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교육청이 관내 초, 중학교에 공문을 보내 매일 조회 때마다 학생들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국기에 대한 맹세문'을 낭독하도록 하였다고 합니다.
언론을 통해 보도된 내용을 보면 부산시교육청이 3월부터 관내 초중학교에 공문을 보내 매일 학급별 조회 시간에 대표학생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외치면 학생들은 오른손을 왼쪽 가슴께에 얹고 그 사이 대표학생이 국기에 대한 맹세문을 낭독하도록 하였다고 합니다.
아울러 시교육청은 '각 학교가 운동장이나 강당에서 매월 1회 이상 전체조회를 하고, 국민의례 정식절차를 실시하라'고 지시하였답니다. 국민의례 정식절차는 경례곡을 연주하고 맹세문을 낭독하는 국기에 대한 경례-> 애국가 제창 ->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의 순서로 진행되는 것입니다.
부산시 교육청은 가정과 학교에서 자기정체성, 국가정체성 교육이 미흡해 각종 의식행사에서 학생들의 참여 태도가 진지하지 못하고 국기와 애국가에 대한 기본 예절이 확립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지침을 내려 보냈다고 합니다.
자유, 평등, 생명, 평화...헌법적 가치 지키는 것이 애국
신문기사를 읽는 동안 매일 아침 등교길에 교문을 들어서서 태극기가 보이면 오른손을 왼쪽 가슴에 붙이고 마음속으로 국기에 대한 맹세를 외우던 30년 전 저의 초등학교 시절이 떠올랐습니다.
방과 후에 학교 운동장에서 뛰어놀던 아이들도 오후 5시 애국가가 울려 퍼지면 모두 놀이를 멈추고 길을 가던 행인들도 모두 멈춰서서 온 국민이 동시에 국기 하강식을 하던 기억이 되살아 났습니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 충성하는 것이 군사독재 정권에 순응하는 것이라는 모르고 맹목적인 충성 서약을 하였지요. "조국과 민족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몸과 마음을 바쳐 충성" 하겠다고 말입니다.
그로부터 10년도 더 지나서야 진정한 애국이란 맹목적으로 국가나 정부를 추종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마땅히 지켜야 할 가치들, 즉 자유, 평등, 생명, 자유, 인권, 행복추구권과 같은 가지를 지키기 위하여 노력하는 것이며, 그 가치를 손상시키거나 훼손하는 것이 비애국적인 행동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진정한 애국이 무엇인지 깨닫는데는 참으로 긴 시간이 필요하였고, 엄청난 정체성의 혼란을 겪어야 하였습니다. 돌이켜보면, 정부나 국가보다 개인의 인권과 존엄성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는데 그렇게 긴 세월이 필요했던 것은 전적으로 학교 교육을 통해 맹목적인 애국, 충성을 교육을 받은 탓이라고 생각합니다.
부산시교육청의 '무조건적인 국기 애국주의' 교육은 역사의 시계를 거꾸로 되돌리는 안타까운 일입니다. 학교가 아이들에게 국가나 정부를향한 무조건적인 애국과 충성 대신에 평등, 생명, 자유, 인권, 행복추구권과 같은 헌법이 보장하는 민주주의의 가치들을 가르칠 수 있는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3월 16일 KBS 창원라디오 생방송 경남 청취자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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