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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 교통

김해경전철 승객없어 연700억 적자, 창원은?

by 이윤기 2010. 8.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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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봄 개통을 앞둔 김해-부산 경전철의 예상 적자가 연간 700억원이라고 합니다. '점입가경'이라는 말은  이런 경우에 써는 말이겠지요. 왜냐하면, 불과 두 달전에 부산-김해 경전철 예상적자는 연간 300억원으로 추산하였습니다.

그런데, 불과 두 달 사이에 1~2억원도 아니고 무려 300억이나 예상적자가 늘어나서 매년 700억원의 운영적자가 발생한다고 합니다. 더군다나 민자사업으로 이루어진 계약이기 때문에 김해시와 부산시가 매년 적자를 보전해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경남신문과 경남도민일보 보도를 보면, 김해시 국회의원인 김정권 의원이 경전철 적자 예상금액이 부풀려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문제를 제기하였습니다. 그러나, 2000년 무렵 사업타당성을 검토할 당시 당초 하루에 17만6358명이 이용할 것이라고 예측하였던 것은 크게 잘못된 것이 분명합니다.

왜냐하면, 내년 4월 개통을 앞두고 최근 김해시가 예측하는 하루 이용 승객은 최고 5만2900여명, 최저 3만5000여명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 불과 두 달전 언론보도에서 김해-부산 경전철은 매년 300억원의 적자를 예상하였으나 8월들어 700억원의 적자가 날 것이라고 보도되었습니다.


김해-부산 경전철을 추진하던 2003년 당시 김해시의 의뢰를 바다 교통개발연구원(현재 한국교통연구원) 이 조사한 경전철 수송수요 예측을 보면 경전철 이용인원은 첫해인 2011년 하루 17만6358명, 2015년 22만1459명, 2020년 29만5270명, 2030년 32만2545명이나 됩니다.

참으로 기가막힌 예측 자료가 아닐 수 없습니다. 2018년부터 대한민국 인구는 점점 줄어드는데, 김해-부산 경전철 인구만 계속해서 늘어나는 것은 무슨 조화일까요?

2011년에 17만명에서 2030년이 되면 무려 32만명으로 늘어난다고 예측하였군요.
당시 이런 예측자료를 곧이 곧대로 믿고 사업을 추진한 김해시 관계자들이 한심할 뿐입니다.

결국 공사 완공 후에 김해-부산 경전철이 막대한 적자운영을 하게 된 것은 교통개발연구원(현재 한국교통연구원)에서 수요 예측을 엉터리로 하였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이런 엉터리 수요예측을 당시 김해시가 아무 문제의식 없이 받아들인것도 잘못이겠지요.

김해경전철 엉터리 수요예측 한국교통연구원, 창원 도시철도는 제대로 했을까?

그런데, 주목해서 보아야 할 것은 현재 시민단체가 '엉터리 수요 예측'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창원 도시철도에 대한 승객 수요 예측도 '한국교통연구원'에서 진행하였다는 것입니다.

경상남도의 용역을 수행한 '한국교통연구원'은 창원도시철도가 개통되는 2018년 수요 예측을 19만1000명으로 추산하였는데,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KDI는 10만 7000명으로 절반 가까이 줄여 예측하였습니다. 교통연구를 전문으로 하는 기관에서 어떻게 이런식으로 예측자료를 만들었는지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습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이미 알려진 것처럼 한국교통연구원에서는 창원 도시철도의 공사비용으로 1조 310억원이 소요될 것이라고 예측하였습니다. 그런데, KDI에서는 7421억원이면 창원도시철도 공사가 가능한 것으로 예측하였다고 합니다.

경상남도에서는 공사비가 이렇게 차이나는 것은 부가세 적용에 따른 차이(한국 교통연구원 부가세 포함, KDI는 부가세 제외)와 차량 구입 비용의 차이라고 설명하였습니다. 즉 한국교통연구원에서는 1대당 48억원하는 차량을 26대 구입하여야 한다고 계획하였지만, KDI에서는 18대로 추산하였다는 것입니다.

만약, 1일 승객 예측이 10만명 가량이나 줄어들었으니 차량 대수를 줄이지 않는 것도 이상한 일이기는 합니다. 승객도 없는데 차량만 많이 운행할 수는 없으니까요?

그렇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차량이 줄어들면 승객은 더욱 감소할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운행간격이 길어지면 승객들은 기다리는 시간이 더 길어지고 불편해집니다. 승객들은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지면 도시철도 대신에 버스나 택시를 이용하게 될 것이구요.



예비타당성 검토, 편익비용지수 높이려고 공사비 줄이고...
공사비 줄이기 위해 차량 줄이면, 운행 간격 늘어나 시민에게 외면당할 것.


아울러 도시철도 승객 예측이 10만 명이나 줄어들었는데도 공사를 줄어들지 않았다면 예비타당성 검토를 통과할 수 없을것입니다. 결국, 경상남도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예비타당성 검토를 통과하기 위하여 공사비를 축소하였을지도 모른다는 의혹은 해소되지 않습니다.


실제로 김해-부산 경전철이 당초 공사비를 7800억원으로 책정하였다가 1조 3000억원으로 증액한 사례가 있습니다.

창원 도시철도의 경우에도 공사를 시작하기 전에는 차량은 18대만으로 충분하다고 하였다가 완공시점에 가서 운행 간격을 줄이기 위하여 차량을 증설하여야 한다는 핑게를 대고 26대를 구입하야 한다고 주장하면 이미 공사가 끝난 도시철도를 없애자고 할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창원도시철도 운행에 필요한 차량 대수야 말로 가장 쉽게 고무줄처럼 늘였다 줄였다 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한국교통연구원'도 'KDI'예측도 모두 신뢰하기 어렵습니다.


최근 YMCA 경남협의회가 현재 추진 중인 창원도시철도의 '수요 예측'이 처음부터 잘못되었다는 문제를 제기하였으나 경상남도 관계자는 "한국교통연구원에 이용승객 예측량과 편익비용지수가 KDI와 다른데 대한 답변을 요구하였다"고 합니다.

결국, 창원시 도시철도 계획은  연구기관 용역 과정에서 수요예측과 편익비용지수 계산이 부풀려졌을 가능성이 높은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런 일이 생겼을까요?

예상해볼 수 있는 시나리오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창원시에 도시철도를 설치하려고 하는 경상남도 항만물류과의 의중이 반영되었을 수 있습니다. 용역을 수행하는 기관에서 용역 발주처가 요구하는 결과물을 만들어낸다는 것은 이미 공공연한 비밀입니다.

둘째, 용역발주 기관과 상관없이 한국교통연구원이 객관적인 자료를 토대로 용역을 수행하여 19만 1000명으로 예측하였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경우 1일 시내버스 이용 승객 등의 자료와 비교해보거나 혹은 김해경전철 승객 예측 사례 등에 비추어 보면 엉터리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창원시 도시철도 전면 재검토 필요 !

가장 답답한 일은 '한국교통연구원'이 실시한 김해-부산 경전철이 승객 부족으로 매년 700억원씩 적자가 예상되는데도, 같은 기관에서 진행한 용역자료만 믿고 창원도시철도를 계속추진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매년 700억 적자,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김해경전철 적자 운영 예측을 지켜 보면서, 창원도시철도를 추진하고 있는  경상남도와 창원시 관계자들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김해-부산 경전철 사례에 비추어보면, 창원 도시철도는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되어야 합니다. 당초 경상남도가 사업 추진의 근거로 삼았던 한국교통연구원 용역이 엉터리로 드러난 이상 전면 재검토는 불가피합니다.

인구예측, 교통 수요 예측은 제대로 되었는지, 정말 미래 교통 수단으로 도시철도가 유일하고도 최선의 대안인지, 버스, 택시를 비롯한 다른 대중교통과의 관계는 어떻게 할 것인지를 충분히 검증하여야 합니다.


김해-부산 경전철과 마산 앞 바다에 놓여있는 동양 최고를 자랑하는 창원의 '애물단지' 마창대교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신중에 신중을 기하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