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마산시가 희망근로 사업의 일환으로 의욕적으로 추진한 무학산 둘레길을 걸어보았습니다. 오늘은 무학산 둘레길을 걸으면서 느낀점을 말씀드리려하는데요.
사실 희망근로 사업이 바람직한 실업정책인가에 대한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팔용산 둘레길 조성사업과 함께 시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지난해 가을 완공된 무학산 둘레길은 월영동 밤밭 고개에서 석전동 봉화산에 이르는 12.5km의 구간인데요. 무학산 2 ~4부 능선을 따라 바다와 시가지를 한눈에 조망하면서 걸을 수 있도록 만들어진 산책로 입니다.
마산시에서는 무학산 둘레길이 수평으로 완만하게 조성된 길이기 때문에 어르신들이나 아이들도 힘들지 않게 바람소리와 새소리, 물소리를 들으며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길이라고 소개하고 있는데요.
막상 제가 직접 걸어보니 어른신들이나 아이들이 쉽게 걸을 수 있는 완만한 구간만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만 많은 시민들이 찾고 있었습니다.
제주올레길과 지리산길이 많은 여행객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지역마다 걷기 좋은 길을 만들고 소개하는 것이 유행처럼 확산되고 있습니다만, 무학산 둘레길은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무학산 둘레길 자연스럽게 이어지지 않았다
첫째 마산시가 조성한 무학산 둘레길은 자연스럽지 않습니다. 원래 있던 길과 새로 만들 길이 이어지는 것이 자연스럽지 못하고, 자연스럽지 못하기 때문에 표지판이 있어도 길을 잃기 쉽습니다. 길을 잃는 사람들이 많은 탓인지 나무가지에 지나치게 이정표를 붙여놓아 지저분하기까지 합니다.
길을 걷다가 여러 곳에서 걷는 사람의 동선을 고려하지 못하였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무학산 정상을 향해 오르는 등산로와 만나는 지점에서 특히 길을 찾기 어렵습니다.
만날재 구간에서는 한 참을 산 아래로 내려와야 둘레길이 연결되고, 반대로 완월폭포 구간에서는 한 참을 등산로를 따라 올라가야 길이 연결됩니다.
표지판만 보고 길을 찾기 어려웠던 탓인지 시에서 만들어놓은 표지판을 구부려서 방향 표시를 새로 해놓은 곳도 몇 군데 눈에 띄었습니다.
역사, 문화 컨텐츠는 만날재가 전부
공사 전에 전문가와 주민이 참여하여 의논하고 답사했어야...
제주올레길이나 지리산길에 비할 수 없는 또 다른 이유는 마산시가 조성한 무학산 둘레길에는 역사와 문화 컨텐츠가 없다는 것입니다. 만날재 구간을 예외로 할 수 있겠지만, 올레길이나 지리산길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합니다.
제주올레길과 지리산길은 자연과 더불어 사람, 마을, 이야기가 엮어진 길입니다. 올레길이나 지리산길에 비하면 무학산 둘레길은 그냥 토목공사와 조경공사마 해 놓은 것에 불과합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옛길과 지역 역사를 잘 아는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여 만들어진 올레길이나 지리산길과 관 주도로 다순히 길만 연결해 놓은 무학산 둘레길의 차이라고 생각됩니다.
실제로 올레길과 지리산길은 지역 역사, 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가진 전문가들과 지역주민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여 만들어졌습니다. 그러면서 환경, 생태, 생명과 같은 가치들을 중심에 두고 그냥 원래부터 있던 길을 연결하거나 최소한의 토목 공사로 길을 이어갔습니다.
아울러 공사구간 역시 자연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이 담겨있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잘 알고 있는 역사와 문화 그리고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그냥 지도만 보고 길을 잇는 공사를 시작한 것이 아니라 마을과 이야기가 있는 길을 찾기 위하여 머리를 맞대고 의논하고 수 차례 직접 답사를 하였다고 합니다.
유장근 교수의 도시탐방대가 무학산 둘레길을 간다면?
마산 무학산 역시 다르지 않습니다. 수 년 전, 제가 일 하는 단체 회원들과 무학산 등산을 할 때 지역 역사를 잘 아는 선배 한 분이 최치원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어 흥미롭게 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마도, 최근 시민들의 참여 열기가 높은 유장근 교수의 도시탐방대가 무학산 둘레길을 걷는다면, 산자락에 묻혀진 역사에서 캐낸 수 많은 이야기가 엮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앞으로 마산시는 무학산 임도를 활용해서 총 33.5km에 이르는 무학산 둘레길을 추가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단순한 토목, 조경공사를 넘어 시민들과 관심있는 전문가들을 참여 시키면 좋겠습니다.
마산과 무학산이 가진 역사와 문화 컨텐츠를 중심으로 자연과 더불어 사람과, 마을, 또 이야기가 이어지는 둘레길을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 이 글은 2010년 2월 2일 KBS 창원라디오 생방송 경남청취자 칼럼 방송 내용을 수정, 보완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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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눈오는 지리산길, 함께 걸을까?
2010/02/03 10:52
지리산하면 무엇이 생각나시나요. 소설 <태백산맥>이 생각나는 분도 있을 테고, 친구들과 2박 3일에 걸쳐서 종주하였던 기억에 괜스레 기분이 좋아지는 분도 있겠지요. 어떤 이는 빨치산들이 일컬어지는 조선인민유격대가 생각이 나겠고, 어떤 이는 백두대간의 광대한 산맥을 떠올리겠지요. <?xml:namespace> 지리산은 경상남도 산청·하동·함양군, 전라북도 남원시, 전라남도 구례군, 3개도 5개 시군에 걸쳐있는 웅장한 산이지요. 둘레만 300km에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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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령 2010/02/03 11:47
온나라가 걷기 열풍입니다.
말씀하신대로
풍경도 중요하지만 문화, 생태적인 마인드로 접근하지 않으면
인간만을 위한 또다른 훼손에 불과하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잘 보고 갑니다. -
박정민 2010/02/03 13:07
어제..둘렛길갔다가..질퍽한길..낚옆으로덮다지쳐..산보도 제대로못하고허리가아파내려왔습니다..연세많으신분들 미끌려다칠까 걱정입니다..마산시는할려면 확실하게하던지.아예안했슴합니다.저는정치경제관심이없지만.압니다..어떤게시민을조금이라도기쁘게하는지.저하나손해보고힘들어.몇사람이 웃을수있다면.만족합니다..공직자여러분들도 욕심조금만버렸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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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가실(유장근) 2010/02/04 11:13
저보다 더 정확하게 문제점을 지적하였군요.
사실, 인문 환경을 고려하지 않아서 크게 아쉬웠지요.
예컨대 밤밭고개 입구만 해도, 입구지명으로 그 동네의 식당이름을 쓸 게 아니라,(첫번째 사진 아래쪽에 식당 이름이 쓰여 있습니다)
그곳에 오래된 산신당이 있으므로 그걸 써놓으면 훨씬 좋았을 겁니다.
한번 시간 내서 가보입시더. 탐방대원들과^^ -
임종만 2010/02/03 17:43
옳으신 지적입니다.
테마가 있고 이야기가 있어야지요.
언제 무학산이고 마산인데...
아마 급하게 만드느라 아직 가미되지 못한것 같네요.
이런 의견들이 모이면 좋은 둘레길이 될것 같습니다.
이 구간으로 한정하는것이 아니라 기존 무학산을 중심으로한 길들과
연계하면 큰 비용수반없이 걷고싶은길의 명소가
될것을 확신합니다. -
유림 2010/12/21 14:43
무학산 둘레길 검색을 하다보니 익숙한 이름이 나와서 들어왔더니 이 선생님 블이였군요.
저도 우리집 뒷산에서 시작해 역방향으로 걸어보았는데 정말 짜증이 확 올라왔어요.
그래서 두번 다시 안갔는데 ㅎ
다시 연결된 내서 중리 방면의 길은 그나마 마음에 들던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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