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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우편함에서 줄줄 새나가는 개인정보

by 이윤기 2010. 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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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우편함은 잘 관리되고 있는가요?

연말에 도청에 볼일이 있어 몇몇 단체 실무자들과 경남도청 후문 건너편에 있는 커피숍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하였습니다. 너무 이른 시간에 약속을 정한 탓인지 아침 일찍 도착하였는데 커피숍은 문을 열지 않았더군요. 제일 먼저 도착한 저는 따뜻한 햇살이 비치는 쪽에 서서 사람들을 기다렸습니다.

추위에 가만히 서 있을 수 없어서 커피숍 앞을 왔다갔다하는데, 아래 사진에서 보시는 노랑색 예쁜 우편함이 눈에 띄었습니다.


▲ 건강보험증이 놓여있는 우편함


"아~ 우편함이 참 예쁘다"하는 생각을 하면서 가까이 다가갔습니다. 주인이 우편함을 꼼꼼히 챙기지 않았는지 우편물이 수북하게 쌓여있는데, 맨 위에 봉투에 담기지 않은 건강보험증이 그냥 놓여있더군요. 위 사진에서 보시는 것 처럼 주민등록번호를 비롯한 가입자 개인정보가 그대로 노출되어 있었습니다.

세상에 잘 아시겠지만 건강보험증은 주민등록증에 버금가는 개인정보가 담겨 있을 뿐만 아니라 어떤 경우에는 신분증을 대신 하기도 합니다. 아마 사진에 보시는 건강보험증을 가지고 가면 건강보험증 명의자 이름으로 이른바 '대포폰'으로 불리는 휴대전화 정도는 어렵지 않게 개통할 수 있을 것 입니다.

어디 그 뿐인가요? 건강보험증에 기록된 주민번호가 있으니 타인(건강보험 가입자) 명의로각종 인터넷 싸이트에 계정을 만들어서 명의를 도용할 수도 있겠지요.

건강보험증 있으면 '대포폰'도 만들 수 있을 것

건강보험증을 발급하는 국민건강보험관리공단에서도 이런 사실을 익히 알고 있을텐데, '건강보험증'을 등기 우편이 아닌 일반우편으로 보내는 것은 참 납득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 가입자 개인정보가 노출된 건강보험증


아울러, 저는 초고속 인터넷으로 건강보험공단과 병원의 컴퓨터가 실시간으로 연결될 수 있는 요즘 같은 세상에도 건강보험증에 가입자 개인정보를 모두 기록해두어야하는지도 의문입니다. 지금 사용하고 있는 건강보험증은 인터넷과 전산시스템이 갖추어지기 전인 20여년 전부터 사용되는 '아날로그 양식'입니다. 가입자와 그 가족의 주민등록번호를 모두 기록하도록 되어 있었고, 병원에서도 주민번호와 대조하여 가입자 혹은 그 가족이라는 것을 확인하였지요.

그러나, 전산망이 잘 갖추어진 요즘은 건강보험증에는 가입자 고유 번호만 기록하고, 가입자와 가족에 대한 개인정보는 전산망을 통해서만 조회하도록 하여도 아무 문제가 없을 것 같습니다. 건강보험증 재발급이 이루어질 때마다 우편함에서 개인정보가 줄줄이 새나갈 위험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런 낡은 방식을 고집하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요?

▲ 누군가 저 봉투를 찢어서 건강보험증 꺼내보고 우편함에 그냥 두었더군요.

실제로 저는 건강보험증에 가족들의 주민번호가 모두 기록된 것 때문에 곤란을 당한 경험이 있습니다. 당시 초등학교 5학년이던 아이가 건강보험증에 있는 제 주민번호를 이용하여, 게임사이트에 가입하고 집전화를 이용하여 게임머니 결재를 해버려 어렵게 그 사실을 밝히고 돈을 돌려 받은 일이 있습니다.

마침, 몇 년전에 국민건강보험관리공단에서 '업무 개선을 위한 국민 제안'을 받을 때 이 문제의 개선을 제안하였습니다. 당시 제가 제안한 국민제안이 채택되어 선물로 '도서상품권'을 받은 경험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 후에도 가입자와 가족들의 개인정보가 가득 담긴 낡은 양식의 건강보험증은 여전히 계속 사용되고 있습니다.

정보통신기술이 발달 할수록 온라인 공간에서 개인정보 보호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공간에서의 개인정보 보호 역시 더욱 중요하게 취급되어야 합니다. 실제로 아파트 우편함을 열어보면 여러가지 개인정보가 줄줄이 새나갈 수 있는 우편물들이 적지 않습니다.

오늘 꼭 다시 한 번 살펴보세요.

당신의 우편함은 정말 안전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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