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죄인으로 살다 간 안중근 아들...안준생

728x90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하는 여러 행사가 열리고 임시정부와 독립운동의 발자취를 쫓는 여러 TV프로그램(선을 넘는 녀석들, 같이 펀딩 등)들이 연말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유명 배우와 스타 역사학자가 나서서 널리 알려지지 않았던 독립운동가들의 삶을 조명하는 의미있는 프로그램들이지요.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한 해 내내 전국 곳곳에서 있었고, 대한민국 독립운동 성지 중 한 곳인 밀양에서도 의열단 창단 100주년 행사가 열리고 기념탑과 공원도 만들어졌습니다. 한 해 전에는 약산 김원봉 생가 터에 <의열기념관>이 개관 되었습니다.   

이런 역사적인 일들이 일어나는 사이에 조선의열단과 밀양 독립운동사를 강의하고, 100년 전 독립운동을 하던 그들의 삶을 잊어버리지 말자며 '기억투쟁' 이끌어가는 최필숙 선생이 쓴 <끝나지 않은 그들의 노래>도 출간되었습니다. 

제가 아는 한 그는 가장 열정적인 역사 교사이자 역사학자입니다. 뿐만 아니라 이미 오래 전부터 세간의 기억에서 잊혀져가던 독립운동가의 후손들을 만나 마음과 정성을 다해 교류하고 공감하며 '기억투쟁'을 함께해 온 동지이기도 합니다. 



밀양을 독립운동 메카로 만들어가는 교사 최필숙 

박차정 여사의 묘소를 돌보고 사람들을 이끌고 조선의열단 김원봉 장군의 막내 여동생을 위로하고, 해마다 중국 태항산까지 독립운동가들의 삶을 소개하러 다니며, 사람들이 부르는 곳마다 달려가 열정적인 강의로 조선의열단과 밀양 독립운동사를 강연하고 있었습니다. 

4년 전 그의 첫 번째 강연을 듣고 '의열단과 김원봉, 윤세주'를 제대로 알게 되었고, 4년 만에 다시 듣는 그의 두 번째 강연을 통해 조선 최고 부자가 전 재산을 팔아 독립운동에 헌신하고 역사에 이름을 남겼지만 그 가족들은 얼마나 비루한 삶의 멍에를 짊어져야 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최필숙이 쓴 <끝나지 않을 그들의 노래>는 '약산(김원봉)의 그림자'와 '석정(윤세주)의 노래'라는 소설과 시를 통해 김원봉과 윤세주를 중심으로 하는 독립운동 일대기 소개되어 있습니다. 짧은 두 편의 글이지만 고향 마을에서부터 시작된 두 독립운동가의 우정과 동지적 신뢰 그리고 반일 투쟁에 쏟는 그들의 온 생애를 짐작하기에 충분하였습니다. 

 

하지만 정작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등꼴이 오싹했던 것은 대한민국 최고 독립운동가들의 가족들이 얼마나 비참하고 비루한 삶을 살아야 했는지 확인하는 대목들이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안중근 의사의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가 아들에게 보낸 편지 이야기를 알고 계실 겁니다. 
  
"네가 항소를 한다면 그것은 일제에 목숨을 구걸하는 짓이다. 네가 나라를 위해 이에 이른즉 딴마음 먹지 말고 죽으라. 옳은 일을 하고 받은 형이니 비겁하게 삶을 구하지 말고, 대의에 죽는 것이 어미에 대한 효도이다."(본문 중에서) 
  
조마리아 여사는 안중근 의사의 죽음 이후에 중국으로 이주하여 독립자금을 지원하는 활동을 지속합니다. 그런데 안중근 가족에게는 널리 알려지지 않은 더 가슴 아픈 사연이 있습니다. 안중근 의사의 둘째 아들 안공근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안준생은 처가의 권유로 헤로인 장사를 통해 부를 축적하였고, 조선총독부의 초청을 받아 고국 방문의 기회를 맞았다. 당시 서울에는 이토히로부미를 추모하는 '박문사'가 지어져 있었는데, 안준생은 총독부의 지시대로 박문사를 찾아 '이등박문의 아들과 눈물의 악수 장면'을 연출하였다. 독립운동가의 아들이 내선일체를 향해 가고 있던 일제의 선전에 놀아나는 안타까운 현실을 겪게 된 것이다."(본문 중에서)

영웅 어머니 조마리아와 죄인처럼 살다 간 영웅의 아들 

참으로 기가 막히는 이야기이지요. 안중근의 아들이 마약상으로 살았다는 사실도 놀라운 일이지만, 아버지가 죽인 원수의 아들을 만나 사죄와 화해의 자리에 섰다는 것은 더욱 기막히는 사건입니다. 하지만 누가 그 아들에게 돌을 던질 수 있을까요? 
  
"영웅의 아들은 개 같은 삶을 살고 변절자들의 자식은 성공하고, 아버지는 나라의 영웅이었지만 가족에게는 재앙이었습니다. 나는 나라의 재앙이지만 가족에게 영웅입니다."(본문 중에서) 

안중근의 아들 안준생은 해방후 몰래 귀국하여 끝내 죄인처럼 지내다 전쟁 중에 죽었다고 합니다. 안중근의 가족 중 11명이 독립유공자로 선정되었으나 그의 아들은 죄인처럼 살다 죽었다는 것입니다. 

안중근 의사가 어머니의 뜻을 쫓아 일본에 목숨을 구걸하지 않고 당당하게 죽음을 받아들일 때, 갓 태어난 핏덩이였던 안준생은 궁핍한 삶을 벗어던지기 위하여 모두가 기대하는 '안중근의 아들답게' 살지 못했던 것입니다.  
 

▲  조선의열단 김원봉 장군의 처 박차정 여사 무덤에서 답사팀을 안내하는 저자 최필숙


분노보다 슬픔이 마음을 답답하게 하는 건 제가 나이 들어가는 탓일까요? 힘든 삶을 살아야 했던 영웅의 아들을 향해 돌을 던질 수 없습니다. 매헌 윤봉길의 아내 배용순에 관한 이야기도 가슴이 서글픔니다. 

1932년 4월 29일 상하이 홍커우 공원 천장절 축하연 현장에 폭탄을 명중시킨 윤봉길 의사의 의거는 올해만 해도 여러 방송을 통해서 소개 되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윤봉길 의사가 남긴 편지 '강보에 싸인 두 병정에게'를 아실 겁니다. 저도 상해 홍커우 공원 기념관에서 이 편지를 읽으면 울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너희도 만일 피가 있고 뼈가 있다면 반드시 조선을 위하여 용감한 투사가 되어라. 태극의 깃발을 높이 드날리고 나의 빈 무덤 앞에 찾아와 한 잔 술을 부어 놓아라. 그리고 너희들은 아비 없음을 슬퍼하지 말아라......."(본문 중에서) 

'윤봉길의 아내가 된 불행'... 이런 글이 있을 줄이야 

하지만 저를 비롯한 많은 분들이 윤봉길 의사 아내 배봉순 여사가 '윤봉길의 아내가 된 불행'이라는 글을 남겼다는 사실은 모를 겁니다. 저는 최필숙 선생의 강연에서 듣고 <끝나지 않은 그들의 노래>에서 처음 읽었습니다. 이 책에는 그 글의 일부가 편집 소개되어 있습니다.  
  
"같은 해 동짓달 중순에 오오사카의 위수 형무소로 이감되었던 남편을 면회해 보겠다는 '호사스러운 생각' 같은 것은 해볼 수조차 없었다. 섣달 열 아흐렛날 베틀에 앉아 명주를 짜고 있으니 기자로 보이는 사람들이 몰려와 남편의 처형을 알려주었다......내 설움이 처음으로 터진 때는 둘째 아들 담이가 죽었을 때이다. 아버지의 얼굴도 몰랐던 담이가 아홉 살 되던 해에 복막염으로 죽었다. 온 몸의 피가 모두 눈물이 되어 나온 듯 끊임없이 눈물이 흘러 내렸다. 며칠을 굶어도 배고픈 줄 모르고 이때쯤 남편이 돌아와 주어야 마땅하리란 생각을 하며 울고 또 울었다."(본문 중에서) 

해방이 되고 윤봉길의 뼈가 일본에서 돌아와 장례를 치르던 날, 화려한 장례식장에서 그는 "죄인처럼 고개를 빠뜨리고 앉아... 살아 있음이 욕됨을 뼈져리게 느꼈다"고 합니다. 
  
"봄과 가을이면 학생들이 소풍을 와 남편을 기리는 일을 할 때면 내 남편의 장엄한 죽음을 이해할 수 없었던 나는 남편을 자랑스러워 할 수 없었다. 남편과 관계된 자리엔 되도록 나서지 않았다. 한 불행한 아낙네의 삶에 씌워지는 가당찮은 비단옷이 부끄러웠기 때문이다."(본문 중에서)



오늘날 국민들이 윤봉길과 안중근을 제대로 적을 타격한 최고의 독립운동가로 기억하지만, 아내와 자식들이 치른 대가는 너무나 고통스럽고 참혹하였던 것입니다. 3.1운동 100주년이 저물어 가는 올해 끝자락에 최필숙이 쓴 <끝나지 않은 그들의 노래>를 읽으며 처음으로 그 가족들의 삶이 고통스러웠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윤봉길의 의거와 함께 배봉순 여사의 피눈물 나는 삶을 함께 기억해야 하겠습니다.  

이 책에 마음을 답답하게 하는 이야기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강우규 열사의 폭탄투쟁을 비롯하여 의열단의 국내 총공격, 박재혁, 김익상, 김상옥, 김시현과 황옥, 나석주의 의거에 대해서도 짧은 단편 영화처럼 흥미롭게 기록하고 있고 전홍표, 황상규, 김대지 같은 밀양 출신 독립운동가들을 상세히 소개하고 있습니다. 

또 조선혁명군사정치학교 졸업생 시인 이육사와 <중국인민군 행진곡>을 작곡한 정률성에 관한 이야기도 가슴을 뜨겁게 합니다.  올해 제가 읽은 책 중에 단 한권을 고르라면 단연 최필숙이 쓴 <끝나지 않은 그들의 노래>입니다. 

 

 







Trackback 0 Comment 0
스마트폰에서 JamBoard 활용하기

구글 클래스룸과 구글 Meet를 활용하여 화상 회의 뿐만 아니라 소규모 온라인 원탁토론회를 진행하면서 다양한 협업 도구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중에 하나가 참가자들의 아이디어를 모으는 도구로 구글 잼보드(Jamboard)를 활..

Google Workspace(G-suite) 사용자 일괄 등록 하는 법

Google Workspace(이전 명칭 G-suite) 사용자 일괄 등록 하는 법을 기록을 남겨둡니다. (다른 모든 블로그 기록처럼 시간이 지나면 까먹기 때문에... 나중에 이 포스팅을 찾아서 다시 작업을 하기 위한 기록을 ..

스마트폰으로 구글 Meet  화상회의

최근 마산YMCA가 여러 회원 모임과 외부 행사를 구글 클래스룸과 구글미트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11월 30일 <마산YMCA 시민사업위원회>, 12월 1일 <마산YMCA 미디어사업위원회> 각각 최초의 화상위원회 개최하고 그 경..

Google Meet로 화상 회의 - 컴퓨터

최근 마산YMCA가 여러 회원 모임과 외부 행사를 구글 클래스룸과 구글미트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11월 30일 <마산YMCA 시민사업위원회>, 12월 1일 <마산YMCA 미디어사업위원회> 각각 최초의 화상위원회 개최하고 그 경..

Google Meet가 확 달라졌네요

코로나19로 가장 많이 달라진 일상 중 하나가 바로 화상회의(모임)이 보편화 되었다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일 수 없기 때문에 이동과정에 많은 사람과 접촉할 수 있기 때문에 비대면 모임이 굉장히 빠르게 확산되고..

마산YMCA 구글 클래스룸 입장하기

마산YMCA 도민 예산학교 (온라인) 참가를 위한 구글 클래스룸 사용 안내입니다. 마산YMCA/ 또는 소통과 대안에서 발급해 드린 아이디로 구글(google) 사이트에 로그인 합니다. 학교에서 사용하던 구글 클래스룸 계정이나 ..

크루셜 SSD 쉬운 마이그레이션

며칠 전 함께 일하는 후배로부터 SOS 요청이 왔습니다. 단체에서 사용하는 업무용 컴퓨터 C 드라이브 용량이 가득찼다는 메시지가 자꾸 뜨는데, 프로그램과 앱을 삭제하고 바탕화면을 정리하고 해도 용량 부족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LED등 싸게 고쳐 쓰는 방법

제가 일 하는 단체에서 맡은 여러 역할 중에는 건물을 유지, 보수, 관리하는 막중한 임무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새 건물을 짓고 2년 동안은 사소한 하자 보수도 모두 시공사에서 해주었습니다만, 올해부터는 중요 시설물을 제외한 소..

당신이 마시는 커피는 제 값을 지불하였나?

사회적경제 활성화 전국 네트워크가 주최하는 바이소셜(BUY SOCIAL) 캠페인 '하하 원정대' 활동을 시작합니다. 하하 원정대는 사회적 경제 제품을 직접 사용해보고 각 제품에 담긴 가치 뿐만 아니라 소소하게 경험하는 체험담을..

지구마을 소생산자들의 벗, GongGi

바이소셜 캠페인 <하하원정대> 세 번째 포스팅이어 갑니다. 하하 원정대는 사회적 경제 제품을 직접 사용해보고 각 제품에 담긴 가치 뿐만 아니라 소소하게 경험하는 체험담을 공유하는 캠페인입니다. 이 캠페인을 통해 사회적 기업도 ..

식용유로 켜는 LED 램프를 아세요?

사회적경제 활성화 전국네트워크가 주최하는 바이소셜(BUY SOCIAL) 캠페인 '하하 원정대' 활동을 시작합니다. 하하 원정대는 사회적 경제 제품을 직접 사용해보고 각 제품에 담긴 가치 뿐만 아니라 소소하게 경험하는 체험담을 ..

감성을 자극하는 업사이클링 '하이사이클'

사회적경제 활성화 전국 네트워크가 주최하는 바이소셜(BUY SOCIAL) 캠페인 '하하 원정대' 활동을 시작합니다. 하하 원정대는 사회적 경제 제품을 직접 사용해보고 각 제품에 담긴 가치 뿐만 아니라 소소하게 경험하는 체험담을..

바이소셜(BUY SOCIAL) 캠페인에 참여합니다

바이소셜(BUY SOCIAL) 은 2012년 영국에서 시작된 글로벌 캠페인입니다. 개인들의 소비가 사회에 미칠 변화를 한 번 더 생각하고 다양한 가치를 담은 사회적 경제 제품을 구매하고 소비함으로써, 사회적 가치를 확산하고자 ..

1982년 제 63회 전국체전 현장 사진

제 63회 전국체육대회는 경상남도 마산시에서 개최되었습니다. 이제 40년이 다되어 가는 옛 일이네요. 1982년 10월 14일 개막식부터 19일 폐회식까지 6일 동안 개최된 대회에는 27개 종목 1만 6464명의 선수단이 참가..

티스토리 방문자 증가 이유가 뭘까?

최근들어 제 티스토리 블로그 방문자 숫자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무슨 일인지 궁금하여 티스토리 유입 경로 등을 자세히 살펴봤지만 이유를 정확히 파악하지는 못하였습니다. 다만 카카오가 티스토리와 카카오 로그인 계정을 통합하면서 뭔..

페트병 생수 고르는 새 기준을 제안합니다

우리나라는 연간 8.7만톤 폐 페트병 수입 국가? 우리나라는 매년 폐페트병을 연간 8.7만톤을 수입(2018년 기준)해 오고 있으며, 분리수거를 잘 하는 일본에서만 연간 2만여 톤을 수입하고 있습니다.(여성동안 4월 29일 기..

페트병 생수 고르는 새 기준을 제안합니다

우리나라는 연간 8.7만톤 폐 페트병 수입 국가? 우리나라는 매년 폐페트병을 연간 8.7만톤을 수입(2018년 기준)해 오고 있으며, 분리수거를 잘 하는 일본에서만 연간 2만여 톤을 수입하고 있습니다.(여성동안 4월 29일 기..

한달 반 만에 카카오(톡) 계정 주소 바꾸기

카카오톡 ID 바꿀 수 있다 최근 티스토리와 카카오가 계정 통합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당분간(2021년 4월까지)은 그대로 사용할 수 있지만 이후에는 티스토리 계정으로 로그인이 안 된다고 합니다. 저는 처음 카카오 계정을 만들..

은행만 배불리는 퇴직연금...개선 방안 나와야 한다

국정 감사 관련 보도 중에서 눈에 띄는 기사를 하나 발견하였습니다. 더불어 민주당 전재수 국회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이들 은행의 퇴직연금 평균 수익률은 확정급여(DB)형 1.68%..

티스토리 블로그 기본 타이틀 감추기

※ 티스토리 블로그 기본 타이틀(텍스트) 삭제하기 - 구글링을 통해 친절하게 포스팅 된 내용을 보고 방법을 알아냈지만 시간이 지나면 또 까먹을 것 같아서 기록으로 남겨 둡니다. 또 나중에 삭제한 기본 타이틀을 되살릴 때도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