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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여행 연수/자전거 국토순례

폭우로 길 사라지고...폭우로 속도 느려지고...

by 이윤기 2013. 8.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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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국토순례 둘째 날, 구례 - 전주까지

 

자전거 국토순례 셋째 날, 예상하지 못했던 기가막힌 일이 벌어졌습니다. 결국 셋째 날 숙박지인 전주 동암고등학교에는 예상 시간보다 2시간 이상 늦게 도착하였습니다. 첫째는 지리산 자락인 구례에 아침부터 추적추적 비가내려 우의를 입히고 출발하였는데, 출발 후 20~30분만에 비는 그쳤지만 출발부터 시간이 지체되었습니다.

 

째는 폭우가 내려 원래 국토순례 코스로 잡았던 길로 갈 수 없게 된 것입니다. 섬진강 강변 자전거 도로를 따라 덕치초등학교까지 이동하려던 계획이 무산된 것입니다. 경찰의 안내에 따라서 비교적 거리가 멀지 않은 우회도로를 이용하였지만, 해발 250미터가 넘는 용골산 자락의 긴 언덕길 구간을 통과해야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날은 아침 출발부터 해발 340미터의 지리산자락의 밤재터널을 지나야 했기 때문에 예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아직 오르막길 주행 요령이 부족하고 기어변속에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이 많아 언덕길을 오르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지요.

 

다행히 걱정했던 남원시내 구간 통과는 오히려 순조로웠습니다. 마침 일요일 아침이라 차량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첫 번째 휴식지였던 남원 시청에서 휴식을 하고 비교적 수월하게 남원시내 구간을 빠져나갈 수 있었습니다. 섬진강변에 있는 덕치초등학교에서 낮 12시 30분에  점심을 먹을 계획이었지만, 폭우로 인한  경로 변경으로 오후 3시가 다 되어서야 점심을 먹었습니다.

 

하루 종일 일정이 흐트러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시간에 쫓기다보니 섬진강 강변 자전거길을 따라 달리다 만난 '김용택시인 생가'도 표지판만 보고 지나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름다운 섬진강길을 눈에 담을 수 있는 여유가 없었네요.

 

폭우로 막힌 섬진강 자전거길

 

덕치 초등학교에서 점심을 먹고 전주로 가는 길도 수월하지는 않았습니다. 옥정호 주변을 지날 때는 해발 276미터가 넘는 율치재를 넘어야 했습니다. 다행히 율치재를 넘고나서부터는 전주시내까지 비교적 내리막 구간이 많은 길을 달렸지만 속도를 내기는 어려웠습니다.

 

단체 주행은 내리막길 사고에 더 주의해야 하기 때문에 내기막길에서도 속도를 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날은 국도와 지방도를 많이 이용하였는데, 국토순례 대열을 추월하는 차량들 때문에 여러가지로 힘든 주행을 하였습니다.

 

팀별로 자동차의 추월 공간을 만들어주면서 이동하였지만, 왕복 2차로의 지방도의 경우 반대편 차량의 흐름을 보면서 선두와 후미가 무전기로 교신하면서 차량을 추월시켜야 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전주 시내로 들어갈 때도 도심 구간을 피하기 위하여 27번 국도 대신에 지방도를 이용하였기 때문에 국토순례단의 이동 시간은 점점 더 길어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전주시내에 진입하자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하였습니다. 숙박지인 전주 동암고등학교를 10여km남겼두었을 때부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이내 폭우가 되어 쏟아지기 시작하였습니다.

 

 

해는 떨어져서 어두워지고 비까지 내리니 안전을 위하여 자연스럽게 속도를 늦출 수 밖에 없었지요. 비를 맞으며 들어섰지만 전주동암고등학교 교직원들과 인근 도시에서 응원나온 학부모들의 열렬한(?) 환영으로 힘든 라이딩의 피로를 날릴 수 있었습니다.

 

폭우를 뚫고 숙박지에 도착하자마자 학교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자기 전에는 전주YMCA에서 준비해준 옥수수를 간식으로 나누어 먹는 행복(?)을 누렸습니다. 전주YMCA 사무총장께서 그날 직접 밭에서 따온 싱싱한 옥수수를 전문(?) 기술을 발휘하여 삶아낸 아주 맛있는 옥수수였다고 합니다.

 

전주시내 도착...국지성 폭우가 또 발목을 잡아

 

숙소에 들어와도 실무자들은 끝없이 바쁜 일정을 소화해야 합니다. 참가 청소년들 식사와 샤워를 챙겨야 하고, 밤에도 대부분 프로그램이 진행되기 때문입니다. 또 보급팀의 경우는 그날 먹은 간식과 물, 음료수 캔 등의 쓰레기를 분리해서 버리고, 다음날 보급을 물, 음료, 간식을 모두 준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숙박지마다 나눠서 사전에 주문해놓은 생수와 빵과 과자를 비롯한 간식 그리고 음료수를 수령해야 하는데, 이날은 전주YMCA 사무실로 배달단 생수를 받으러 가겠다고 자원하여 나섰습니다.

 

310명의 참가자와 진행자들에게 식사시간을 제외하고도 하루 5~6병 정도의 생수가 공급되는데, 대략 하루 2000 정도의 500ml 생수를 마시게 됩니다. 대략 20개들이 100상자 정도를 하루에 마시는데, 이날 저녁 전주YMCA 회관에 갔더니 하루치 생수와 다음날 간식(쵸코바, 쵸코케잌)이 쌓여있더군요.

 

세 사람의 후배, 동료 실무자와 함께 1톤 트럭과 탑차에 물과 간식을 나눠 싣고 숙소로 돌아왔는데, 하루 종일 자전거를 탈 때보다 더 많은 땀을 쏟았습니다. 자전거 국토순례는 참가자들이 모두 자전거를 타기 때문에 차를 타고 이동하는 지원팀이 얼마나 힘든 일정을 소화하는지 잘 모릅니다. 막상 지원팀을 돕는 일을 해보니 정말 폼나지 않은 일, 쉽지 않은 일을 묵묵히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겠더군요.

 

국토순례 둘째 날은 구례를 출발하여 남원 - 순창 - 임실 - 완주를 거쳐서 전주까지 이동하는 101km 라이딩을 하는데, 무려 7시간 12분이나 걸렸습니다. 국토순례 전 기간 동안 1일 라이딩 시간이 이렇게 많이 걸린 날은 구례-전주 구간이 유일합니다.

 

휴식시간과 식사 시간을 제외한 순순한 자전거 라이딩 시간은 대체로 5~6시간을 넘기지 않도록 계획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날은 폭우로 인한 경로 변경 그리고 전주 시내 도심 구간을 피하기 위한 경로 변경 때문에 다른 날보다 1시간 이상 긴 라이딩을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