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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엉터리 인구예측이 도시를 망친다

by 이윤기 2010. 8.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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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앞으로 15년 후, 2025년이 되면 통합 창원시의 인구가 150만 도시가 될 것이라고 하는 창원시 인구계획에 대해 함께 생각해보겠습니다.

통합창원시가 도시기본계획 목표연도와 인구계획을 발표하였는데요. 그 내용을 보면, 창원시는 도시계획 목표연도를 2020년에서 2025녕으로 늘이고, 현재 109만명인 인구는 150만명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계획을 세웠다고 합니다.

만약, 계획대로 2025년에 창원시의 인구가 150만명으로 늘어나게 된다면 인구 증가에 맞추어 아파트도 더 많이 짓고 상가나 공장 용지도 더 많이 확보해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인구가 1/3이상 늘어난다면 상수도 공급, 하수도 처리, 쓰레기 처리를 비롯한 여러가지 도시 기반 시설 확충이 이루어져야 할 겁니다.

또 인구 증가에 맞추어 자동차를 비롯한 새로운 교통수요가 발생할 것이고, 필연적으로 도로를 넓히거나 혹은 도시철도와 같은 새로운 대중교통시스템을 도입해야 할 지도 모릅니다. 한 마디로 옛 창원시 규모 정도인 50만 명 분의 도시 기반시설을 더 확보하여야 한다는 것 입니다.

<관련기사>
발칙한 생각 7월 28일 - 창원시 2025년 인구 150만+∝ 현실성 있나?
경남도민일보 7월 27일 - 통합창원시 도시 밑그림 새로 그린다
경남도민일보 7월 29일 - 10년뒤, 40만명 늘어난다는 창원시
경남도민일보 7월 30일 - 경남지자체 2020년 인구예측 '뻥튀기'
경남도민일보 8월  2일 - [사설]시군발전 계획 통계가 의심스럽다
경남도민일보 8월  2일  - 서유석 교수 "살기 좋은 도시는 적정인구가 사는 도시"
경남도민일보 8월  2일 - 창원시장 "부풀린 인구예측 문제 있어"



그런데, 참 납득하기 어려운 것은 창원시가 발표한 인구계획이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와는 정반대로 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통계청이 5년마다 조사해서 지난 2006년 말에 발표한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18년을 기점으로 인구가 줄어든다고 합니다. 또 현재의 출산율대로라면 인구 감소추세가 장기간 계속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인구는 2018년에 4934만명으로 정점에 도달 한 후에 2030년에는 4864만명으로 줄어들고, 2050년이 되면 4263명으로 줄어드는 등 인구 감소 속도가 점점 가속화 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관련기사> 2009/01/13 - [책과 세상/책과 세상 - 시사, 사회] - 2018년, 새로운 대한민국이 시작된다.

더군다나 인구학자들은 인구감소에 맞추어 급격한 고령화는 물론이고, 산업과 기술, 소비와 시장, 사회와 문화 뿐만 아니라 금융과 투자 기회에 이르기까지 사회전반의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2018년이 되면, 그동안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대한민국이 열린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참 납득하기 어려운 것은 대한민국 인구는 줄어드는데, 통합 창원시를 비롯한 경남 도내 지방정부는 한결같이 인구가 계속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을 토대로 장기발전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것입니다.

국가 기본 통계를 다루는 통계청에서는 현재 330만 명인 경남의 인구가 2020년이 되면 302만 명으로 줄어든다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창원시를 비롯한 경남의 지방정부들이 세워놓은 계획인구를 모두 합하면 468만명이나 된다고 합니다.

통계청 인구 예측보다 무려 150만 명이나 더 많아진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것이지요.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지방정부들 역시 많은 비용을 들여서 전문연구기관에 용역을 주면서 어떻게 이런 예측 결과를 토대로 장기발전 계획을 세울 수 있었을까요?

최근 성남시의 모라토리움 선언 이후에 지방정부의 재정 건전성 문제가 도마에 올라있으며, 여러 지자체들이 난개발을 중단하겠다고 나서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와 같이 터무니 없는 인구 예측을 토대로 도시기본계획을 수립한다면 양적 팽창과 난개발을 막을 방법이 없습니다.

2025년에 창원시의 인구가 109만명에서 150만명으로 늘어난다면 도시의 양적 팽창에 맞는 기본 계획을 세워야하지만, 109만명인 인구가 100만명 미만으로 줄어든다면 기본 계획 역시 도시의 질을 높이고, 주민의 생활복지를 높이는 방향으로 수정되어야 합니다.

마산, 창원, 진해를 합쳐서 하나의 도시를 만든 이유 중에는 도시 간 경쟁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불필요한 낭비적 요인을 없애기 위한 측면도 있습니다. 그런데도, 통합시의 장기 발전 계획을 세우면서 통합 이전 3개 도시의 미래 인구 추계를 단순히 합산하는 것은 '행정구역 통합'의 취지에도 맞지 않습니다.

통행량 예측을 엉터리로 하여 매년 100억씩 적자를 보전해주어야 하는 마창대교 사업이나 2020년에 도시철도가 꼭 필요하다는 주장들은 모두 이런 엉터리 인구예측을 근거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미래 인구 예측은 장기 발전 계획을 수립하는데 있어 기본 중에서도 가장 기본적인 자료입니다. 이미 많은 전문가들이  2018년에 인구 감소가 시작되고, 인구 감소라는 혁명적인 변화에 맞추어 대한민국을 새로 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통합 창원시가 옛 마산, 창원, 진해의 엉터리 인구 예측을 단순 합산하여 인구가 계속 늘어날 것이라는 가정하에 장기발전 계획을 세우는 오류를 답습하지 않기를 기대합니다.


2018, 인구변화가 대한민국을 바꾼다 - 10점
김현기 외 지음/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