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인은 택시앱 없어도 택시 부른다
| 창원 KBS1 라디오 <라이브 경남>에서 매주 월요일 이윤기의 세상읽기 코너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 방송 내용과 조금 다른 초고이기는 하지만 기록을 남기기 위해 포스팅 합니다.(2026. 8. 25 방송분) |
오늘은 스마트 기기 사용이 어려운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2009년 11월 애플 아이폰이 처음 등장할 때만 해도 지금처럼 스마트폰이 우리 삶의 일부, 아니 신체의 일부처럼 될 것이라고 까지는 대부분 예측하지 못하였는데요. 스마트폰과 키오스크 같은 첨단 IT 기기들이 만들어지면서 많은 사람들은 그 이름대로 삶이 점점 편리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고령층 중에는 스마트 기기의 등장으로 점점 더 스스로 할 수 없는 일이 많아지는 불편을 겪기도 합니다. 오늘은 스마트폰과 첨단 IT 시스템에서 소외된 시민들을 위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서울시 사례를 소개해보겠습니다.
여러분은 집이나 사무실에 스마트폰을 두고 밖으로 나가면 불안하지 않으신가요? 많은 분들이 스마트폰과 한시도 떨어지기 어려운 세상이 되었습니다. 저는 아침에 집을 나서기 전에 매일 세 가지를 챙기는데요. 바로 자동차 열쇠와 지갑 그리고 스마트폰입니다. 한 번은 지갑을 두고 나와 대전으로 출장을 갔는데, 역 플랫폼 도착해서 지갑이 없는 걸 확인하였습니다.
대전역에 내려서 출장 목적지로 가려고 보니 지하철 대전역에는 역무원이 표를 파는 매표소가 없고, 무인발권기가 있는데 현금과 신용카드가 없으면 승차권을 구입 할 수가 없었고, 오래된 발권기는 만원권도 인식이 안되더군요. 할 수 없이 스마트폰으로 택시를 불러 지하철 10배의 교통비를 부담하고 목적지까지 이동하였고, 택시비는 스마트폰 택시앱에 저장된 신용카드에서 자동으로 결제가 되었습니다. 지갑과 신용카드가 없어 교통비를 더 부담하기는 했지만, 큰 어려움 겪지 않고 출장을 잘 돌아왔습니다. 사실 대전 출장 정도가 아니라 스마트폰만 있으면 그 나라 말을 모르는 외국 어느 도시를 여행해도 큰 불편없이 다녀올 수 있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스마트폰 집에 두고 기차 탈 수 있을까?
기차를 타고 돌아오면서 아침에 지갑대신 스마트폰을 두고 나왔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상상을 해보았는데, 아무래도 출장을 다녀오기 어려웠겠다 싶더군요. 우선 KTX 탑승권이 스마트폰에 들어있어 기차를 타는것부터 막혔을 것입니다. 만약 역에 여유있게 도착하였고, 코레일 회원번호와 비밀번호를 외우고 있었다면 무인 발권기에서 승차권을 출력할 수 있었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아예 기차를 탈 수 없었을 겁니다. 그날 이후 아침 출근길에 스마트폰을 두고 나오면 지각을 하더라도 다시 집으로 되돌아가 스마트폰을 챙겨서 나오게 되었습니다.
스마트폰이 없으면 단순히 전화를 못 받는 불편만 겪는 것이 아닙니다. 기차나 버스표부터 비행기표 예약, 음식 주문, 장보기, 세금 납부, 택시호출과 결제를 비롯한 우리 일상생활의 대부분은 스마트폰만 있으면 가능합니다. 한편으로 보면 세상이 무지무지하게 편리해졌습니다만, 그런데 이런 빠른 변화를 쫓아가지 못하면 마치 글을 읽지 못하는 문맹처럼 불편을 겪게 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특히 나이드신 분들중에 그런 불편을 호소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키오스크 대신 말로 주문할 수 없는 곳, 택시 앱을 자유롭게 이용하기 어려워 하염없이 택시를 기다려야 하는 어르신들이 겪는 어려움은 글을 모르는 것만큼 힘든 일입니다.
아마 방송을 듣는 분들 중에도 부모님을 위해 택시앱으로 차를 호출해본 경험을 가진 분들이 있을텐데요. 저도 택시앱으로 부모님 집으로 택시를 보내 어머니를 병원으로 모시고 오게 한 뒤 병원 앞에서 만나 진료를 했던 경험이 여러 번 있습니다.
서울 노인, 120 다산콜센터서 택시 호출 무료 서비스
그런데 서울시는 택시앱 사용이 불편한 어르신들이 자녀들의 도움을 받지 않고도 택시를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어 시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120 다산콜센터나 동행 콜택시 전용번호로 전화를 해서 출발지와 목적지를 말로 이야기하면, 인근 택시기사에게 호출 정보가 전달되고, 어르신에게는 문자와 카카오 알림톡으로 차량위치, 차량 번호 등 배차정보가 전송되는 방식입니다. 최근 서울시는 120다산콜센터에 전화를 걸어 음성안내에 따라 6번만 누르면 바로 전용콜센터에 연결되도록 서비스를 한 번 더 개선하였다고 합니다. 자녀들과 노인복지관 복지사들에게는 어르신들 스마트폰 단축번호로 02-120을 저장해드리도록 하는 홍보까지 하고 있답니다.

아울러 어르신들이 주로 이용하는 이 서비스는 호출료 없이 택시 요금만 지불하면 되기 때문에 추가적인 비용부담도 없고, 최초 이용할 때 신용카드와 같은 결제 수단을 등록해두면 자동으로 결제가 진행되기 때문에 하차 때마다 결제하는 불편도 없다고 합니다.
어르신들이 편리하게 이용하고 있다는 것은 실적 통계를 보면 더욱 잘 드러나는데요.
지난해 7월 서비스를 처음 시작하였을 때는 월 909건에 불과하였지만, 1년이 지난 올해 7월에는 1만 968건으로 10배 이상 증가하였다고 합니다. 지난 1년간 누적 이용건수도 4만 4,000건을 돌파하여 서울 사는 어르신들은 불편함 없이 택시를 이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침 9시부터 밤 10시까지로 이용시간이 제한되어 있는 것이 흠이었는데, 1년 동안 이용통계를 분석한 서울시는 9월부터 서비스 시작시간을 8시로 당기기로 했다고 합니다.
서울시, 어르신을 위한 말로하는 공공앱 출시
여기에 더해 서울시는 음성으로 공공앱 기능을 실행하는 ‘말하면 척척’이라는 서비스를 최근 출시하였습니다. 스마트폰에 설최된 복잡한 앱 화면을 찾아다니거나 필요한 정보를 일일이 입력하지 않아도 되는 모바일 AI 에이전트 ‘말하면척척’이 출시되어 어르신과 장애인 등 디지털 약자의 일상 불편을 줄이고, 공공서비스 접근을 높였다고 합니다. 말하면 척척은 건강정보 기록, 교육예약, 교통약자 이동지원, 대중교통 정보 확인까지 시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서비스를 음성만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합니다.
지하철앱, 코레일앱, 장애인콜택시앱, 서울동행맵 등 6개 공공앱과 코카오T, 배달의민족, 유튜브등 3종의 민간앱을 지원하는데요. 예를 들어 서울역까지 택시를 타고 가고 싶다면, “서울역으로 가는 택시 불러줘”라고만 말하면 카카오T앱을 통해 택시를 불러주는 식입니다. “부산 가는 기차표 예매해줘”, “휠체어로 갈 수 있는 길 안내해줘”, “공복 혈당 90으로 기록해줘”와 같이 말로 시키면, 해당 앱을 연결하여 처리해준다고 합니다.
이미 서울은 우리나라에서 어르신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하기에 가장 편리한 도시입니다. 지하철만 타고 서울 주변 대부분의 도시로 쉽게 이동할 수 있고, 65세가 넘으면 무상 요금 혜택까지 받고 있습니다. 경상남도나 창원시는 고령화 시대, 초고령화, 그리고 인구 소멸에 대비한다고 목소리는 높이지만 서울시를 쫓아가기는커녕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