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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 교통

김해-부산 경전철 매년 300억적자, 창원 도시철도는?

by 이윤기 2010. 6.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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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 창원, 진해 통합시 출범이 보름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풀뿌리 민주주의 후퇴, 직접민주주의 후퇴라고 하는 측면에서 우려스러운 점이 많지만 어쨌든 오는 7월 1일이면 정식으로 통합 창원시가 출범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언론 보도를 통해 밝혀지는 통합창원시 출범에 따른 정부지원 내용을 보면  ‘통합창원시 도시철도 개설’이 주요사업으로 포함되어 있습니다. 오늘은 통합창원시에 ‘도시철도’가 꼭 필요한지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지난 2008년 연말 마산 창원 진해를 연결하는 도시철도 계획이 알려지고 공청회가 열리는 동안 종합적이고 장기적인 대중교통 활성화 계획이 없을 뿐만 아니라 인구 감소와 대중교통 수요 감소, 막대한 공사비용, 운영 및 유지에 따른 적자 문제 등을 염려하는 반대목소리가 적지 않았습니다.




중앙정부가 추진하는 도시철도 개설 사업은 운영적자로 인해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청주시, 고양시, 광명시, 안양시 등에서 취소, 유보되거나 혹은 계획이 전면 재검토되고 있었습니다.

행정구역 합쳐 인구 100만 되었으니 도시철도 만들자?

그런데, 마창진의 경우 그후 1년 동안 별다른 여론수렴과정이나 막대한 적자 발생 위험에 대한 납득할 만한 보완책도 마련하지 않은 채  도시 통합으로 도시 규모가 확대되었다는 것을 빌미로 충분한 검토 없이 ‘도시철도 건설’이 추진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통합창원시는 원래 있던 마산, 창원, 진해의 행정구역을 통합한 것이기 때문에 갑자기 기존 세 개 도시 보다 규모가 커졌거나 인구가 더 늘어났거나 혹은 교통수요가 더 증가하지도 않았습니다.

인구와 교통수요가 증가하지 않는데도, 인구 100만이 되었기 때문에 도시철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아울러 대중교통체계가 잘 갖추어진 외국 사례를 보면 광역교통망을 꼭 철도로 해야 한다는 주장도 재검토가 필요 합니다

또 1조 3천억 원이나 되는 예산을 중앙정부가 지원하기 때문에 마치 공돈이 생긴 것처럼 생각하며, 나중에 막대한 재정적자를 떠안게 될지 모르는 ‘도시철도’를 우선 만들어 놓고 보자고 하는 것도 신중하지 못한 발상입니다.

어떤 분들은 통합창원시가 인구 100만의 광역시급 도시가 되었으니, 우리도 이제 도시철도는 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겠냐고도 하십니다. 물론 장기적인 대중교통계획이나 교통수요 예측과 상관없이 그냥 막연하게 도시가 합쳐져서 규모가 커졌으니 '도시철도'가 있으면 좋지 않겠냐하는 생각을 가진 분들도 있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실제로 마창진이 통합하여 통합 창원시로 행정구역이 바뀌었다고 해서 직장이나 학교가 바뀌거나 라이프스타일이 바뀌어 대중교통수요가 갑자기 증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통합 '창원시'가 되었다고 해서 마산에 사는 사람들이 일 없이 갑자기 창원이나 진해를 오가지는 않을 것입니다. 진해, 창원에 사는 분들이 마산 어시장이나 부림시장으로 장을 보러 나오는 일도 없을겁니다.  

마산, 창원, 진해는 오랫 동안 독립적인 도시로 성장하여 충분한 자족기능을 갖추고 있어 광역 교통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날 가능성도 별로 없다고 봅니다.

그럼 앞으로 20년, 30년 후에는 어떻게 될까요? 그건 그냥 막연하게 추측해서는 곤란합니다. 인구, 교통수요, 도시계획, 산업 발전 전망, 준공영제 시내버스, 택시 등 다른 대중교통과 연계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보아야 예측할 수 있습니다.

김해 경전철, 300억 적자 30년가 보전해야...통합창원시 도시철도는?

우리나라 대도시의 경우 수조원이 이르는 지하철 건설부채, 이자부채, 운영부채를 떠안고 있어 지방자치단체 재정적자의 주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내년 4월에 개통하는 김해-부산 경전철도 비슷한 사례입니다.

통합창원시 도시철도와 규모가 비슷한 김해-부산 경전철의 경우 이용 승객이 적어 연간 300억 원 이상 되는 적자를 앞으로 30년 동안 김해시와 부산시가 나누어 부담해야 한다고 합니다.

총연장 23km, 2조원의 공사비가 들어 간 김해-부산 경전철의 적자운영 사례를 보면 통합창원시의 도시철도는 역시 비슷한 상황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통합창원시의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도시 계획을 토대로 하는 대중교통 계획을 먼저 수립 한 후에 '도시철도' 도입이 결정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철도 이외의 광역교통 계획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이루어져야합니다. 대중교통 중심의 모범적인 교통체계를 만든 외국 사례 중에는 도시철도 보다 적은 비용으로 효율적인 대안을 만든 사례가 얼마든지 있기 때문입니다.




※ KBS창원라디오 생방송경남 청취자칼럼 6월 15일 방송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