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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음식/내가 좋아하는 맛집

군산 짬뽕이 최고? 마산은 인정 할 수 없다 !

by 이윤기 2013. 10.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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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군산에 다녀왔습니다. 첫째 날 저녁에 자전거 국토순례 실무자 평가회를 하고, 둘째 날은 군산에서 자전거 라이딩을 하고 맛있는 것을 먹는 여행을 계획하였지요.

 

당연히 점심 메뉴는 짬뽕이었고, 간식은 이성당 단팥빵입니다. 이성당 단팥빵은 지난 여름 군산에서 일하는 후배 실무자가 사다 준 것을 먹어 본일이 있는데 정말 맛이 좋더군요. 하지만 말로만 전국 최고라고 이야기를 여러 사람에게 들었던 군산 짬뽕은 이날이 처음이었습니다.

 

아침에 자동차로 군산진포해양공원까지 이동하여 자전거 탈 준비를 하였습니다. 지난 여름 자전거 국토 순례를 함께 진행하였던 전국에서 모인 실무자들과 함께 가볍게 왕복 40km 정도되는 거리의 서천군 신성리 갈대밭까지 다녀오기로 하였습니다.

 

 

 

신성리 갈대밭은 JSA를 비롯한 영화와 드라마 촬영지로 유명한 곳이라고 하더군요. 신성리 갈대밭까지 달리는 길에는 가을 정취가 물씬하였습니다. 금강 하구 곳곳에 작은 갈대밭들이 있었고, 길가에는 늦게 핀 코스모스가 남아 있었습니다.

 

빛을 받는 방향에 따라 색깔이 바뀌는 갈대들이 바람에 흔들리며 모양을 뽑내고 있었습니다. 전날 밤 뒤풀이를 찐하게 하는 바람에 아침 출발이 늦어져 신성리 갈대밭에 오래 머무르지는 못하였습니다. 강가 의자에 앉아서 잠깐 휴식을 하고 기념 사진을 찍고 근처를 둘러 보는 것으로 만족하고 군산으로 되돌아가야 했습니다.

 

아침 10시가 좀 넘어 시작한 라이딩은 오후 1시 20분에 끝났습니다. 이미 점심 시간을 많이 넘긴터라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C반점에 갔습니다. 진포해양공원에서 자전거로 5분 거리에 있는 항구에 자리잡은 이곳은 군산의 이름 난 짬뽕집 중 한 곳이라고 하더군요.

 

 

1시 40분쯤 C반점에 도착하였는데 홀과 방안에 손님이 가득하였습니다만, 다행히 막 손님이 일어난 빈자리가 4테이블 있었습니다. 저희 일행이 모두 19명이었지만 테이블 4개에 나눠 앉았습니다. 하지만 주인은 저희 일행을 전혀 받기지 않았습니다. 

 

첫 마디가 "많이 기다려야 해요. 오래 기다려야 하는데 괜찮겠어요" 였습니다.

 

"암만 오래 기다려도 짬뽕집인데 얼마나 걸리겠어 30분이 되겠지. 그리고 지금 어디로 옮겨도 이 많은 인원이 움직미면 시간이 더 걸릴 수 도 있어. 그냥 여기서 기다렸다 먹자."

 

일단 좀 기다리더라도 이곳에서 먹고 가자는 의견은 쉽게 통일이 되었습니다. 대부분 물도 한 모금 안 마시고 40여km 라이딩을 하고 왔으니 물도 좀 마시며 휴식도 하고, 해장술로 소주도 한 잔씩 하면서 기다리기로 하였지요.

 

하지만 우리 일행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습니다. 주문한 짜장면과 짬뽕이 나오는데 꼬박 1시간이 넘게 걸렸습니다. 1시 40분쯤 C반점에 도착해서 주문을 넣었는데, 2시 40분이 지나서 짜장면이 먼저 나왔고, 10분 후에야 짬뽕이 나왔습니다.

 

 

이 정도로 기다리면 동네 중국 식당의 평범한 짜장면과 짬뽕을 갔다줘도 맛있지 않을 수 없는 시간이지요. 1시간 만에 나온 짜장면은 정말 여느 중화반점과 별로 다를 것이 없는 평범한 맛이었습니다.

 

1시간넘게 기다리는동안 도대체 왜 이렇게 오래 기다려야 하는지 가만히 살펴봤습니다. C반점의 경우 손님이 정말 많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홀에도 빈자리가 있고 방에도 빈자리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음식을 만드는 시간이 다른 중국 식당에 비하여 많이 걸렸습니다.

 

손님들이 많이 기다리는 건 손님이 많아서라기 보다 음식 만드는 시간이 많이 걸리는 탓이었지요. 일반적으로 중국 식당 음식 중에서 짜장면, 짬뽕, 우동 등은 패스트푸드에 속하는 메뉴인데, 이곳에서는 슬로우푸드에 가깝더군요.

 

더군다나 C반점은 수타면을 뽑는 곳도 아니었는데 아무튼 납득하기 어려울 만큼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어차피 유명세를 타고 있으니 일부러 손님들을 많이 기다리게 하는 것이 이 식당의 영업 전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만큼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홀을 둘러보니 이곳 짬뽕이 특징이 소개되어 있었는데, 여러가지 해산물을 섞어 넣는 대신에 조개로만 맛을 낸다고 적혀 있더군요. 아무튼 1시간을 넘게 기다린 짬뽕이 나왔을 때 일단 탄성이 터져나왔습니다. 짬뽕 그릇이 작은 세숫대야 만큼 크고 조개와 홍합이 수북하게 쌓여 있었으며, 곱배기를 시키지 않았는데도 양은 충분히 넉넉하였습니다.

 

(마산을 대표하는 해물 짬뽕)

 

하지만 마산의 대표 짬뽕에 비하면 해산물은 초라한 편이었습니다.(관련 포스팅 : 수타면은 기본, 해산물 가득한 짬뽕)  마산의 대표 짬뽕은 군산 C반점에 비하여 그릇은 작지만 홍합과 조개가 훨씬 더 많이 들어가 있고, 쭈꾸미, 새우, 가리비 그리고 낙지 한 마리가 통째로 들어가 있습니다. 주문한 짬뽕이 나오면 가위로 낙지를 잘라서 먹어야 하지요.

 

군산 C반점 짬뽕은 해산물이 부족하였지만 대신 국물맛은 개운하고 적당히 얼큰하였습니다. 그래도  마산이 대표 짬뽕보다 낫다고 하기가 어려웠습니다. 등산로 입구에 있는 마산 대표 짬봉의 경우 군산C반점 보다 훨씬 손님이 많지만 1시간씩 기다리는 일은 없습니다.

 

주방에서 요리하는 분들의 숫자가 군산 C반점 보다 훨씬 많기 때문에 길어야 20분이면 주문한 음식이 나올 뿐만 아니라 해산물도 군산C반점 보다 풍부합니다. 국물맛은 보통맛과 아주 매운 맛으로 구분하여 주문할 수 있도록 메뉴가 따로 있습니다. 그러니 전체적으로 마산 대표 짬뽕이 훨씬 나은 편입니다.

 

저희 일행이 갔던 군산 C반점이 군산에서 짬뽕을 최고로 잘하는 집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만, 아무튼 군산 짬뽕이 소문에 비하여 그리 대단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군산에 해물 짬뽕으로 유명한 반점들이 많으니 군산 짬뽕이 더 유명해진 것이 아닐까 싶더군요.

 

군산과 마산은 모두 개항 도시로 유명한 곳입니다. 마산 아구찜만 자랑 할 것이 아니라 둘 다 바다를 끼고 있는 항구도시이니 마산 해물 짬뽕과 군산 해물 짬뽕 맛대결을 한 번 펼쳐보면 굉장한 이벤트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단팥빵은 군산 이성당 최고라는점 인정합니다. 마산에도 시내 중심가에 제법 유명한 빵집이 있지만 이성당 단팥빵엔 미치지 못하다는 점을 솔직하게 인정합니다. 지난 주말엔 줄이 너무 길어서 단팥빵은 구경도 못하고 그냥 왔습니다. 차에서 기다리는 줄을 보니 엄두가 안 나더군요.

 

시간에 쫓겨 군산근대문화유산 투어를 못하고 온 것이 많이 아쉬웠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가면서 군산근대문화유산박물관을 지나쳤는데, 들어가 보지 못한 것이 너무 아쉽네요. 다음엔 기회엔 좀 더 여러 날 머물며 근대문화유산을 찬찬히 둘러보고 유명 짬뽕집을 모두 둘러 볼 작정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