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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책과 세상 - 기타, 교양

삼성이 애플 이길 수 없는 이유, 여기 다 있네

by 이윤기 2012. 7.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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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삼성맨 공병환이 쓴 <아이클라우드 그 다음의 충격>

 

외국에서 이루어진 조사이기는 하지만, 아이폰 사용자 94%가 다음 스마트폰으로 다시 아이폰을 구매하겠다고 응답하였답니다. 왜 이토록 많은 사람이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열광할까요?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경험해 본 많은 사용자가 정확히 설명할 수는 없지만, 직접 '한 번 써보면 알 수 있다'고 대답합니다.

 

<아이클라우드 그 다음의 충격>을 쓴 공병환은 사람들이 애플 이이폰과 아이패드에 열광하는 이유를 제대로 규명하여 국내에서도 애플을 뛰어넘는 기업이 나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썼습니다.

 

특별히 저자는 스티브 잡스(이하 잡스)가 떠난 애플의 미래를 가늠하려면 아이클라우드 서비스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단순히 온라인상에 자료를 저장하는 웹하드와는 전혀 다른 차원의 서비스인 클아우드가 가장 강력한 스마트 세상의 미래가 될 것입니다.

 

"애플은 2011년 3월 아이패드2를 발표할 때 ios4.3도 같이 소개했다. 대중의 관심은 아이패드2에 집중되었지만, 정작 주목해야 할 것은 ios4.3에 속해 있는 개인용 핫스팟이라는 기능이었다."(본문 중에서)

 

개인용 핫스팟은 아이폰을 이용해서 만든 와이파이 신호로 다른 애플 기기들도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바로 이런 준비 과정을 거쳐 애플이 아이클라우드를 구현해 나가는 시작하였다는 것입니다.

 

애플이 부품 공급처 삼성과 소송을 벌인 까닭?

 

저자는 애플이 삼성전자와 특허 소송에 나설 수 있었던 것도 아이클라우드 서비스와 무관하지 않을 것으로 추측합니다.

 

삼성전자는 경쟁자이면서 동시에 최고의 부품 공급처인데도 애플이 소송까지 하게 된 것은 클라우드 서비스가 시작되면 삼성이 만드는 고용량 메모리가 필요 없어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애플 제품에는 잡스의 제품 철학이 담겨있기 때문에 애플을 이기려는 기업은 잡스의 제품철학과 애플 제품을 이해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2년이 넘는 자료수집과 연구 그리고 9개월의 작업을 그쳐 애플과 잡스를 연구한 책 <아이클라우드 그 다음의 충격>를 내놓은 것입니다.

 

애플이 많은 사람의 기대를 물리치고 아이폰5 대신 아이폰4를 내놓은 것도 다 분명한 이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애플 아이폰이 아이폰3G-> 아이폰3GS-> 아이폰4-> 아이폰4S로 변화한 것은 모두 이유가 있습니다.

 

"오디오나 아이폰용 케이스 등 수많은 액세서리가 존재한다. 이런 제품들은 애플이 직접 만드는 것이 아니 애플과 같이 생존하는 기업이 제작한다. 만약 애플이 제품에 대한 변화를 심하게 하면 이런 액세서리 생태계는 살아남기 어렵다." (본문 중에서)

 

애플은 소비자뿐만 아니라 애플 제품에 기반을 둬 살아가는 기업들, '어플'을 개발하는 기술자와의 공생관계를 통해 애플 생태계를 유지해 나간다는 겁니다. 하나의 기기가 최소한 2년 정도는 큰 변화 없이 안정적인 구조로 운영되어야 애플생태계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지요.

 

많은 사람의 기대를 깨고 아이폰 액정크기가 변하지 않는 것도 바로 애플생태계 유지 때문이라고 합니다. 모델이 바뀌고 OS를 바꾸어도 화면 크기를 바꾸지 않는 것은 개발자와 기존 사용자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애플생태계를 키워나가기 위한 방침이라는 것입니다.

 

잡스 없어도 애플이 흔들리지 않는다면...

 

이런 이유 때문에 당분간 잡스가 없어도 애플의 위치는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합니다. 잡스 이후 적어도 4년 정도는 이미 준비된 로드맵에 따라 신제품 개발이 이루어질 것이고, 비밀리에 준비해 온 '애플대학'을 통해 '애플의 경영 철학'을 이해하는 인재들이 육성될 것으로 예측합니다.

 

또 잡스 뒤를 이은 팀쿡 역시 쓰러져 가는 애플을 일으켜 세운 실력자이며, 애플이 4만 6000명이 근무하는 기업이기에 체계적인 시스템에 따라 운영되기 때문에 쉽게 흔들리지 않을 것입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애플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를 여러 측면에서 분석한 후 다음과 같은 몇 가지 특징을 찾아냅니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는 지금의 소비자가 생각하지 못하는 제품의 성능과 디자인을 창조해야 한다. 소비자가 생각하지 못하는 제품이기 때문에 시장조사 자체가 무의미한 것이다." (본문 중에서)

 

"사람들은 하드웨어 성능의 작은 차이에 별 관심을 가지지 않았지만 안정적인 소프트웨어를 쓰고 싶어 하는 욕망은 더욱 커져 갔다." (본문 중에서)

 

많은 독자가 공감할 수 있는 내용입니다. 특히 후자의 경우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운영체제를 사용하면서 '블루스크린'을 만나본 소비자라면 안정적인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에 공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고객은 최고의 제품을 원하지 않는다

 

이 밖에도 잡스가 애플에서 쫓겨나는 젊은 시절의 실패를 통해서 '뛰어난 기술로 만들어낸 좋은 컴퓨터만으로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 애플의 성공을 만들어가는 토대가 되었다고 평가합니다.

 

바로 "고객은 최고의 성능을 가진 제품보다 저렴한 가격에 쓰기 편한 제품을 원한다"는 것입니다. 애플이 언론과 평론가의 예상을 깨고, 카메라도 없는 아이패드를 만든 것은 바로 이런 제품 철학이 반영되었기 때문입니다.

 

한편, 저자는 애플의 미래를 예측하려면 인수 합병에 주목하라고 강조합니다. 그동안 애플이 인수 합병한 기업의 기술은 아이폰, 아이패드를 개발에 모두 활용되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최근의 인수 합병을 보면 애플이 비전을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시리'를 통한 음성인식 기술은 애플의 모든 제품에 들어갈 것이고, 클로우드를 기반으로 하는 스트리밍 방식의 음악 서비스로 변화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아울러 모바일 광고시장에서는 구글과 경쟁할 가능성이 높고, 완전무료로 서비스되는 아이클라우드를 통해 모든 애플 기기를 통합해 나갈 것입니다.

 

대표적인 애플 기기의 미래 예측도 흥미롭습니다. 아이팟은 아이클라우드에 접속하는 가장 간편한 매개체로 진화하면서 생명을 유지할 것이라고 합니다. 아이폰은 무선충전 기술이 도입되고, 음성인식 기술을 본격적으로 활용하고, 인공 지능의 확대 적용으로 사용자 습관이나 반복 작업을 편리하게 대신할 것이라고 내다봅니다.

 

아이패드는 교육과 쇼핑을 위한 도구로 진화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컴퓨터가 가정용 기기였다면 스마트패드는 개인용 기기로 보급될 것이라고 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은 '애플 TV'가 될 것이라고 예측합니다. 기존의 애플 제품을 하나로 묶어주는 역할과 집안의 모든 가전기기와 클라우드와 연결되는데, 애플 TV가 관제 센터와 같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겁니다.

 

아이클라우드 빅뱅... 소셜네트워크도 흡수한다?

 

또 하나 놀라운 것은 애플이 아이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하여 결국은 '소셜네트워크'를 구축하게 될 것입니다. 페이스북처럼 개방적인 네트워크가 아니지만, '아이메시지'와 같은 서비스를 확대하여 애플 사용자와 애플 제품들을 더 강력하게 묶어나가리라는 것입니다.

 

애플이 자신의 목표대로 소비자들을 아이클라우드로 이끌어 내는데 성공한다면 소셜네트워크 구축은 쉽게 해낼 수 있을 것입니다. 저자는 아이클라우드가 소셜네트워크조차 집어삼키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자유를 갈망하는 소비자들, 애플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것을 못 마땅하게 생각하는 소비자들은 이른바 '탈옥'을 합니다. 국내에도 처음 아이폰이 보급되었을 때, 유행처럼 '탈옥'이 이루어졌습니다. 그런데 '탈옥'을 경험한 많은 '유저'들이 애플로 되돌아왔습니다. 저자는 그 이유를 애플의 폐쇄적인 정책이 소비자들을 편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애플이 까다롭게 심사하기 때문에 소비자는 '어플'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애플은 소비자들이 스마트폰에 대한 지식이 없어도 불편함을 경험하지 않고 '어플'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준다는 것입니다.

 

"사용자들의 정보를 빼내거나 바이러스를 심기 위해 어플을 개발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애플처럼 검열 시스템이 없다면 소비자는 스스로 이런 어플로부터 자신을 보호해야 한다. 바이러스를 검사하는 어플도 추가로 설치해야 하며, 무료로 배포되는 많은 어플에 대해서는 항상 조심해야 한다." (본문 중에서)

 

결국, 애플의 폐쇄적인 검열 시스템이 바이러스의 위험뿐만 아니라 '윈도우'를 사용하면서 경험했던 드라이버 설치, 프로그램 간의 충돌 같은 불편을 겪지 않아도 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대부분 사용자들은 애플의 폐쇄적인 정책으로 인하여 더 쉽고 편리하게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소비자만 편리한 것이 아니라 개발자들 역시 애플의 검열 시스템 덕분에 불법복제 위험을 벗어날 수 있기 때문에 박리다매를 통행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소비자와 개발자에게 모두 이익이 되는 생태계를 애플이 만들어냈다는 것이지요.

 

애플은 OS를 팔지 않는다

 

애플이 MS나 구글과 뚜렷하게 구분되는 또 하나의 특성은 OS를 판매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MS는 OS를 팔아 성장한 기업이고, 구글은 OS를 공짜로 나눠주는 기업입니다. 그런데 애플 OS는 애플 기기에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애플에서 만든 훌륭한 OS를 쓰고 싶으면 애플에서 만든 제품을 쓰라는 말로서, 이 부분에는 애플랜드에 소비자를 가두고자 하는 그의 욕심이 담겨 있다." (본문 중에서)

 

"이만큼 중요한 OS를 애플처럼 다른 제조사에 공급하지 않는 것은 중동에서 전 세계에 석유를 공급하지 않고 자신들이 가공한 석유 제품만 쓰게 하는 것과 같은 논리다." (본문 중에서)

 

애플은 아이폰, 아이패드와 같은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내는 회사일 뿐만 아니라 사실은 이런 제품들을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뛰어난 OS를 가지고 있는 회사라는 것입니다. 애플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은 바로 자신의 OS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스마트 폰, 스마트 패드, 스마트 TV의 보급으로 OS를 소유한 기업이 강자로 부상하였으며, 다음은 클라우드를 가진 기업이 세상을 독점하게 되리라 예측합니다. 애플이나 구글보다 먼저 클라우드에 대비하는 기업이 새로운 강자가 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공각기동대>에서 보았던 전 세계 네트워크 연결의 시작이 바로 클라우드다. PC에서 또는 기존의 가전에서 할 수 없었던 많은 일들을 데이터 센터에 있는 서버에서 처리, 보관, 관리하고 결과를 전송해주는 등 에니메이션에서나 나올 법한 일들이 실제로 일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본문 중에서)

 

이미 애플은 '아이튠즈'가 없어도 애플 제품을 무선으로 동기화할 수 있도록 하여 사용자들을 아이클라우드 끌어들이는 데 성공하였습니다.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과 연락처, 메모 같은 자료는 아이패드에서 똑같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막 시작에 불과합니다. 저자는 아이클라우드가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빅뱅'이 될 것이라고 합니다.
 

손자병법에 '지피지기 백전불태'라는 말이 있는데, 삼성전자에 근무하는 저자가 쓴 이 책을 보면 애플을 알기 위한 '지피'는 잘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삼성이 '지기'를 하지 못하는 한 애플을 뛰어넘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아이클라우드, 그다음의 충격 - 10점
공병환 지음/넥서스BI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