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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운동5

응답하라 1985 서해남, 선배와 쓸쓸한 작별 인생을 살다보면 누구에게나 특별히 기억에 남는 때가 있기 마련입니다만, 저에게는 1985년이 매우 특별한 해 입니다. 왜냐하면 사회적 인간으로 다시 태어난 해이기 때문입니다. 그를 처음 만난 것도 바로 1985년 봄입니다. 그리고 어제밤엔 이미 세상 사람이 아닌 그와 30년 만에 작별하였습니다. 오십사 년, 아니면 오십오 년쯤 되는 그의 인생을 잘 알지는 못합니다만, 1985년 봄에 만난 그는 겨우 1년 남짓한 시간 동안 저의 삶에 아주 강력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대학 1학년이 되고 나서 담배를 배운 것도 그가 피우는 세상에서 가장 맛깔스런 담배 맛을 느끼고 싶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후로 지난 30년 동안 그 보다 더 담배를 맛있게 피우는 사람을 보지 못하였습니다. 남들이 보기에 그는 영락없는 니코틴 중.. 2016. 2. 3.
이사, 응답하라 시대의 유산들과 이별 결혼하고 세대를 살림을 시작한지 20년이 훌쩍 넘었고, 며칠 전까지 살던 집에서도 10년을 조금 더 넘게 살았습니다.젊은 시절 제가 일하는 단체가 워낙 이사를 자주했기 때문에 집은 웬만하면 이사를 하지 않고 최대한 오래 살았습니다. 첫 아이가 태어나면서 이사한 아파트는 재건축할 때까지 10년을 넘게 살았고, 며칠 전까지 살던 집에서도 10년을 넘게 살다가 이사를 하였습니다. 워낙 오랜 만에 이사를 해서 그런지 그야말로 '묵은짐'이 장난이 아니더군요. 20년 넘게 사용한 장롱과 냉장고, 쌀통, 신발장, 장식장 등은 이번 참에 새 살림을 바꿨습니다. 그러니 자연히 이삿짐은 둘어들 수 밖에 없겠지요. 그런데도 탑차 한 대로는 짐을 다 실을 수 없어 따로 트럭 한 대가 더 왔습니다. 가장 많은 짐은 책이었습니다.. 2015. 12. 22.
책에서만 보던 혁명이 현실이 되었을 때 [서평]황광우가 쓴 사람을 빨아들이는 글쓰기는 황광우가 가진 남다른 재주이다. 저녁을 먹고 펼쳐든 책을 손에서 내려놓을 수 없어 자정이 가까운 시간까지 단숨에 읽었다. 1985년 대학에 입학해, 가을 무렵에 황광우가 쓴 와 을 단숨에 읽어 내려가며 절망하고 분노하였던 옛 기억이 떠올랐다. 이듬해부터 많은 후배들에게 그가 쓴 책 '소삶'과 '들역'(우리는 그 때 이렇게 불렀다)을 읽어보라고 권했다. 그리고 책을 읽었던 많은 후배들도 절망하고 분노하며 이른바 의식화 교육에 입문하였고, 거리와 광장에서 민주주의를 외치는 소위 '운동권'이 되었다. 노동운동을 하겠다고 마음먹고 대학 3학년이 되면서부터 노동야학에 참여하였다. 노동야학에서 청년 노동자들과 함께 읽었던 도서목록 맨 위에도 역시 황광우가 쓴 '소삶'과.. 2011. 4. 20.
행복한 밥상, 생명 살리는 사회적 기업 "행복한 밥상은 친환경 쌀, 친환경 유기농산물, 우리밀, non-GMO 사료로 키우고, 항생제와 성장촉진제를 사용하지 않은 축산물, 자연산 수산물, 국내산 친환경 천연양념으로 요리해요" (행복한 밥상 안내문 중에서) '웰빙'이 행복한 삶을 나타내는 주요 키워드가 되면서 친환경 유기농산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것에 맞추어 생산량도 조금씩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무역자유화에 대한 대응책으로 지방자치 단체들이 친환경 농산물 생산을 지원하고 장려함으로써 생산농가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친환경 유기농 농작물 생산이 늘어나면서 판로와 소비확대에 대한 고민도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대기업들은 수입 유기농산물을 들여와 가공식품을 만들어서 '웰빙 식품'을 찾는 소비자들에게 .. 2009. 4. 30.
독재와 분단의 상처를 뛰어넘은 평화의 노래 [서평] 박선욱 글 김태환, 그림 윤이상, 남한 땅에서는 오랫동안 그의 이름을 입에 올리는 것조차도 금기시 되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1996년, 아직 ‘윤이상’이라는 이름을 쉽게 말할 수 없던 시절이었기 때문이었는지 소설가 윤정모는 그의 이름이 드러나지 않는 제목으로 소설 을 발표하였습니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1998년에는 윤이상 선생의 아내 이수자가 쓴 이 한국에서 출판되었습니다. 근년에 들어서는 윤이상 선생의 삶과 음악을 소개하는 책들이 다투어 출간되었을 뿐만 아니라 상업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출판사들도 마침내 그의 삶을 조명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한국사회의 변화, 남북관계의 변화를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겠지만 어쩌면 이미 윤이상 선생이 고인이 되었기 때문일 수도 있고, 혹은 고인이 .. 2009. 2.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