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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책과 세상 - 생태, 환경

원자력, 아이들 미래 담보로 벌이는 도박

by 이윤기 2012. 3.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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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을 읽고 소개하는 것을 즐거움으로 여기며 살다보니 가끔 책을 추천해달라거나 책을 소개하는 글을 써달라는 부탁을 받곤 합니다.

오늘 블로그에 포스팅은 한국YMCA 연맹 소식지 2012년 3,4월호에 실린 원자력의 위험을 알리는 책들을 소개한 글입니다.

원자력, 전력 회사들이 아이들 미래를 담보로 벌이는 위험한 도박

2011년 3월 11일 후쿠시마 원전에서 폭발사고가 일어났습니다. 거대지진이 일으킨 쓰나미가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선소를 덮친 후 역사상 유래가 없는 재해가 일어났습니다.

그런데 불과 1년도 지나지 않았지만 다수의 한국인들이 보기에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이미 지나간 옛일인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오염은 진행되고 있지만 원자로는 냉각되고 있고”, 그 후 걱정하였던 거대한 폭발 같은 추가 사고가 일어나지는 않았기 때문에 위험한 고비는 모두 지났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도 결정적으로 더 중요한 것은 이제 더 이상 한국 언론들이 후쿠시마 원전이야기를 제대로 보도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언론이 보도하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은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잘 수습되고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정말 막연한 안심(?)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후쿠시마 사고는 체르보빌 원전사고와 더불어 국제원자력사고등급으로 최악인 7단계로 평가되었습니다. 

【원자력의 거짓말 : 고이데 히로아키】

일본 교토대학에 원자로실험소에서 일하는 양심적인 원자력 전문가 ‘고이데 히로아키’ 선생은 인류 역사상 최악의 원전사고인 후쿠시마 사고는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경고합니다.

2011년 5월 일본에서 출간된 <원자력의 거짓말>은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진실과 미래가 없는 원자력의 맨얼굴을 보여주는 책입니다.

이 책을 쓴 고이데 히로아키 선생은 방사능 계측과 원자력 안전 분야 전문가의 입장에서 지난 40년 동안 지속적으로 원자력의 위험을 알리는 활동을 해오고 있습니다. 고이데 히로아키 선생의 첫 번째 주장은 ‘원자력은 반드시 사고가 난다’는 것입니다.

“원전은 기계입니다. 기계는 때때로 사고를 일으킵니다. 그리고 그것을 만들고 움직이고 있는 것은 사람입니다. 사람은 신이 아닙니다. 때때로 잘못을 저지릅니다. 게다가 이 세상에는 인간이 예측할 수 없는 천재도 있습니다.”

인간이 아무리 사고를 일으키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더라도 결국 사고는 피할 수 없다는 것이지요. 후쿠시마 사고도 마찬가지였다는 것입니다.

【원자력은 아니다 : 헬렌 칼디코트】

한편 원자력을 '값싼 청정연료'라고 광고하는 원자력산업계의 홍보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책도 있습니다.

호주 출신의 의사로서 핵에너지, 핵무기, 원자력에 반대하는 세계적인 반핵운동가인 헬렌 칼디코트는 자신의 책 <원자력은 아니다>에서 원자력이 값싼 에너지라고 하는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합니다.

“전통적인 화석연료의 막대한 양이 원자로 운영에 필요한 우라늄을 채굴하고 정련하는데 사용되며, 육중한 콘크리트 원자로 건물을 건설하고 핵반응과정에 의해 생성되는 유해 방사성 폐기물을 운송하고 저장하는데 사용되기 때문이다."

요약하자면 원전 원료와 원전건설 그리고 폐기물 처리에 막대한 에너지가 소비되기 때문에 원전은 그 자체로도 매우 비효율적인 발전시스템이라는 주장입니다.

 

【체르노빌의 아이들, 원전을 멈춰라 : 히로세 다카시】
체르노빌의 아이들은 옛 소련이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원자력 발전소라고 믿었던 체르노빌 원전사고가 일어난 1986년 4월 26일부터 17일째가 되는 5월 13일까지 ‘세로프’ 가족에게 일어난 일을 생생하게 묘사한 책입니다.

평생을 원자력과 핵의 위험성 문제에 천착해온 저널리스트 히로세 다카시가 쓴 <원전을 멈춰라>는 체르노빌 사고뿐만 아니라 복구과정까지 광범위한 자료와 분석을 담은 책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예언서라고도 합니다. 두 책의 저자인 히로세 다카시는 ‘원전 사고의 위험성은 고작해야 2만 년에 1번이라는 원전 찬성론자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합니다.

"앞으로 세계에 건설될 원자력 발전소는 수천 기로, 1기당 사고의 위험성은 2만년에 한 번이라고 나와 있다. 얼핏 읽어보면 2만년에 한 번이 극히 적은 것 같지만, 만약 2천기의 원자력 발전소가 있다고 계산한다면 10년에 한 번 사고가 일어나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는 의미가 된다.“

그럼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원자력의 거짓말>을 쓴 고이데 히로아키 선생은 일본의 경우 당장 모든 원전을 멈춰도 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주장합니다.

일본의 경우 원전 때문에 세워 둔 화력발전소를 정상가동하고 한여름 전력 피크에 조금만 절전노력을 기울이면 큰 문제가 없다는 겁니다.


【인간동력 당신이 에너지다 : 유진규】

태양력, 풍력 등 새로운 에너지 도입 주장이 대부분이지만,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인간 동력을 활용하자는 주장도 있습니다.

SBS 다큐멘터리와 책으로도 나온 <인간 동력 당신이 에너지다>는 인간 동력으로 작동하는 기발하고 신기한 기계와 장치들을 보여줍니다.

인간 동력 자동차는 평균 2마력 정도의 순간최대출력을 낼 수 있으며, 최고 속도 90km/h 로 달릴 수 있으며, 인간 동력으로 TV, 세탁기, 믹서기를 사용하는 사람들을 소개합니다.

또 첨단 인간동력 기술로는 손가락을 까닥이는 힘을 이용하는 무선 전기 스위치, 신발 속에 감추어진 발자국 발전기, 계단을 오르내리는 인간의 힘으로 전기를 만들어내는 도쿄역의 발전마루, 춤추는 사람의 에너지를 모으는 '발전형 댄스클럽'과 같은 독특한 사례들도 있습니다.

이 책들은 지금 원자력 발전소를 멈춰도 문제될 것이 없다는 것을 확인시켜줍니다. 에너지 사용을 조금만 줄이고, 사람이 가진 에너지(인간동력)를 조금만 더 잘 활용하면 지구상 모든 생명체와 아이들의 미래를 담보로 벌이는 위험한 도박인 원전을 멈출 수 있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