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10대 재벌 상장 계열사의 CEO 3명 가운데 1명이 이공계 출신"이라고 합니다. 예컨대 산업화 시대를 이끌어 왔던 경영학의 경영시대가 엔지니어 경영 시대로 바뀌고 있다는 것입니다.
세계적인 IT 기업들인 페이스북, 유튜브, 구글, 애플 같은 기업들도 모두 엔지니어 출신들이 창업해 세계 시장을 휩쓸고 있습니다. 김영한이 쓴 <엔지니어처럼 생각하라>는 '엔지니어 경영시대'라는 새로운 흐름에 주목하는 책입니다.
"현대 경영에서 엔지니어들이 주목받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귀결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비즈니스 생태계에서 살아남으려면 공학적인 전문성과 함께 과학적인 창의성이 그 무엇보다 절실한 까닭이다." (본문 중에서)
경영 능력이라는 것은 결국은 문제 해결 능력인데, 지금까지 인문학적 소양을 바탕으로 한 창의성이 경영을 이끌어왔다면, 앞으로는 과학적인 사고방식에 익숙한 엔지니어들이 경영학적 창의성의 한계를 보완할 것이라는 겁니다.
엔지니어식 혁신 사고... 트리즈로 시작한다
이런 문제의식을 가진 저자는 미국, 일본, 유럽에서 도입된 경영학적 기법과는 다른 러시아식 문제 해결 기법인 '트리즈(TRIZ)에 주목합니다. 저자는 러시아에서 개발된 새로운 문제해결 기법인 트리즈가 '엔지니어 마인드'를 가능하게 해주는 새로운 창의성 기법이라고 강조합니다.
"트리즈는 러시아 특허국에서 근무하던 겐리히 알츠슐러 박사가 개발한 과학적 문제해결 기법으로 50여 년 동안 성공한 아이디어의 특성을 분석해 테이터베이스를 만든 뒤, 이를 이용해 새로운 아이디어의 힌트를 얻는다는 논리로부터 탄생했다." (본문 중에서)
트리즈는 주로 기술 공학 분야에서 이용되었지만 최근에는 비즈니스 업무에까지 폭넓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김영한이 쓴 이 책은 바로 트리즈를 비즈니스에 응용하는 법을 담고 있는 실용서입니다.
삼성전자 임원과 국민대학교 교수를 거친 저자는 국내의 '트리즈' 전문가 중 한 명입니다. 한국트리즈협회 이사를 역임하였으며, 삼성전자와 삼성전기의 트리즈를 지도하였으며, 다수의 관련 저서를 저술했습니다.
특히 창의력 실천을 직접 체험하기 위하여 제주에 씨엔블루 카페와 제주커피수목원을 경영하고 있습니다. 트리즈를 활용하여 발효커피인 제주몬순을 개발해 특허출원했으며, 세계 최초로 영하 기온에서 커피재배에 성공하였다고 합니다.
저자는 트리즈가 단순한 아이디어를 뛰어넘는 혁명적인 발상전환의 원천이라고 강조합니다. 대기업뿐만 아니라 조그만 가게를 운영하는 사람들도 트리즈를 활용하여 새롭고 놀라운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입니다.
13살에 특허 낸 러시아 소년의 혁신적 사고 방법
자, 그럼 트리즈에 대해서 조금 더 살펴보겠습니다. 앞서 소개하였던 러시아의 겐리히 알츠슐러는 13세에 특허를 냈습니다. 소년은 자신의 아이디어를 기술적 특성으로 바꾸어 특허로 취득하는 법을 일찍 경험한 것입니다. 그는 해군에 입대하여 특허 부서에 근무했는데 남다른 문제해결 능력을 발휘하여 여러 가지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여 주목을 받았습니다.
1946년부터 1963년까지 17년 동안 러이사 특허 20만 건을 읽고 분석했으며, 이들 특허가 가지는 공통적 요소와 특성 그리고 일정한 규칙이 존재한다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는 모든 기술 시스템의 진화를 지배하는 객관적 원리가 존재한다고 믿었고, 문제의 모순을 해결한 원리를 객관적으로 정리한 것이 바로 트리즈입니다.
"트리즈는 아이디어를 내기 전에 먼저 문제의 본질에 접근하여 최고 수준의 아이디어를 도출하여 고정관념에서 탈피하도록 한다. 또한 그 과제의 내부에 존재하는 모순을 사전에 제거해 실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시행착오를 줄여준다" (본문 중에서)
말하자면 트리즈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창의적 발상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새로운 도구라는 것입니다. 이 도구가 원래는 기술공학에 주로 활용되었으나 최근 들어 비즈니스용 트리즈가 개발되었고 놀라운 성과들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알츠슐러 박사팀은 오랜 기간 방대한 양의 특허를 분석한 끝에 '동일한 해결책이 반복적으로 사용된 사례'를 모아냈고, 수만 개의 우수한 해결 원리들을 모으고 요약해 '40가지 해결원리'를 개발했다고 합니다.
저자는 트리즈라는 생소한 방법을 통해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알려주기 위해서 여러 도표를 가지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트리즈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들에게는 쉽지 않은 설명들입니다. 그런데 트리즈를 활용한 다양한 비즈니스 사례를 보면 훨씬 쉽고 흥미롭습니다. 예컨대 스티브 잡스의 아이팟 개발, 사우스 웨스트 항공의 펀 경영 사례, 마이크로소프트의 선택과 집중, 혼다이 중국시장 성공 비밀 같은 놀랍고 흥미로운 사례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사실 트리즈의 원리를 다 이해하지 못해도 국내외 성공사례를 읽어보는 것만으로도 흥미진진합니다. 매립을 추진하던 순천만이 생태관광 명소가 되는 과정, 한진중공업 조선소가 필리핀에서 자리잡은 과정, 총각네 야채가게의 성공 사례 그리고 금난새의 해설이 있는 오케스트라 공연 등도 모두 재미있으면서 놀라운 사례들입니다.
커피 원산지가 아니어도 한국산 생두 판매
과제 중심에 놓고 핵심문제를 도출하며 원인을 파악하고 나면 트리즈의 비즈니스 매트릭스를 활용하여 가장 적합한 해결원리를 찾아낼 수 있습니다. 예컨대 저자가 만들어 낸 '제주몬순'은 생두를 재배할 수 없는 조건에서 '누룩을 넣고 발효시킨 커피'를 만들어 냈고, 커피 원산지가 아니면서도 '한국산 생두'를 판매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쨌든 중요한 것은 이런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몇 날 며칠씩 머리를 싸매고 연구한 결과물이거나 혹은 어느 날 갑자기 뇌리를 스쳐간 아이디어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트리즈라고 하는 새롭고 체계화된 문제 해결 기법을 활용하면 훨씬 쉽게 창의적 사고를 해낼 수 있다는 것이지요. 저자는 트리즈를 한마디로 정의하면 '창의력 방정식'이라고 요약합니다.
"창의력 방적식은 이다. C는 Creativitry, P는 Parameter, M은 Matrix이고 스케어는 무한의 상상력이다. 아인슈타인이 우주에너지를 로 단순화 했듯이 알츠슐러는 무한의 창의력을 로 단순화 한 것이 심플 트리즈다."(본문 중에서)
예컨대 트리즈는 문제의 본질에 빠르게 접근하고, 고정관념에서 탈피하여 최고 수준의 아이디어를 낼 수 있도록 돕는 도구이며, 내부에 존재하는 모순을 제거하여 시행착오를 줄임으로써 혁명적 발상 전환을 이루도록 한다는 것입니다.
김영한이 쓴 <엔지니어처럼 생각하라>에는 비즈니스 트리즈에 활용할 수 있는 40가지 해결원리를 비롯한 여러 가지 실전 활용 자료들이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혁명적 발상과 창의적 사고를 꿈꾸는 독자들이라면 '엔지니어처럼 생각하는' 새로운 발상법을 한 번 익혀보시기 바랍니다.
엔지니어처럼 생각하라 - 김영한 지음/왕의서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