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읽기-행정구역통합

마창진함 행정통합 물 건너갔다(?)

by 이윤기 2009. 10. 5.
336x280(권장), 300x250(권장), 250x250, 200x200 크기의 광고 코드만 넣을 수 있습니다.

지난 9월 30일, 마산, 창원, 진해, 함안이 각각 행정통합 신청서를 제출하였습니다. 각 지자체 마다 이해관계가 다른 때문인지 저마다 다양한 통합 신청을 하였다고 합니다. 어쩌면 각 지자체마다 이해관계가 다른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통합 신청 딱 하루 만에 "마창진함, 마창진 통합' 물 건너갔다"는 현수막이 나붙었습니다. 웬일인가 궁금해서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마산, 함안지역 통합 추진 단체들이 기자회견도 하였더군요.


마산·함안지역 행정통합추진 4개 민간단체가 마산·창원·진해·함안 통합의 현실적 대안인 '마산·함안' 통합을 촉구하고 나섰다.
 
㈔마산발전범시민협의회(회장 김형성), 행정구역통합추진 마산시준비위원회(위원장 이학진), 행정구역통합추진 함안군준비위원회(위원장 하성식), 행정구역통합 삼칠·대산민간추진위원회(위원장 황원철)는 1일 오전 마산시청 브리핑 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이 같이 밝혔다.

이들은 "그동안 기대 반 우려 반으로 마·창·진·함 4개 시·군의 통합 건의를 지켜봤지만 그 결과는 다시 원점으로 돌려놓는 결과를 가져와 지역주민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며 "행정안전부에 건의된 4개 시·군의 통합 대상은 철저하게 각 지자체의 이해관계에 의해 결정된 것"이라고 전제했다. (10월 1일, 경남도민일보)


참으로 의아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불과 하루 전날 통합신청을 할 때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이기 때문입니다. 사립대학 총장이 대표를 맡고 마산지역 유지들로 구성된 '행정구역통합 마산시추진위원회'에서 단 하루만에 객관적인 근거도 없이 마치 손바닥 뒤집듯 '행정구역 통합이 물건너 갔다'고 선동하는 일이 벌어진 것 입니다.

 현수막에 씌어진 문구 그 자체도 문제입니다. "행정구역 통합 물 건너갔다 !" 추석 연휴를 보내는 시민들을 자극하고, 창원, 진해 시민들과 지역 감정을 조장하는 매우 선동적인 문장입니다. 인재를 육성을 내건 대학총장이 대표로 있는 단체에서 내건 현수막 내용으로는 매우 부적절해 보입니다.

지역감정 조장하는 선동적인 문구, "행정 통합 물 건너갔다 !"


마산시는 통합신청을 할 때, 마산, 창원, 진해를 통합 대상으로 신청하였습니다. 그리고, 마산시의회는 1순위 마산, 창원, 진해, 2순위 마산, 창원으로 신청하였구요. 민간기구인 행정통합 마산시추진위원회는 마산, 창원, 진해, 함안을 통합대상 지역으로 신청하였습니다.

마산시, 마산시의회 그리고 민간추진기구는 모두 마산시민들의 여론을 충분히 수렴하여 이런 신청서를 제출하였을 것 입니다. 언론을 통해 보도된 마산시민들의 통합 선호지역 역시 이와 비슷하더군요.

그런데, 불과 하룻 만에 마창진, 마창진함 행정통합은 물 건너갔다는 것은 무슨 말인가요?  언론 보도를 보면 앞으로 행안부가 여론조사 등을 거쳐서 행정통합 대상 지역을 확정한다고 합니다. 신청서 접수 후에 아직 아무런 후속 조처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데 별안간 통합이 물 건너갔다고 하니 참 납득하기 어렵네요.

불과 하루 전날 마창진함 통합을 신청하였던 마산시 민간추진기구는 도대체 뭐란 말 입니까?  하루 앞 날도 예측하지 못하고 이미 물 건너간 통합신청을 했다는 것인가요? 아니면 하루 만에 마산시민들 마음이 확~ 돌아섰다는 것인가요? 참으로 알 수 없는 노릇이 아닐 수 없습니다.



시가 경남리서치에 의뢰해 시민 3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는 전체 응답자 중 1551명(51.7%)이 창원·마산·진해의 통합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나 창원·진해의 통합을 원하는 시민 632명(21.1%)보다 월등히 많았다. 통합 찬반에 대해서는 1438명(47.9%)이 찬성을, 1136명(37.9%)이 반대 의견을 보였다. (9월 30일, 경남도민일보)

왜냐하면, 위의 기사에서 보는 것 처럼 불과 몇 일 전에 이루어진 여론조사에서도 창원시민 과반수 이상은 마산, 창원, 진해의 행정통합을 원하는 것으로 되어있습니다.

그런데, 마산과 함안에서 행안부 통합신청 단 하루 만에 "마창진, 마창진함 행정통합이 물 건너 갔다"고 먼저 선언하고 나선 것은 어떤 의미가 숨어 있을까요? 

혹시, 처음부터 마창진, 마창진함 통합을 추진할 생각이 없었던 것은 아닐까요? 혹은 창원, 진해 시민들의 지역 감정을 자극하여 통합을 무산시키고, 마산, 함안 통합을 추진해야 할 숨겨진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