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안수정 글, 사진 <노린재 도감>
애완견이나 고양이처럼 곤충을 기르는 사람들도 있다고 하더군요. 사슴벌레나 풍뎅이, 하늘소 같은 곤충을 기르는 사람들도 있다고 하지만, 보통 사람들에게 곤충은 그다지 친숙한 존재가 아닙니다.
단지 친숙하지 않은 존재가 아니라 기피의 대상이기도 합니다. 파리, 모기는 물론이고 요즘 아이들 중에는 숲에서 만나는 곤충을 보고 기겁을 하는 아이들도 많이 있습니다. 대부분 엄마, 아빠로부터 곤충은 '징그럽고 무서운 것'이라고 배웠기 때문이지요.
엄마, 아빠가 무서워하고 징그러워하기 때문에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곤충을 기피하게 됩니다. 아예 근처를 지나가는 것만으로도 공포를 느끼는 아이들도 있으니까요? 물론 정반대로 두려움 없이 아무 곤충이나 손으로 잡을 줄 알고 애완곤충을 기르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황대권선생이 쓴 <야생초편지>를 읽고 야생화에 관심을 가지면서 세상에 이름을 모르는 풀꽃이 엄청나게 많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노린재 도감을 보고 받은 느낌도 비슷합니다. 세상에 노린재라는 곤충의 종류가 이렇게 많을 줄 몰랐습니다.
노린재라는 이름이 붙은 곤충이 수 백종이 넘으면 곤충은 도대체 또 얼마나 종류가 많을까요?
안수정이 쓴 사진과 글을 모아 놓은<노린재 도감>을 한 장 한 장 넘겨 보면서 '숲속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등딱지가 삼각형인 곤충은 대충다 노린재과에 속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가 쓴 <노린재 도감>을 만나지 않았다면, 이 땅에 수백 종류가 넘는 노린재가 살고 있다는 사실은 영원히 모르고 지나갔을지도 모릅니다. 안수정이 쓴 <노린재 도감>에는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노린재 무리중 육상 노린재 22과 242종의 사진과 설명이 담겨있습니다.
땅위에 사는 노린재만 240여 종
보통 곤충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채집망을 들고 다니며 잡은 곤충으로 표본을 만듭니다.
그러나 안수정은 채집망 대신 카메라를 들고 이 땅에 사는 노린재를 싹쓸이(?) 하여 인터넷 카페와 블로그에 모았다가 이번에 책으로 엮어낸 것입니다.
여러 종류의 곤충을 모아 놓은 곤충 도감은 많이 있지만, 주변에 너무 흔하고 많아 잘 구분하지 못하는 노린재만 모아 엮은 ‘노린재 도감’은 이 책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노린재는 ‘진정한 곤충’이라고 하여 영어로는 'true bugs' 또는 'bugs'라고 부른답니다. 노린재의 영어 이름은 날개의 반은 딱딱한 혁질이고 반은 투명한 막질이라는 특성에서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대신 우리나라 말에서 노린재는 ‘노린내 같은 냄새’가 난다는 데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노린재들의 몸에 냄새구멍이 있어 특유의 냄새를 내뿜는다고 합니다. 글쓴이 안수정이 소개하는 노린재의 일반적인 특성은 다음과 같습니다.
“노린재의 전형적인 특징 중 하나는 역삼각형으로 생긴 작은 방패판이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 노린재는 역삼각형 모양이 잘 드러나 있다. 몸 크기는 다양해 길이 1.5밀리미터에서 65미리미터에 이르며, 타원형이거나 기다랗고 대개는 납작하다. 겹눈은 대개 크고 잘 발달되어 있으며 홑눈은 2개이거나 없다. 입은 매미형입틀로서 찔러서 빨아먹기 좋게 생겼다. 더듬이는 보통 4~5마디인데 땅에 사는 종류는 길고 물속에 사는 종류는 짧다.”
이 책에는 모두 22과의 노린재를 담고 있는데 각 과별로 그 종류와 특징을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넓적 노린재과 - 몸 크기는 5밀리미터 내외이며 달걀 모양 또는 긴 타원 모양이고 매우 납작하다. 더듬이와 주둥이는 4마디로 이루어져 있으며 홑눈은 없다. 날개 폭이 좁아서 배가 날개 밖으로 노출되면 날개가 없는 종류도 있다. 고목나무 껍질 밑이나 흰개미 집, 버섯 등에 살고 진균(곰팡이)를 먹는다.
이 책에 소개하는 육상 노린재 22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넓적노린재과/ 실노린재과/ 뽕나무노린재과/ 긴노린재과/ 별노린재과/ 큰별노린재과/허리노린재과/ 호리허리노린재과/ 잡초노린재과/ 참나무노린재과/ 알노린재과/ 뿔노린재과/ 땅노린재과/ 광대노린재과/ 톱날 노린재과/ 노린재과/ 쐐기노린재과/ 꽃노린재과/ 장님노린재과/ 침노린재과/ 방패벌레과/ 고목노린재과
노린재 중에서도 색상이 화려하고 예쁜 노린재는 ‘광대노린재과’에 많이 있습니다. 화려한 색상을 자랑하는 광대노린쟁와 큰광대노린재는 아이들이 보면 좋아할 만큼 예쁘게 생겼습니다.
그가 운영하는 인기 생물 카페 <곤충나라 식물나라>(http://cafe.naver.com/lovessym)는 이 책을 엮은 밑거름이 되었다고 합니다. 2005년 12월 5일 네이버에 개설한 이 카페는 현재 6만 400명이 넘는 회원수, 곤충과 식물에 관한 4만 2천 건 이상의 포스팅을 자랑하는 인기 생물카페입니다.
카페와 블로그는 안수정의 생태보물창고
이 카페는 전문가와 마니아들을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하며 대중이 잘 모르는 곤충과 식물의 이름을 찾아주고 생태 정보를 나누는 소중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 그는 크리스탈과 함께(http://lovessym.tistory.com/)라는 생태 블로그를 통해 네티즌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1996년 대학(응용생물학과, 곤충 전공)을 졸업하고 결혼 후 육아에만 전념하다가 2005년부터 생태교육현장에 뛰어들었다고 한다.
“똑딱이 카메라를 들고 동네 뒷산에 올라 처음 찍기 시작한 곤충이 노린재였습니다. 학교 다닐 때 표본실에서 많이 보긴 했지만 결혼하고 애 키우느라 10여 년을 훌쩍 넘겨 야외에서 노린재들과 다시 마주쳤을 때의 느낌은 반가움을 넘어 놀라움 그 자체였습니다.”
“몇 년 후 손에 쥔 DSLR 카메라와 접사렌즈는 또 다른 곤충의 세계를 보여주었습니다. 눈으로는 잘 보이지 않던 곤충의 겹눈 색깔이 보이기 시작했고, 다리에 난 털이며 주둥이의 침 모양, 심지어는 짝짓기할 때 생식기 까지 너무 정확하게 보였습니다. 보면 볼수록 신기해 열심히 관찰하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녀는 찍어온 노린재 사진의 이름을 찾는 과정에서 우리나라에 제대로 된 노린재도감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표본 사진이 아닌 살아있는 노린재 사진으로 제대로 된 이름을 찾을 수 있는 도감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노린재 도감>으로 엮여져 나온 것이라고 합니다.
사실 곤충에 관심이 없는 일반 사람들에게는 생소한 책일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생물학이나 곤충학을 전공하시는 분들, 생태사진(곤충)을 찍으시는 분들에게는 더 없이 소중한 길라잡이가 될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사슴벌레나 풍뎅이, 하늘소를 키우며 곤충에 관심을 가지는 아이들이 있다면 <노린재 도감>을 들고 숲으로 가서 수백 종류가 넘는 노린재의 이름을 하나하나 알아가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이 가지는 가장 큰 의미는 이 땅위에 사는 '노린재'라는 곤충을 책 한 권으로 엮었냈다는 사실 자체에 있는 것 같습니다. 흔하고 많아 잘 구분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사람들에게 큰 관심을 받지 못하는 곤충이지만 그의 노력은 다음의 누군가에게 참 소중한 문화적, 학문적 자산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카페와 블로그는 안수정의 금고입니다. 다만, 이 금고는 꽉 잠겨있는 금고가 아니라 세상과 사람들과 소통하는 금고입니다.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이곳을 하필 금고라고 부르는 것은 소중한 사진과 자료들이 가득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카페, 블로그도 10년 하면 직업이 된다"던 안수정의 첫 번째 책입니다. 그녀가 금고 속에 모아놓은 '엄청난'자료들이 머지 않아 두 번째, 세 번째 책으로 엮여지리라 기대해봅니다.
<관련기사> 2010/05/29 - [블로그] - 블로그 때문에 인생 바뀐 여자 안수정 !
![]() |
노린재 도감 - ![]() 안수정 지음/Feel Tong(필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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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건 2010/08/07 01:59
이윤기 선생님
주제와 상관이 없지만 인조잔디 문제에 대하여 많이 공감을 하였습니다.
제가 월포초등학교와 경남대학교 사이에 살고 있어 여러가지 경험을 하였습니다.
인조잔디 처음에는 가족들이 같이 와 놀 수가 있어 좋았습니다.
그러나 인조잔디는 활용 측면에 있어 극도로 제한을 합니다. 즉 운동장을 가변적으로
다양하게 활용을 하지 못 합니다. 활용 공간이 제한됩니다,
주로 축구와 러닝 위주로 제한이 됩니다. 특히 다양한 놀이와 운동을 해야
신체와 감성이 고루 발달하는데 아쉽네요
초중등학교에서는 문제가 많았습니다. 여름에는 제대로 활용할 수가 없군요.
월포초등학교도 공용시설이라 주민들이 같이 사용할 수 있지만 우선권은 이 학교
학생들이 가지는데 동네 어른들의 놀이터가 되었습니다. 어른들이 축구를 하면
초등학생은 사용할 수가 없습니다. 이제 초등학교 학생들도 학교 운동장에서
쫓겨나는 상황입니다. 월포초등학교 지금 현재 한 낮 가급적 출입제한 입니다.
또 안전사고가 많이 발생하더군요. 제가 경남대학교와 월포초등학교에서
애들 축구공에 맞아 구급차에 실려가는 할머니 할아버지들 4번이나 보았습니다.
전에 저녁 쯤 중학생들이 야구를 해 제지를 하였는데 마침 어머니가 웬 간섭이냐
이렇게 말을 하길래. 한 번 대판 싸웠습니다. 그 장소에서 공 만 주고 받으면 되는데
이 녀석들이 방망이를 휘드르면서 하지 않겠습니까.
저의 생각은 시민공원이나 대학정도는 어느 정도 관리가 되기 때문에 인조잔디도 괜찮지만
초중등학교는 가급적 배수가 잘 되는 흙바다 운동장으로 그러고 재활용 측면에서 우수관리
시설로 흙먼지가 날리지 않는 정도로면 좋겠습니다.
설치비 7억 철거비 7억이면 무상급식, 학교도서관, 과학실 확충 충분합니다 이윤기님께서 힘 써 주세요
그런데 저는 월포초등학교 백이 궁금합니다. 숲속의
학교와 인조잔디도 둘 다 하니 99% 초등학교들은
이것 하나라도 힘듣는데-
이윤기 2010/08/09 15:39
좋은 정보를 주셔서 고맙습니다.
몸소 격은 체험이 생생하게 전해집니다.
앞으로 학교운동장 문제를 다룰 때 선생님이 주신 의견과 정보도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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