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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책과 세상 - 시사, 사회

폭력 장면보다 TV자체가 더 위험하다

by 이윤기 2012. 4.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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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마틴 라지가 쓴 <TV의 무서운 진실>①[각주:1]

 

4월 마지막 주 일주일은 미국에서 시작되어 세계 여러 나라로 확산되고 있는 TV-OFF 주간입니다.

 

대부분 사람들은 TV가 '바보상자'라는 진실을 이미 알고 있지만, 집집마다 TV 대수는 늘어나고 TV의 성능은 점점 더 좋아지고 있습니다.

 

이것도 모모자라 DMB방송이 시작된 후 많은 사람들은 손에 TV를 들고 다니게 되었습니다. 스마트폰이 보급된 후에는 TV뿐만 아니라 컴퓨터를 한 대씩 들고 다니는 셈이지요.


어디 그뿐인가요? 지상파방송, 케이블방송에 뒤이어 종합편성채널이 만들어지고, 대부분의 TV방송은 인터넷을 통해 다시 한 번 유통되고 있습니다.

 

아울러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오마이TV, 아프리카TV와 같은 인터넷 방송이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고, 스마트폰 보급과 함께 팟캐스트 방송 또한 새롭게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TV를 비롯한 디지털 기기들이 아이들을 망치고 있다는 단순한 진실입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아동비만, 소아당뇨, 성장지체, ADHD, 언어발달지체, 유사자폐, 수명장애 등의 주요한 원인으로 TV를 지목하고 있습니다.

 

사실 아이들에게 이런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면, 어른들 중에서도 아이들과 유사한 피해를 당하는 사람들이 틀림없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TV 자체를 거부하자는 주장이 통할 리 없으니 우선 폐해가 특히 심각한 아이들이라도 구출하자고 경각심을 일깨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65세 미국인, TV 앞에서 9년 보냈다

 

< TV의 무서운 진실 >을 쓴 마틴 라지도 그런 사람 중 한 명입니다. 저자는 TV를 비롯한 디지털 미디어의 부정적인 영향에 주목하고 이 책을 썼습니다. 그는 TV의 나쁜 영향을 술에 빗대어 설명합니다.

 

"과하지 않은 양은 마셔도 큰 지장 없는 사람들도 있지만, 완전히 격리시켜야 하는 사람도 있다. 많은 양을 섭취해서 득이 되는 경우는 절대 없으며, 중독은 개인과 가족, 사회의 재앙이다." (본문 중에서)

 

술과 TV를 비롯한 디지털미디어가 가진 공통점이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많은 어른들이 TV와 디지털 미디어가 교육적인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착각에 빠져있다고 주장합니다.

 

예컨대 TV와 컴퓨터에서 작동하는 디지털 교육 프로그램들이 아이들을 똑똑하게 만들 것이라고 착각하고 있고, 학교와 가정에는 점점 더 디지털 미디어 보급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마틴 라지는 TV가 아이들에게 미치는 '나쁜 영향'을 집중적으로 밝히기 위하여 < TV의 무서운 진실 >을 썼습니다. 평균적으로 사람들은 얼마나 많은 시간 동안 TV를 볼까요? 65세가 된 미국인들은 TV 앞에서 보내는 시간이 9년쯤 된다고 합니다.

 

"미국 아이들이 TV를 통해 보는 광고는 1년에 4만 편이 넘는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광고에 쓰인 돈은 1992년 62억 달러에서 1999년에는 122억 달러로 증가했다... 유치원생의 비만 위험은 하루 TV 시청이 한 시간 늘어날 때마다(중략) 31%씩 급증한다." (본문 중에서)

 

"미국인들은 하루에 3시간 46분씩, 일 년이면 총 52일을 시청한다고 추산했다. 65세가 되면 TV앞에서 보낸 시간이 거의 9년에 육박하게 된다.(중략) 18세까지 이들이 보게 되는 폭력행위는 20만 건, 살인은 1만 6천 건에 달한다." (본문 중에서)

 

<많아지면 달라진다>를 쓴 IT 분야의 저명한 연구자인 뉴욕대 클레이 셔키 교수는 세계인들의 '인지잉여'를 모두 합친 시간이 1조 시간이라고 합니다. 그는 '교육 받은 시민들의 여가 시간'을 인지잉여라고 규정하였는데, 그 대부분은 TV를 보는데 사용하고 한다는 것입니다.

 

세계인이 1년간 TV 보는데 쓰는 1조 시간=1억 년

 

세상 사람들이 매년 TV를 보는데 쓰는 시간은 1조 시간, 워낙 큰 숫자에 둔감해졌기 때문에 1조 시간이라고 해도 별로 실감이 나지 않는 분들이 많을겁니다. 아라비아 숫자로 표기해볼까요? 1,0000,0000,0000 숫자 0이 12개나 됩니다.

 

그래도 현실감이 떨어지지요? 1조 시간을 날짜로 개산하면 며칠이나 될까요? 자그마치 410억 일입니다. 아라비아 숫자로는 416,6666,6667 이라고 적어야 합니다.

 

410억 일은 몇 년이나 될까요? 1억 1천만 년이나 됩니다. 정확하게는 1,1415,5251년입니다. 얼마나 긴 시간일까요? 1억 1천만 년 전에는 한반도에 공룡이 살고 있었을 때입니다.

 

이렇게 어마어마한 시간을 사람들은 TV를 보는데 사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아이들이 어른들에 비해 TV 시청으로인해 더욱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신경생리학자는 TV를 주의력결핍장애를 위한 훈련센터라고 부른답니다. 예컨대 뉴스는 대부분 비정상적인 일, 재난이나 전쟁, 살인, 사기 등을 다루며 일상적인 사건을 좀처럼 다루지 않는 다는 것입니다.

 

또 다른 학자들은 TV를 일컬어 '전자마약'이라고 부른답니다. 아이들은 말할 것도 없고 어른의 경우에도 한 번 TV를 켜면 스스로 끄기는 정말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 책에 소개된 전문가들은 TV를 '전자스트레스' 기계라고도 부릅니다.

 

폭력보다 TV 빛이 더 위험하다

 

한편, 저자는 TV 프로그램의 유해성 뿐만 아니라 TV라는 전자기기가 가진 위험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TV가 뿜어내는 빛이 바로 그런 위험요소인데요. 사람들이 TV를 통해 보는 것은 영상이 아니라 '빛'이라는 것을 확인시켜줍니다.

 

수명이 다 된 형광등이 1~2초 간격으로 깜박거리는 경우 사람들은 견디기 힘든 불쾌감과 스트레스를 경험하게 됩니다. 그런데 TV가 내보내는 빛은 고장 난 형광등에 비할 바가 못된다는 것입니다. 방송 중간 중간 광고가 나오는 시간에 어린 아이들이 TV화염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쳐다보는 장면 많이 목격하셨지요.

 

TV가 내보내는 빛은 1초의 30배 혹은 50배의 속도로 만들어지는 강한 빛이라고 합니다. 사람의 눈과 두뇌는 1초에 20개 이하의 시각 자극을 받아들일 수 있는데, TV로 인해 과도한 자극을 받게 된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잠시도 눈을 떼지 않고 TV 화면을 주시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라는 것이지요.

 

사람들은 흔히 TV 프로그램에 나오는 무시무시한 폭력 장면이나 잔인한 살인 또는 전쟁 장면, 정사 장면이나 과도한 노출 장면 등이 아이들에게는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좋은 프로그램만 골라보면 된다고 생각하지요. 하지만 폭력이나 사정 장면보다 더 위험한 것은 TV가 내 뿜는 바로 그 빛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한 자세로 눈과 머리를 고정시키고, 눈동자가 거의 움직이지 않으면서, 스크린 전체를 약간 초점을 흐릿하게 한 상태로 뚫어지게 응시한다." (본문 중에서)

 

혹시 TV를 보는 당신의 모습은 아닌가요? 호주의 심리학자 에머리부부는 TV를 '전자 신호로 두뇌를 지배하는 기계문명의 최면술사'라고 비유하였습니다. 계속 쳐다보고 있으면 마치 최면술에 걸리는 것처럼 '넋이 빠진 상태'가 되어 두뇌를 지배당한다는 것입니다.

 

TV의 실체를 깨닫게 해주는 맥그레인 교수의 실험


1.아무 TV프로그램이나 틀어서 소리를 끈 채 10분 동안 연출기법 횟수를 세면서 보라

2.아무 뉴스나 틀어서 10분 동안 소리를 끄고 보라

3. 똑같이 횟수를 세어보되, 이번에는 화면은 보지 말고 소리만 들어보라

4. 전원을 켜지 않은 상태로 10분 동안 텔레비전을 쳐다보라.


꼭 직접 실험을 해봐야 한다. 학생들은 세 번째 실험을 할 때까지 30분을 낭비했다고 대답했지만, 네 번째 실험을 한 후에 지금껏 살아오면서 TV 앞에서 엄청난 시간을 허비했음을 인정했다고 한다. 직접 경험해보면 TV가 연출기술에 의해 조작되었다는 것을 금세 깨닫게 된다. 당신이 왜 TV 앞에서 좀비가 되는지 알게 된다.

 

전문 연출자가 사람들을 TV 앞에 붙잡아놓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연출 기술을 사용하였는지 알게 되며, 왜 한 번 TV를 켜면 좀 처럼 끌 수 없는지 깨닫게 된다.

 

 

65세 당신, TV 앞에서 보낸 시간 9년?

 

TV의 무서운 진실 - 10점
마틴 라지 지음, 하주현 옮김/황금부엉이

 

  1. ※이 책에는 꼭 기억해두어야 할 내용들이 많아 제가 정리한 내용을 2회로 나누어 포스팅합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