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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안녕 투이와 세월호 유가족이 오버랩된 까닭?

by 이윤기 2014. 1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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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영화 <안녕 투이>를 보고 왔습니다. 지난 금요일 저녁 7시 30분 마산 합성동 CGV에서 열린 <안녕 투이> 블로거 시사회에 참가하여 개봉 전에 영화를 보았답니다. 


합성동 CGV에는 정말 오랜 만에 영화를 보러 갔습니다. 영화 관람료가 매년 조금씩 올라 요즘은 9000원이 되었는데, 마산에는 할인권을 이용해서 6000원으로 영화를 볼 수 있는 상영관(메가박스 경남대)이 있어서 웬만하면 그곳에서 영화를 보기 때문입니다. 


시사회 시작 10분 전에 도착하였는데, 많은 분들이 오시지는 않았더군요. 아마 영화 개봉을 기다리는 분들, 김재한 감독님이나 제작자인 설미정 선생님을 잘 아시는 분들은 유료 관객으로 영화를 보시기 위해 시사회는 일부러 안 오지 않았을까 하고 짐작하였습니다. 


시사회 좌석이 꽉 차지 않은 덕에 2인용 커플 석에 혼자 앉아서 뒹굴뒹굴 하면서 편하게 영화를 보았습니다. <안녕 투이>는 시작부터 끝까지 화면을 벗어나지 못하도록 하였습니다. 영화를 보다가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거나 딴짓을 하지 못할 만큼 '몰입감' 있는 영화였습니다.




저 예산 영화나 독립 영화들이 '의미'있는 내용을 담아내기는 하지만 '재미'가 떨어지는 일이 많은데 일단 <안녕 투이>는 재미에서도 합격점을 넘어 섰다고 생각됩니다. 재미는 없으면서 의미 있는 내용만 담은 좋은(?) 영화들이 있는데 그런 수준은 넘어 섰더군요. 


외국 영화제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것도 아마 그런 이유들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안녕 투이>는 국내 개봉 전까지 부산국제영화제를 빼고도 두바이 국제영화제, 유라시아국제 영화제를 비롯한 8군데의 국제영화제에 초청을 받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조금 어려운 영화이기는 하였습니다. 제가 영화에 문외한이라서 잘 모르기는 합니다만, 절제된 듯한 대사, 절제된 듯한 장면들이 이어졌기 때문에 아주 가끔 보는 유럽 영화에서 받았던 것과 좀 비슷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조금 더 설명하자면 미국 영화나 한국 영화에서 보는 것 처럼 줄거리가 선명하고, 영화의 마지막이 쉽게 짐작되지는 않았다는 뜻 입니다. 하지만 한국 사회에서 이주여성들이 경험하는 폭력과 차별은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다만 주인공인 '투이' 남편의 죽음을 추적하는 과정이 조금 흐릿하고 어렵다고 느껴졌습니다. 




감독과의 대화 시간에 들었던 이야기인데 이 영화의 제작기간이 4년이나 걸렸다고 합니다. 어떤 사람이 한 가지 일에 4년간 정성을 쏟는다는 것이 쉬운일이 아닌데...... 이런 멋진 성과물로 만들어져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창원 지역이나 경남 지역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숨겨진 재미가 더 있습니다. 시의원, 변호사를 비롯하여 낯익은 얼굴들이 영화 곳곳에서 깜짝깜짝 등장하기 때문입니다. 제작자인 설미정 선생님의 막강한 인적 자원(?)이 영화에 폭넓게 동원되었더군요. 


이 영화에서 가장 유명한 배우는 '명계남'씨입니다. 이 분을 빼고는 잘 아는 얼굴을 발견하기가 어렵더군요. 하지만 주연 배우인 <닌영 란응옥>은 배우, 가수, VJ로 활동하는 유명 연예인이라고 합니다. 


참으로 어이없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최근 언론 보도와 페이스북 등을 통해 알려지기는 하였습니다만 <안녕 투이>의 주연 배우인 <닌영 란응옥>이 영화 개봉에 맞춰 입국하지 못하였다더군요. 


까다롭고 복잡한 그리고 여러가지 정치적 고려 사항들 때문에 비자 발급이 제때 이루어지지 못하였고, 결과적으로 국내 개봉는 모두 주연 배우도 없이 이루어지게 되었다고 하더군요. 배급사와 주연배우의 실수가 있기는 하였지만 비자 발급 조차 안 된 것은 참 안타까운 일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시사회에서 <안녕 투이>를 보면서 세월호 유가족의 모습이 겹쳐졌습니다. 왜냐하면 투이의 대사와 얼마 전 마산을 방문했던 세월호 유족들이 들려주신 이야기가 겹쳐졌기 때문입니다. 

"꼭 알고 싶어요. 내 남편이 죽은 이유를......"


"꼭 알고 싶어요. 우리 아이들이 죽은 이유를......"


<안녕 투이>는 어제 개봉되었습니다. 우리 지역에서는 창원 CGV와 부산의 센텀시티 등에서 상영되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 사회의 민낯, 불편한 진실을 다루는 다른 영화들처럼 오래 상영되기는 쉽지 않아보입니다. 이번 주말을 놓치지 마시고 가까운 상영관을 찾아가시기 바랍니다. 


이 정도 상영관을 확보하는 것도 정말 쉽지 않은 일이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특히 창원에 계시는 분들 많은 관람 바랍니다. 아래는 안녕 투이의 이번 주말 상영 시간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