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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07 13:15

흉칙해서 백성들 차지 된 '짚불 곰장어'

- 기장 '곰장어' 짚불 구이


지난 주말 부산 송정으로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마침 점심시간이 되어 송정해수욕장에서 5분 거리에 있는 기장 곰장어를 먹으러 갔습니다. 짚불 장어는 순천이 유명한 줄 알았는데, 기장에서도 짚불 곰장어구이가 유명하다고 하더군요. 송정에서 기장으로 향하는 길 양쪽으로 '원조'라고 쓴 간판이 즐비하였습니다.


어느 집이 진짜 맛있는 집인지 알 수 없어, 차를 타고 지나가다가 가장 주차가 많이되어 있는 집을 골라들어갔습니다. 손님이 많은 집이라 그런지, 손님 숫자에 맞춰서 자리를 정해주더군요. 그냥 마음에 드는 자리를 골라 앉으면 일행이 모두 몇 명인지 물어보고, 자리를 옮겨달라고도 하더군요. 점심시간이 약간 지났는데도 빈자리가 별로 없었습니다.

요즘 맛집이라고 광고하는데 치고 TV 한 번 안나온데가 없는데, 이 집도 역시 수 백회 여러 TV 프로그램에 방영되었고, 유명인사들도 많이 다녀갔더군요.



주문 받는 분이 "곰장어 많이 먹어봤냐"고 하길래 아니라고 했더니, 대뜸 "그럼 양념구이 시
키세요"하더군요.. 짚불구이 하는 집을 처음 왔는데, 그럴수는 없다 싶어 "짚불구이 주세요" 했습니다. 두 사람 기본 주문이 1kg인데, 먹어보니 둘이 먹기에는 좀 양이 많았습니다.


첨에는  아주 맛있게 먹었는데, 양이 많아서 맨 나중에 먹은 것은 '느끼한' 맛이 났습니다. 1kg은 세 사람 정도가 나눠먹으면 좋을 것 같았습니다.  2인 손님에게는, 짚불장어구이 양을 좀 줄이고, 가벼운 식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적당하겠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배가 불러 질리도록 먹고나면, '참 맛있었다'는 느낌이 반감되기 마련이니까요.

아무튼, 이 집에서 먹은 짚불장어구이는 내 입맛에는 딱 맞았습니다. 깻잎, 상추를 깔고 대파 겉절이를 얹어 싸먹는 '곰장어' 맛이 '딱' 이었지요. 평소 술을 좋아하지 않는데... 소주 한 잔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답니다.

짚불구이 뿐만 아니라 생솔잎 구이, 곰장어 돈까스, 곰장어된장국, 곰장어 매운탕, 삶은 곰장어, 곰장어 통구이, 곰장어 소금구이, 곰장어 양념구이 등 여러가지 독특한 메뉴가 있었지만, 한 번에 다 맛 볼 수 없어 아쉬움을 남겨두었습니다.






원래 기장은 미역과 멸치가 유명한 곳이다. 그런데, 해방 이후에 기장에 (짚불) 곰장어가 유명해진데는 재미있는 사연이있다.

곰장어는 그 모양이 흉측하여 임금이나 지체 높은 양반들에게는 상납할 수 가 없었다고 한다. 곰장어는 그 생김새가 뱀처럼 생긴데다가 눈도 없고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수단으로 몸의 양옆에 방어 물질인 끈끈한 진액을 뿜어 천대 받는 물고기였다는 것이다. 

결국, 양반들이 거들떠 보지 않는 곰장어는 백성들 차지가 되었다고 한다. 극심한 흉년과 보릿고개를 맞아 굶주린 백성들이 주린 배를 채우는 식량대용으로 먹기 시작하였다는 것이다.

들이나 산에 농사를 지으면서 배가 고프면 주위에 널려 있는 볏집에 불을 피워 곰장어를 집어 넣었더니 껍질은 불에 타고 속은 잘 익었고, 껍질을 벗기면 속살이 깨끗하여 먹기에도 좋았다고 한다. 보릿 고개 때는 곰장어 서너마리만 먹으면 며칠씩 굶어도 배고프지 않게 지낼 수가 있었다는 것이다.

한국 전쟁때 부산으로 피난 온 전쟁난민들의 배고픔을 달래준 것도 짚불곰장어였다고 한다. 그러나 요즘은  별미와 보양식으로 곰장어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 적지 않은 값을 치러야 맛 볼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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