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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먹거리

초등학교, 우유 강제급식 중단하라 !

by 이윤기 2009. 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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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낙농육우협회에서는 "우유소비 확대와 청소년 건강증진을 위해서 학교급식과 우유급식을 통합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학교급식 식단을 짤 때, 우유급식을 포함하여 의무(강제)급식을 하도록 하자는 주장입니다.

저는 절대 반대입니다. 아니 지금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초등학교 우유 강제 급식도 마땅히 폐지되어야 합니다. 지역마다 사정이 다를수도 있겠지만, 제가 사는 지역에는 초등학교의 경우 이미 급식 식단에 우유가 포함되어 있어서, 반 강제 급식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제 3월이면, 6학년이 되는 제 아이는 지난 5년 동안 학교에서 강제로 나눠주는 우유를 적당히(?) 처리해야 하였습니다. 저는 새학기가 시작되어 담임선생님이 바뀔 때마다 편지를 썼습니다.

"저희 아이는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천식을 심하게 앓았습니다. 천식이 있는 아이에게 우유는 일종의 알레르기 식품에 속합니다. 부모인 저희들은 아이가 우유를 먹지 않을 수 있도록 배려해주시기 부탁드립니다."

대략 이런 내용입니다. 어떤 선생님들은 흔쾌히 배려해주신 분도 있지만, 어떤 선생님들은 우유를 먹기 싫어하는 다른 아이들과의 형평성 때문에 난색을 표하는 경우도 없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저희 아이가 천식으로 매우 힘든 고비를 넘겼고, 지금도 잘 관리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분명하게 하여 우유 강제급식을 잘 피해오고 있습니다.

간혹, 학교 선생님들 중에는 여전히 우유가 칼슘을 비롯한 영양소가 풍부한 '완전식품'이기 때문에 성장기 아이들이 꼭 먹어야 한다고 믿고 계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반강제로 우유를 먹게 하는 분들도 있다고 합니다.

저희 아이 이야기를 들어보면, 우유를 먹기 싫어하는 아이들 때문에 늘 우유가 남아돌고, 아이들 중에는 우유를 버리는 아이들도 있다고 합니다. 저희 아이도 저학년 때는 "선생님이 OO 이는 우유 안 먹는다"하는 한 마디로 우유 강제 급식에서 벗어날 수 있었지만, 고학년이 되자 우유 급식을 맡은 반 친구들 때문에 곤란을 격은 적도 있습니다.

반 친구들이 혼자만 우유를 안 마실 수 있는 특권(?)을 누리는 저희 아들이 미웠던 모양입니다. "네 몫으로 나온 우유는 니가 책임져라"는 친구들 때문에 먹지도 않는 우유를 가방속에 넣어가지고 온 적이 여러번 있었습니다. 바로 버릴 수는 없어 냉장고를 전전하였지만, 끝내 싱크대 개수대에 버려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학교 선생님들 뿐만 아니라 세상 많은 사람들이 우유가 대표적인 건강식품이라고 믿고 있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우유에 대한 논란이 적지 않게 벌어지고 있고, 우유를 먹지 않는 것이 좋다고 믿는 분들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우유가 좋은 식품이 아니라고 믿는 분들은, 젖소 사료로 유전자 조작 사료가 사용되고 있고, 광우병 발병 위험이 있는 동물성 사료가 사용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많은 젖소들이 다량의 성장촉진제와 항생제에 의존하여 자라고 있다는 것 때문에 우유를 신뢰하지 않습니다.

뿐만, 아니라 우유를 통해 아이들 뼈를 튼튼하게 칼슘을 섭취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신뢰할 만한 반대주장이 많이 제기 되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대장내시경 전문의사인 '신야 히로미' 박사도 우유는 절대로 먹어서는 안 되는 식품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우유 믿지 않는 사람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젖소에서 짜모은 우유를 균질화시키는데, 이때 생우유에 있는 유지방이 산소와 결합을 해서 과산화지방을 만든다. 과산화 지방이란 '심하게 녹슨 지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골다공증을 생기게 하기도 한다. 우리 몸 혈액 속 칼슘 농도는 9~10mg으로 일정하다.

그런데 우유를 먹으면 혈액 속의 칼슘 농도가 급속히 상승한다. 혈액중의 칼슘 농도가 급하게 올라가면 몸은 칼슘의 혈액 중 농도를 정상으로 하기 위해서 남은 칼슘을 신장을 통해 소변으로 내 보낸다. 그래서 칼슘을 섭취하기 위해 마신 우유가 오리려 몸안의 칼슘을 줄게 하여 골다공증이 생기게 하는 것이다." (신야 히로미 -  불로장생 탑 시크릿)



또한 우유는 동물성 지방과 동물성 단백질이 많이 포함된 산성 식품이기 때문에, 알칼리성인 뼈의 칼슘이 중화제 역할을 하게 된다고 합니다.

실제로 미국보건국은 우유를 통해 섭취되는 칼슘의 양이 시금치 등 채소에서 섭취되는 칼슘의 양과 질량 대비로 환산하면 너무나 보잘 것 없음을 지적하였다고 합니다.

즉, 우유에 칼슘의 양은 많으나 칼슘/인의 비율이 낮아 인체에 흡수되는 양은 휠씬 적다는 것입니다.


어디 그 뿐인가요? 젖소를 비롯하여 소를 키우는 과정은 엄청난 환경오염과 막대한 사료용 곡물로 인하여 식량불균형을 심화시킵니다.

"20명이 먹을 수 있는 콩과 옥수수를 소에게 먹여 고기와 우유를 먹을 경우 겨우 '한 사람'이 먹을 수 있다. 소나 돼지 한 마리가 배출하는 똥과 오줌의 양은 사람이 배출하는 양의 20배 이상이다. 현재 지구상에는 약 13억 마리 이상의 소들이 있다고 한다. 놀라운 것은 소를 비롯한 가축들이 지구에서 생산되는 곡물의 40퍼센트를 먹어치운다는 사실이다"(존 로빈슨 - 음식혁명)

채식주의자들과 건강한 먹을거리에 관하여 연구하는 많은 사람들은 우유가 완전식품이라고 믿지 않으며, 세계적으로 우유를 많이 먹는 나라에서 골다공증 발생 비율이 가장 높다는 통계결과를 더 신뢰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절대로 초, 중, 고등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우유 강제급식이 이루어져서는 안 됩니다. 우유 급식은 선택사항이 되어야 합니다. 우유가 완전식품이라고 믿은 부모와 학생들은 우유급식을 선택하고, 우유가 완벽에 가가운 위험식품이라고 믿는 부모와 학색들에게는 우유를 마시지 않아도 되는 권리가 보장되어야 합니다.

중학교에 다니는 큰 아이는 학교급식비에 우유 급식비가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우유를 원하는 아이들만 따라 비용을 부담해서 우유급식을 합니다. 그런데, 초등학교의 경우에는 학교급식비 속에 우유 값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저만 하여도 큰아이 6년, 작은 아이 5년을 우유를 먹지 않으면서, 우유값을 고스란히 부담하였습니다.

두 아이, 초등 11년간 강제급식 우유 값 66만원

두 아이를 초등학교에 보내는 동안 우유 한 팩 평균가격을 300원으로 계산하고, 한 달에 대략 20일쯤 1년에 대략 200일을 급식한다고 계산하면, 11년 동안 66만원의 우유값을 부담한 셈 입니다. 이런 방식으로 추산한다면 우유 급식을 반대하는 부모들은 6년동안 36만원의 우유급식비용을 강제로 부담하고 있는 것 입니다.

동양인의 경우 우유를 제대로 분해하지 못하고 설사를 하는 경우도 많고, 아토피를 앓는 아이들 중에는 우유에 과민반응을 보이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이 외에도 이런 저런 이유로 우유를 먹지 않으려는 아이들이 많이 있는데도, 학교에서는 영양기준을 지키기 위하여 우유를 학교급식에 포함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제 큰아이가 다니는 중학교의 경우 우유급식을 신청하는 비율이 대략 60%정도라고 합니다. 말하자면, 초등학교를 보내는 많은 부모와 아이들이 우유급식을 원하지 않으면서도 '울며겨자 먹기'로 강제급식에 내 몰리고 있다는 뜻이지요.

실제로 유가공협회 통계에서도 전국 초중고등학교 중에서 우유 (강제)급식을 하는 학교는 초등학교 94.2%, 중학교는 38.1%, 고등학교는 25%라고 합니다. 결국, 선생님 말씀을 잘 듣고 학교에서 시키는대로, 혹은 주는대로 먹는 초등학교는 대부분 우유 (강제)급식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머리가 커져서 주는 대로 먹지 않고, 싫으면 싫다고 말할 수 있는 중학교, 고등학교로 올라 갈 수록 우유 급식 비율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이지요. 결국, 우리나라 우유 회사와 낙농농가를 우유 강제급식 당하는 초등학생들과 60만 군인들이 지탱하고 있는거구요.

우유 강제 급식, 만만한 초등학생이 '봉'

우유 강제 급식은 정확히 모르긴 해도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개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사례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우유 마시기를 원하지 않는 사회적 소수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반인권적인 규정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런데, 낙농육우협회에서는 시대에 뒤떨어지는 우유 강제 급식 확대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아이들에게도 우유를 먹게 하고, 정부가 급식비용을 지원해서라도 우유를 먹게 하자는 것 입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으로 인한 젖소 송아지 가격 폭락과 우유 소비 감소로 인한 낙농육우 농가의 어려움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우유 강제 급식 확대'는 결코 올바른 해법이 될 수 없습니다.

국내 우유 소비량 통계를 보면, 1994년 1인당 34.kg이었던 것이 2006년에는 28.8kg으로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것은 소비자들이 우유를 원하지 않는다는 가장 뚜렷한 증거자료 입니다. 많은 소비자들이 우유를 외면하는데도 불구하고, 군대와 학교 같은 곳을 통한 강제급식으로 소비를 늘이겠다는 바람직한 방법이 아닌 것 입니다.

무엇보다도 우유가 완전식품이라고 믿었던 사람들 중에 많은 사람들이 분유 보다는 모유가 좋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모유수유가 늘어나고 있고, 환경오염의 측면에서나 건강을 위해서 우유가 적절한 대안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따라서 근본적으로는 우유 소비량이 줄어드는 것에 맞추어서 우유 생산량도 줄이고,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젖소 사육을 줄여나가는 것이 해법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