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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 교통

오염수 해양투기...100년 지나도 안 끝날 것

by 이윤기 2024. 4.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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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KBS1 라디오 <라이브 경남>에서 매주 월요일 이윤기의 세상읽기 코너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 방송 내용과 조금 다른 초고이기는 하지만 기록을 남기기 위해 포스팅 합니다.(2023. 7. 3 방송분)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해양투기
2011년 3월 11일 지진과 쓰나미로 냉각수 공급이 끊겨 폭발한 후쿠시마 제1핵발전소 사고 이후 12년이 지난 올해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방사는 오염수 해양투기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초읽기에 들어간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해양투기 문제에 대하여 함께 생각해보겠습니다. 

먼저 방사능 오염수라는 주장과 방사능 처리수라는 주장에 대하여 한 번 따져보겠습니다. 일본정부와 도쿄전력이 ALPS라고 부르는 장치, 우리말로 ‘다핵종 농도 저감장치’에 대하여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일본 정부는 APLS 장치를 이용하여 6단계 처리 과정을 거치면 62종의 핵종이 저감된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한국과 일본의 반핵 의사회 소속 전문가들은 ALPS는 고농도의 방사성 핵종을 저농도로 바꿔주는 장치에 불과하며 특히 삼중수소와 탄소-14와 같은 방사성 핵종은 전혀 줄일 수 없으며, 방사능 물질이 기준치 미만이라는 주장 역시 눈속임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도쿄전력은 제대로 ALPS 시스템을 검증하지도 않았습니다. 검증 작업은 ALPS처리전과 처리 후를 비교해서 확인해야 하는데, 도쿄전력은 7개 방사능 물질만 검사를 하였고, 해양투기를 시작한 후에도 30종만 검사를 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ALPS 시스템을 활용하여 방사능을 줄인 오염수를 뭔가 깨긋하게 처리된 처리수라고 부르는 것은 틀린 표현입니다. 


예컨대 방사능 오염수를 물로 희석해서 버리든, 희석하지 않고 그냥 버리든 오염수 속에 있는 방사능의 총량은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어떤 분들은 일본정부가 방사능을 걸러낼 수 있는 ALPS라는 첨단 처리 시스템을 만들어 낸 것으로 알고 계시는데, 반핵의사회는 현재의 기술로 방사능을 정화할 수 있는 장비는 없다고 주장합니다. 방사능 물질마다 정해진 반감기에 따라 줄어들 뿐이고 피폭을 피하기 위해 사람이 할 수 있는 것은 체르노빌처럼 납과 콘크리트로 덮어놓거나 멀리 떨어뜨리는 방법 밖에는 없다는 것입니다. 

 

 

오염수 해양투기...100년 지나도 안 끝날 것


잘 아시다시피 사고가 난 후쿠시마 핵발전소 1-3호기의 원자로 안에는 880톤의 핵연료 덩어리가 들어 있다고 합니다. 도쿄전력과 일본정부는 사고 후 12년이 지났지만 이 핵연료 덩어리를 처리할 방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방사능 오염수 해양투기가 시작되면 100년 후에 끝날지 200년 후에 끝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올여름에 방사능 오염수 해양투기를 시작하겠다는 발표를 하면서도 언제까지 해양투기를 끝내겠다는 이야기를 할 수 없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매일 매일 140톤씩 새로 발생하는 방사능 오염수가 앞으로 100년 후에도 매일매일 버려질 수도 있는 것입니다. 일본 시민단체 ‘후쿠시마 환경포럼에서는 지난 12년간 모아놓은 오염수를 투기하는데만 215년이 걸릴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고, 매일매일 새로 배출되는 오염수를 투기하는데 얼마나 긴 세월이 필요할지는 예측마저 불가능하다고 주장합니다. 

두 번째로 오염수 해양 방류와 오염수 해양투기라는 표현에 대하여 살펴보겠습니다. 해양 방류라는 말은 “모아둔 물을 흘려보내는 것을 말하고 대안을 모두 고려하여 특별한 불확실성이 없는 상황에서 정상적으로 처리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구요. ‘해양 투기’는 대안을 모두 고려하지 못한 상태에서 불확실한 상태에서 바다에 버리는 비정상적인 처리를 말합니다. 예컨대 정상 가동중인 원전에서 배출되는 냉각수는 해양 방류라고 할 수 있겠지만, 사고가 난 핵발전소에서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는 행위는 해양투기라고 하는 것이 정확한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세 번째로 짚고 싶은 것은 평상시 가동하는 핵발전소에서도 바다에 버리는 방사성 물질과 후쿠시마 핵발전소 방사능 오염수 투기는 차원이 다른 문제라는 것입니다. 핵발전소를 가동하면 일상적으로 방사성 물질을 대기와 바다로 내보내는데 충분한 처리과정을 거쳐서 내보내도 인근 주민들의 경우 건강문제가 발생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후쿠시마 오염수는 안전하게 가동 중인 원전에서 배출하는 방사능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평상시 핵발전소에서 배출되는 핵종은 7종이 불과하지만, 후쿠시마 사고원전에서 배출되는 핵종은 일본정부와 도쿄전력이 밝힌 것만 64종이나 되고, 후쿠시마 오염수는 핵연료에 직접 닿았기 때문에 더 많을 수도 있는 것이지요. 

 

 

IAEA는 믿을 수 있나?

네 번째로 국제원자력기구 IAEA는 신뢰할 만한 기구인가에 대하여 살펴보겠습니다. 국제원자력기구라고 불리는 IAEA는 1957에 만들어진 ‘핵산업 확산 및 촉진’ 기구입니다. 우리 법제처에서 제공하는 IAEA 헌장 한글 번역판 제2조에는 “기구는 전 세계를 통하여 평화, 보호 및 번영에 대한 원자력의 공헌을 촉진하고 확대함에 노력한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심지어 최근에는 일본이 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투기를 위해 IAEA 관계자에게 뇌물을 살포하여 자국에 유리한 보고서를 만들도록 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습니다. 

결국 일본정부와 도쿄전력이 해양투기를 결정한 것은 모두 돈을 아끼기 위한 것이 명백합니다. 일본은 해양 방출 외에 ▲수증기 방출 ▲지층주입 ▲수소방출 ▲지하매설을 검토했는데, 야당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해양방출이 310억원, 수증기 방출 3200억원, 수소방출 9100억원, 지하매설 2조2000억원, 지층주입 3조6000억원이 소요된다는 것입니다. 콘크리트로 고체화 하여 탱크안에 장기간 보관하는 방법이 방사능 물질의 확산을 최소화 하는 방법이며, 이미 미국 사바나 핵시설을 비롯하여 여러 곳에서 이렇게 보관하고 있습니다. 결국 해양투기는 민간 전력회사의 이익을 위해 세계인을 위험에 몰아넣고 있는 것에 불과합니다. 

마지막으로 후쿠시마 방사는 오염수가 안전하다고 주장하는 국내 일부 전문가들의 주장을 살펴보겠습니다. “5리터에서 10리터 정도 마셔야 엑스레이 1번찍는 양이다”, 세슘 기준치 180배를 초과한 우럭을 먹어도 0.01밀리시버트 정도에 노출시되는데, 두 번, 세 번 반복해서 먹지 않으면 문제가 없다. “우리나라는 아무 영향이 없으니 수산물 많이 사드시라”, “삼중수소의 양이 바나나에 들어 있는 것과 같다” 등의 주장으로 국민들을 현혹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분들 주장을 요약하면, 방사능 오염수가 안전하다는 것인데요. 이런 주장들에 달린 시민들의 상식적인 댓글만 읽어봐도 얼마나 터무니 없는 주장인지 드러난다고 생각합니다. 시민들의  댓글을 보면 “그렇게 안전하면 당신이 마셔보라”는 것입니다. 또 “후쿠시마 오염수 대신 우리나라 원전에서 배출되는 처리수라도 마셔보라”는 댓글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마셔도 될 만큼 그렇게 안전하면 농업용수나 공업용수라 사용하라는 주장도 많이 있었지요. 해양투기보다 더 안전한 방법이 있는데도 돈 때문에 인류 전체에 재앙이 될 어리석은 선택을 하지 않도록 함께 노력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