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읽기

함안보 타워크레인 농성장 방문

by 이윤기 2010. 7. 30.
336x280(권장), 300x250(권장), 250x250, 200x200 크기의 광고 코드만 넣을 수 있습니다.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들이 함안보 타워크레인을 점거하고 농성을 벌이고 있는지 8일째 되는 날 YMCA 회원들과 함께 현장 방문을 다녀왔습니다.

YMCA회원들과 함께 하는 현장 방문은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지난 5월 19일 공사현장 방문과 개비리길을 다녀 온 후 한 달 보름만입니다.


5월에 현장을 방문하였을 때, 6.2 지방선거에서 4대강 공사에 반대하는 후보들을 대거 당선시키면 공사를 중단시킬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가졌습니다.

그런데, 막상 지방선거에서 김두관 도지사를 비롯한 4대강 공사의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는 후보들이 대거 당선되었지만 이명박대통령과 정부는 선거 민심을 무시하고 계속해서 공사를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관련기사>
2010/05/20 - [세상읽기] - 4대강 공사, 진실을 알면 찬성 못한다
2010/05/22 - [여행 연수] - 4대강 현장, 낙동강변 절벽길 개비리길

어제는 지난 5월에 함안보를 방문하여 '4대강 공사 즉각 중단'을 요구하였던 YMCA 등대 회원들이 주축이된 농성장 격려방문이었습니다. 신문과 방송 보도를 보면서는 타워크레인 현장이 그렇게 까마득히 먼 곳인줄 몰랐습니다.

그런데,  막상 현장을 방문해서 함안보 공사현장 '전망대'에 서 보니 멀리 타워크레인에 걸어놓은 현수막 글자 조차도 읽을 수가 없었습니다. 타워크레인 위에 있는 두 사람의 활동가가 마치 망망대해위에 떠 있는 것 처럼 느껴지더군요.



어제가 농성 8일째였습니다. 오늘 타워크레인 농성을 지원하는 천막에는 농성 9일째라고 씌어있겠네요.  아래 보시는 사진은 타워크레인 농성을 지원하는 천막농성장입니다. 부산, 창원, 진주의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들이 천막을 지키면서 방문객을 맞이하고 언론의 취재를 지원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YMCA 등대회원들과 함께 천막농성장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방학이라 아이들도 여럿이 함께 현장을 방문하였고 휴가 기간이라 가족이 모두 함께 참여한 분들도 있었습니다. 저희는 냉장고에서 꽁꽁 얼린 생수를 1박스 준비하여 갔는데, 저희 일행을 위하여 농성장을 지키는 실무자들 참외를 깍아주셔서 조금은 민망하였다.




창원환경운동연합 감병만부장입니다. 제가 뉴스 속보를 보면서 "농성 전문인 감부장님이 타워크레인에 올라갔을 줄 알았는데...."하고 농담을 던졌습니다. 그랬더니 "안 그래도 원래는 함께 올라 갈 계획이었는데, 당일 아침 현장 상황이 여의치 못했다"는 이야기를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더니, 점거 농성을 시작하던 그날 새벽부터 8일째를 맞는 어제까지 현장 상황을 상세하게 설명해주셨습니다. 휴대전화 배터리 반입을 제한하고 있다는 것, 정치인들이 다녀갔다는 것, 창녕경찰서의 돈봉투 사건, 경찰이 타워크레인에 올려보내는 음식을 자의적으로 제한한다는 것, 타워크레인 농성자 가족들이 다녀간 이야기 등을 상세하게 들려주었습니다.

"정말 다른 방법이 없었다. 왜 크레인을 점거했냐고 묻는 분들이 많았다. 6.2 선거에서 국민들의 민심이 전해졌다. 기자회견 해보고, 서명운동도 하고 캠페인, 토론회 등 할 수 있는 것은 이미 다했다. 어디 그 뿐인가? 문수스님이 소신공양까지 하셨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와 대통령은 귀를 막고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 정말 이것 말고 다른 방법이 없기 때문에 공사현장을 점거하였다."




감병만 부장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YMCA 등대회원들입니다. 이야기를 들으며 "말도 안 된다." "웃기네", "세상에 뭐 그런 일이 있어", "어쩌노" 하며 안타까운 탄식을 쏟아내었습니다. 함안보 농성현장에는 오후 3시에 미사, 오후 7시 30분에 촛불집회가 매일 열린다고 하였습니다.


감부장의 설명을 들은 후에 타워크레인 위에서 농성하는 두 분을 격려하러 함안보 현장 '전망대'로 갔습니다.




현장에 갔더니 낯설지 않은 분들이 타워크레인 농성현장을 배경으로 방송 인터뷰를 하고 있었습니다. TV에서 많이 보셨지요. MBC PD수첩에 나오시는 PD분이 취재를 하고 계셨습니다. 아마 주민대책위에서 활동하시는 활동가분과 인터뷰를 하는 있더군요.


저희 회원들중에 '어~ 우리도 배경화면으로 나오나?' 하고 기대(?)를 나타낸 분이 있었는데, 인터뷰는 금새 끝나고 카메라는 한 번도 저희 쪽을 비추지 않았습니다.



YMCA 회원들이 손피켓을 준비해갔습니다. "낙동강 지키기 ! 아줌마도 함께 합니다"라고 씌어있습니다. 그런데, 막상 현장에 가보니 타워크레인이 정말 멀리 있어서 이 글자가 보이지 않겠더군요. 회원들 모두 참 많이 안타까워하였습니다.




강가에서 소리치면, 타워크레인까지 들릴까?

그래서 타워크레인 농성 현장을 바라보며 소리를 쳤습니다.

처음에는 "이환문 사무처장님, 최수영 사무처장님 힘내세요" 하고 소리를 쳤습니다. 땡볕에서 잇달아 몇 번 소리를 지르고나니 금새 지치더군요. 바로 글자 수를 줄였습니다.

소리를 지르면서도 "애이~ 안들린다." "그래 저기 공사장 소음 때문에 못 듣는다" 하고 실망하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잠시 후 타워크레인 농성자 중에 한 분이 나타났습니다.

"이환~무~운, 최수~여~엉, 힘~내~세~요"

이렇게 몇 번 소리를 지르는 동안 타워크레인 조종석 앞쪽으로 두 분 중 한 분이 나와서 손을 흔들어주었습니다.


워낙 거리가 멀고 까마득하게 보여 두 사람 중 어느 분인지 분간을 할 수는 없었습니다.
서로 멀리서 마주보며 손을 흔들고 또 다시 소리쳐 함께하는 마음을 전하였습니다.

"이환~무~운, 최수~여~엉, 힘~내~세~요"




타워크레인 바로 아래있는 공사현장과 '전망대' 앞에는 경찰버스가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현장 관계자들은 보궐선거가 한나라당의 승리로 끝났고, 본격적인 휴가 기간인 이번 주말이 고비가 될 것으로 예상하며 걱정이 많았습니다. 

타워크레인을 점거하고 있는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들은 "4대강 사업 중단하고, 대안 모색 위한 사회적 기구와 국회 4대강 검증특위를 구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아무런 불상사없이 농성자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져야한다는 간절한 바람을전하였습니다.



타워크레인 농성과 이를 지원하는 천막농성 그리고 매일 열리는 4대강 반대 미사와 촛불집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강 건너편에는 포크레인과 덤프트럭이 쉼없이 강을 파헤치고 있었습니다.




낙동강을 위해서,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
미래를 위해서 촛불을 밝혀 주세요.

함안보 촛불문화제 집중의 날
7월 31일(토) 저녁 7시 30분 / 함안보 농성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