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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신라면블랙, '싸이' 광고로 요란하게 돌아왔구나?

by 이윤기 2013. 5.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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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법 가격인상과 허위 광고 논란 등으로 1억 5000원의 과징금을 물고  2011년 9월 국내 판매가 중단되었던 농심 '신라면블랙'이 지난해(2012년) 10월부터 국내에 다시 판매되고 있습니다. 2011년 3월 대대적인 광고와 마케팅을 등에 업고 시장에 진출하였다가 4개월 만에 퇴출이 결정 되었던 '신라면 블랙'이 이번에는 소리소문없이 조용히 판매를 시작하였다는 것입니다.

 

2011년 3월 처음 출시된 신라면 블랙은 출시 한 달만인 4월에 9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두 달 만에 150억원 누적 매출을 올리며 돌풍을 일으켰지만, 출시 4개월 만에 월 매출이 20억 원으로 감소하여 결국 생산중단을 결정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신라면 블랙'이 출시 4개월만에 시장에서 퇴출된 것은 '편법 가격 인상과 폭리, 허위 과장 광고로 인한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장금 처분 등으로 여론의 뭇매를 맡았기 때문입니다. 최근 남양유업이 여론의 뭇매를 맡고 있는 것과 비슷한 상황을 격고 시장에서 퇴출되었지요.

 

< 관련 포스팅>

2012/03/23 - [세상읽기-먹거리] - 농심 등 대기업 라면값도 매번 짜고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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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04 - [소비자] - 신라면블랙, 25년 고객사랑 2.5배 비싼 라면으로 보답?

 

 

 

처음 출시 당시 농심측에서는 신라면 블랙은 영양과 맛에서 기존 제품과 완전히 차별화 되는 프리미엄 제품이라는 것을 내세웠지만, 소비자들은 물가 불안을 틈타 라면 값을 인상시키기 위하여 기존 제품가격의 2배가 넘는 유사제품을 출시하였다는 불만을 제기하였습니다.

 

실제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신라면'에 비하여 원재료에 큰 차이가 없는데도 가격만 2.5배나 비싸다는 여론이 급속하게 확산되면서 매출이 뚝 떨어졌고 결국 국내 생산과 판매를 중단하였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신라면 블랙 재출시 보도를 살펴보념“국내 판매 중단 이후 일본을 비롯한 30여개국에서 1년간 모두 2600만달러(290여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합니다. 

 

아울러 믿기지 않는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국내 소비자들도 꾸준히 판매 재개를 요청하고, 올해 초 한 대형마트는 신라면블랙을 미국에서 역수입하는 방안까지 검토할 정도여서 다시 판매하기로 결정"했다고 합니다.

 

출시 후 퇴출까지 6개월 남짓한 기간동안 '신라면 블랙'의 입맛에 길들여져 국내 재팬매를 꾸준히 요청한 소비자들이 있었다는 주장이 별로 믿기지는 않지만, 아무튼 회사측은 미국에서 역수입될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국내 판매를 재개하였다고 합니다.

 

 

 

이런 퇴출 경험 때문인지 '신라면 블랙'은 소리없이 돌아왔습니다. 2011년 첫 출시 당시 신라면 블랙에 관심을 가지고 몇 차례 블로그에 포스팅을 했었지만, 재출시 후 6개월이 지나서야 우연히 대형마트에서 '신라면블랙'을 발견하였습니다.

 

TV도 안 보고 대형마트를 자주가지 않은 탓이겠지만,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봐도 신라면 블랙이 재출시되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많지는 않았습니다. 살얼음판을 딛는 것 처럼 조심조심하던 신라면 블랙이 다시 요란하게 등장한 것은 '싸이'가 광고 모델로 등장하면서부터였던 것 같습니다. 싸이 덕분에 1년 전의 부정적인 이미지도 대부분 상쇄한 것 같구요.

 

아무튼 지난해 재출시 때도 농심측에서는 첫 출시 제품보다 맛과 품질을 더 개선했다는 발표를 하였더군요. "나트륨 함량을 줄이고 사골의 맛을 보강"하여 재출시 하였다는 것입니다. 1년 전 퇴출 당시 여론이 부담스러웠는지, 1년 만에 국내 시장 판매 재개는 아주 조심스럽게 시작한 것으로 보입니다.


2012년 5월 여수엑스포 기념으로 나온 '블랙신컵'이 등장하였고, 그 해 8월에 '신라면블랙컵'으로 이름만 바꿔 시장에 출시한데 이어 약 2개월 후에 봉지라면인 '신라면 블랙'을 1500원에 다시 내놓은 것입니다. 2011년 출시 당시 논란이 되었던 가격이 1600원이었고, 여론의 뭇매를 맡아 1450원으로 가격을 내렸다 국내시장 판매를 중단하였었는데, 1500원에 다시 출시한 것이지요.

 

 

 

신라면 블랙의 재출시 과정이나 가격 정책을 보면 여론의 비난을 피하기 위하여 고심한 흔적이 역력합니다. 아마 재출시 이후 자신감을 회복한 것은 미국 시장에서의 성공 덕분인 것 같습니다. 2013년 3월에는 '신라면 블랙'이 미국 시장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는 기사가 이어집니다.

 

'강남스타일'로 일약 세계적인 스타가 된 “가수 싸이가 광고모델로 나선 신라면블랙이 ‘싸이라면’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입니다. 아마 이런 자신감 때문에 국내 재출시를 결정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신라면 블랙은 2011년 당시 1600원에 출시하였던 신라면 블랙 가격을 겨우 100원 인하하여 출시하였을 뿐만 아니라 성분이나 함량에도 큰 변화가 없이 출시되었습니다. 그런데도 신라면 블랙이 큰 논란없이 시장에 다시 자리잡을 수 있었던 것은 어떤 이유 때문이었을까요?

 

 

 

아마 요란한 광고를 하지 않은 탓에 '신라면 블랙' 제품에 적대감을 가진 소비자들을 자극하지 않은 '소리없는 마케팅'이 주효하였던 것 같습니다. 급한 소나기를 서둘러 피한 후에 다시 돌아온 것이지요. 소리없는 마케팅으로 어느 정도 자신감을 회복한 후에 월드 스타 '싸이'를 광고 모델로 등장시켜 가격과 품질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발을 일거에 막아버린 형국입니다.

 

결국 '사골 육 농도'를 짙게 하였다는 농심 측의 '프리미엄 마케팅'에 휩쓸려 2~3배 비싼 값을 치르는 사람들을 막을 방법은 없을 것 같습니다.소리없이 돌아 온 신라면 블랙, 자세히 뜯어봐도 별로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

 

위의 사진은 신라면과 신라면 블랙의 성분표입니다. 일부러 어느 쪽이 신라면 블랙인지 표시하지 않았는데, 이 성분표를 보고 '프리미엄'라면인 신라면 블랙을 찾아낼 수 있을까요?

 

싸이를 광고 모델로 내세운 신라면 블랙은 이번에도 역시 프리미엄 마케팅 전략입니다. 비싼 것이 무조건 더 좋은 것이라고 믿는 소비자들이 더 비싼 값을 주고 '블랙'을 구입하는 것이지요. '프리미엄 제품'을 먹으면 사람도 '프리미엄'해질까요?

 

아무리 비싸봐야 라면은 라면입니다. 인스턴트 라면은 인스턴트 라면일 뿐입니다. 세상에 라면 많이 먹으면 건강해진다는 말은 못 들어 봤습니다. 비싼 라면도 성분표를 확인해보면 똑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