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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 교통

죽음 부르는 중앙분리대, 창원 랜드마크 만든다더니...

by 이윤기 2012. 6.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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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창원시가 출범한 후 화단형 중앙분리대 공사가 곳곳에서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화단형 중앙분리대 설치 이후 '무단회단'으로 인한 교통사고가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마산 지역의 경우 해안도로를 중심으로 화단형 중앙분리대를 설치하였고, 석전동, 합성동 지역 315대로의 철골형 중앙분리대를 철거하고 화단형 중앙분리대를 설치하였습니다.

 

그런데 철골형 중앙분리대를 철거하고 화단형 중앙분리대를 설치 한 후에 '무단횡단' 교통사고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경남신문 보도에 따르면 지난 15일 새벽 마산 해안도로에서 남녀 2명이 택시를 타기 위해 무단횡단 하던 중 승용차에 치여 남성은 숨지고 여성은 중상을 입었다고 합니다.

 

2월에는 마산 합성동 시외버스터미널 앞 도로에서 무단횡단 하던 베트남 국적 20대가 택시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정작 심각한 문제는 무단횡단 사망사고가 이미 예측된 사고라는 것입니다. 지난해 7월 창원시가 화단형 중앙분리대 공사 계획을 발표했을 때부터 '무단횡단' 사고 증가에 대한 우려가 표명되었기 때문입니다.

 

 

창원원대로 183억 화단형 중앙분리대는 어쩌나?

 

당시 창원시는 소계광장에서 성주광장에 이르는 창원대로 10.8Km 구간에 183억원을 투입하여 녹지형(화단형) 중앙분리대를 설치한다는 계획을 발표하였습니다.

 

이 때 언론보도를 보면 공사를 찬성하는 창원시 측에서는 도시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는 주장과 중앙선 침범 사고를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경찰을 비롯한 공사를 반대하는 측에서는 무단횡단 사고 증가, 중앙선 침범 감소 효과 미미, 그리고 창원대로의 경우 자전거 도로 축소 반대를 주장하였습니다.

결국 창원시가 경찰을 비롯한 반대 측 의견을 무시하고 화단형 중앙분리대 공사를 강행하여 '무단횡단' 사고가 증가하는 결과로 이어지게 된 것입니다.

 

앞서 인용한 경남신문 기사를 보면, 지난 15일 사망사고가 발생한 해안도로 화단형 분리대의 경우 무단횡단을 방지할 만한 시설이 전혀 없었다고 합니다.

 

"성인 남성 무릎을 조금 넘는 크기의 나무들이 심겨 있고 나무 간격이 촘촘하지 않아 무단횡단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또 무단 횡단 금지를 알리는 표지판은 중앙분리대 쪽이 아닌 도로 가에 설치돼 있어 눈에 잘 띄지 않았다."

 

기사를 보면 경찰 관계자와 창원시 관계자가 모두 "무단횡단을 막는 안전장치" 설치와 "수목 간격을 좁히는 등 대책"마련, 그리고 "무단횡단을 막는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대답하였습니다.

 

 

 

화단형 중앙분리대가 무단횡단 '욕구'를 자극한다

 

그런데 현실적인 대안은 별로 없어 보입니다. 지금까지 나타난 결과만 보아도 명백한 예산낭비입니다. 왜냐하면 멀쩡한 '철골형 중앙분리대'를 철거하고 '화단형 중앙분리대'를 만들어 '무단횡단 사망사고'가 증가하였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화단형 중앙분리대'를 반대하는 측에서는 도로 한 복판에 '화단형 중앙분리대'가 만들어지면, 차량 통행이 적은 시간에 '무단횡단' 욕구를 자극할 것이라는 지적이 충분히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왕복 8차선 도로의 경우 철골형 중앙분리대는 8차선 도로 전체의 차량 흐름이 중단 되어야 무단횡단을 시도할 수 있고, 도로 한 복판에 있는 철골 구조를 넘어가야 하기 때문에 무단횡단을 시도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나 화단형 중앙분리대의 경우 왕복 8차선 중에서 편도 4차선만 차량 흐름이 끊기면 무단횡단을 하여 '화단형 중앙분리대'에 서 있다가 반대편 차선의 차량 흐름이 끊길 때 무단횡단을 할 수 있습니다.

 

말하자면 철골형 중앙분리대가 설치된 곳에서는 한꺼번에 8차선을 건너야 하지만, 화단형 중앙분리대가 설치된 곳에서는 4차선씩 나누어서 무단횡단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진에서 보시는 것 처럼 도로 한 가운데 있는 화단형 중앙분리대가 마치 '교통섬'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에 무단횡단을 시도하기에 더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화단형 중앙분리대 장점 살리는 무단횡단 근절 대책 과연 있을까?

 

따라서 경남신문에 보도된 창원시 관계자가 내놓은 대책은 현실성이 별로 없습니다. '수목 간격'을 좁혀도 무단횡단 시도를 막기 어려울 것입니다. 나무를 촘촘히 심어도 나무를 밟고 지나가거나 쓰러뜨리고 지나가는 일이 계속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창원시 관계자는  “화단형 중앙분리대의 장점을 살리면서 무단횡단을 막는 방법을 마련하겠다”고 하였는데, 과연그런 절묘한 대책이 있는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만약 그런 '절묘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현재 계획된 화단형 중앙분리대 계획은 모두 중단되어야 합니다. 예컨대 창원대로의 경우처럼 183억 원이나 되는 예산을 쏟아 부어 창원시를 상징하는 '자전거 도로'를 좁히면서 까지 화단형 중앙분리대를 만들어야 하는 지 원점에서 재검토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이미 만들어진 마산 지역에 있는 화단형 중앙분리대의 경우도 지금 상태로 계속 존치 할 것인지 심각하게 검토해 보아야 합니다. 

 

 

 

사실 무단횡단 교통사고가 일어난 마산 해안도로의 경우 화단형 중앙분리대보다 제대로 된 '자전거 도로'를 만들었어야 합니다. 사진에서 보시는 것처럼 마산해안도로에는 인도를 쪼개 놓은 엉터리 자전거 도로가 만들어져 있습니다.

 

화단형 중앙분리대를 만들 공간이면 도로 가장자리에 창원지역에 있는 것 같은 인도와 분리된 제대로된 자전거 도로를 얼마든지 만들 수 있었을 것입니다.

 

또 화단형 중앙분리대를 만드는 대신에 도로폭이 넓은 곳은 서울처럼 버스중앙전용차로를 만드는 것도 검토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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