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운동 여행 연수/미국연수 여행

링컨 기념관에서 '자유'의 의미를 되새기다

by 이윤기 2011. 6. 18.
336x280(권장), 300x250(권장), 250x250, 200x200 크기의 광고 코드만 넣을 수 있습니다.

[비영리단체 활동가 미국 연수, 여행 16] 링컨과 마틴 루터킹을 생각하다

비영리단체 활동가 미국 연수 둘째 날 오후에 링컨 기념관을 들렀습니다. 

관광만 하고 다닌 것은 아니고 오전에 네트웍 포 굿(Network for Good)이라는 단체를 견학하고, 오후에 알렉산드리아 올드타운을 들렀다가 숙소로 들어가는 길에 링컨기념관을 갔습니다.


함께 간 활동가들이 대체로 링컨기념관을 비롯한 워싱턴의 관광 명소에 별 관심이 없었습니다. 링컨 기념관은 제가 '관광스러운 여행'을 하자고 주장하여 들렀습니다.

얼마나 준비가 없었는지 링컨 기념관에 가서는 링컨 동상만 보고 사진 찍고 한참 동안 앉아서 맞은 편에 있는 워싱턴 기념탑을 쳐다보며 시간을 보내느라 정작 기념관을 들어가보지도 못하였습니다. 해질녁 분위기에 취해서 워싱턴 기념탑과  그 주변 광장을 바라보고 앉아있는 동안 기념관은 문을 닫아 버렸더군요.

워싱턴 기념관을 다녀오신 분들은 다 아는 이야기이겠습니다만, 이 건물은 아테네 파르테논 신전을 베꼈다고 합니다. 36개의 대리석 기둥은 링컨 재임 시절 미국 연방을 이룬 36개 주를 상징한답니다. 링컨의 좌상 높이는 5.8미터이고 조지아산 흰 대리석으로 만들었다더군요.



기념관 벽에는 링컨의 '게티즈버그 연설'과 '취임사'가 새겨져 있었는데, 뭐 술술 읽을 수가 없으니 영화에서 많이 본 그 장소에 직접 가 보았다는 이상의 큰 감동은 없었습니다. 게티즈버그 연설은 미국 역사상 가장 많이 인용된 명 연설로 손꼽힌다고 하더군요. '국민이,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유명한 이 대목은 한국 학생들도 다 알고 있겠지요.


링컨 기념관 앞은 민권운동가였던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연설장소로도 유명하지요. 'I Have Dream(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으로 시작하는 이 연설은 미국 민권운동을 상징하는 연설입니다.

1963년 8월 28일 수 만명의 군중이 모인 이 자리에서 했던 킹 목사의 연설문도 링컨의 게티즈버그 연설 못지 않게 많이 인용되었지 싶습니다.

광장 어딘가에 기념 표지석이 새겨져 있다고 하는데, 그 자리를 찾아보지는 못하였습니다. 돌아와서 생각해보니 가장 아쉬운 일 중 하나입니다. TV에서 이라크전 반대 집회가 열리는 것을 본 적이 있어서 혹시(?)나 하는 기대를 가지고 있었는데, 아무 일 없이 고요하더군요.

 

링컨 기념관 앞 마당에는 '한국전쟁 참전 기념비'와 기념 공원이 있습니다. 벽면에는 '자유는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Freedom is not Free)라고 새겨져 있습니다. 아마 이 비석을 새긴 분들은 한국 전쟁이 자유를 지켜 낸 전쟁이라는 생각을 가지신 분들인 듯 합니다. 



많은 미국인들과 워싱턴을 찾은 관광객들이 이 곳에서 미국이 한반도에서 지켜 낸(?) 자유를 기념하는 모양이더군요. 바닥에 이런 글이 새겨져 있습니다.

우리 미합중국은 조국의 부름을 받고
생면부지의 나라, 일면식도 없는
그들의 자유를 지켜주기 위하여
분연히 나섰던 자랑스러운 우리의 아들 딸들에게
깊은 경의를 표합니다.
한국전쟁 1950 ~1953년


미군은 한국 전쟁에 참전하여 54,246명이 죽었고, 103,284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하더군요. 안타까운 희생인 것은 분명합니다만, '생명부지의 나라 일면식도 없는 그들의 자유를 지켜주기 위한' 죽음이었다고는 주장에는 공감이 되지 않습니다.



미국의 한국전 참전은 동아시아 대외 전략으로 부터 비롯된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미국의 '국익'을 지키기 위한 것이었겠지요. 불과 몇년 전 노무현 대통령이 이라크에 파병을 결정할 때, '국익'을 내세웠던 것과 마찬가지였겠지요.

아무튼 미국이 한국인들의 자유를 지켜주기 위하여 참전하였다는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만, '자유는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라고 하는 말은 전쟁을 기념하는 장소 대신 민주주의를 기념하는 장소라면 어느 곳이라도 잘 어울리는 문구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