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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 정치

5년전, 기권한 우리가 이명박을 당선시켰다

by 이윤기 2012. 1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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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가 3일 앞으로 다가 왔습니다. 명박산성을 세워 국민과 불통하겠다고 선언하였던 대통령, 민주주의 역사를 후퇴시킨 대통령, 남북관계를 파탄낸 대통령은 과연 어떻게 당선되었을까요? 

 

역대 대통령 선거 결과를 보여주는 '전체 유권자 대비 득표율'표를 보면 그 답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미 2007년 대선이 끝난 후에 많은 분석이 있었습니다만,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다시 한 번 살펴보는 것이 충분히 의미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 되짚어 봅니다.

 

지난 2007년 대통령 선거의 총 유권자 수는 3765만 3518명이었는데, 대통령에 당선된 이명박이 얻은 표는 1149만 23890표입니다. 총유권자의 30.52%의 지지만으로 대통령에 당선되었다는 것이지요.

 

대통령에 당선된 이명박의 유효표 대비 득표율은 48.67%, 정동영 후보는 26.14%, 이회창 후보는 15.07%, 문국현 후보는 5.82% 그리고 권영길 후보는 3.01%를 득표하였습니다.

 

이명박 후보는 투표에 참여한 유권자의 48.67% 지지를 받았지만, 전체 유권자 비율로는 과반수에도 크게 못미치는 고작 30.5%의 지지를 받아 대통령에 당선된 것입니다.

 

어떻게 전체 유권자의  이런 일이 가능하였을가요? 답은 낮은 투표율 때문입니다. 노태우가 당선된 1987년 13대 대통령 선거의 투표율은 89.32%, 김영삼 대통령이 당선된 1992년 제 14대 대통령 선거의 투표율은 81.9%, 김대중 대통령이 당선된 1997년 제 15대 대통령 선거의 투표율은 80.7%,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된 2002년 제 16대 대통령 선거의 투표율은 70.8%입니다.

 

그런데 이명박이 대통령으로 당선된 2007년 제 17대 대통령 선거의 투표율은 63.0%였습니다. 2002년 대선에 비하여 7%포인트 이상 투표율이 낮아진 것입니다. 결국 2002년 대통령 선거에서 이회창을 지지하였던 사람들은 대부분 2007년 대선에서 이명박을 지지하였는데,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을 지지하였던 유권자들은 투표를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참고로 진보정당을 대표하여 출마한 권영길 후보의 2002년 득표율은 3.89%이고, 2007년 득표율은 3.01%입니다. 말하자면 민주당을 비롯하여 진보, 개혁 진영을 지지하던 유권자들이 투표에 많이 기권하였다는 것이지요.

 

한편 2007년부터 2012년 사이에 새로 투표권을 갖게 된 새로운 유권자들도 '경제 대통령' 이명박을 뽑으면 부자나라를 만들고, 자신들도 부자를 만들어 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이명박을 지지하였거나 혹은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것이겠지요.

 

 

 

따라서 이미 많은 사람들이 강조하고 있습니다만, 정권 교체와 야권 연대의 승리의 큰 짐을 진 국민 후보 문재인 후보의 당선은 딱 한 가지 길 밖에 없습니다.

 

투표율을 높이는 것이지요.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은 2002년이나 2007년이나 변함없이 투표에 참여하였습니다만, 새누리당을 반대하는 진보, 개혁 진영의 유권자들은 2007년 대선 당시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다행히 그 사이에 진행된 2010년 지방선거와 서울시장 보궐선거 그리고 지난 4.11 총선에서 조금씩 투표율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투표율이 높아질 수록 새누리당(옛 한나라당)의 일방적인 독주에도 제동이 걸리고 있습니다.

 

결국 새누리당 정권의 연장을 막아내고 정권 교체를 이루기 위해서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잘 알고 있는 것 처럼 투표율을 높이는 것이 최대 관건입니다.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1149만 여표는 움직이지 않는 새누리당의 고정표입니다. 

 

따라서 문재인 후보가 승리하기 위해서는 1149만표 이상을 득표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럴려면 투표율이 70%이상은 되어야 가능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인 모양입니다. 투표율이 김대중 대통령 당선 때 만큼 되면 승리를 확신할 수 있겠지만, 최소한 노무현 대통령 당선 당시의 투표율은 넘어야 개표 방송을 지켜볼 수 있을 것이라는 겁니다.

 

정말 많은 분들이 문자로, 카톡으로, 이메일로 투표 참여율을 높이자는 메시지를 주고 받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하루에 수십 통의 메시지를 받고 있습니다. 내가 가진 표는 딱 한 표, 내 친구와 가족들이 가진 표도 단 한 표에 불과합니다만, 결국 그 한 표들이 모여서 세상을 바꾸고 역사를 다시 씁니다.

 

가장 다행스러운 것은 제 주변 사람들 중에 "그래봐야 박근혜가 이길 것이다"라고 말하던 사람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봐야 박근혜가 이길 것"이라고 말하던 사람들이 "승부를 예측할 수 없다", "문재인이 이길 것 같다"고 말하기 시작하였다는 것입니다.

 

아래에 있는 옛 지방선거 개표 사진 한 장을 보시면 실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반값등록금, 무상급식과 무상보육, 복지국가를 염원하는 유권자들이 한 표 한 표를 모아 정말로 '원칙과 상식'이 부활하는 새로운 나라를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