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읽기 - 정치

승자독식, 과반다수결 막을 수 없을까?

이윤기 2026. 7. 30. 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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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지방선거가 끝나고 7월 1일부터 전국 226개 시, 군구 지방의회가 일제히 개원하였습니다. 그런데 의장과 부의장을 뽑고 상임위원장을 선출하는 이른바 원구성 과정에서 다양한 갈등 양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오늘은 국회의 후반기 원구성 협상 그리고 경남지역 지방의회 원구성 협상을 둘러싼 갈등과 다수결 민주주의에 대하여 함께 생각해보겠습니다. 

지난 6월 5일 22대 국회, 후반기 의회가 개원하였습니다. 개원 첫날 국회의장으로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6선의 조정식 의원이 선출되었고, 부의장으로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4선 남인순 의원과 국민의힘 소속 4선 박덕흠 의원이 각각 선출되었습니다. 하지만 각 상임위원장 선출을 둘러싼 갈등은 두 달 가까이 이어졌는데요. 6월 30일 더불어민주당이 법사위원장을 비롯한 11개 상임위원장을 단독으로 선출하면서 국민의힘이 의사 일정을 거부하였다가, 지난주 남은 상임위원장 7명을 국민의힘 의원으로 선출하면서 개원 후 54일 만에 의장단 구성이 마무리 되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보도를 보면 지방의회 원구성 갈등이 국회보다 더 심각한 행태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승자독식입니다. 제13대 의회 경남도의회는 국민의힘이 44석, 민주당이 23석, 무소속이 1석 입니다. 원구성 협상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은 부의장 1석과 상임위원장 2석을 요구하였고, 국민의힘은 부의장 1석과 상임위원장 1석을 제안하였지만 끝내 접점을 찾지 못하여 협상이 결렬되었습니다. 이후 도청 담당 예산결산위원회장 도교육청 담당 예산 결산위원장 선출을 두고도 각각 1석으로 나누자는 제안을 놓고 협상을 시도하였지만 무산되어 국민의힘이 상임위원장을 모두 차지하는 것으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승자독식, 과반다수결 막을 수 없을까?

이런 논란은 도의회에서만 벌어진 것이 아닙니다. 창원시의회의 경우 국민의힘이 23석으로 과반을 차지하였고, 더불어민주당이 21석, 진보당이 1석으로 두 당을 합쳐도 과반에 미치지 못합니다. 원구성 협상이 시도되었지만 여야간 협상에 실패하고 투표로 의장단을 선출하였는데요. 의장에는 국민의힘 이해련 의원이 23표를 얻어 당선되었고, 부의장에는 더불어민주당 백승규 의원이 23표를 얻어 당선되었습니다. 상임위원장 선거에서는 국민의힘에서 이탈표가 생기면서 국민의힘 4석, 더불어민주당 1석으로 각각 선출되었습니다. 여야 의석비율이 23대 22인 것을 감안하면 합리적인 배분이라 보기 어렵습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이 다수의석을 차지한 김해시의회는 반대 상황입니다. 김해시의회는 민주당이 15명, 국민의힘이 10석을 차지하였는데요. 국민의힘에서는 부의장 1석과 상임위원장 1석을 요구하였습니다만,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의장 부의장을 포함하여 의장단 6석 중 5석을 가져가고 국민의힘이 운영위원장 1석을 가져가는 것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김해시 역시 의석 비율에 맞는 배분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여야간의 갈등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겁니다. 의장 선거를 둘러싸고는 같은 정당 내부 갈등이 더 심각하게 드러나기도 하였습니다. 사천시의회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각각 6석을 차지하였는데, 더불어민주당 공천을 받고 당선된 최용석 의원이 7월 1일 임기 시작 첫날 탈당계를 낸 뒤 국민의힘 의원들의 지지를 받아 당선된 것입니다. 6:6이었던 사천시의회는 사실상 7:5로 재편된 것이고, 유권자의 사천 시민들의 시의원 투표 결과가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된 것입니다. 사천시의회는 부의장과 운영위원장, 상임위원장까지 모두 국민의힘이 차지하였습니다. 

 

국힘, 민주 차이 없어...과반만 차지하면 승자독주

 

통영시의회도 국민의힘 성향의 무소속을 포함하여 7:7로 의석이 나뉘어 있는데, 의장 선거는 표결 끝에 연장자가 당선되었지만, 여야의 팽팽한 대립이 이어지면서 의회운영위원장 선출을 못하고 있어 7월 1일 개원만하고 아무런 일도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강석주 공약으로 추진하는 1인당 33만원씩 지급을 약속한 민생지원금 지급 안건도 처리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양산시의회도 내홍이 지속되고 있는데요. 양산시 의회는 국민의힘이 11석, 더불어민주당이 9석으로 구성되어 국민의힘이 과반을 차지하였습니다. 하지만 지난 6일 양산시의회 의장 선출 과정에서 국민의힘 후보였던 김판조 의원 아니라 민주당의 지지를 받은 같은 당 박일배 의원이 독자 출마하여 당선되었습니다. 이후 부의장과 상임위원장 선출 절차가 모두 중단되었고, 양산시 조직개편안은 상정조차 되지 못하고 있으며, 의원들의 의정활동 연수조차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더 심각한 일도 있는데요. 의령군의회는 의장 선거 과정에서 돈봉투가 오갔다는 의혹으로 일부 의원들이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고 합니다. 사실 돈봉투 의혹은 지방선거가 끝나고 의장단 선거가 있을 때마다 발생하기 때문에 민생보다 감투에 눈이 멀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기도 합니다. 

돌이켜보면 1991년 시작된 지방자치 역사가 35년이나 되었는데, 가면 갈수록 다수결과 승자독식 구조는 점점 심화 되어가고 있고, 이에 따라 유권자들의 정치 양극화도 강화되어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방의회 역사와 경험이 축적될수록 합의제 민주주의가 확대 강화되어야 할 것인데, 오히려 모든 걸 표결로 결정하고 한 표라도 더 가진 정당이 원하는 대로 결정하기 때문에 정치 양극화가 심화되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의장 선거만, 2/3 다수결로 바꿔도 달라질 것.

 

법적으로만 보면 다수당이 의장단을 다 차지한다 해도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의회는 민주주의 일반원칙인 다수결에 따라 운영되는 대의기관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지방의회가 지역의 다양한 민심을 반영하고 특히 본연의 역할인 집행부를 제대로 견제하기 위해서는 소수의견을 제도적으로 존중하는 협치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4년마다 반복되는 이런 갈등을 최소화하려면, 의석비율에 따라 의장단과 상임위원장을 배분하도록 법으로 정하던지, 혹은 협상을 하지 않을 수 없도록 제도를 바꾸어야 할 것 같습니다. 예컨대 의장 선출을 과반수 찬성이 아니라 2/3 찬성으로 바꾸게 되면, 과반의석을 가진 정당이 마음대로 할 수 없게 될 것입니다. 

 

앞서 살펴봤던 경남도의회도 그렇고 창원, 김해, 양산, 통영, 사천 모두 2/3 찬성으로 의장 선출을 하게 되면, 구조적으로 상대 정당의 동의없이 선출할 수 없게 됩니다. 다수당이 의장을 맡더라도 의석비율에 따라 부의장과 상임위원장을 나눌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다수당의 승자독식이 가능하려면 2/3 의석을 차지해야하는데, 기초의원의 경우 중대선거구제를 채택하고 있어 한 정당이 2/3를 차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합의제 민주주의로 나아가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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