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산불 진화 작업 ⓒ경남도민일보
무학, 팔용산 등산로 22곳 진짜로 폐쇄?
오늘은 마산시의 겨울철 산불방지대책에 관하여 생각해보겠습니다. 지난주 신문보도에 따르면 마산시는 내달 1일부터 2009년 5월 15일까지 마산지역 등산로 22곳을 폐쇄한다고 밝혔습니다.
산불예방을 위하여 시 전체 산림면적 2만 3520ha 강운데 2만 2900ha를 입산통제구역으로 지정, 고시해서 무학산, 팔용산, 적석산의 주요 등산로 22곳 57.8km 구간을 폐쇄한다고 하더군요.
무학산의 경우 서원곡 - 무학선 정상구간, 팔용산의 경우 탑골 입구 - 팔용산 정상구간, 적석산의 경우 일암저수지 - 정상 구간, 이렇게 3개 등산로만 시민들의 편의를 위하여 입산을 허용하고 나머지 등산로 22개를 모두 폐쇄한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이 기간 동안 무단 입산자는 산림법에 따라서 처벌되는데, 최고 20만원의 과태료를 물게 된다고 밝혔습니다.
신문기사를 보는 순간 참 황당하다는 생각과 함께 실제로 등산로가 모두 폐쇄되면 일대 혼란이 일어나겠구나 하는 걱정이 먼저 들었습니다. 적석산 사정은 잘 모르지만, 시내에 있는 무학산, 팔용산의 경우에는 2개 등산로만 제외하고 나머지 등산로를 폐쇄한다는 것이 도대체 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무학산, 팔용산은 평일에도 아침운동과 등산을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각자 자기 동네 뒤로 나있는 길을 따라서 등산을 하는 사람들이 매일 아침 천명도 넘을 것이라고 짐작됩니다.
그런데, 겨우 신문기사 한 번 내보내고 제대로 홍보도 하지 않고 등산로를 폐쇄한다면 시민들과 충돌이 일어날 게 뻔 한 일입니다. 당장 다음달 1일부터 무학산, 팔용산을 찾는 시민들과 공무원들이 “왜 안되냐?”, “산불방지 기간이다.”, “여기까지 왔는데 어떡하냐? 그냥 돌아가란 말이냐?”, “정부 방침이라서 어쩔 수 없다.” 같은 주장을 주고받으며 부딪치는 장면이 눈에 선 하였습니다.
혼란, 산불보듯 뻔하다.
게다가 작년 겨울에 저 역시 셀 수 없을 만큼 여러 번 각각 다른 등산로를 통해서 무학산에 올랐지만, 단 한 번도 입산통제를 받아 본 적이 없습니다.
서원곡 등산로의 경우 산불 감시원이 화기 소지 여부를 물어보고, 라이터와 같은 인화물질을 보관하도록 하였고, 다른 등산로 입구에는 산불감시원이 지키고 있는 것이 고작이었습니다.
그런데, 올 해부터 별안간 등산로를 대부분 폐쇄하고 입산통제를 한다니, 참 단순하기 이를 대 없는 정책결정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산불방지를 위해서 입산통제를 하는 것은 충분히 타당한 일이지만, 매일 아침, 그리고 주말마다 산을 찾는 시민들 입장에서 단 한 번도 고민을 해보지 않은 결정이기 때문입니다.
정말 산불예방을 위해서 꼭 입산통제를 해야 하는 구간은 어디인지, 혹은 매일아침 약수터와 운동기구가 설치된 곳을 찾는 시민들을 위해서 일부구간이라도 개방해야 하는 곳은 어디인지 제대로 따져보고 결정해야 옳은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서류상으로만 하는 산불방지, 입산통제
너무 황당한 일이라 어제 아침 마산시청 해당부서에 확인 전화를 걸어보았습니다. 신문에 보도된 것이 사실인지 물었더니, “매년 전국적으로 11월부터 다음해 5월까지 입산통제를 한다”고 대답하더군요.
그럼, 작년에는 왜 등산로 폐쇄를 안했냐고 물었더니, “작년에도 11월부터 입산통제구간을 지정 고시 했지만, 시민들 편의를 위해서 감시초소를 설치해서 확인 후에 입산허가를 했다”고 하더군요.
그렇다면, “올 해도 작년처럼 산불감시 초소에 이름하고 주소를 써놓으면 그냥 들어갈 수 있다는 이야기냐”고 물었더니 “그렇다”고 하였습니다. 결국, 등산로폐쇄는 서류상에서만 이루어지는 일이었습니다.
처음엔 황당한 일이었는데, 시공무원과 전화통화를 하고나니 허무한 일이 되었습니다. 시민들에게 입산통제를 지키지 않으면 20만원까지 과태료를 물리겠다고 엄포를 놓고, 신문에 보도까지 해놓고선 실제로는 폐쇄되는 등산로는 단 한 곳도 없다는 것입니다.
사실상 모든 등산로를 개방하면서, 입산통제구역 지정, 고시를 하였으니 산불방지를 위한 입산통제는 서류상으로만 이루어지는 것 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이거야 말로 탁상행정, 전시행정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아직 시간이 남아 있으니 지금이라도 현실성 있고 제대로 된 산불방지 대책이 마련되었으면 좋겠습니다.
KBS 창원라디오 생방송 '오늘' 시민기자 칼럼, 10월 21일 방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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