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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자전거 도입이 대안이라고? 나는 반대 !

by 이윤기 2015. 1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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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경남도민일보 사설에 <누비자 전기 자전거 도입해야>라는 사설이 실렸습니다. 하루 전 날 스페인 산세바스티안이라는 도시의 전기자전거를 취재하고 쓴 기사 <힘 못쓰는 마산·진해 지역 누비자 돌파구는?>이라는 기사에서 전기 자전거를 제안하더니 곧바로 사설에까지 <전기자전거 도입>을 제안 하였더군요. 


아침 신문을 보자마자 블로그 포스팅을 하게 된 것은 솔직히 자기네 신문사에서 스페인 취재까지 하고 왔기 때문에 깊은 고민없이 경솔(?)하게 누비자 전기 자전거 도입을 주장 하였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문제 진단을 이렇습니다. 누비자 이용률의 70~80%가 옛 창원이고, 마산과 진해는 이용률이 낮다는 것이고, 옛 창원은  어디를 가더라도 공공자전거 터미널이 눈에 보일 정도로 조밀하게 분포돼 있고 지면 또한 평평해 자전거 이용을 많이 하지만, 옛 마산과 진해는 어떨까. 터미널 수가 적고 누비자 보급은 시늉만 냈을 뿐이며 고도차가 심해 이용이 어렵다고 진단하였습니다. 




도민일보의 진단은 정확합니다. 마산과 진해의 누비자 이용률이 낮은 것은 터미널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출발지 가까운 곳에 터미널이 없고 목적지 가까운 곳에 터미널이 없기 때문에 누비자를 이용할 수 없는 것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옛창원 지역처럼 누비자 터미널이 조밀하게 있어야  이용률이 높아질 수 있는 것입니다. 


해안 도시인 마산과 진해의 고도차가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자전거를 실제로 타보지 않은 사람들의 선입견이 많이 작용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자전거 타기에 조금만 익숙해지면 정상적으로 정비된 누비자 정도 성능으로도 웬만한 오르막은 어렵지 않게 올라갈 수 있습니다. 


경남도민일보가 스페인 취재를 마치고 사설에까지 <누비자 전기자전거 도입>을 주장한 것은 누비자 이용률이 낮은 원인과 자전거 이용률이 낮은 근본 원인을 마산과 진해 지역에 오르막이 많다는 사실을 가장 중요하게 보았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이 진단은은 반에 반만 옳습니다. 


자전거 이용률이 높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자전거를 타기에 위험하다는 것이고  그 위험은 엉터리로 만들어진 위험천만한 자전거 도로와 아예 자전거 도로가 없는 곳이 여전히 수두룩하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아울러 주목해야 할 것은 공공자전거 뿐만 아니라 집집마다 보급된 30만 대의 개인 자전거입니다. 누비자보다 훨씬 많은 개인자전거가 집집마다 보급되어 있습니다. 100만 도시에 30만대의 자전거가 보급되어 있으니 그의 집집마다 1대씩 자전거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 입니다. 


그럼 이 자전거들은 왜 활성화되지 않을까요? 마산과 진해의 고도차가 심하기 때문일까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안전한 자전거 도로>가 없기 때문입니다. 마산과 진해의 경우 고도차가 심한 것도 있지만 그 보다 더 위험한 것은 안전한 자전거 도로가 없다는 것입니다. 


어쩌면 안전한 자전거 도로를 만드는 것은  전기자전거 도입보다 더 많은 돈이 들어갈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자전거 이용률을 높이기 위한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전제 조건은 안전한 자전거 도로 그리고 자전거와 보행자를 최우선으로 하는 교통체계와 문화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전기자전거 도입문제는 그 다음에 검토할 일이라는 것이지요.  



안전한 자전거 도로가 첫째 조건이다 !


가만히 생각해보십시요. 옛 창원지역의 누비자 이용률이 높고 자전거 이용률도 높은 까닭은 첫째는 안전한 자전거 도로가 마산이나 진해보다 훨씬 많기 때문이며, 둘째는 누비자의 경우 출발지와 목적지 가까운 곳에 대부분 누비자 터미널이 있기 때문이며 대중교통인 버스와 연계도 잘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옛 마산과 진해의 누비자와 자전거 이용률이 낮은 것은 두 가지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마산과 진행에 만들어진 보도 겸용 자전거 도로는 모두 엉터리입니다. 도로를 달리는 것보다 더 위험할 때가 많습니다. 지금같은 도로 상황이면 전기자전거를 도입해도 그 효과가 나타나기 어렵다는 것이지요. 


누비자 전기자전거 도입보다 더 우선해야 할 것은 안전한 자전거 도로를 만드는 일이며, 시민들이 집집마다 세워놓고 있는 30만대의 개인 자전거를 타고 나올 수 있도록 가장 기본적인 안전한 인프라를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끝으로 한 가지 더  현재 우리나라의 발전 산업구조를 보면 전기는 결코 청정에너지가 아닙니다. 전기자전거가 도심의 환경오염 줄이는 것은 분명하겠지만, 도시 외곽에 있는 아니 창원에서 불과 30~40km 밖에 떨어져 있는 원자력 발전소에서 만든 전기가 없으면 전기 자전거가 굴러다닐 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래서 자전거를 좋아하고 자전거를 많이 타는 저는 누비자 전기자전거 도입을 현재로서는 반대합니다.  최소한 독일처럼 에너지 산업구조를 바꾼다는 전제가 없으면 공공 전기 자전거 도입은 어불성설입니다. 원전에서 만든 전기로 좀 더 편리함을 누리자는 제안을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