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번호이동해서 새 폰으로 바꾼다
② 환경문제를 생각해서 고쳐서 사용한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정답은 ①번 이더군요. 그런데, 저는, '환경문제'를 생각해서 고쳐서 사용하겠다는 바보 짓을 해봤습니다. 그런데, 역시나 바보 짓 이더군요.
'아름다운 지구를 지키는 20가지 환경실천'을 소개한, <고릴라는 핸드폰을 미워해>라는 책이 있습니다. 이 책에는 멸종 위기의 고릴라와 핸드폰의 함수관계가 소개되어 있습니다.
핸드폰을 비롯한 첨단 디지털 제품의 핵심 부품소재중 하나가 '탄탈'인데, 원재료가 아프리카에서 생산되는 콜탄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콜탄 매장 지역은 지구상에 남아 있는 고릴라의 마지막 서식지이기도 하다는 것입니다.
1996년 280여 마리의 고릴라가 살고 있었는데, 콜탄 채취를 위래 몰려든 사람들 때문에 2001년에는 절반으로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핸드폰 생산에 꼭 필요한 콜탄 값이 20배로 올랐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에게 멸종 위기 고릴라 목숨은 안중에도 없는 일이 된 것이지요.
정확한 통계를 찾아보지 않았지만, 우리나라에서만 한 해에 수 만대의 휴대전화기가 버려지고... 수십 만대가 새제품으로 교체되고 있을 겁니다.
아무튼, 지구 환경을 생각하며, 고장난 휴대전화를 고쳐 사용하겠다는 저의 바보같은 선택이 결국 바보 짓으로 끝난 사연은 이렇습니다.
며칠 전 밤중에 아들녀석이 화장실에서 소리를 지르고 난리가 났습니다. 세수하러 가면서 휴대전화를 주머니에 넣고 갔다가, 세숫대야에 빠트린 것입니다. 다행이 세숫대야 가장 자리에 부딪히면서 배터리는 분해되었고, 전화기도 금새 다시 건졌다고 하더군요.
물에 빠진 휴대전화는 전원을 켜면 안된다고 이야기를 여러 사람에게 들었기 때문에 배터리가 분리된 채 그냥 두었다가 다음 날 아침 일찍 A/S센타를 찾아갔습니다. 접수하면서 물에 빠졌었다고 했더니, 바로 수리가 안 되고 기사분이 점검을 해봐야 한다고 맡겨두라고 하였습니다.
물에 빠진 휴대폰, 중고 액정 교환 불가 !
몇 시간 후, A/S센타 기사분이 전화를 하셨더군요. 통화내용은 대략 이랬습니다.
"고객님 ! 전화기 분해해보니 액정에 물이들어갔습니다. 액정을 교체해야 되겠습니다."
"예, 액정을 교체해야 한다구요. 그럼 비용이 얼마나들지요?"
"부품값과 수리비해서 6만 원 정도 듭니다."
"6만 원이라구요. 그럼 수리하지 마세요. 그냥 새로 사는 게 낫겠는데요. 액정 없어도 통화는 되나요?"
"예, 화면은 안 보이지만, 통화는 가능합니다."
"그럼, 지금 찾으러 갈까요?"
"예, 30분쯤 있다 오세요."
제 아들이 사용하고 있는 SKY 전화기는 지난 해 봄에 출시된 제품인데, 신규로 가입하면서 7만원을 주고 샀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이미 구형모델이 되어서 다른 통신사로 번호 이동을 하면 새 폰을 공짜로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 6만원을 주고, 배터리 수명도 다 된 폰을 수리할 이유가 없는거지요.
휴대폰 고장? 수리하면 바보 !
그런데, 전화를 끓고나서 가만히 생각해보니 최근에 제 아들과 똑같은 전화기를 사용하던 동료가 휴대전화를 바꿨습니다. 전에 휴대전화를 그대로 가지고 있다고하더군요.
동료에게 아들이 휴대전화를 물에 빠뜨린 이야기를 하고, 액정 교환하려면 6만 원이 든다는데, 옛날 폰 사용 안하면 부품 재활용해서 고쳐쓸 수 있도록 저에게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 동료는 고쳐쓸 수 있다면 가져가라고 흔쾌히 중고폰을 내주더군요.
중고폰을 한 대 구했으니, 아들녀석에게 액정만 바꿔서 사용하도록 할 생각으로 기분좋게 룰루랄라~ 하며 스카이 A/S센타를 찾아갔습니다.
담당 기사분에게, 중고 휴대폰을 보여주면서 물어보았습니다.
"기사님 ! 저 한테 똑 같은 중고 기계가 있는데, 이 기계 액정을 고장난 폰에 교체해주세요. 수리비만 내면 되지요?"
"안 됩니다. 회사 내규상 중고 폰 부품을 교체해드릴 수가 없습니다."
"아니, 왜 안 되지요? 제가 똑 같은 기계가 한 대 더 있으니 부품만 교체해달라는 것 아닙니까? 이 비싼 기계 당연히 부품이라도 재활용해야 하는거잖아요?"
"회사 방침이 그렇습니다.꼭 하실거면 전화기 2대 각각 수리비를 내셔야 합니다. 따로 따로 접수해서 액정교체를 해드리지요"
"그럼 수리비는 얼마입니까?
"각각, 1만 5천원씩, 3만 원 입니다."
"
예, 3만 원요? 기사님 전화기는 1대만 수리하는거 아닙니까. 1대 수리비로 좀 해주시지요."
"(딱딱하고 굳은 표정으로) 안 됩니다. 3만 원 내셔야 합니다."
담당 기사분 표정과 분위기상 도저히 더 이야기를 건넬 형편이 안되더군요. 결국 수리를 포기하고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중고폰 부품으로 교체해달라는 제 요구에 안 된다고 하는 이유가 너무나 터무니 없었습니다.
중고 부품 재활용 불가는 '회사내규'
미개통 휴대전화 부품 맞교환 불가'가 내규라고 하더군요. 그런면서 부품 맞교환을 해줄 수 없는 세 가지 이유를 설명했는데, 모두 납득할 수 없는 내용이었습니다. A/S 기사분의 주장과 저의 반박 의견을 정리해보면 이렇습니다.
1. 메인보드 복사로 명의도용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제품 맞교환 재활용 불가함.
=> 제가 임의로 기계를 뜯어서 부품을 교환하는 것도 아니고, A/S센타에서 처리하기 때문에 복제, 명의도용 위험이 있다는 것은 납득할 수가 없음.
2. 다른 중고 부품 활용하여 감도 저하 및 화재 등의 사고 발생 위험이 있고,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
=> 제가 삼성이나 LG 기계 들고가서 부품교환 해달라는 것도 아니고, 스카이에서 나온 똑 같은 제품인데... 감도 저하나 화재 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니 도대체 말이 안 되는 것이지요.
이말, 조금만 바꿔서 해보면, 스카이 새 부품으로 교체하면 문제가 없지만, 중고 부품으로 교체하면 감도가 떨어지고 화재가 날지도 모른다는 협박(?) 입니다.
3.아웃소싱하여 개인사업으로 수리센터를 운영하는데, 내규를 지키지 못하면 사업을 못할 위험이 있음.
=> 내규를 꼭 지켜야 한다면서 1만 5천 원에는 중고 액정으로 교체를 해줄 수 없고, 3만 원을 내면 각각 전화기를 수리한 것으로 처리하여 교체해줄 수 있다는 주장에 불과함
결국 3만원 내면 중고 액정 교체해줄 수 있지만, 1만 5천원 받고는 못해준다는 이야기 밖에는 안 됨. 그러면서 '내규' 운운하면서 소비자를 우롱한 것에 불과함.
요약해보면, 이 나라에서는 지속가능한 성장, 녹색성장 이런 말은 '구호' 일 뿐이구요. 통신사나 휴대전화 회사들이 벌이는 '고장난 휴대폰 모으기 운동', '분실 휴대폰 모으기 운동'도 모두 'Show'일 뿐이라는 생각이들더군요.
통신사 로고 ~ 송 처럼.
휴대전화 고장나면, 번호이동 하면되고~
번호이동 안~되면, 새 폰으로 사야되고~
중고폰 고쳐쓰는 생각, 절대하면 안~되고~
* 오마이뉴스에도 올린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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