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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여행 연수/우포둘레길

우포 둘레길②, 소목마을-우포늪 생태관까지

by 이윤기 2009. 1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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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포늪은 뭍도 아니고 물도 아닌 늪입니다. 늪은 물이 뭍이 되어가는 과정이 끊임없이 진행되는 곳 입니다. 우포늪에는 160여종의 새와 170여종의 식물과 30여종의 물고기들이 살고 있는 생태계 보고라고 합니다. 아울러 우포늪은 한반도가 생성되던 무렵인 1억 4천만 년 전에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1억 4천만 년의 역사를 간직한 우포 둘레길 걷기, 오늘은 소목마을에서 목포, 목포제방, 우포와 쪽지벌 사이에 만들어진 뭍을 지나서 우포늪 생태관으로 돌아오는 구간을 소개합니다.

<관련기사>
2009/10/28 - 소벌(우포) 둘레길 걷기, 우포 야생동물 워크숍 참가자 모집 
2009/11/02 - 억새, 갈대가 춤추는 우포둘레길 걷기 여행
2009/11/04 -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우포늪 둘레길 코스①



소목마을을 지나면서부터는 지도상에서 보시는 것처럼 나무벌(목포)입니다. 사단법인 푸른우포사람들 건물을 지나가는데 메타세콰이어와 낙우송이 어우러져 이국적 정취가 물씬 풍깁니다. 푸른우포사람들 건물 근처에는 국민여동생 문근영이 출연한 영화 "사랑 따윈 필요 없어" 촬영지 표지판이 붙어있었습니다.

우포늪 지킴이, 우포늪 매니저 주영학씨

마침 이 길을 지나가다가 우포지킴이 주영학씨를 만났는데, 사랑 따윈 필요 없어 이외에도 태극기 휘날리며를 비롯한 여러 편의 영화와 다큐멘터리를 우포늪 주변에서 찍었다고 하였습니다. 문근영씨와 함께 찍은 사진도 보여주시더군요.

주영학씨는 환경부 소속 환경감시원으로 우포늪 지킴이 활동을 하시는 분 입니다. 워낙 언론을 통해서도 많이 소개된 분이기 때문에 우포늪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대부분 아는 분이라고 합니다. 우포늪과 관련된 방송이나 기사에는 약방감초처럼 등장하시는 분이고 신문, 방송, 잡지를 비롯한 언론사 관계자들에게는 우포늪 매니저 역할을 하는 분이시더군요.



우포늪을 주제로 한 방송을 제작하거나 우포늪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를 촬영하거나 우포늪을 기사로 작성하는 제작진은 반드시 주영학씨와 함께 우포늪의 스케줄(촬영시기와 장소)을 확인해야만 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날도 다음주에 계획된 여러 방송과 언론의 우포늪 인터뷰와 드라마제작진의 촬영스케쥴을 좍 꽤고 있었습니다. 


물론 그의 진짜 임무는 우포늪 환경지킴이 입니다. 그는 날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고스란히 우포늪을 지키면서 살고 있는 분이었습니다. 이날 소목마을 근처에서 만났을 때도 커다란 자루에 뉴트리아를 포획해서 오는 길 이었습니다.


늪의 모든 생명체를 닥치는 대로 먹어치우는 물쥐 종류의 외래종 뉴트리아를 포획하였더군요. 그는  뉴트리아가 1년에 4번이나 번식하고 한 번에 최고 11마리까지 새끼를 낳은 왕성한 번식력 때문에 천적없는 외래종의 생태계 파괴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거대한 쥐(?), 생태계 파괴자 뉴트리아

천적이 없는 우포늪 뉴트리아에게 유일한 흔적은 자신 뿐이라고 하더군요. 2008년에는 187마리의 2009년에도 58마리의 뉴트리아를 포획하였다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하였습니다. 사진으로 보시는 거대한 쥐가 바로 뉴트리아입니다.


소목마을을 지나 목포늪 깊숙히, 장재마을 앞을 지나는 길에는 여러군데 왕버들이 자라고 있고 커다란 왕버들 군락지가 나타납니다.  람사르 총회 당시 우포늪을 방문한 외국인들에게 호주의 맹그로브 숲과 비슷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고 합니다.



가을이라 왕버들 잎이 많이 떨어져 호주 맹그로브 숲과 비슷하다는 것을 심감할 수는 없었지만, 여름철에 푸른잎이 가득할 때라면 비슷한 느낌을 줄 수도 있을 것 같았습니다.

소목 마을 나루터와 왕버들 군락지 역시 사진 작가들이 많이 찾는 장소라고 합니다. 특히, 아침 해가 뜰 무렵에 많은 사진작가들이 나루터와 왕버들 군락지를 촬영하러 온다고 하더군요.

창녕, 농부들이 보리대신에 양파를 심은 이유?

창녕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양파 주산지입니다. 요즘은 양파 국수, 양파 고추장을 비롯한 다양한 양파관련 가공식품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부지런한 창녕 농부들은 벼를 수확하고 나면 곧바로 양파를 심기 때문에 일년내내 분주하게 농사를 짓는다고 합니다. 물론, 이런 부지런함 때문에 창녕에는 알부자들이 많다고도 하였습니다.

그런데, 보통 우리나라 농사는 벼를 수확하고 난 후에 보리나 밀을 심는 이모작을 하였는데, 유독 창녕농부들은 양파를 심어왔습니다. 왜 창녕농부들은 벼를 수확한 땅에 보리나 밀 대신에 양파를 심었을까요?

그 답 속에는 자연과 공존하며 살아가는 농사의 지혜가 담겨있다고 합니다. 벼를 수확하고 난 후 겨울에 보리나 밀을 심으면 우포늪에 살고 있는 새들이 몽땅 먹어치워버린다고 합니다.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사람들은 새들이 좋아하지 않은 작물을 찾기 위하여 이것 저것 다른 작물을 심기 시작하였고 결국엔 새들이 먹이로 삼지 않는 양파와 마늘을 심게 되었다고 합니다.

양파와 마늘을 심으면서부터 사람들이 일부러 새를 쫓아내지 않아도 되었다는 것 입니다. 우포늪 주변 농부들은 새와 함께 살아가는 농사의 지혜를 터득한 것 이라고 생각됩니다.

지도상의 E지점과 F지점에는 목교가 놓여있습니다. 이 목교가 없을 때는 나무벌(목포) 둘레를 걷기 위해서는 약 1~2km 더 돌아가야 했었답니다. 장재마을 앞 길을 지나가다보면, 이 다리는 그다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참, 지도상 E지점에서 F지점으로 이어지는 제방에는 아직 이름이 없다고 합니다. 아~ 마을 분들에게 다 확인해보지 않았으니 혹 마을에서 부르는 이름이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아무튼 우포늪 지도에도 제방이름은 없습니다.

F지점 아래에는 베쓰가 많이 있다고 하더군요. 베쓰 역시 뉴트리아처럼 외래종이 들어와서 생태계를 파괴하는 대표적인 흉악범 중에 하나지요. F지점을 지나면, 목포제방을 지나서 쪽지벌과 연결되는 지점까지 비포장 도로가 나타납니다. 

토평천 건너, 출발지점으로 가는 길

먼지가 많이나고 가끔 차가 다니기 때문에 걷기에는 좀 불편합니다. 비포장 도로를 따라 한 참을 내려가다보면, 쪽지벌까지 못 가서 다시 우포늪 속으로 들어가는 길이 나옵니다. 이곳은 쪽지벌과 우포늪 사이에 늪이 뭍이 된 곳 입니다.


우포늪에 들어 온 물이 토평천으로 흘러나가는 이 구간은 마치 작은 운하를 지나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이곳에서 지도상 G 지점에서 H지점을 지나 처음 출발한 우포늪생태관까지 다시 돌아가려면 반드시 늪이 뭍이 된 이 길을 따라가야 합니다.
 
이 곳 역시 1억 4천만년에 만들어진 우포늪의 신비한 모습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는 구간입니다. 해질녘 서쪽으로 너머가는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갈대와 억새가 장관을 이루고 있고, 우포늪을 찾아 온 겨울새들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장소입니다. 여름에 우포늪에 물이 많아지면 이 길은 지나갈 수 없다고 합니다.



우포늪, 따오기복원센터

다시 출발지점인 우포늪 생태관으로 가는 길에는 '따오기복원센터'가 있습니다. 지도상에 둔터마을로 표시된 곳이 따오기복원센터입니다. 중국에서 들여 온 따오기 부부와 한국에서 태어난 '따루'와 '다미'가 살고 있습니다만, 아직 일반인들에게 공개되지는 않습니다.


따오기복원센터입구에가면 한국에서 태어난 따루와 다미 사진이 작은 현수막으로 걸려있습니다. 따오기복원센터를 지나면 우포늪 전망대가 있습니다. 우포늪 둘레길 걷기를 마무리하면서 지나온 길을 한 눈에 쭉 둘러 볼 수 있는 장소입니다. 


만약 반대 방향으로 코스를 잡는다면 전망대에서 우포늪 둘레길을 먼저 살펴보고 출발할 수 있는 장점도 있을 것 같습니다. 오전 9시 45분에 세진주차장을 출발하여 우포늪 둘레길을 걷고 다시 출발장소로 돌아오니 오후 4시였습니다. 

함께 길을 걸었던 참가자들은 한결 같이 "처음 기대했던 것 보다 너무 좋았다"는 평가를 해주셨습니다. 우포생태학습원과 YMCA가 공동으로 진행하는 우포늪 둘레길 걷기는 앞으로 겨울, 봄, 여름에 각 한 번씩 더 진행 할 예정입니다. 2010년 1월에 겨울 우포둘레길 걷기를 진행하기로 하였습니다. 

우포둘레길은 부담이 될 만한 오르막이나 내리막 길도 없어서 편안하게 걸을 수 있는 길 입니다. 창녕에서 멀지 않은 분들은 우포늪 둘레길 걷기 한 번 해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