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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이야기

죽음을 부르는 육식의 재앙, 돼지인플루엔자

by 이윤기 2009. 4.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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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인플루엔자로 멕시코에서만 149여명이 숨지고, 1600여 명이 감염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 세계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있다. 40명의 환자가 확인된 미국 정부는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하였으며, 캐나다에서도 모두 6건의 감염자가 확인되었다고 한다.

지금까지 멕시코, 미국, 캐나다, 스페인, 영국에서 감염환자가 확인되었고, 호주, 뉴질랜드, 콜럼비아, 브라질, 독일, 이스라엘, 이탈리아, 한국에서 감염의심환자가 발생하였다고 한다.




상황이 가장 심각한 곳은 최초 발병지인 멕시코인데, 학교에는 휴교령을 내리고, 다중 집합 시설을 폐쇄하고, 의심환자를 모두 격리하고 있지만 사망자가 계속 늘어나면서 점점 나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는 것이다. 멕시코 시티에서는 많은 성당들이 미사를 취소하고 문을 닫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한다.

돼지 인플루엔자는 돼지에서 생기는 호흡기 질환으로 대개는 사람에게 질병을 유발하지 않는데, 최근 감염된 돼지와 직접적으로 접촉한 사람들에게서 질환을 유발해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돼지 인플루엔자는 사람 간 전염 사례가 드물어 위험한 질병으로 간주하지 않았지만, 이번 돼지 인플루엔자는 사람 사이에서 감염이 잘 되는 신종 바이러스로 변이가 나타난 것이라고 한다.


일반적인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기도를 통해 침입해 세포를 파괴하는 질병으로 평균 사망율은 0.1%인데, 현재 돼지독감은 환자 대비 사망률이 5~10%에 이르는 높은 사망율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세계 보건 당국을 더욱 긴장시키고 있다.

치료약은 조류독감 치료제로 지정 받은 타미플루와 리렌자 두 종류 뿐이라고 한다. 미국, 유럽을 비롯한 선진국들은 인구의 20% 이상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을 확보하고 있고, 우리나라는 약 5% 투약분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감염 예방책은 손을 자주 씻고, 눈, 코, 입을 만지는 것을 피하고,  발열이나 호흡기 이상 증상이 있는 사람과 접촉을 피하는 정도 밖에는 없다.

한편, 보건 당국은 돼지 인플루엔자가 식품으로는 감염되지 않기 때문에  돼지고기나 돼지육가공품을 섭취하는 것으로 감염되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71℃ 이상 가열하면 사라진다는 것을 애써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가만히 생각해보면 돼지 인플루엔자 뿐만 아니라 광우병, 구제역, 조류독감은 모두 동물로부터 인간에게로 감염되는 치명적인 질병들이다. 아울러 동물에게서 인간에게로 전이되었기 때문에 뚜렷한 치료방법이 없는 것도 공통점이다. 



과도한 육식의 재앙 광우병, 구제역, 인플루엔자

결국, 돼지 인플루엔자 뿐만 아니라 광우병, 구제역, 조류독감은 모두  인간의 과도한 육식 선호가 빚어낸 재앙인 것이다. 이미, 십 수 년 전부터 육식의 위험과 과도한 육식 선호를 충족시키기 위한 공장식 축산의 위험을 알리는 경고가 쏟아져나오고 있다.

- 미국에서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사람에게 투여하는 항생제의 양은 연간 300만 파운드, 가축에게 투여하는 항생제의 양은 연간 2460만 파운드에 달한다.

- 미국에서 사육하는 닭이 캄필로박터균에 감염되는 비율은 70%이다.
- 미국에서 살모넬라균에 감염되어 질병이 발생하는 비율은 연간 200명당 1명꼴이다.
- 미국에서 살모넬라균에 감염된 달걀을 먹고 질병에 걸리는 사람은 연간 65만 명이다.
- 미국에서 살모넬라균에 감염된 달걀을 먹고 사망하는 사람은 연간 600여명이다.

- 캄필로박터의 주요 오염원은 오염된 닭고기 살이다.
- 미국에서 생산된 닭고기 중 병에 일으킬 정도로 캄필로박터에 오염된 닭고기 비율은 70% 정도이다.
- 미국에서 캄필로박터에 감염되어 병에 걸리는 사람은 매일 5000명 이상이다.
- 미국에서 캄필로박터에 감염되어  사람에 이르는 사람은 연간 750여명 이상이다.

- 고기 생산을 위해서 미국에서 사육하는 돼지는 모두 9000만 마리이다.
- 그 중 도살장에 갈 때까지 빛이 전혀없는 우리에서 지내는 돼지는 6500만 마리이다.
- 미국에서 도살당할 때 폐렴에 걸려 있는 돼지의 비율은 70%이다.

- 지구에 살고 있는 가축용 소는 10억 마리 이상이다.
- 전 세계 소의 무게는 전 세계 인구 몸무게의 두 배이다.
- 미국에서 생산하는 옥수수의 2%는 사람이 먹고, 77%는 가축이 먹어치운다.
- 미국에서 가축이 먹어치우는 곡물은 사람 14억 명이 양식으로 사용할 수 있는 분량이다.

- 미국에서 흡연이 직접적인 원인이 되어 지출되는 연간 의료비는 650억 달러이다.
- 미국에서 고기 소비가 직접원인이 되어 지출되는 연간 의료비는 600억에서 1200억 달러이다.
   (존 로빈스가 쓴 <음식혁명> 중에서)


이 정보를 한 마디로 요약하면, 사람이 먹는 소, 돼지, 닭은 대부분 건강한 상태에서 도살장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공장식 축산을 유지하기 위한 과도한 항생제 사용으로 소, 돼지, 닭의 면역력은 급격히 약화되었고, 결국 변종 바이러스의 위험은 더욱 커지는 상황이 된 것이다.

71℃ 이상 가열하면 안전하다(?)

그런데, 육식의 위험을 알리는 이런 정보를 처음 듣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은 이렇게 오염된 소, 돼지, 닭을 어떻게 사람들에게 식품으로 판매하느냐? 하는 질문이다.

도대체 어떻게 가능할까?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돼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나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와 같이 가열하거나 가공하면 대부분 위험 요인이 제거되다고 믿기 때문이다. 

71℃ 이상 가열하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비롯한 대부분의 오염원이 사라진다고 믿기 때문에 인류를 떼 죽음으로 몰아갈지도 모르는 위험한 공장식 축산이 여전히 계속되는 것이다. 가열하면 안전하지만, 결국은 위험을 높이는 '역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아무튼 중요한 것은 지구상에서는 오염된 소, 돼지, 닭을 먹고 매일, 매일 누군가는 죽어간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만 1년에 수 천명이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2000년대에 과학자들이 밝혀낸 사실 중에 하나는 전세계적으로 5천만명 이상의 사망자를 냈던, 1918년의 스페인 독감 바이러스가 'H1N1형'으로 조류독감이었다는 것이다."(이현주가 쓴 <휴휴선> 중에서)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인류에게 전파될 경우 세계 대전 이상의 치명적 피해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돼지 인플루엔자가 전 세계로 급속하게 확대되자 많은 언론들이 일제히 '스페인 독감'을 떠올리는 것도 같은 이유 때문일 것이다.

이제 육식의 재앙을 되돌리는 방법은 딱 한 가지 밖에는 없다. 사람들이 과도한 육식을 줄이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모든 사람들에게 채식주의자가 되라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이 육식과 채식의 비율을 과거 100년 전 처럼만 유지한다면, 지금과 같은 공장식 축산으로 인한 위험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