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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행정구역통합

혹세무민하는 행정통합 '불법' 현수막

by 이윤기 2009. 10.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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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 창원, 진해, 함안 지역 행정통합이 예측불허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불과 몇 일 전까지 마창진 통합이 최선이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언론을 통해 보도되었습니다. 

실제로 지난 9월 30일 통합 신청서를 제출할 때만 하여도 마산시와 마산시의회, 행정통합 민간단체 역시 한 목소리로 마창진, 마창진함 행정 통합을 추진하였는데, 다음 날 갑자기 민간단체가 "마산, 함안 통합만이 유일한 대안이다" 주장으로 급선회하였습니다.


지난 9월에는 마산, 창원, 진해, 함안을 통합하는 것이 가장 좋다는 내용을 담은 출처불명의 괴유인물이 마구 뿌려지더니, 이번에는 마산시민들을 '혹세무민'하는 불법 현수막이 시내 곳곳에 내 걸렸습니다.

바로 엊그제까지 시민들에게 마산, 창원, 진해, 함안이 통합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8000억원 이상 행정구역 통합 효과가 있다고 뻥튀기(?)된 통합효과를 내세우더니, 불과 하루 만에 손바닥 뒤집듯 뒤집어 이번에는 함안하고 통합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하는 현수막을 마구 내걸었습니다.


바로 아래 사진으로 보시는 현수막들 입니다.


▲ 마산시 통합추진위원회가 부착한 현수막은 모두 지정 게시대가 아닌 곳에 부착되었다.

 

▲ 함안군 행정통합 현수막은 군 지정 게시대에 부착되어 있다.


행정구역 통합 물 건너갔다 현수막, 두 가지 불법 행위


첫째, 옥외광고물 설치 수수료를 내지 않았습니다. 제가 일하는 단체에서도 가끔 행사 홍보를 위하여 마산시 지정게시대에 현수막을 설치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90㎝× 500㎝ 현수막 한 장을 1주일간 마산시 지정게시대에 홍보하려면 1장당 3천원의 수수료를 부담해야 합니다.

아울러, 수수료를 납부한 현수막에는 아래 사진과 같은 허가 도장이 찍힙니다. 제가 사진 촬영을 하면서 자세히 살펴보았는데, 마산시에서 옥외광고물 설치 허가를 받은 도장이 찍혀있지 않더군요.

둘째, 마산시 지정게시대가 아닌 장소에 마구잡이로 부착되었습니다. 옥외 광고물 설치 수수료를 내고 신고, 허가를 받더라도 지정 게시대가 아닌 곳에 마구잡이로 부착할 수는 없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마산을 대표하는 뜻있는 이른바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모인 단체에서 모르고 그랬는지, 알고도 그랬는지 모르지만 앞장서서 불법을 자행한 꼴 입니다.

옥외 광고물 등 관리법에 따르면 마산시 해당부서에서는 "불법 현수막의 경우 일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제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현수막 90㎝× 500 ㎝ 크기면 과태료 30만원 을 부과 할 수 있다"고 합니다.


▲ 옥외 광고물 신고를 하면 이런 도장을 받고 수수료도 내야합니다.



실제로 지난 9월 중순 창원시에서 비슷한 일이 벌어진 적이 있습니다. 경남 민언련에서 창원시내에 내 걸린 공무원노조의 민주노총 가입을 비방하는 불법 현수막을 지적하는 기사를 블로그로 포스팅 한 적이 있습니다. (관련기사 : 보수단체가 노조 걱정을 다해주네?) 당시 기사를 보면 창원시 담당부서에서는 전화로 통보한 후 자진철거를 하지 않으면 강제 철거 할 방침이라고 밝혔더군요.

창원시 담당부서에서 어떤 조치를 하였는지 모르지만 불법 현수막을 내건 보수단체는 불과 이틀만에 자진철거를 하였다고 합니다.(관련기사 : 극우단체가 내건 현수막 철거했다)

마산시 담당부서에서는 과연 이번 '행정구역통합'관련 불법 옥외광고물을 어떻게 처리할까요? 자진철거를 하도록 할까요? 아니면, 현수막 한 장당 30만원씩 과태료 처분을 하게 될까요?

홍보 현수막 사회적 물의 처음 아니다.

사실, 이미 지난 9월 중순 경 마산에서는 행정통합 홍보 현수막 때문에 사회적 물의를 빚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 <행정구역통합추진 마산시준비위원회>에서 지역의 수 백개 사회단체에 행정구역 통합 홍보 현수막 게재 비용을 후원해달라는 우편물을 발송하여 문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경남은행 계좌를 통해 1단체 당 55,000원의 홍보 현수막 비용을 모금한다는 공문이었는데, 9월 17일 마산mbc 뉴스데스크 (마산mbc 뉴스데스크 다시 보기)에서 보도한 바 있습니다.
 



언론에 보도된 공문을 보면, 이 단체에서는 마산, 창원, 진해, 함안을 통합을 홍보하는 현수막을 내걸겠다고 하면서 후원금을 요구하였습니다. 현수막 내용을 어떻게 만들겠다는 내용도 없이 무작정 공문을 보내 후원금을 요구하더니, 이번엔 너닷없이 마산, 함안을 통합하자는 현수막을 대대적으로 내 걸었습니다. 

혹시, 지난 9월에 500개 단체에 보낸 공문을 받고 보내 온 후원금으로 이번 현수막을 제작하였다면 또 한 번 후원금을 낸 단체들을 우롱하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아무튼, 불법으로 내 걸어 놓은 '행정통합 현수막' 어찌 되는지 꼭 지켜봐야 할 일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