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 발전소는 친환경이 아니다
| 창원 KBS1 라디오 <라이브 경남>에서 매주 월요일 이윤기의 세상읽기 코너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 방송 내용과 조금 다른 초고이기는 하지만 기록을 남기기 위해 포스팅 합니다.(2026. 8. 11 방송분) |
지난 달 방송에서 이재명 정부의 핵발전소 확대 정책에 대한 우려를 말씀 드렸는데요. 정부는 원전 확대 정책과 함께 노후 석탄 화력 발전소를 대체하기 위한 발전 시설로 전국 곳곳에 LNG 발전소를 건립하고 있습니다. 특히 경기도 용인에는 반도체 클러스터를 가동하기 위해 LNG발전소 6기를 건설이 추진되고 있는데요. 오늘은 많은분들이 친환경 연료로 오해하고 있는 LNG 발전소가 사실은 화력발전소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려드리겠습니다.
한국전력거래소 발전소 건립사업 추진 현황 자료에 따르면, 우리 지역의 경남 함안과 고성을 비롯하여 충북 음성, 충남 보령과 서산, 공주, 경북 구미와 안동 등 8곳에 LNG발전소가 건립되고 있습니다. 복합발전소 혹은 LNG를 우리말로 번역하여 액화천연가스 발전소라고 부르고 있지만 내용을 보면 그냥 가스 발전소입니다. 아울러 제주, 여수, 용인반도체 클러스터, 동해, 하동, 분당, 인천 등에는 11기의 복합 LNG 발전소 추가 건설 계획을 세우고 있고, 2036년까지 총 28기를 추가 건설할 계획입니다. 한 마디로 석탄 화력 발전소를 대신하는 전력 생산을 LNG 발전소로 대체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액화천연가스 즉, LNG 발전소는 석탄보다 깨끗하지 않냐고 반문하는 분도 계실텐데요. LNG가 석탄보다 낫다는 말은 맞지만 그렇다고 해서 친환경 에너지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LNG 발전소가 굴뚝에서 직접 나오는 초미세먼지는 적은 것이 맞지만 질소산화물(NOx)를 배출합니다.
이 물질은 공기 중에서 화학반응을 일으켜 2차 초미세먼지를 만들어 낼 뿐만 아니라 굴뚝에서 바로 나오는 오염물질이 아니기 때문에 바람을 타고 수백킬로미터까지 퍼져나가게 됩니다.. ‘천연가스’라는 이름 때문에 친환경으로 오해하기 쉬운 LNG의 주성분은 메탄입니다. 메탄은 이산화탄소의 80배에 달하는 온실 효과를 일으켜 기후온난화의 주범 중 하나인데, 지금도 대기 중 메탄 농도는 관측 이래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액화 '천연'가스라고 부르지만 그냥 화력 발전소
과학자들은 LNG 발전소가 뿜어내는 대기오염 물질은 호흡기와 뇌, 신경 계통에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초미세먼지의 주범인 미연탄화수소라는 물질과 일산화탄소는 아예 배출 규제 항목에도 빠져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수도권의 LNG 발전소에서는 지난 5년 동안 다섯 차례나 호흡기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질소산화물이 법정기준치보다 더 많이 배출되어 수십억원의 벌금이 부과되기도 했다는 것입니다. 또 발전소 굴뚝에서 나오는 특유의 연기를 줄이기 위한 설비에서는 국제보건기구에서 1군 발암물질로 지정한 포름알데히드라는 물질도 나온다고 합니다.
국제 환경단체인 그린피스 과학자들의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클러스터를 추진하고 있는 용인 국가산단에 대한 건강피해분석을 하였는데요. 예정대로 6기의 LNG 발전소를 발전소 평균 수명인 30년간 가동될 경우 초미세먼지로 인한 조기 사망 피해자는 최소 421명에서 최대 1,161명에 달할 것이라고 추정합니다. 어떤 분들은 나는 발전소 근처에 살지 않으니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초미세먼지로 인한 피해는 용인 사람들만 겪는 것이 아니라 경기도, 강원도까지 피해가 확산 될 수 있는데, 전체 피해의 70%가 용인 외부 지역에서 발생할 것이라고 예측합니다.
더 큰 문제도 있는데요. 그것은 지금의 환경영향평가가 이런 위험을 막아내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발전 사업 허가를 먼저 해놓고, 나중에 환경영향평가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용인LNG 발전소의 경우 2025년 4월에 사업 허가를 해놓고 환경 영향 평가는 아직도 진행 중이라는 겁니다. 아울러 정부 환경영향 평가에는 2차 초미세먼지로 인한 국민 건강 피해나 사회적 비용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실제 주민공청회는 한 번으로 끝나버렸고, 재생에너지에 대한 충분한 검토도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LNG발전소 건강 피해 최대 연간 2800억원
그린피스 보고서에 따르면 용인LNG 발전소에서 뿜어내는 오염 물질로 인한 건강 피해를 국내 기준을 적용하여 비용으로 환산하면 연간 330억원에서 최고 873억원, 국제 기준을 적용하면 연간 최대 2,860억원까지 추산된다고 합니다. 심지어 이 건강 비용 추계는 발전소가 정상 가동 중일 때를 기준으로 하였기 때문에 고장이나 사고로 인한 위험이 빠져 있고, 이산화질소, 오존 등 다른 환경오염물질로 인한 피해가 포함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런 일이 용인에서만 벌어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게 더 큰 문제입니다.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이미 전국에 8기의 LNG발전소가 건립 중에 있고 그중에 두 곳은 경남 함안과 고성입니다. 앞으로 추가 건설을 계획하고 있는 발전소도 11기나 있는데요. 지난 6월 말 정부가 반도체, AI, 데이터센터 3개 분야에 수조원을 투자하는 이른바 메가프로젝트 발표 후에는 막대한 전력 공급 문제가 새롭게 대두되고 있습니다.
강원과 울산, 호남과 중부, 세종까지 국내 곳곳에 대규모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산단을 조성하겠다는 것인데요. 원전과 SMR을 활용하겠다는 계획과 함께 최근에는 광주 인근에 LNG 발전소를 건립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고, 아예 환경영향평가 절차를 단축하거나 생략하자는 주장까지 하고 있답니다.
독일 중국, 싱가포르 데이터센터는 재생에너지
지난 5월 국회에서 AI데이터센터 특별법이 제정되었는데요. AI데이터사업자가 LNG 발전사로부터 직접 전력 구매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독소 조항이 포함되어 있었는데요. 다행히 환경단체의 반대로 최종 법안에서는 삭제되었습니다. 이 같은 우리 정부의 LNG 발전소 확대 정책은 세계적인 흐름과 거꾸로인데요.
독일은 2027년부터 데이터센터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도록 하였고, 미국 다음으로 AI데이터센터에 가장 많은 돈을 쏟아붓고 있는 중국마저도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를 80% 이상으로 의무화하였습니다. 싱가포르는 재생에너지 사용이 아니면 데이터센터 허가를 하지 않기로 하였습니다.
이런 세계적인 흐름을 보면 정부의 3대 메가프로젝트는 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하지 않으면, 경쟁력을 가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주요 선진국을 중심으로 산업 전반에 걸쳐 RE100이 기준 적용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에 AI데이터센터의 경우에도 이 기준이 적용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LNG는 석유와 마찬가지로 100% 산유국에 의존해야 하는 연료입니다. 미국-이란 전쟁으로 지난 3월 카타르 정부가 LNG 공급 불가를 선언한 바 있습니다. 정부의 LNG 발전소 건립은 에너지 안보라는 측면에서도 바람직한 선택이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우리나라는 OECD국가중 6번째 온실가스 배출 국가입니다. 재생에너지로 전환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