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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502

최고 군사요충지였으나 지금은 이름마저 잃은 도시 [서평] 허정도 ... 옛 마산시의 성장과 변화 기록한 책  도시와 건축을 연구하는 건축가 허정도가 쓴 는 고려 시대 말기 마산포로부터 유래된 도시 명칭을 700여 년 만에 자발적(?)으로 버린 도시, 옛 경남 마산시의 성장과 변화를 기록한 책이다. 이 도시에 살아온 사람들이 흔히 들었던 '전국 7대 도시' 마산은 2010년 7월 1일 통합 창원시(현, 창원 특례시)의 일부가 되었다. '마산'이라는 옛 명칭은 그냥 합포구, 회원구로 부르는 것이 더 자연스러운 구청 이름 앞에 길고 부자연스럽게 남아 아직은 마산합포구, 마산회원구로 불리고 있다. 선사시대부터 사람들이 살았던 마산 지역은 가야 시대 고분군이 남아 있고, 일본 정벌을 위해 3만 3천명의 여몽연합군이 주둔하였던 고려 후기에는 당대 최고의 군사요충.. 2025. 1. 22.
못생긴 아름다움을 찾아낼 수 있는 안목과 용기 [서평] "아름답지 않은 건물도 설계할 수 있어야"...  책을 펼치기도 전에 첫 번째 의문이 생겼다. '어글리 뷰티'. 책 제목이 뭐 이런가 싶었다. 그런 나의 의문은 서문을 펼치면서 금세 '아하'하는 감탄사로 바뀌었다. 책 제목에는 저자의 건축 철학이 담겨 있었다. 흔히 우리들은 '아름다운 건축물'- 세밀한 디테일, 세련된 입면, 균형 잡힌 비례 등 - 에 감동하지만, 사람들의 삶과 함께 공존하는 쓸모 있는 투박한 건물에 담긴 문화와 사람들의 이야기를 이해하게 되면 새로운 시선으로 공간을 만나게 된다는 것이다. 는 거친 철판과 낡은 벽돌로 둘러싸인 언뜻 투박하고 낡고 못생긴 것처럼 보이는 공간들이지만, 그 안에 담긴 서사를 이해하고, 그 속에 스며있는 사람들의 삶과 켜켜이 쌓인 시간에 주목하다 보면.. 2025. 1. 15.
제목 때문에 놓칠 뻔 했던, 슬픔의 방 [서평] 무언가를 좋아하는 건 재능... 장일호 에세이 가슴에 늘 슬픔을 품고 살아가는 저는 이 책 제목이 반갑지 않았습니다. '독서 모임'에서 함께 읽기로 정한 책이 아니었다면, 스스로  같은 제목의 책을 읽지 않았을 것입니다. 시사IN 기자로 일하는 저자는 글 쓰는 것이 직업이었지만, "쓰는 것보다 더 많이 읽는 독자였다"고 합니다. 쓰는 일은 재능이 필요하지만, 읽는 것은 자유로울 뿐만 아니라 재능을 탓할 필요도 없었으며, 책장을 펼치면 누적된 지혜를 만날 수 있어 읽는 것이 더 행복했다고 합니다."행간에 숨기도 하고, 행과 행 사이를 뛰어다니기도 하면서 세상과 몇 번이고 거듭 화해 했다. 무언가를 기어코 이해하고자 하는 마음이 곧 사랑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읽으면 읽을수록 모르겠는 일이 많아지.. 2024. 11. 8.
흔하지만 소중한 생명...첫 만남의 설레임 생명의 한 살이를 담은 생태그림책에서 '이마가 빨간 쇠물닭' 이야기를 읽었습니다만, 저는 아직 자연에서 쇠물닭을 본 일이 없습니다. 어쩌면 우포늪이나 주남저수지에서 여러 새들과 함께 새물닭을 보았을지도 모릅니다만, 쇠물닭인 줄 모르고 보았으니 못 본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글을 쓴 이영득 선생님은 "쇠물닭 둥지를 처음 본 날 가슴이 뛰었다"고 합니다. "쇠물닭 둥지가 물위에 지은 수상가옥 같았다"고 합니다. 쇠물닭은 둥지를 만들고나서 싱싱한 줄(벼과에 속하는 물풀) 잎을 구부려서 가려놓는다고 합니다. 새 둥지를 보는 것은 새를 보는 것보다 훨씬하기 어려운 경험이겠지요. 는 늘 자연과 가까이, 자연 속에서, 자연과 함께 지내는 이영득 선생님이 직접 보고 관찰한 쇠물닭의 한살이를 담은 생태 그림책입니다. 사.. 2024. 1. 9.
불의한 시대에 읽는 남명 선생 을묘사직소 조선을 움직인 한 편의 상소라는 수식어가 붙은 는 남명 조식 선생이 500년 전에 쓴 를 번역한 책입니다. 번역자 이상영이 밝혔듯이 그간 나온 여러 번역문과 다른 점이 있습니다. 바로 "구구절절 소상하게 풀이합니다. 풀이하고 풀이하고 또 풀이합니다. 때로는 원문과는 무관한 것처럼 보이는 내용까지 말합니다." 주해번역이라고 이름 붙인 까닭이기도 합니다. 남명 조식이 쓰고 이상영이 주해하여 옮긴 상세하고 정확한 풀이를 위해 논어, 맹자, 중용, 대학, 주역, 서경을 찾아보고, 한유, 유종원, 정명도, 정이천, 주희 등이 쓴 글을 살펴보며, 남명집, 학기유편 등을 통해 조식의 말과 표현을 가늠합니다. 500년 전 조선의 시사를 확인하기 위해 조선왕조실록과 당대 문헌을 두루 살피는 수고와 노력을 담은 번역입니다.. 2023. 3. 16.
'하얗고 큰 꽃' 좋아하는 아들 생각에 심은 나무 지난봄에 세상을 살면서 처음으로 나무 세 그루를 심었습니다. 오십 년을 훨씬 넘게 사는 동안 나무를 베어 만든 종이를 얼마나 썼을까요? 공부방을 가득 채운 책들만 해도 나무 수백 그루는 베어내지 않았을까 싶은데... 무심하게도 그동안 나무 한 그루 심지 않고 살았습니다. 평생 처음으로 나무를 심게 된 것은 지난여름 이맘때 자전거 사고로 하늘나라로 떠난 아들이 그리워서였습니다. 아들은 아주 어릴 때 자기는 '하얗고 큰 꽃'이 좋다고 하였는데 아이가 말한 꽃은 봄에 피는 목련이었습니다. 또 아들은 하얀 꽃잎이 비처럼 흩날리는 벚꽃을 좋아하였습니다. 일터 근처에 산속에 목련 묘목 두 그루와 키가 4미터쯤 자란 빼빼 마른 왕벚나무 한 그루를 사다 심었습니다. 묘목장에 힘없이 서 있는 벚나무는 옮겨 심은 지 이틀.. 2021. 8.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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