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합포구 새누리당 이주영 국회의원의 ‘마산분리 선언’을 두고 말들이 많습니다. 어떤 분은 “통합했다 분리했다 무슨 애들 장난이냐”며 마뜩치 않게 생각하는 경우도 있고, 어떤 지역 언론은 “이주영 의원의 정치적 승부수” 운운하면서 정치적 명분 찾기용으로 낮추어보기도 하더군요.
솔직히 아직까지는 '정치적 명분 찾기'용이라는 세간의 평가가 잘못되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만 이주영의원의 마산 분리 선언 자체를 잘못이라고 하는 비판은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이주영 의원의 ‘마산 분리선언’을 탐탁치않게 생각하는 분들에게 되묻고 싶습니다.
그렇다면 이주영 의원이 ‘마산 분리 선언’을 하지 않고 통합을 잘 유지하자고 하는 것이 옳은 일인가요? 이주영 의원의 ‘마산 분리 선언’을 탓하기 전에 왜 분리 선언이 나오게 되었는지를 정확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다고 생각합니다.
마산 분리의 책임은 이명박과 당시 장관을 비롯한 행정안전부 고위직 공무원들 당시 마산, 창원, 진해 국회의원들(권영길 의원 포함)에게 있습니다. 물론 지금은 기억에서 사라져 가는 황철곤 마산시장에게도 그들 못지않은 큰 책임이 있습니다.
또 국회의원들의 손발이 된 새누리당 소속 마산, 창원, 진해 시의원들에도 책임이 있습니다. 특히 주민투표 요구를 묵살하고 의회의 결의로 통합을 결정지은 책임을 결코 작다고 할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이들을 모두 싸잡아 비난하는 것으로는 어떤 문제도 해결되지 않습니다.
마산 분리 비난하는 분들...그럼 통합 유지가 최선인가요?
사실 이들을 싸잡아 비난하는 것은 결국 ‘현재의 통합 창원시를 유지 하자’는 것이며, ‘시 명칭은 그대로 창원시로 하고, 시청사도 현재의 창원 시청사를 그대로 유지 하자’는 주장과 별로 다르지 않습니다.
따라서 정치인들을 도매금으로 싸잡아 비난만 하는 것도 문제의 본질을 흐리는 일입니다. 정치인들에게 큰 책임이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적어도 2010년 당시 마산시민들에게는 통합해서 부자가 되고 싶은 욕심이 바닥에 깔려 있었습니다. 그래서 시민들의 통합 여론이 높았습니다.
창원의 경우 찬반 여론이 비등비등하였던 것도 사실입니다. 굳이 마산과 통합하고 싶어 하지 않았던 것도 분명합니다. 하지만 진해의 경우 통합 반대 여론이 훨씬 높았고, 만약 주민투표를 했다면 진해의 반대 때문에 결국엔 통합 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실제로 진해의 경우 지난 2012년 지방선거에서 행정구역 통합에 찬성했던 시의원들이 대거 낙선하였는데, 주민여론을 무시하고 통합을 강행한 책임을 물은 것으로 봐야 합니다. 지난 총선에 김학송 국회의원이 불출마를 하게 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마산 출신 국회의원인 안홍준, 이주영 의원에게도 책임은 있습니다. 안홍준 의원의 경우 통합에 훨씬 더 적극적이었고, 청사 마산 유치에 대해서도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약속하였습니다. 총선 당시에는 국회의원직을 걸고 유치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하였지요.
그렇다면 최근 창원시의회가 현재 청사를 시청사로 확정하는 조례를 통과시켰으니 국회의원직을 사퇴하는 것이 마땅합니다만, 이 분들이 의원직을 사퇴할 가능성은 없어 보입니다. 대의명분으로 보자면 이주영, 안홍준 국회의원의 사퇴를 촉구하는 것이 바람직하겠지만, 현실적으로 사퇴를 시킬 수도 없을 뿐 더러 그런 방식으로는 ‘행정구역 통합’을 되돌릴 수 없습니다.
결국 잘못된 행정구역 통합을 바로잡고, 마창진 혹은 마산을 다시 분리하려면 국회에서 법률을 새로 만들고 고쳐야 하는데, 결국은 마산 국회의원들이 해야 할 일입니다. 아직은 이주영 국회의원만 적극 나서고 있지만, 안홍준 의원도 참여하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시청사 문제에는 '진보-보수'도 없었다
진보를 자처하시는 분들은 새누리당 국회의원을 어떻게 믿냐고 하시지만, 이 문제는 새누리당과 진보정당을 별로 구분할 필요가 없습니다. 기억하시겠지만 진보정당의 공천을 받아 출마했던 손석형, 문성현 두 후보는 시청사 창원 사수를 내걸고 ‘삼보일배’를 하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진보정당 조차 ‘시청사 문제’에는 당론을 내놓지 못하였습니다.
의회에서 몸싸움을 할 때는 진보정당 소속 시의원들이 각자 자기 지역 소속 의원들과 힘을 합쳐서 이념과 정파를 초월한 몸싸움을 벌였습니다. 그러니 통합 과정을 보면 새누리당이 더 나쁜 것은 분명하지만 시청사 결정 과정에서는 새누리당이나 진보정당이나 별로 다르게 볼 것도 없습니다.
그간 벌어진 이런 일들을 모두 감안해보면, 다른 정책이나 국정현안은 몰라도 이주영 의원의 ‘마산 분리 선언’을 비난할 자격이 있는 사람들이 별로 많지 않을 겁니다. 2010년 당시부터 지금까지 일관되게 ‘통합 반대, 마산 분리’를 주장한 사람이 아니라면, 특히 마산시민이 아니라면 별로 자격이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이주영의원이나 새누리당을 좋아하지도 지지하지도 않습니다. 그렇지만 잘못된 마창진 통합을 바로잡는 것은 ‘마산 분리’(개인적으로는 마창진 모두 분리) 밖에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분리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도록 하겠다는 그를 지지합니다.
정책을 지지하는 것과 국회의원이나 그가 소속된 정당을 지지하는 것은 다른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좀 과장해서 표현하면 제국주의 일본과 맞서기 위해 국민당과 손을 잡았던 국공합작과 비슷한 심정입니다. 창원의 주변부, 식민지가 되느니 마산을 분리하는 것이 옳은 일입니다.
식민지라는 표현이 걸리는 분도 있을지 모릅니다만, 도시와 도시, 또 한 도시 내부에서도 중심부와 주변부 간에는 식민지적인 지배와 경제적 수탈 관계(쏠림 현상)가 만들어진다고 합니다.
시청사 위치 문제와 마산 분리 문제를 바라 볼 때는 대체로(모두는 아니지만) 정치인은 물론이고 일반 시민들도 진보와 보수나 여야 지지하는 정치성향과 별 상관없이 자기가 사는, 오래 살았던 지역을 중심으로 사고합니다.
“통합 비용이 얼마나 들었는데 또 분리하냐”고 말하는 창원시민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만약 2010년 당시 명칭이 마산시로 결정되었고, 지금 와서 통합 청사도 마산 이전으로 결정 났다면 그런 말을 할 수 있을까요? 절대 그럴 리가 없겠지요. 마산 분들도 같은 심정인 겁니다.
명칭 마산시, 청사 마산으로 결정되었으면 창원 주민들은 가만있었겠나?
2010년에 통합하자고 떼를 쓰지 않았냐고 하는 분들도 있더군요. 개인적으로는 그때도 반대하였지만, 당시 찬성하던 분들도 명칭과 청사를 다 내주는 통합이었다면 찬성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물론 시청사를 마산으로 가져오기로 한 것처럼 여론을 조작한 새누리당 정치인들의 꼼수였다는 것이 드러나고 있습니다만, 그렇다고 통합을 유지해야 할 명분은 못됩니다.
혹시라도 2014년에 마산 출신 시장이 뽑히고, 그 시장이 시청사도 마산으로 옮기고, 명칭도 마산시로 바꾸려고 한다면 창원 분들은 ‘미래와 부흥, 3개 지역 균형 발전’운운하는 미사여구만 믿고 있을까요? 절대 그럴 리가 없겠지요.
창원에 사는 분들은 대체로 ‘앞으로 발전 가능성과 (전체)시민 여론’을 이야기합니다. 마산 분들은 ‘통합 당시의 약속(명칭 창원 청사 마산과 진해)과 균형 발전’을 이야기합니다. 진해는 일단 야구장을 가져 간 것으로 일단락 된 듯 보이지만, 정치인들을 빼고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통합반대와 분리 여론이 훨씬 높습니다.
국가보안법 폐지, 4대강 반대, 반값 등록금 찬성, 무상급식 찬성, 진주의료원 폐업 반대 등 중요한 국정 현안에 대하여 의견이 같은 사람들도 다른 지역에 살면 통합시청사와 마산 분리 문제에서는 같은 입장을 갖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통합과 분리’를 싸잡아 비난만 할 것이 아니라 이런 현실을 명확히 인정하고 장기적인 도시 발전과 지역 발전을 위하여 잘못된 통합을 바로잡고, 마산, 창원, 진해를 2014년 지방선거에 맞추어 분리하는 것이 옳은 일입니다.
창원 시장이나 경남도지사에 출마하는 것도 아닌데 이주영 의원이 '마산 분리'에 정치적 승부수를 걸었다고 표현하는 '프로'답지 못한 언론의 표현이 안타깝습니다. 정치적 승부수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정치인으로서 지역 여론 여론을 파악(수렴)하고 적절한 대안을 내놓은 것은 분명해보입니다.
그가 2010년에 통합에 찬성하였다고 해서(당시 앞장서서 주도한 의원은 창원의 권경석 의원1) 2013년에 분리 법안을 만들고 분리 추진을 하면 안 된다는 주장도 공감하기 어렵습니다. 2010년 통추위의 합의가 존중되었다면, 저 같은 분리론자들의 기대와 다른 모습을 보였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끝으로 2010년 당시 행정구역 통합으로 행정 효율 높아지고, 해정 비용을 절감하고 낭비를 줄일 뿐만 아니라 엄청난 지역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처럼 떠들어대던 소위 전문가를 자처한 학자와 교수들은 지금 왜 침묵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들 전문가들의 주장대로 통합을 한 후 통합 창원시와 시의회는 '만신창이'가 되었는데, 전문가들은 왜 옳다 그르다 말이 없을까요? 통합시 명칭도 창원시로, 청사 위치도 창원으로 정해졌는데, 잘된 일인지 잘못된 일인지 아무도 발언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각종 공청회, 토론회에 나와 비전문가들의 반대 의견을 무시하고 묵살하던 그 분들은 지금 왜 말이 없을까요?
- 국회 상임위에서 마창진 통합법을 처리 할 때도 시민단체들이 민주당 의원들을 통해 반대의견을 냈지만 당시 상임위 국회의원이었던 권경석의 찬성으로 묵살되었음.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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