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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중 일 역사 전쟁, 대안은 뭔가?

[서평]유용태, 박진우, 박태균이 쓴 <함께 읽는 동아시아 근현대사 1, 2>

지난 1월에 오키나와 여행을 하면서 한, 중, 일 그리고 동아시아 국가들의 관계를 중심으로 역사를 바라보는 새로운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동아시아 세 국가의 같은 역사에 대한 다른 시각, 그리고 각 나라의 역사적 사건들이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한, 중, 일 그리고 베트남과 필리핀, 류큐와 동남아시아로 이어지는 동아시아의 관계를 다룬 새로운 역사책에 관심을 갖게 된 것도 오키나와 여행 경험 때문이었지 싶습니다.

한국사(박태균), 중국사(유용태), 일본사(박진우)를 전공으로 공부한 세 사람의 역사학자가 한, 중, 일 역사분쟁을 넘어서는 새로운 역사 서술을 위하여 의기투합하였고, 5년이 넘는 기획과 집필과정을 통해 800쪽이 넘는 <함께 읽는 동아시아 근현대사>를 1, 2권으로 나누어냈습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왕조의 역사를 서술하는 방식이 아니라 ‘동아시아 지역 안에서 국가 및 민간사회 상호간의 의존·연관과 대립·갈등을 아울러 파악하도록 하되, 연대와 협력을 통해 자유와 평등을 추구해가는 노력을 부각’시키는 역사 서술 방식을 채택하였다고 합니다.

이 책은 모두 10개의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임진왜란 이후 200년간의 평화시기로부터 탈냉전시대의 갈등 시대와 시민운동에 이르기까지 근, 현대 약 300년간의 역사를 서술하고 있습니다. 17세기부터 1990년 이래 냉전체제가 붕괴된 직후 시점까지를 시간적 범위로 하고 있습니다.

총 10장으로 구성된 동아시아 지역사는 제 1장 ‘해금시기의 국가와 사회’를 제외하면, 제 2장부터 9장까지는 모두 근, 현대시기의 역사를 다루고 있습니다. 특히 제 10장에서는 ‘양극화와 시민운동’을 주제로 다루어 사회 양극화와 역내 국가 간 양극화 그리고 역내 각국에서 시민운동의 확산과 국경을 넘어선 연대에 이르는 광범위한 주제를 담고 있습니다.


동아시아 근, 현대 300년을 관통하는 10개의 주제

이 책은 모두 10개의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해금시기 국가와 사회, 세계시장의 확대와 지역 질서의 변화, 국민국가를 향한 개혁, 제국주의의 침략과 반제 민족운동, 사회주의와 민중운동, 총력전의 충격과 대중동원, 냉전체제의 형성과 탈식민의 지연, 자본주의 진영의 산업화와 민주화, 사회주의 진영의 실험과 궤도수정, 탈냉전 시대의 갈등과 시민운동에 이르는 10개 주제가 시대 순으로 배열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시대별로는 해금시기, 제국주의시기, 냉전시기, 탈냉전시기로 나누어져 있으며, 아울러 각 주제에 관한 여러 나라의 이야기를 소항목 안에서 함께 읽을 수 있고, 각장의 주제를 지역, 국가, 민중의 세차원에서 함께 읽을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예컨대 제 2장의 주제는 ‘세계시장의 확대와 지역질서의 변화’입니다. 이 장은 모두 세 개의 소주제로 구성되어 있는데, 1)유라시아 무역과 동아시아, 2)불평등조약과 국가의 위기, 3)개항장의 민중과 그 주변입니다.

하나의 주제 속에 지역, 국가, 민중의 세차원이 연결되어 있지요. 뿐만 아니라 같은 시기 중국, 인도, 류우뀨우, 일본, 베트남, 조선에서 일어난 근대 조약 체제로의 변화과정 그리고 국가 시스템의 변화 과정을 서술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지역 내 각국에서 무역이 활성화 되고 개항 확대에 따른 사회 변화에 주목하였습니다.

지역, 국가, 민중을 연결하는 역사 서술

한편, 동아시아 각국의 관계사를 연구하기 위하여 중심-소중심-주변의 세 위계론을 적용하였다고 합니다. 바로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관계를 파악하였다는 것입니다.

“동아시아 유일 절대의 중심(중국), 그리고 그 법제를 모델로 삼아 소중화의식을 공유한 중심(조선, 일본, 베트남), 이들 중심 국가들의 제국화 과정에서 정복·통합된 ‘주변’(에조, 류우뀨우, 참파, 타이완, 내몽골, 티베트)이라는 세 위계가 그것이다” (본문 중에서)

세 위계론은 소중심의 역할과 관계 파악하기에 좋은 방법이라고 합니다. 중심에 대해서는 주변이면서 동시에 주변에 대해서는 중심의 역할을 하는 소중심의 양면성을 모두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특히, 전근대 동아시아의 역내 위계구도 뿐만 아니라 근대시기에는 중심국이 중국에서 일본으로 바뀐 조건에 맞추어 그리고 냉전시기에는 중심국을 미국으로 바꿔 파악함으로써 균형 있는 역사 서술이 가능하도록 하였다는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이 책은 동아시아 각 국 역사의 비교를 넘어서서 교류와 연대, 경쟁 등의 관계를 포함하는 방식으로 서술되었다고 합니다. 아울러 정치, 경제 분야뿐만 아니라 사회문화 분야를 포함시켰으며, 소수민족문제, 식민지 민족문제, 그리고 차별과 억압을 당한 여성들의 문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에 관심을 두었습니다.

그동안 시도되지 않았던 이런 독특하고 특별한 역사 서술 방식 덕분에 독자들은 동아시아 각국이 어떻게 서로 영향을 주고 영향을 받으면서 변화하고 발전하였는지, 하나의 역사적 사건에 대하여 서로 어떤 다른 입장을 가지고 있었는가에 관하여 명징하게 알 수 있습니다. 

명, 청 왕조교체를 바라보는 조선과 일본이 다른 시각

명청 왕조교체를 바라보는 조선과 일본의 시각이 판이하게 달랐다는 것이 바로 그런 예에 속합니다. 조선과 일본은 명청 왕조교체를 바라보는 입장이 판이하게 달랐다는 것입니다. 조선의 경우 명청교체가 중화왕조에서 이적왕조로 바뀐 일대 사건이었지만, 일본의 경우 명청 왕조 교체를 반가운 일로 받아들였다는 것이지요.

“청에 의한 명의 멸망이 조선에게는 일본의 침략에 의해 멸망 직전에 처해있던 왕조를 구해준 종주국의 멸망이었으니 그 충격이 얼마나 컸을지 짐작할 만하다. 더구나 이는 청이 명을 멸망시키기에 앞서 중원 장악의 후환을 없애려고 조선을 침략하여 1637년 삼전도의 치욕을 안겨준 상태에서 벌어진 일이었기에 더욱 그랬다.” (본문 중에서)

이런 입장의 차이는 바로 임진조일전쟁으로 비롯되었다는 것이지요. 일본의 경우 동아시아 차원의 천하평정을 노리고 조선을 침략하였다가 명나라와의 대결에서 패배하였기 때문에 반가운 일이었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명청 교체는 조선, 일본, 베트남이 자국을 중화로 자처하는 인식의 변화를 가져왔으며 조선의 북벌론, 일본의 류우뀨우 침공, 베트남이 주변 소국을 속국으로 간주하는 소중화주의로 발현되었다는 것입니다.

동시에 명청 교체로 촉발된 이런 변화의 과정은 조공체제에서 조약체제로의 변화가 시작되는 계기로도 작용하였습니다. 청나라를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동아시아질서는 베트남과의 국경 획정에서는 조공체제를 이어갔지만 러시아를 필두로 하는 서구열강과 조약체제를 맺으면서는 근대적 조약체제를 받아들였다는 것입니다.

▲오키나와 평화기념 공원 한국인 희생자 위령탑


화해와 평화를 꿈꾸는 동아시아 역사

바로 이런 역사서술이 동아시아 각국 상호간의 의존·연관과 대립·갈등을 연결하여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저자들은 이런 역사 인식 방법을 통해 “침략과 수탈, 협력과 상호의존의 역사를 직시하여 동아시아 역내의 평화와 번영을 추구하는 역사 인식에 이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담았다고 합니다.

“자국은 피해자이고 타국은 가해자라는 이분법, 타국의 국가폭력을 비판하되 자국의 그것에 대해서는 눈을 감는 이중 기준을 직시하고 극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본문 중에서)

저자들은 역사 화해는 자국 근현대사에 대한 성창에서부터 출발하여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성찰이 빠진 승리 사관은 평화를 위협하는 불행한 씨앗이 될지도 모른다고 경고하기도 합니다. 이 책은 무엇보다도 동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추구하는 역사인식이 시작 되어야 한다는 큰 바람을 담고 있습니다.

함께 읽는 동아시아 근현대사 1 - 10점
유용태.박진우.박태균 지음/창비(창작과비평사)
함께 읽는 동아시아 근현대사 2 - 10점
유용태.박진우.박태균 지음/창비(창작과비평사)







Trackback 0 Comment 3
  1. 대안이라~ 2011.03.10 18:3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이건 좀 웃기는 얘기 아닐까요?

    또한, 한중일 3국중 가장~ 세력, 국력이 약한 한국이,
    이런 식으로 제3의 시각으로 쓰여진 역사를 배워도 될른지?
    물론 그렇다고 해서 영원토록 서로가 피해의식이나 침략찬양등으로 쓰여진 역사를 배워선 좀, 곤란하겠습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제일 국력이 약한 우리가 그들과 비슷한 시각으로 모두를 봐봐야 뭐.. 우리한텐 별로, 아니 전혀 이익이 없을 거 같은데요?
    오히려 새로운 식민지로 가는 길목이나 여는 건 아닌지 걱정스럽네요~

  2. 또한, 2011.03.10 18:3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보니깐, 식민지시절 일본놈들이 주구장창 주장해왔던 [대동아공영권]과 일맥상통하는 것도 같은데..
    지금도 저 쪽 경제학자(?)들이 동아시아경제권을 만들어야한다고 선전선동질을 해대던데,
    과연 그게 우리한테 어떤 이익이 될 수 있을런지...

    물론, 개인들한텐 어떤 식으로 해도 이익이 되진 않을테니, 민족적... 하다못해, 국가적 이익이라도 좀 생각해봐야할듯 싶은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우리에겐 별반 이익이 없을 거 같은데요?

  3. cashbank 2011.03.10 20:1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분명 이분법적 사고는 문제가 있습니다.
    국가던...개인이던 간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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