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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 정치

40대 친구들, 갯돈 1000만원 문재인펀드 투자

by 이윤기 2012. 10.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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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가는 곳에 마음 간다, 486 친구들 곗돈 1000만원을 쏘다

 

문재인 펀드 모금 첫 날, 펀드 가입자가 폭주하였는지 하루 종일 사이트가 제대로 열리지 않았습니다. 퇴근 시간이 지나서야 겨우 사이트가 열려 문재인 펀드에 1000만원을 약정하고 송금을 완료하였습니다.

 

지방 소도시 시민단체 실무자가 무슨 돈이 있어 문재인 펀드에 1000만원이나 배팅(?)을 하였느냐고 궁금해하시는 분들도 많으실텐데요. 사실 1000만원은 제 개인 돈이 아닙니다. 문재인 펀드에 투자한 65년, 667년 생인 제 친구들이 만든 계모임에서 모은 곗돈입니다.

 

 

지난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에도 곗돈 500만원 털어 '박원순 펀드'에 가입하였습니다. 당시 제 개인 블로그와 오마이뉴스에 박원순 펀드에 500만원을 가입하게 된 사연을 기사로 내보냈습니다.

 

개인블로그 : 2011/09/27 - 곗돈 500만원 털어 박원순 펀드 가입

오마이뉴스 : 2011/09/27 - 곗돈 500만원, 박원순 펀드에 투자했습니다

 

당시 개인블로그와 오마이뉴스 기사를 조회한 숫자를 합치면 2만 명이 훨씬 넘었습니다. 특히 오마이뉴스에 송고된 기사는 뜻하지 않은 오해를 불러 일으키기도 하였습니다.

 

제 친구들과 함께 만든 계모임 이름이 '민우회'인데, 오마이뉴스에 기사가 나간 후에 서울에 있는 유명한 여성운동 단체 '여성민우회'에 왜 박원순 펀드에 가입하였느냐는 문의 전화가 쇄도하였다고 합니다.

 

기사에 포함된 박원순펀드 인터넷 게시판을 캡처한 사진 속에 "친구들의 허락을 받아 펀드가입하였습니다 - 민우회"라는 글이 노출되어 있었는데, 이것 때문에 여성민우회로 오해한 분들이 많았던 것입니다.

 

급기야 여성민우회 실무자와 오마이뉴스 편집국으로부터 민우회라는 계모임 이름을 모자이크처리 하면 좋겠다는 연락까지 왔더군요. 결국 여성민우회 실무자의 요청을 받아들여 기사에 나오는 사진에 '민우회'라는 계모임 명칭을 모자이크로 처리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하였습니다.

 

그 당시만해도 계모임에서 운영하는 카페와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으면서 3시간 만에 만장일치로 박원순 펀드 가입을 결의하였는데, 이번에는 스마트폰 카톡 단체 채팅으로 1시간도 안 되어 '문재인펀드' 투자를 확정하였습니다.

 

 

 

 

박원순 펀드 '대박' 경험... 문재인 펀드 망설이지 않고 찬성

 

한 친구가 먼저 문재인펀드 가입을 제안하자 순식간에 회원들이 동의를 표하였습니다. 2011년 박원순 펀드 가입 때도 밝혔지만, 이 계모임 멤버들은 대부분 84년, 85년 무렵에 대학에 입학하여 학생운동에 참여하였거나 대학을 다니지 않았지만 노동운동에 참여하였던 친구들입니다.

 

박원순 펀드처럼 야권의 후보단일화가 이루어지는 경우는 만장일치로 의견이 모아졌지만, 2002년 대선처럼 야권에서 후보가 2명 출마한 경우에는 의견이 나뉜 경우도 있었습니다. 실제로 2002년 대선 때는 당시 곗돈 100만원을 회원들의 지지 후보와 정당으로 나누어 노무현 후보 50만원, 민주노동당(권영길)에 50만원을 각각 나누어 후원하였습니다.

 

그래서 이번 대선의 경우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야권 후보로 출마하였고,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두 후보가 팽팽하게 맞서는 상황이라 계모임 친구들의 지지도 양분될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문재인 펀드에 반대하는 친구도 있을 수 있고,  안철수 후보를 후원하고 싶다는 친구도 나올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카톡을 통해 의견수렴이 이루어졌을 때, '문재인 펀드' 가입에 만장일치로 의견 합의가 이루어졌습니다.

 

사실 2007년 대선 때도 의견 일치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2007년 대선은 이명박의 승리가 예상되던 선거였기 때문에 후원금을 보내거나 하는 적극적인 참여는 하지 않았지만, 당시 문국현 후보와 정동영 후보로 저의 계모임 친구들의 지지가 양분되어 있었습니다. 지금 기억이 정확하지는 않지만 7:3 정도로 문국현후보 지지가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문재인 펀드 만장일치 찬성... 후보 단일화 결과로 예상할 수 있을까?

 

예상 밖의 결과였습니다.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에 대한 지지가 나뉘어질 줄 알았는데, 9명의 멤버가 모두 문재인 펀드 가입에 주저없이 찬성하였기 때문입니다. 계원 대부분이 이른바 486에 속하는 저희 계모임은 11명이 회원으로 출발하여 몇 년전 친구 둘이 한 달 간격으로 먼저 세상을 떠나는 바람에 지금은 9명이 남아있습니다.

 

말하자면, 문-안 후보 지지를 놓고 의견이 갈라질 줄 알았는데, 저희 계모임 친구들 9명은 문재인 후보로 단일화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매우 비과학적이고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문-안 단일화의 결과도 이렇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으로 이어집니다.

 

왜냐하면 물질 가는 곳에 마음이 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안철수 후보가 낡은 정치 개혁을 상징하는 인물이지만, 문-안 두 후보 중에서 본선에서 승리하고 개혁과 복지를 실현할 수 있는 후보는 문재인이라고 판단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자만, 어쩌면 이것도 세대 간 지지가 다르기 때문에 생긴 일인지도 모릅니다. 대체로 안철수 후보에 대한 지지는 20대 젊은 친구들이라고 하지요. 저희 계모임 친구들은 모두 40대 후반이기 때문에 문재인 펀드 가입에 쉽게 만장일치로 의견이 모아졌는지도 모릅니다.

 

사실 올 해 대학에 입학한 제 아들 녀석만 해도 <안철수 현상>이 출간되자 마자 사서 읽고, 저 더러도 읽어보라고 주고 가더군요. 불행히도 이 녀석은 대학 1학년이지만 만 19세가 안 되어 투표권이 없습니다. 제 아들 녀석보면 투표연령 더 낮춰야 하는 것 분명 맞습니다.

 

아무튼 저희 계모임은 매달 꼬박꼬박 모으는 회비로 회원들의 경조사도 챙기고  최근엔 모임이 뜸하였지만 1년에 한 두번 경치 좋고 분위기 좋은 곳을 찾아 곗돈으로 여행을 다니기도 합니다. 모두들 개인적으로 1곳 이상의 시민단체에 후원금도 내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계모임 친구들  자녀 중에서 처음으로 수능 시험을 치는 아이들이 있어서 곗돈으로 격려금으로 10만원씩을 보내주었습니다. 올해도 수능 치는 아이들이 있어 곗돈에서 격려금을 나눠줄 계획입니다.

 

친일인명사전 편찬 때도 후원금을 보냈고, 우토로 모금을 비롯한 이런저런 커다란 이슈와 모금 활동이 있을 때마다 의미있는 일에 곗돈을 썼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처음 계를 결성할 때부터 곗돈을 모아 적어도 1/3은 사회를 위하여 보람있는 일, 의미있는 일에 쓰자고 약속하였고, 그 약속을 꾸준히 지켜오고 있습니다.

 

 

 

누구나 계모임 몇 개씩은 있지요? 곗돈으로 대선 펀드 가입합시다 !

 

아마 각자 당장 100만원씩 내서 문재인 펀드에 가입하자고 누군가 제안했다면 실현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기왕에 모아 놓은 목돈이 있었기 때문에 1000만원이라는 거금을 문재인 펀드에 투자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세상을 살다보면 누구나 이런저런 명분과 인연으로 만난 사람들과 계 혹은 모임을 만들고 곗돈 혹은 회비를 모으는 줄 알고 있습니다. 이런 모임에 모아 놓은 돈을 '문재인 펀드'처럼 보람있는 일에 투자해보시면 좋겠습니다.

 

'계' 라면 계원들과 모임이라면 회원들과 대선 후보를 놓고 토론도 벌여보시고, 모아 놓은 돈으로 정치인 펀드에 투자해서 이자까지 받을 수 있고, 지지하는 후보가 당선되면 바라던 정책이 실현될 수 있으니 일석삼조 혹은 그 이상의 효과가 생길 수 있지 않겠습니까.

 

마침 지난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그냥 후원금을 내는 것이 아니라 선거 후에 돌려주는 '박원순 펀드'가 생긴 덕분에 저희 계모임도 곗돈으로 모아 둔 목돈 500만원을 보람있게 사용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던 것입니다.

 

제 친구들 계모임 '민우회'가 박원순 펀드에 투자했기 때문에 서울시장 선거에 승리한 것이 아닌 줄 잘 알면서도 "우리가 박원순 펀드에 500만원 투자해서 박원순 시장을 당선시켰다"는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 '자부심'을 잔뜩 가지고 있습니다.

 

박원순 펀드 반값 등록금으로 돌아와... 문재인 펀드도 대박 예감 !

 

그러다가 이번 대선에는 박원순 펀드 투자로 얻은 보람을 두 배로 높이기 위하여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문재인 펀드에 곗돈 1000만원을 몽땅 투자한 것입니다. 이번에도 저희 곗돈 털어 가입한 문재인 펀드가 박원순 펀드처럼 대박을터뜨렸으면 좋겠습니다.

 

2011년 박원순 펀드는 제 개인에게는 '반값 등록금'이라는 대박으로 바뀌어 돌아왔습니다. 아들이 서울시립대에 입학하여 박원순 펀드로 이자 수입만 생긴 것이 아니라 그야말로 '대박'의 혜택을 톡톡히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2012년 문재인 펀드는 내년부터 줄줄이 아이들을 대학에 입학시켜야 하는 저희 계모임 멤버들에게 '반값 등록금' 실현이라는 대박으로 돌아올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문재인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하면 박원순시장이 서울시립대 등록금을 반값으로 낮추었던 것처럼 전국의 공사립 대학부터 즉각 반값 등록금을 실현하고 곧장 사립대학으로까지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문재인 펀드에 가입해야 할 이유를 말하라면 100가지도 넘겠지만, 낼모레 오십을 바라보는 제 계모임 친구들에게는 반값 등록금만 해도 충분히 매력적인 이유입니다. 문재인 펀드 꼭 대박 터뜨려 내년에는 대학 등록금 부담 딱 절반으로 줄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