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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책과 세상 - 기타, 교양140

제목 때문에 놓칠 뻔 했던, 슬픔의 방 [서평] 무언가를 좋아하는 건 재능... 장일호 에세이 가슴에 늘 슬픔을 품고 살아가는 저는 이 책 제목이 반갑지 않았습니다. '독서 모임'에서 함께 읽기로 정한 책이 아니었다면, 스스로  같은 제목의 책을 읽지 않았을 것입니다. 시사IN 기자로 일하는 저자는 글 쓰는 것이 직업이었지만, "쓰는 것보다 더 많이 읽는 독자였다"고 합니다. 쓰는 일은 재능이 필요하지만, 읽는 것은 자유로울 뿐만 아니라 재능을 탓할 필요도 없었으며, 책장을 펼치면 누적된 지혜를 만날 수 있어 읽는 것이 더 행복했다고 합니다."행간에 숨기도 하고, 행과 행 사이를 뛰어다니기도 하면서 세상과 몇 번이고 거듭 화해 했다. 무언가를 기어코 이해하고자 하는 마음이 곧 사랑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읽으면 읽을수록 모르겠는 일이 많아지.. 2024. 11. 8.
마산엔 100년 된 목욕탕이 있다? [이] 토박이보다 더 마산을 사랑하는 역사학자 유장근이 쓴 '마산의 근대사회' 태어난 고향은 부여이지만 마산 토박이보다 더 마산을 사랑하는 역사학자가 유장근입니다. 는 그가 지난 2010년 이명박 정부의 졸속적인 행정구역 통합으로 이름마저 사라진 '근대 도시 마산'을 미시적으로 연구한 역사책입니다. 그는 개항 이전부터 오랜 세월 발전해 온 전통 도시를 원마산이라 부르고, 개항 이후 일제 식민 통치하에서 새롭게 형성된 지역을 신마산(오늘 날도 신마산이라고 부른다)으로 부릅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두 지역의 형성과 변화 발전 과정을 연구한 도시 역사 그리고 목욕탕 100년사와 같은 사람들의 생활양식, 마산 지역의 근대교육의 발전과 쇠퇴 그리고 창신 학교 연구와 독립운동가 이교재 선생에 대한 연구를 함께 .. 2020. 10. 6.
사람의 마음을 여는 글쓰기와 말하기 와 그리고 로 일약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오른 강원국이 또 글쓰기 책을 썼다. 이번엔 글쓰기뿐만 아니라 말하기에 관한 고민을 함께 담아내어 를 새로 출간한 것이다. 이미 세 권의 글쓰기 관련 책을 냈는데, 글쓰기에 대하여 또 무슨 할 말이 남아 있을까 하는 미심쩍은 마음으로 읽기 시작한 책이다. 아마 독서모임에서 함께 읽어야 하는 책이 아니었다면 읽지 않았을 책이었다. 이 책에 담긴 내용은 책 제목 그대로이다. 잘 쓰고 잘 말하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지를 저자의 고민과 경험으로 녹여낸 책이다. 오랫동안 남의 글을 쓰고 읽다가 오십 줄에 들어서야 글쓰기와 말하기가 따로따로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는 것이다. "내가 제안한 책제목은 말하듯 쓰고, 글 쓰듯 말하라 였다. 글을 잘 쓰고 싶으면 말을 .. 2020. 9. 3.
마산 아귀찜, 진해 벚꽃... 이게 전부는 아닙니다 [서평] 김대홍 작가가 쓴 '여행자를 위한 도시 인문학 마산 진해 창원' 최근 반가운 신간을 잇따라 만나고 있습니다. 얼마 전 허정도 박사 쓴 을 흥미롭게 읽고 소개하였는데, 며칠 뒤 김대홍 작가가 쓴 (아래 마산 진해 창원)을 읽게 되었습니다. 은 마산이 도시로 발전하던 근대 개항기 이후 마산에 살았거나 마산을 다녀 간 16명의 유명인 이야기를 담은 책인데, 김대홍 작가가 쓴 책 은 여행자들에게 지금은 '통합 창원시'가 된 마산, 창원, 진해를 넓고 얕게 소개하는 책입니다. 낯모르는 작가가 를 주제로 한 책을 냈다기에 반갑기도 하고 놀랍기도 하였는데, 저자 소개를 보니 마산에서 초중고를 다니고 진해에서 군 생활을 하였고, 첫 직장 생활도 창원에서 한 지역 사람이더군요. 저자가 에서 기자로 일했던 인연으.. 2019. 1. 2.
독립운동가 김명시, 고향의 봄 이원수는 몇번 마주쳤을까? [서평] 허정도가 풀어 낸 도시 이야기 지금은 그 이름조차 온전히 지켜내지 못한 근대도시 마산에서 태어나 평생을 살아 온 저자 허정도가 쓴 에 나오는 첫 문장은 매우 강렬합니다. “장소를 피해가는 삶은 없다. 출생부터 죽음까지 생의 한 순간도 장소를 벗어날 수는 없다.” (본문 중에서) 아울러 저자가 예를 든 것처럼 “첫사랑의 속삭임”은 물론이고, 태어난 곳, 어린 시절 뛰어 놀던 골목길, 처음 소품을 갔던 곳, 처음 수학여행을 갔던 곳, 그녀를 처음 만난 곳과 결혼식장 그리고 신혼여행을 갔던 곳, 아이가 태어 난 병원......그리고 숨을 거둔 곳에 이르기까지 우리 삶은 장소에서 장소로 이어지고 그 중 어떤 장소는 강렬한 기억으로 나와 다른 사람에게 각인되곤 합니다. 은 바로 장소에 새겨진 사람들의 삶.. 2018. 12. 29.
시인 백석이 마산을 세 번이나 다녀간 까닭? 지금은 통합 창원시가 되어 그 이름조차 잃어버린 근대도시 마산에서 태어나 평생을 살아온 저자 허정도가 쓴 에 나오는 첫 문장은 매우 강렬합니다. "장소를 피해가는 삶은 없다. 출생부터 죽음까지 생의 한 순간도 장소를 벗어날 수는 없다."(본문 중에서) 은 바로 장소에 새겨진 사람들의 삶을 담은 책이고, 사람들이 장소에 새겨 놓은 흐릿한 기억들의 재발견입니다. 저자는 건축과 도시전문가로 오랫동안 '도시의 공간 변천'을 연구하고 기록해 왔는데, 이번엔 도시와 건축에 관한 이야기대신 그곳을 거쳐 간 사람들에 주목하였고 그들의 발자취와 그들이 걸었던 길을 쫓아 이 책에 담았습니다. "20세기 전반 60여 년, 마산이라는 한 도시에 남긴 16인의 흔적"을 도시와 건축에 탁견을 가진 저자가 여러 자료와 문헌들을 바.. 2018. 12. 18.
youtube 책 리뷰 '불쾌한 사람들과 인간답게 일하는 법' 경남도민일보 김주완 이사가 주최한 '유튜브로 돈 벌기' 특강을 들으면서 여러 가지 시도를 해보고 있습니다. 강의를 들으며 좋은 컨텐츠를 생산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어떤 것을 만들면 재미도 있고 의미도 있는 컨텐츠를 만들 수 있을 지 고민하다 늘 가까이에 있는 책을 활용해보기로 하였습니다. 왜냐하면 꾸준히 책을 사고 읽는 편이라 지속적으로 컨텐츠로를 만들어 낼 수 있으려면, 텍스트로만 작성하던 책 리뷰를 영상으로 제작할 수 있겠다 싶었기 때문입니다. 10년 넘게 오마이뉴스와 블로그를 통해 제가 읽은 책 리뷰 기사를 포스팅하였는데, 유튜브 특강을 듣고 나서 2~3분짜리 짧은 영상으로 책을 소개하는 시도를 해보았습니다. 일찍 퇴근 한 날, 가장 최근에 읽었던 책을 뒤적이다가 가장 인상 깊었던 한 대.. 2018. 8. 20.
인터넷에서 옛애인 이름 검색...당신은 안해 봤나요? [서평]관계에 서툰 남자 엣세이, 호무라 히로시가 쓴 순전히 라는 제목 때문에 고른 책입니다. 저자 호무라 히로시가 누구인지도 모르면서 는 도대체 어느 정도 음치인지, 음치에서 탈출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궁금해서 구입한 책입니다. 음치의 세계가 궁금했던 것은 제가 '음치'이기 때문입니다. 박자를 못 맞추고 높낮이를 무시하고 겨우 가사만 틀리지 않게 부를 수 있는 이른바 '음치'입니다. 노래를 부르는 것도 못하지만 듣는 것도 즐겨하지 않습니다. 차를 운전 할 때도 음악보다는 라디오 방송을 듣고, 최근에는 팟캐스트를 골라 듣습니다. TV를 봐도 음악 방송보다는 여럿이 나와 수다 떠는 예능프로그램을 더 좋아합니다. 노래를 못 부르면 많이 듣기라도 해야 좀 나아질텐데, 듣는 것조차 싫어하니 음치 탈출은 영원.. 2018. 3. 22.
봄 도다리 가을 전어? 진짜 도다리 철은 가을 [서평] 최헌섭과 박태성이 쓴 는 우리나라에서 처음 쓰인 어보입니다. 약 200년 쯤 전인 조선 후기에 진해(지금의 마산합포구 진동면 일대)에 유배 온 담정 김려(1766~1822)라는 분이 쓴 책입니다. 담정이 쓴 는 이미 몇 차례 번역본이 나왔지만, 일반 시민들이 읽기엔 어렵고 불편하였습니다. 오늘 소개하는 는 담정 김려의 를 일반인들도 편하게 만날 수 있도록 쓰인 책입니다. 김려의 시대로부터 200년 후에 그의 발자취를 쫓으며 쓴 는 창원 출신 역사학자 최헌섭과 박태성이 썼습니다. 두 저자는 200년 전 담정이 남긴 기록을 따라 '우해' 일원을 찾아다니며 당시 생활사를 이해하고, 우해 앞바다를 배경으로 펼쳐진 어민들의 삶을 되살펴보았더군요. 경남도민일보에 라는 제목으로 연재되었던 글이 경상대학교 출.. 2018. 1. 5.
인생을 도둑맞지 않는, 저위험 저수익 직업으로 살기 [서평] 이토 히로시가 쓴 어떤 시인은 인생을 '소풍'에 비유하였습니다. 여러 종교들이 사후세계 혹은 윤회를 이야기하는 것은 어쩌면 딱 한 번 밖에 살 수 없는 인생에 대한 아쉬움과 허무함을 위로하려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누구나 딱 한 번 밖에 살 수 없는 인생이지만, 어떤 사람들은 다람쥐 쳇바퀴 돌 듯이 평범한 일상을 하루하루 살아가면서도 행복하다고 느끼면서 살고, 어떤 사람은 늘 새로운 삶에 도전하면서 행복을 느끼기도 합니다. 어느 쪽이 더 나은 삶이라고 쉽게 단정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누구나 한 번 뿐인 인생을 사는 것이니 적어도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아야 세상 '소풍'을 마치는 날 덜 후회하게 되겠지요. 를 쓴 이토 히로시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아가는.. 2017. 6. 5.
여자 대통령 꼭 닮은 조선 여왕, 폭군 혜주 박대통령 닮은 조선 여왕 '혜주' 400년만에 봉인이 풀린 조선왕조실록에는 없는 조선 역사를 다룬 소설 를 읽는내내 여러 차례 여성 대통령이 연상되었습니다. 소설 는 지난 30년 간 역사 연구와 저술활동을 해왔다는 것만 밝혀놓은 소설가 정빈의 작품입니다. "지난 30여 년간 역사 연구와 저술을 해왔다. 더 이상의 작가 소개는 원하지 않는다"고 씌어진 저자 이력을 보고 역사적 사실을 근거로 작가의 상상력을 덧붙인 '역사소설' 일 것이라고 지레짐작 하였습니다만, 막상 책을 읽어보니 역사적 사실과는 아무 관련 없이 쓴 그야말로 '소설'이었습니다. 조선왕조실록에서 사라졌다고 하는 소설의 주인공 헤명공주는 말할 것도 없고, 선대왕인 그의 아버지 광조 그리고 후대 왕인 덕종도 조선왕조의 계보에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2016. 1. 14.
1945.8.15...항복 없는 일본의 종전 선언 [서평] 조정래의 ,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시장으로 바뀐 중국 을 쓴 국민작가 조정래 선생의 를 읽었습니다. 벌써 2년째 책꽂이에 꽂혀 있던 2013년에 출간된 책을 지난여름의 끝자락을 보내며 읽었습니다. 머릿속이 복잡하고 세상일을 잊고 싶을 때 소설 읽기는 훌륭한 도피처가 되곤 합니다. 현실에서 도피하고 싶어 일터를 도망쳐 집으로 온 날, 마침 아내와 아이들이 읽고 재미있다고 했던 가 떠오르더군요. 분노와 실망감으로 잠도 잘 오지 않고, 그렇다고 생산적인 일도 잘 안 될 때는 다양한 인간군상들을 통해 삶을 되돌아보는 '소설 읽기'가 훌륭한 위로가 될 때가 있습니다. 지난 몇 주간 저에겐 를 비롯한 몇 권의 소설이 그런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마침 청소년들을 데리고 중국을 통해 백두산 자전거 순례를 다녀.. 2015. 9. 22.
시라소니 이후 최고 주먹...한국의 3대 구라? 누구나 인생 이야기를 엮으면 소설 책 한 권은 나온다고 하는데, 이 남자 이야기는 책으로 기록한 이야기만 소설 책 두권(배추가 돌아왔다 1, 2권) 분량입니다. 짐작컨대 조선 3대 구라라는 방배추 선생이 책에 담지 못한 그야 말로 야사(?)는 두 권을 더해도 부족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1935년생인 그는 올해 81세 본명은 방동규입니다. 책 제목이 '배추가 돌아왔다'인 것은 젊은 시절 그의 별명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그의 인생이력을 보면 파란만장 그 자체입니다. 한 사람이 일생동안 어떻게 이 많은 일을 경험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정도입니다. "당시 집에는 자가용까지 있었다. 뚜껑을 열고 닫을 수 있는 푸른색 컨버터블 승용차를 타고 여름철이면 동해안으로 바캉스를 갔다. " - 본문 중에서 1935년 .. 2015. 7. 14.
김일성 독립운동 사실이지만 '개자식'이오 채현국이라는 이름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작년 연초에 에 실린 "노인들이 저 모양이란걸 잘 봐 두어라" 인터뷰 기사 덕분입니다. 를 써서 전 세계적인 반향을 불러일으킨 프랑스 노인 스테판 에셀에 감동 받으며, 우리나라엔 왜 저런 분이 없을까 하던 차였습니다. 그런 때에 국내언론을 통해 채현국이라는 뉴 페이스(?)가 등장한 것입니다. 일찍부터 익히 채현국이라는 이름을 알고 있었던 지인들과 동지들도 적지 않았겠지만,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계기는 인터뷰가 분명한 것 같습니다. 해방 이후 줄곧 친일파 후손과 독재자들이 민주주의를 유린하는 동안, 보이는 곳과 보이지 않은 곳 모두에서 많은 사람들이 맞서 싸웠습니다. 그 중에는 백기완 선생이나 리영희 선생 혹은 젊은 시절의 김근태, 이부영, 황석영처럼 널리 이름이.. 2015. 6. 4.
이데올로기의 노예가 된 기독교? [서평] 김은국이 쓴 소설 순교자 'KTX를 타고 가는 출장길에 김은국의 소설 를 읽었다'고 페이스북에 쓴 글을 보고 곧바로 주문한 책입니다. 페이스북에 글을 쓴이가 늘 닮고 싶어하는 선배였던지라 책을 받자마자 읽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책을 끝까지 읽는 데는 긴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단숨에 읽어낼 수 있는 가벼운 책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웬만한 소설들은 단숨에 읽어치우는데 는 그리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니었습니다. 긴 호흡이 필요하더군요. 라는 제목 자체도 무거웠습니다. 한국전쟁 기간 동안 남쪽 군인과 북쪽 군인이 평양을 번갈아 점령했을 때 일어난 '목사'들에 대한 고문, 학살 사건을 예상치 못했던 시각으로 다룬 무거운 문학 작품이었습니다. 소설 읽기를 즐기지 않는 편인데다가, '소설=허구'라는 등식.. 2015. 5. 15.
DSLR 샀다고 다 잘 찍는건 아니다 DSLR카메라 보급이 늘어난 것은 물론이고, 온 국민이 모두 옛날 '똑딱이' 카메라보다 훨씬 성능이 좋은 카메라가 장착된 스마트폰을 항상 들고 다니는 세상입니다. 트위터, 페이스북, 블로그 그리고 카카오 스토리를 비롯한 각종 마이크로 블로그에는 날마다 수 많은 사진들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집회 현장이나 여러 행사장에 가면 사진기자나 행사 기록을 남기는 진행요원뿐만 아니라 이른바 내빈에 속하는 사람부터 일반 시민들까지 모두가 스마트폰 카메라를 꺼내 사진을 찍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시·군마다 앞다투어 개최하는 각종 축제에 가면 수많은 사람들이 보급형을 넘어서는 DSLR 카메라를 목에 걸고 사진 찍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진이 이처럼 양적으로 팽창하는 데 비하여 질적으로도 발전하.. 2015. 4. 27.
초판 300부만 찍은 사진책...대단하다 [서평] 필립 퍼키스의 평생 동안 사진을 가르쳐온 작가의 입니다. 필립 퍼키스는 프랫 인스티튜트 사진학과와 뉴욕대학을 비롯한 여러 대학과 대학원에서 사진을 강의했고, 메트로폴리탄 뮤지엄을 비롯한 여러 뮤지엄에 그의 사진이 소장된 저명한 사진가입니다. 누구나 손에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 세상이 되었습니다만, 작품이라고 할 만한 사진을 찍는 것은 여전히 전문 분야에 속합니다. 저자는 사진을 배우는 것은 운전이나 외국어를 배우는 것처럼 눈에 보이는 성과가 금방 드러나는 게 아니라고 강조합니다. 그러면서 자신의 생각과 경험이 사진 초보자들과 사진을 막 가르치기 시작한 선생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이야기합니다. 저자의 첫 번째 제안은 사진 보는 법입니다. "전시장에 간다. 눈길을 끄는 사진앞에 선다... 2015. 3. 26.
좋은 글쓰기? 시집과 사전을 가까이 하라 고종석의 한국어 글쓰기 강좌 1권을 아주 흥미롭게 읽어 곧장 2권도 읽었습니다. 한국어 글쓰기 강좌를 엮어 이미 450쪽이 넘는 책(1권)을 엮어 내고도 두 번째 강좌를 엮어 또 다시 비슷한 분량의 책을 냈더군요. 2권을 읽으면서 가장 놀라웠던 것은 한국어 글쓰기 강좌를 무려 900쪽(1, 2권을 합쳐)이 넘는 책으로 엮을 만큼 저자가 할 수 있는 이야기와 주제가 무궁무진하게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2권도 좋은 글에 관한 저자의 생각을 나누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좋은 글은 명료합니다. 그리고 아름답습니다. 명료하고 아름다운 글이 좋은 글입니다." 저자는 명료하고 아름다운 글의 대표적 사례로 김현 선생의 '말들의 풍경을 시작하며'라는 글을 추천합니다. 저자는 자신이 진행하는 한국어 글쓰기 강좌에서 김현 선.. 2015. 2. 26.
맥북에 윈도우만 까는 바보짓...이제 그만 ! [서평] 김경범이 쓴 맥북을 처음 켜던 날, 컴퓨터를 처음 켰던 날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1991년 어느 날 대학 교양 강좌로 1학기 동안 전산 실습을 경험한 자신감으로 286컴퓨터를 구입했습니다. '엠에스도스(MS-DOS)'를 기반으로 작동하는 컴퓨터를 사다놓고, 타자기로 하던 작업을 초기 버전의 아래한글로 바꾸었습니다. MS-DOS 운영체제를 다 공부하고 컴퓨터를 구입한 것이 아니라 컴퓨터부터 사다놓고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첫날 맞닥뜨린 가장 큰 난관은 켤 수는 있었지만 끌 수 없었다는 것입니다. 컴퓨터를 조립해준 사장님에게 MS-DOS 정도는 쓸 줄 아는 척 하였더니 제가 없는 사이에 아무런 설명 없이 컴퓨터만 연결해주고 가버린 것입니다. '엑시트(EXIT)'를 비롯해 키보드의 수많은 자판을 두드.. 2015. 1. 2.
친일파 처단 위해 홍길동이 등장한다면? [서평] 독립운동가 자손 변재환 유작 소설 의협소설이 도대체 뭐야? 변재환이 쓴 라는 낯선 제목의 책을 처음 받았을 때 가장 먼저 품었던 의문입니다. 듣보잡 작가에 듣보잡 제목의 소설책이었는데다 '의협소설'이라는 수사도 약간 싸구려처럼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두어 달 전 블로거 모임에서 선물로 받은 책이었는데 평생 교육운동을 해오신 김용택 선생님이 "무협지보다 재미있는 책입니다. 저도 단숨에 다 읽었습니다. 현실보다 통쾌한 내용입니다"하는 소감을 이야기 해주지 않았으면 펼쳐보지도 않았을 책입니다. 김용택 선생님이 좋은 평가를 해주셨는데도 한 달 이상 책상에 놓여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책을 읽다보니 저 역시 무협지보다 재미있고 현실보다 통쾌하다는 평가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쉽게 설명하자면 저자가.. 2014. 12. 29.
박근혜-문재인 당락 구글은 알고 있었다? 미래가 궁금하신가요? 점쟁이를 찾아가지 말고 '구글신'에게 물어보세요. 점쟁이보다는 '신'이 더 정확하게 예측할 뿐만 아니라 구글신은 복채가 없어도 만날 수 있답니다. 그냥 인터넷에 연결된 컴퓨터 앞에 앉아 구글신에게 제대로만 물어보면 정확(?)한 답을 알려주기 때문입니다. 미국에서 탄생한 구글신은 서울시장 선거에서 박원순 시장이 당선될 것을 알고 있었고, 대선에서는 박근혜 후보가 당선될 것을 다 알고 있었다는 겁니다. 미국 태생(?)인 구글신은 한국의 선거 결과뿐만 아니라 2007년과 2011년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도 마치 예언자처럼 딱 맞췄습니다. 그 정도 결과는 더 독자 여러분도 이미 다 알고 있었다구요? 그런데 구글신은 여러분처럼 박근혜가 이긴다, 박원순이 이긴다 혹은 오바마가 이긴다는 결과만 .. 2014. 12. 19.
절필한 문장가 "글쓰기는 천재가 따로 없다" 2012년 절필을 선언한 고종석이 쓴 입니다. '절필을 선언했는데 무슨 책이냐?' 하실 분들도 있겠습니다. 그 사연부터 밝히면 이번 책은 2013년 9월부터 12월까지 숭실대에서 진행하였던 '글쓰기 강연'을 묶어 으로 펴낸 것입니다. 고백하자면 유명 저자인 고종석의 책을 읽은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남들보다 책을 적게 읽는 편이 아닌데도 독서 편향이 심하여 이미 잘 아는 작가들의 책만 주로 읽다보니 그리된 것 같습니다. 을 펼쳐들고 채 10여 쪽을 넘기기 전에 저자의 매력에 빠져들었습니다. 저자야 말로 글자 그대로 '지식인'이더군요. '동서고금'의 철학, 역사, 문화, 교양에 두루 능통하였습니다. 이미 절필을 선언하였던 저자는 이 강연을 통해 자신이 "글쓰기보다 말하기를 더 즐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2014. 12. 11.
7인의 작가, 7개 도시를 7편의 소설로 담다 [서평] 백영옥 외 6인이 쓴 여행 소설집 "소설로 만나는 낯선 여행" 단편소설집 의 부제가 바로 '소설로 만나는 낯선 여행'입니다. 백영옥 외 6인의 작가가 쓴 이 단편 소설집은 속초, 정읍, 원주, 제주, 부산, 여수, 춘천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특이한 소설입니다. 출판사에서 작가들에게 원고를 부탁할 때 특정한 도시를 배경으로 하는 소설을 부탁했고, 작가들은 각자 다른 도시를 배경으로 이야기를 엮어냈습니다. 도시를 주제로 소설을 쓸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게 느껴지더군요. 속초를 배경으로 한 백영옥의 '결혼기념일', 정읍을 무대로 한 손홍규의 '정읍에서 울다', 이기호가 원주 주제로 쓴 소설 '말과 말 사이-원주 통신2', 윤고은이 쓴 제주 이야기 '오두막', 부산이 무대인 함정임 소설 '꿈꾸는 소녀'.. 2014. 11. 6.
일베, 인터넷과 잉여사회가 만든 괴물 [서평] 남아 도는 인생들을 위한 사회학 도서 '의자 뺏기' 놀이를 아시는지요? 사람 숫자보다 적은 숫자의 의자를 놓고 함께 즐거운 듯이 노래를 부르며 빙빙 돌다가 사회자의 지시가 있을 때 재빨리 의자에 앉는 놀이입니다. 이 놀이는 반드시 한 사람, 혹은 몇 사람을 잉여로 만듭니다. 놀이의 벌칙이 난감할수록 잉여가 된다는 사실의 참담함을 제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조금 더 심각한 잉여도 있습니다. 회사가 부당하게 노동자를 해고 시키면 힘없는 노동자는 법원의 판결을 받아 복직할 수밖에 없습니다. 길고 지난한 소송을 경험하고 어렵게 일터로 돌아갔을 때, 회사는 그에게 어떤 일도 시키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야말로 참담함을 경험하게 만드는 악질적인 노무관리입니다. 그런데 특별한 사람들만 경험하는 줄 알았던.. 2014. 10. 8.
우리가 TV 안 보는게 그리 두려운가? 전국의 여러 YMCA에서 일 년에 한 번씩 1주일 TV를 끄고 지내는 미디어 교육을 합니다. 'TV 끄기 운동'을 앞두고 공부 모임을 하면서 함께 일하는 후배가 제목만 보고 추천한 책을 다같이 읽었는데 참으로 해괴하기 이를데 없는 주장을 하는 책이었습니다. KBS 아나운서와 방송심의위원을 지낸 저자는 오로지 'TV끄기 운동'에 반대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 책을 썼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 책을 해괴하다고 하는 까닭이 있습니다. 단순히 저자가 'TV끄기 운동'에 반대하기 때문에 해괴하다는 표현을 쓴 것이 아닙니다. 가 해괴하다는 것은 첫째, 주장하는 논리의 근거가 터무니없다는 것입니다. 예컨대 저자가 TV가 유해하지 않다는 주장을 하기 위해 내놓은 근거는 TV의 폐해를 우려하는 목소기가 커지고 있고, TV.. 2014. 7. 3.
바둑 배운다고 공부 잘하는 건 아니다 [서평] 이세돌이 쓴 중학 중퇴 섬소년 바둑으로 세계 최고가 되다 바둑은 문외한입니다. 어린시절 동네 어른들에게 장기를 배울 때 오목과 바둑 규칙도 함께 배운 일이 있지만,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할 줄 아는 건 없습니다. 바둑을 배울 마음이 있었던 것은 아니고 장기판을 뒤집으면 바둑판이 나왔고, 그 바둑판 위에서 알까기도 하고 오목도 하면서 놀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동네 형들과 삼촌들이 바둑 두는 걸 보면서 대강 규칙은 익혔지만, 바둑에도 장기에도 큰 흥미가 생기지 않았고 깊이 빠져들지도 않았습니다. TV에 바둑 프로그램이 나오면 당연히 다른 채널로 돌렸고, '이창호'가 세계를 최고의 바둑 고수로 언론에 오르내릴 때도 무관심이었습니다. 야구나 축구에도 크게 흥미가 있었던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창호보다는 .. 2014. 6. 24.
세계적 IT기업 CEO들이 엔지니어출신인 까닭 "우리나라 10대 재벌 상장 계열사의 CEO 3명 가운데 1명이 이공계 출신"이라고 합니다. 예컨대 산업화 시대를 이끌어 왔던 경영학의 경영시대가 엔지니어 경영 시대로 바뀌고 있다는 것입니다. 세계적인 IT 기업들인 페이스북, 유튜브, 구글, 애플 같은 기업들도 모두 엔지니어 출신들이 창업해 세계 시장을 휩쓸고 있습니다. 김영한이 쓴 는 '엔지니어 경영시대'라는 새로운 흐름에 주목하는 책입니다. "현대 경영에서 엔지니어들이 주목받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귀결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비즈니스 생태계에서 살아남으려면 공학적인 전문성과 함께 과학적인 창의성이 그 무엇보다 절실한 까닭이다." (본문 중에서) 경영 능력이라는 것은 결국은 문제 해결 능력인데, 지금까지 인문학적 소양을 바탕으로 한 창의성이 경영을 이끌.. 2014. 6. 19.
마지막 그 봄에도 대통령은 술에 기대지 않았다 [서평] 윤태영 비서관이 쓴 노무현 대통령 이야기 그해 5월, 많은 사람들이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고백했습니다. 그래서 그 분이 떠난 뒤에 더 많은 분들이 '잊지 않겠다'고 다짐했으며 그 다짐을 지켜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바람이 불면 그 분이 오신 줄 알겠다'고 하였지요. 저도 제 방식으로 그분을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1주기였던 2010년에는 노무현 대통령 회고록 을 읽고 서평 기사를 쓰면서 매년 5월에 그분에 관한 책을 읽고 서평을 쓰겠다고 공개적으로 다짐했습니다. 2011년 2주기에는 , 2012년에는 정철이 쓴 , 2013년에는 를 읽고 서평을 썼습니다. 세월이 참 빠르네요. 그새 또 1년이 지났습니다. 이 책 말고도 를 비롯하여 노무현 대통령 관련 책을 몇 .. 2014. 6. 11.
책 읽기에 빠져 인생을 낭비하지 말라? 책 내용을 일일이 살펴보지 않고 글쓴이만 보고 책을 골라도 후회하지 않을 책이 있기 마련입니다. 제게는 이라는 책이 꼭 그렇습니다. 이 책은 사회학자 정수복씨가 책에 대해 쓴 두 번째 책입니다. 저자가 책에 대한 일곱 가지 질문을 던지고 스스로 이에 답합니다. 그런데 책에 대한 첫 번째 질문이 놀랍습니다. 그 질문이란 바로 '책을 읽지 말아야 할 이유는 무엇인가'입니다. 저자는 책을 읽지 말아야 할 첫 번째 이유로 '책 중독'의 위험성을 꼽습니다. "책 중독에 걸린 사람은 인생에서 누릴 수 있는 귀한 시간을 책에 고스란히 헌납하는 것"이 위험하다는 이야기입니다. 혹시 여러 분도 '책을 읽는 시간이 인생에서 누릴 수 있는 귀한 시간을 허비(?)한다'고 생각해본 적 있나요? '어떤 측면에서 독서는 세상을 직.. 2014. 5. 15.
완전한 자유 대신...51%의 자유를 누리자 ! [서평] 사람들이 뽑은 50개 단어로 정철이 풀어 쓴 "놀랍고 재미있는 발상이다. 그리고 정철답다." 책을 펼치며 든 첫 생각입니다. 사랑, 가족, 엄마와 같은 사람들이 가장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인생의 목적어 50단어를 찾아 정철의 생각과 의미를 담아 당신들도 한 번 생각해보라고, 인생의 목적과 의미를 새겨보라고 권하는 책입니다. 50개의 인생 목적어 중에는 이 책을 만나지 않았다면 인생을 살면서 한 번도 깊이 새겨보지 않았을지도 모르는 단어들도 수두룩하였습니다. 성찰하면서 살려고 노력하지만 실제 매일의 삶은 그다지 성찰적이진 않았던 것이지요. 정철이 쓴 는 좀 특이한 과정을 거쳐 쓰여진 책입니다. 저자는 '왜 사는가?'라고 하는 철학적인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하여 사람들에게 '당신의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2014. 3.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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