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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창원 자전거 여행지도 전시행정 안 되려면?

by 이윤기 2010. 8.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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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자전거 여행지도 꼭 갖고 싶은데...어쩌지?

언론보도를 통해 <창원시자전거 여행 코스>가 책으로 만들어졌다는 소식을 듣고 지난주 목요일 직접 주민센터에 가서 책 한 권을 받아왔습니다.


저는 주민자치센터에 가면 누구나 <창원시 자전거 여행 코스>를 받아갈 수 있다는 줄 알고 방문했더니, 주민자치센터 비치용이기 때문에 "그냥 보고 가야 한다"는 좀 어이없는 답을 들었습니다.

주민자치센터에 근무하시는 직원분들에게 "겨우 책 한 번 구경하자고 이 더운 날씨에 여기까지 오는 시민이 어디있겠냐"고 하소연을 하였더니 책 한권을 그냥 주시더군요.

몇 년전 여름에 큰 아이와 자전거로 임진각까지 국토종주를 다녀오고, 이어 겨울에는 둘째 아이와 자전거로 제주도 일주를 다녀온적이 있습니다.

출퇴근도 자전거로 하고 한 동안 자전거를 즐겨탔었지요. 처음 임진각까지 국토종주를 앞두고는 창원시내 곳곳을 돌아다니며 연습도 많이 하였습니다.

마산 산호동에서 출발하여 귀산동까지 다녀오는 코스, 산호동에서 출발하여 중리 - 감천 - 덕동 - 가포를 거쳐서 돌아오는 코스를 여러번 다녀왔었답니다.

그때부터 당시 마산, 창원 지역의 괜찮은 자전거 여행 코스를 묶어서 소개하는 책자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는데, 마침 통합창원시에서 지도를 책으로 묶었다고 하니 참 반가웠습니다.

이 지도책은 창원시내와 창원시 주변의 16개 자전거 여행 코스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 창원중심가 코스
진해시내 코스
구산해안도로 코스
행암해안도로 코스
당항만 코스
주남저수지 코스
봉암수원지 코스
마금산온천 코스
불모산 코스
천주산~작대산 코스
진해 드림로드 코스
서북산 코스
함안 낙동강 정자 순례 코스
진영 봉하마을 ~ 화포천 코스
안라국의 옛터, 함안 유적 코스
용지봉 ~ 대암산 코스


그냥 지도만 달랑 소개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거리와 소요시간을 비롯한 기본적인 코스 안내, 그리고 구간의 특징과 휴식처, 맛집, 그리고 꼭 둘러보아야 할 장소, 구간의 위험 요소 등을 잘 정리해 두었습니다.


책을 살펴보니 저는 구산해안도로 코스와 마금산온천~남지코스가 가장 마음에 들더군요. 마금산 온천~남지코스는  48.7km구간인데, 날씨가 조금 선선해지면 꼭 한 번 가봐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또 시내 구간의 경우 공영자전거인 '누비자'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누비자 이용법도 간략히 소개되어 있습니다. 아울러 근교코스의 경우 여행 책자처럼 시원한 사진과 맛깔스러운 소개글이 담겨있어 직접 한 번 가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더군요.



창원 자전거 여행지도 전시행정이 안 되려면?

창원시는 이 책자에 담긴 여행 및 지도정보를 '자전거 포털사이트(bike.changwon.go.kr)'에 올려서 시민들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합니다. 대신 읍면동 사무소나 주민자치센터에는 책자 형태로 비치하여 시민들이 찾아 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앞서 말씀드린 것 처럼 이대로면 <창원시 자전거여행 코스> 책자 배포는 그야말로 전시행정입니다. 읍, 면, 동사무소와 주민센터에 '지도책' 2권씩을 비치해두고 열람만 할 수 있도록해서는 제대로 활용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물론, 인터넷(현재는 pdf 파일로 올라와 있음)을 통해서 책 내용을 모두 공개하겠다고는 하였지만, 정말 자전거를 좋아하는 시민들은 이 여행 책자를 들고 자전거 여행을 다닐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보기에 <창원시 자전거여행 코스>는 제법 잘 만들어진 책입니다. 잘 만들어진 책이기 때문에 이 책을 원하는 시민들에게 오프라인을 통해 직접 배포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행정관청에 만든 책자이기 때문에 비매품으로만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 때문이 아닐까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비매품으로 만들어 읍, 면, 동사무소와 주민센터에 '전시용'으로 비치만 하지말고, 차라리 제작 원가를 받고 시민들에게 판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전시용 비치 대신, 제작 원가에 판매하면?

제가 이 책을 들고 다니면서 보여주었더니, 책을 구하고 싶다는 시민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사실, 이런 책자를 만들 때는 기획하고 내용을 채우는 작업에 많은 비용이 소요되지만 정작 인쇄비가 그렇게 많이드는 것은 아니라고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저렴한 실비만 받고 원하는 시민들에게 나누어줄 수 있도록 추가 인쇄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무턱대고 많이 찍었다가 재고가 쌓이는 것이 걱정된다면 인터넷을 통해 사전접수를 받아서 필요한 만큼 책을 제작하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겠습니다.

책이 더 많이 인쇄되어 재고가 생기더라도 누비자 대여소 같은 곳에서 책을 판매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창원시 자전거 정책과 관계자님 !

<창원시 자전거 여행 코스> 책자 참 잘 만들어졌습니다.
한동안 자전거를 잊고 지냈는데, 이 책을 보는 순간 다시 자전거를 타고 싶은 마음이 막 생기더군요.

시민들에게 잘 활용될 수 있도록 좀 더 적극적으로 홍보해주시고, 이왕 수고하신 김에 시민들이 책을 직접 들고 다니면서 활용할 수 있도록 추가적인 배포 또는 판매 계획도 세워주시면 좋겠습니다.


※ 블로그에 쓴 글을 읽고 다음날 창원시청 자전거정책과에서 책자 2000부와 A2 사이즈 지도 리플렛 500부 추가 인쇄 사실을 알려오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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