 여러가지 공약을 쏟아내고 있는데요.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까지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공약은 통합창원시를 마산, 창원, 진해시로 되돌리는 방안에 대하여 시민의 의사를 묻겠다는 공약인 것 같습니다. 오늘은 마산, 창원, 진해시로 되돌리는 지방선거 공약에 대하여 함께 생각해보겠습니다.

 

우선 과거 사례부터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201071일자로 통합창원시가 출범한 이후, 마산, 창원, 진해로 되돌리자는 주장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다음 해인 2011년 창원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총 117회의 기자회견이 열렸는데, 그중 16회는 통합시 청사 관련이었고, 6번은 통합을 되돌리자거나 다시 분리를 주장하는 기자회견이었습니다. 그러니까 통합 직후부터 마창진 시민들은 서로가 손해 보는 통합을 했다는 피해의식을 가지고 있었으며 지금도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정치권에서 분리 주장이 본격적으로 제기된 것은 201219대 총선 때입니다. 특히 진해구에서 출마한 국회의원 후보자들이 강하게 주장하였는데, 3선 시장 출신의 무소속 김병로 후보를 비롯하여 민주통합당 김종길, 심용혁 후보 그리고 마산합포구 김성진 후보, 의창구 김갑수 후보가 주민의사에 반하는 졸속·강제 통합을 원상복구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습니다.

 

하지만 통합을 주도한 새누리당 현역 의원들은 분리 주장은 통합을 악용하려는 불순한 의도의 정치구호일 뿐이라고 주장하면서 재분리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대하였습니다. 한편, 마산 출신 안홍준, 이주영 두 국회의원은 총선 공약으로 통합시청사 마산 이전을 공약하였지만 당선 이후에는 지키지 못하였습니다.

선거 때마다 마창진 분리 공약...왜 실패한 까닭?

 

마창진 분리가 두 번째로 이슈가 되었던 것은 2012년 대통령 선거와 함께 치뤄진 경상남도지사 보궐선거 때였습니다. 당시 도지사 후보로 출마했던 무소속 권영길 후보가 당선되면 주민투표를 거쳐 분리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공약하였고, 홍준표 후보는 분리 대신에 경남도청 청사를 마산으로 이전하겠다고 공약하였습니다만, 권후보는 낙선화였고, 홍준표 후보는 당선된 이후 공약을 지키지 않았습니다.

 

마창진 분리 주장이 가장 심각하게 제기되었던 것은 2013년 통합시 청사를 옛 창원시청사로 결정되었던 시기입니다. 당시 박완수 통합 창원시장이 통합 당시 시청사 마산 이전 약속을 깨고 20131월 여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청사 선정을 밀어붙였습니다. 결국 시의회는 단상 점거와 몸싸움까지 벌이면서 구 창원시 청사를 통합시청사로 하는 것으로 조례 개정안을 통과시키고, 동시에 통합 창원시에서 옛 마산시를 분리하자는 결의안도 통과시켰습니다. 여론조사에서 마창진 분리 찬성 의견이 55% 이상, 특히 마산은 56.6%, 진해 분리는 64.6%가 찬성하였습니다. 분리 여론이 높자 이주영 국회의원도 마산 분리를 선언하고, 국회에서 마산시 설치 법률안 발의를 시도하였지만 무산되었습니다.

 

2014년 지방선거 때도 마창진 분리가 다시 이슈가 되었고, 지역 시민단체들도 분리를 강하게 주장하였지만 무산되었습니다. 오히려 2014년 선거에서 안상수 창원시장이 당선되면서 진해에 짓기로 한 야구장을 마산에 짓는 것으로 결정하면서 진해 출신 모 시의원이 안상수 시장에게 계란을 던지며 항의하였고, 진해지역 시의원과 국회의원을 중심으로 마창진 분리 여론이 다시 높아졌습니다.

창원시의회 몸싸움: 시청사 위치 조례 개정

 

마창진 분리 논란 잠재운 안상수 시장 광역시 추진!

 

하지만 안상수 당시 시장은 창원 광역시 추진을 내세우면서 분리 여론을 잠재우는데 성공하였습니다. 이후 허성무 시장이 취임하면서 특례시를 추진하였고, 20221월에 실제 특례시로 출범하였습니다. 특례시가 되면서 마창진 분리 주장은 힘을 잃었고, 지난해 통합 15년을 평가하는 학계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토론에서도 통합을 되돌리기는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었습니다.

 

그런데, 올해 지방선거 과정에서 마산, 창원, 진해 분리가 다시 뜨거운 감자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지난주 국민의힘 박완수 도지사 후보와 강기윤 창원시장 후보가 느닷없이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마산 창원 진해 분리, 혹은 구청장 직선제 도입을 공약하였기 때문입니다. 두 후보는 창원시 행정 체제 개편 이유를 부산-경남 행정통합이 이루어지는 경우 100만 기초자치단체인 창원시와 인구 36000명의 부산시 중구가 똑같이 기초자치단체의 위상을 갖게 된다는 것 때문에 창원시도 5개 구청장을 선거로 뽑도록 하던지, 아니면 마창진을 다시 분리해서 시장 3명을 뽑도록 하자고 제안하였습니다.

 

시민들이 아이디어 차원에서 제안할 수는 있지만, 책임있는 공직 후보자의 제안으로는 함량 미달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창원시만 5개 구청장을 선거로 뽑게 되면 당초 효율성을 강조했던 마창진 행정통합의 취지와 정반대로 행정체제가 오히려 한 단계 더 늘어나게 됩니다. 대한민국 모든 행정체제가 중앙-광역-기초의 3단계로 되어 있는데, 창원시만 중앙-광역-기초-기초로 4단계가 되기 때문입니다. 제가 보기엔 국회나 행안부가 이런 4단계 행정 체제 개편에 동의할 가능성은 매우, 매우 낮다고 생각합니다.

새야규장 입지 변경(진해->창원)에 항의하는 김성일 시의원 계란 투척

 

두 번째로, 마창진을 다시 분리하자는 제안을 할 때는 통합 이후 지난 16년 동안 어떤 비효율과 문제점이 있었기 때문에 다시 분리하자고 제안해야 하는데, 두 후보의 기자회견문에는 마창진을 다시 분리해야 하는 이유가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부산과 통합하면 인구 비례가 맞지 않으니 마창진을 분리하자는 것은 너무 궁색한 논리라고 생각합니다.

 

세 번째로는 왜 하필 지금이냐는 지적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박완수 도지사가 부산-경남 통합을 추진한 것은 이미 4년 전부터입니다. 지난 4년 동안 수많은 공론화 과정이 진행되었는데, 그때는 왜 이런 중요한 문제를 다루지 않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울러 기초자치단체 간 인구 격차가 문제라면, 인구 24천명에 불과한 의령군은 부산 중구보다도 1만명이 더 적습니다. 인구 격차가 문제라면 부산-경남이 통합하지 않더라도 창원시 행정 체제 개편이 논의되었어야 마땅합니다.

 

마지막으로 공약의 실현 가능성도 문제입니다. 주민투표도 중요하지만 법적인 행정체제 개편의 법적인 권한은 국회가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보다 마창진 갈등이 훨씬 심각했던 2013년에 당시 여당 소속이었던 이주영 국회의원이 마산 분리 입법을 추진했지만 실패하였습니다. 지금은 더불어민주당이 여당이고 국회 과반 의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여당이 동의하지 않으면 창원시 행정 체제 개편은 탁상공론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저는 부산-경남 행정통합도, 마창진 분리 문제도 후보들이 서로 유불리를 계산하는 선거 시기가 지나야 진정성 있는 논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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