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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책과 세상 - 시사, 사회'에 해당되는 글 149건

  1. 2020.09.01 팬대믹 시대, 과거 경험으로 미래예측 불가능
  2. 2019.12.31 죄인으로 살다 간 안중근 아들...안준생
  3. 2018.04.19 권력은 탐욕의 상징? NO 정치발전의 동력 !
  4. 2016.11.15 농부 고시보는 독일, 백남기 죽음 상상도 못해... (1)
  5. 2016.10.14 이완용·이승만 뒤에 숨은 악질 친일파와 독재부역자들
  6. 2016.09.12 대원군 졸개의 딸...이토 밀정으로 맹활약
  7. 2016.04.29 노무현 대통령 초청 거절한 한약방 주인...왜? (1)
  8. 2015.03.10 유럽의 세계 제패... 기원전부터 시작됐다? (2)
  9. 2014.12.26 박정희를 빨갱이로 몰아세운 경찰서장의 최후? (9)
  10. 2014.10.23 동네 고르긴 쉬워도 이웃까지 선택할 순 없다 (1)
  11. 2014.07.15 주 3일 문 닫는 빵집 자본론에서 배웠다 (1)
  12. 2014.05.22 구글-애플은 도청 안심? 천만에 말씀
  13. 2014.05.13 세월호 아픔에 공감했다면 '분노하라' ! (1)
  14. 2014.05.09 강남 다음이라는 창원 사장님 이렇게 망가졌다 (7)
  15. 2014.04.30 세월호 슬픔 속...표창원의 책을 권하는 까닭 (2)
  16. 2014.04.17 경제성장 할수록 가난뱅이에겐 독이다. (14)
  17. 2014.03.20 예수 믿는 사람들, 제발 성경공부 좀 하시라 ! (2)
  18. 2014.03.12 정수기가 방사능을 걸러낼 수 있다고?
  19. 2014.02.03 흑백사진으로 만나는 쿠바 혁명 영웅들 (2)
  20. 2014.01.15 2008년 대한민국 아고라 광장에서는?

팬대믹 시대, 과거 경험으로 미래예측 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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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위기가 우리에게 닥쳤습니다. 코로나19와 같은 대재앙 같은 위기뿐만 아니라 한치 앞도 정확히 예측하지 못하는 인간들은 늘 크고 작은 위기를 겪으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전 세계의 모든 기업과 정부기관 그리고 교육기관이 2020년 초에 내놓은 각종 사업계획들과 장기적인 예측은 완전히 의미를 잃었습니다.” 저자는 과거의 경험을 최대한 끌어 모아 미래를 예측하는 방식을 ‘올드타입’이라고 부르는데, 낡은 사고방식은 위기 대응을 더욱 어렵게 할 뿐이라고 주장합니다.

철학과 미술사학을 공부하고 경영 컨설턴트로 일하는 독특한 이력을 가진 야마구치 슈는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라는 전작으로 인하여 한국 독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작가입니다. <뉴타입의 시대>는 철학적 사유를 바탕으로 경영컨설턴트로서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론에 관하여 쓴 책입니다.

부지런하고 책임강 강한 인재가 필요없는 시대 온다

저자는 “20세기 후반에서 21세기 전반까지 50여 년 동안 바람직하게 인식되던 사고와 행동양식은 대부분 급속한 속도로 과거의 유물이 되어간다”고 규정하면서 새로운 사고와 행동 양식을 ‘뉴타입’이라고 정의 합니다. 올드타입과 뉴타입의 사고와 행동양식 차이를 다음과 같이 분류합니다.

올드 타입 뉴타입
● 정답을 찾는다 ▶ 문제를 찾는다
● 예측한다 ▶ 구상한다 
● 성과지표로 관리한다 ▶ 의미를 부여한다 
● 생산성을 높인다 ▶ 놀이를 접목한다 
● 규칙에 따른다  ▶ 자신의 철학에 따른다 
● 한 조직에 머문다 ▶ 조직 사이를 넘나든다 
● 철저히 계획해서 실행한다 ▶ 우선 시도한다 
● 빼앗고 독점한다 ▶ 나눠주고 공유한다 
● 경험에 의지한다 ▶ 학습 능력에 의지한다 

저자는 위 예시문 오른쪽에 있는 사고와 행동양식을 지닌 사람을 뉴타입이라고 정의하는데, 그들의 특징을 “자유롭고 직감적이며 소신이 뚜렷하고 호기심이 강하다”고 규정 합니다. “순종적이고 논리적이며 부지런하고 책임강이 강한” 올드 타입과 뚜렷이 대비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지요.

“가치창출의 원천이 문제를 해결하고 물건을 만들어내는 능력에서 문제를 발견하고 의미를 창출하는 능력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따라서 물건은 과도하게 넘쳐나는 반면 문제는 희소해지는 현대사회에 필요한 인재 요건이, 반대로 물건이 희소하고 문제가 과잉하던 과거 사회에서 요구되던 인재 요건과 완전히 다른 것은 당연한 일이다.”

농경시대, 산업혁명 시대, 산업화 시대를 그치면서 각각 그 시기에 맞는 ‘우수한 인재상’은 바뀌었으며, 또 다시 이전 시대와 다른 새로운 인재를 요구하는 시대전환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시대 변화를 만드는 여섯 가지 트렌드의 변화를 강조합니다. ▲첫째 물질은 풍요롭지만 삶의 방향성을 잃어가고 있다. ▲둘째 정답을 찾는 일보다 문제를 발견하는 일이 중요해졌다. ▲셋째 수요를 넘어서는 쓸모 없는 일자리와 노동이 대두되었다. ▲넷째 사회전반에 변동성, 불확실성, 복잡성, 모호성이 넘친다. ▲다섯째 규모의 경제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여섯째 인생은 길어지고 기업의 수명은 짧아졌다. 이상 여섯 가지 변화를 메가 트렌드의 변화라고 주장합니다.

물질이 풍요롭다는 것, 삶의 방향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 인터넷만 열면 정답을 쉽게 찾을 수 있다는 것, 새로운 기술이 일자리를 줄이고 있다는 것, 사회전반의 불확실성, 고령화 시대로 바뀐다는 것 모두 부연 설명이 필요 없는 급격한 변화의 모습들이지요.

정답은 누구나 검색할 수 있는 시대

경제를 잘 모르긴 하지만 규모의 경제가 통하지 않고 기업의 수명이 짧아지는 것도 세계적인 현상인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저자는 바로 이 여섯 가지 메가 트랜드의 변화에 주목하면서 다양한 사례와 자료를 근거로 시대의 변화를 역설합니다.

이 책에는 세상의 변화를 설명하면서 뷰카(화)라는 말이 자주 등장하는데, 뷰카(VUCA)화는 변동성(Volatility), 불확실성(Uncertainty), 복잡성(Complexity), 모호성(Ambiguity)을 합쳐서 부르는 용어입니다. 원래는 미국 육군이 세계정세를 설명하기 위해 사용하였지만, 이제는 시대의 변화를 설명할 때 널리 사용된다고 하네요.

뷰카 시대의 가장 큰 특징은 과거의 경험으로 새로운 문제를 해결 할 수 없고, 과거의 경험으로 미래를 예측할 수도 없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결국 뉴타입은 과거의 경험으로 정답을 찾는 일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문제를 찾아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정답 대신 새로운 문제를 찾아내려면 “항상 나름의 바람직한 이상형을 마음에 간직하고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뉴타입은 자신이 원하는 이상적인 모습을 눈앞의 현실과 비교하고 둘 사이의 차이를 찾아냄으로써 문제를 발견한다.”

그래야 정답 대신 새로운 문제를 찾아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바로 사회와 인간이 지녀야 할 이상적인 모습을 구상하는 능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입니다. 요즘 우리 사회에도 혁신이 대유행입니다. “사회혁신”, “행정혁신” 같은 구호가 난무하고 시민사회 활동가들도 이른바 혁신적인 활동가들은 “혁신가 네트워크”라는 새로운 조직에 몸을 담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마침 이 책에 있습니다. 저자가 혁신가로 높은 평가를 받는 사람들과 인터뷰를 하면서 깨달은 것은 “누구도 처음부터 혁신을 계획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랍니다.

“그들에게는 간절히 해결하고 싶었던 구체적 문제가 있었을 뿐이다. 그리고 그 문제를 해결한 수단이 우연히 획기적이었기 때문에 사람들로부터 혁신이라고 평가 받았던 것이지 처음부터 그들이 혁신을 목적으로 했던 것은 아니다.”

그는 오늘날 혁신을 주창하는 사람들은 올드타입 이라고 규정합니다. “세상의 유행에 휘둘리고 수단인 혁신을 목적으로 착각하는”사람들이라는 겁니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혁신이 아니라 혁신가라는 칭호와 존경(?)이라는 것이지요.

“진짜 혁신가는 세상의 과제를 해결하겠다는 목표를 쫓다가 우연히 혁신을 일으키는 반면에, 엉터리 혁신가는 처음부터 수단에 불과한 혁신을 목표로 삼아 자신의 가치를 높이려고 한다. 진짜 혁신가와 엉터리 혁신가는 가치를 창출하는 방향성이 완전히 반대인 셈이다.”

지역 혁신을 주창하는 사람들이 고작해야 ‘서울 따라 하기’에 머무르고 있는 것도 혁신 자체를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오히려 스스로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수단으로서의 혁신을 목적으로 하게 되면 방법에도 제한이 생긴다는 겁니다. 고를 수 있는 방법이 줄어든다는 것이지요.

세상의 유행에 휘둘리는 가짜 혁신가들...

한편, 저자는 혁신을 야구 경기의 장외 홈런에 빗대어 설명합니다.

“타석에 들어선 타자가 노리는 것은 무엇보다 안타를 쳐서 진루하는 것이다.......물론 안타 수가 늘어나면 그만큼 장외 홈런 수도 늘어나겠지만 처음부터 홈런을 노리고 타석에 들어선다면 안타도 제대로 칠 수 없다.”

아울러 뉴타입으로 사고하고 행동하려면 예측에 매달리지 말고 미래를 주도적으로 구상하라고 조언합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수많은 우연이 쌓인 결과가 아니라 누군가가 내린 의사결정이 축적되어 이루어졌다는 것이지요.

“미래는 지금 이 순간부터 우리가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그러므로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문제는 미래가 어떻게 될까가 아니라 (어떤) 미래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다.”

뷰카 시대에는 미래를 예측하고 행동을 결정할 것이 아니라 미래를 구상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의견을 제시하고 행동을 일으켜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새로운 시대로의 전환은 “팡파르를 요란하게 울리며”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이에 인간의 사고가 변화한 덕분에 일어난다고 주장합니다.

이 리뷰를 통해 다 소개할 수 없는 많은 사례와 자료가 이 책에 담겨있습니다. 첫 머리에 소개한 뉴타입의 사고와 행동양식 그리고 여섯 까지 메가 트렌드의 변화를 넓고 깊게 설명함으로써 독자들을 설득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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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인으로 살다 간 안중근 아들...안준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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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하는 여러 행사가 열리고 임시정부와 독립운동의 발자취를 쫓는 여러 TV프로그램(선을 넘는 녀석들, 같이 펀딩 등)들이 연말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유명 배우와 스타 역사학자가 나서서 널리 알려지지 않았던 독립운동가들의 삶을 조명하는 의미있는 프로그램들이지요.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한 해 내내 전국 곳곳에서 있었고, 대한민국 독립운동 성지 중 한 곳인 밀양에서도 의열단 창단 100주년 행사가 열리고 기념탑과 공원도 만들어졌습니다. 한 해 전에는 약산 김원봉 생가 터에 <의열기념관>이 개관 되었습니다.   

이런 역사적인 일들이 일어나는 사이에 조선의열단과 밀양 독립운동사를 강의하고, 100년 전 독립운동을 하던 그들의 삶을 잊어버리지 말자며 '기억투쟁' 이끌어가는 최필숙 선생이 쓴 <끝나지 않은 그들의 노래>도 출간되었습니다. 

제가 아는 한 그는 가장 열정적인 역사 교사이자 역사학자입니다. 뿐만 아니라 이미 오래 전부터 세간의 기억에서 잊혀져가던 독립운동가의 후손들을 만나 마음과 정성을 다해 교류하고 공감하며 '기억투쟁'을 함께해 온 동지이기도 합니다. 



밀양을 독립운동 메카로 만들어가는 교사 최필숙 

박차정 여사의 묘소를 돌보고 사람들을 이끌고 조선의열단 김원봉 장군의 막내 여동생을 위로하고, 해마다 중국 태항산까지 독립운동가들의 삶을 소개하러 다니며, 사람들이 부르는 곳마다 달려가 열정적인 강의로 조선의열단과 밀양 독립운동사를 강연하고 있었습니다. 

4년 전 그의 첫 번째 강연을 듣고 '의열단과 김원봉, 윤세주'를 제대로 알게 되었고, 4년 만에 다시 듣는 그의 두 번째 강연을 통해 조선 최고 부자가 전 재산을 팔아 독립운동에 헌신하고 역사에 이름을 남겼지만 그 가족들은 얼마나 비루한 삶의 멍에를 짊어져야 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최필숙이 쓴 <끝나지 않을 그들의 노래>는 '약산(김원봉)의 그림자'와 '석정(윤세주)의 노래'라는 소설과 시를 통해 김원봉과 윤세주를 중심으로 하는 독립운동 일대기 소개되어 있습니다. 짧은 두 편의 글이지만 고향 마을에서부터 시작된 두 독립운동가의 우정과 동지적 신뢰 그리고 반일 투쟁에 쏟는 그들의 온 생애를 짐작하기에 충분하였습니다. 

 

하지만 정작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등꼴이 오싹했던 것은 대한민국 최고 독립운동가들의 가족들이 얼마나 비참하고 비루한 삶을 살아야 했는지 확인하는 대목들이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안중근 의사의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가 아들에게 보낸 편지 이야기를 알고 계실 겁니다. 
  
"네가 항소를 한다면 그것은 일제에 목숨을 구걸하는 짓이다. 네가 나라를 위해 이에 이른즉 딴마음 먹지 말고 죽으라. 옳은 일을 하고 받은 형이니 비겁하게 삶을 구하지 말고, 대의에 죽는 것이 어미에 대한 효도이다."(본문 중에서) 
  
조마리아 여사는 안중근 의사의 죽음 이후에 중국으로 이주하여 독립자금을 지원하는 활동을 지속합니다. 그런데 안중근 가족에게는 널리 알려지지 않은 더 가슴 아픈 사연이 있습니다. 안중근 의사의 둘째 아들 안공근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안준생은 처가의 권유로 헤로인 장사를 통해 부를 축적하였고, 조선총독부의 초청을 받아 고국 방문의 기회를 맞았다. 당시 서울에는 이토히로부미를 추모하는 '박문사'가 지어져 있었는데, 안준생은 총독부의 지시대로 박문사를 찾아 '이등박문의 아들과 눈물의 악수 장면'을 연출하였다. 독립운동가의 아들이 내선일체를 향해 가고 있던 일제의 선전에 놀아나는 안타까운 현실을 겪게 된 것이다."(본문 중에서)

영웅 어머니 조마리아와 죄인처럼 살다 간 영웅의 아들 

참으로 기가 막히는 이야기이지요. 안중근의 아들이 마약상으로 살았다는 사실도 놀라운 일이지만, 아버지가 죽인 원수의 아들을 만나 사죄와 화해의 자리에 섰다는 것은 더욱 기막히는 사건입니다. 하지만 누가 그 아들에게 돌을 던질 수 있을까요? 
  
"영웅의 아들은 개 같은 삶을 살고 변절자들의 자식은 성공하고, 아버지는 나라의 영웅이었지만 가족에게는 재앙이었습니다. 나는 나라의 재앙이지만 가족에게 영웅입니다."(본문 중에서) 

안중근의 아들 안준생은 해방후 몰래 귀국하여 끝내 죄인처럼 지내다 전쟁 중에 죽었다고 합니다. 안중근의 가족 중 11명이 독립유공자로 선정되었으나 그의 아들은 죄인처럼 살다 죽었다는 것입니다. 

안중근 의사가 어머니의 뜻을 쫓아 일본에 목숨을 구걸하지 않고 당당하게 죽음을 받아들일 때, 갓 태어난 핏덩이였던 안준생은 궁핍한 삶을 벗어던지기 위하여 모두가 기대하는 '안중근의 아들답게' 살지 못했던 것입니다.  
 

▲  조선의열단 김원봉 장군의 처 박차정 여사 무덤에서 답사팀을 안내하는 저자 최필숙


분노보다 슬픔이 마음을 답답하게 하는 건 제가 나이 들어가는 탓일까요? 힘든 삶을 살아야 했던 영웅의 아들을 향해 돌을 던질 수 없습니다. 매헌 윤봉길의 아내 배용순에 관한 이야기도 가슴이 서글픔니다. 

1932년 4월 29일 상하이 홍커우 공원 천장절 축하연 현장에 폭탄을 명중시킨 윤봉길 의사의 의거는 올해만 해도 여러 방송을 통해서 소개 되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윤봉길 의사가 남긴 편지 '강보에 싸인 두 병정에게'를 아실 겁니다. 저도 상해 홍커우 공원 기념관에서 이 편지를 읽으면 울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너희도 만일 피가 있고 뼈가 있다면 반드시 조선을 위하여 용감한 투사가 되어라. 태극의 깃발을 높이 드날리고 나의 빈 무덤 앞에 찾아와 한 잔 술을 부어 놓아라. 그리고 너희들은 아비 없음을 슬퍼하지 말아라......."(본문 중에서) 

'윤봉길의 아내가 된 불행'... 이런 글이 있을 줄이야 

하지만 저를 비롯한 많은 분들이 윤봉길 의사 아내 배봉순 여사가 '윤봉길의 아내가 된 불행'이라는 글을 남겼다는 사실은 모를 겁니다. 저는 최필숙 선생의 강연에서 듣고 <끝나지 않은 그들의 노래>에서 처음 읽었습니다. 이 책에는 그 글의 일부가 편집 소개되어 있습니다.  
  
"같은 해 동짓달 중순에 오오사카의 위수 형무소로 이감되었던 남편을 면회해 보겠다는 '호사스러운 생각' 같은 것은 해볼 수조차 없었다. 섣달 열 아흐렛날 베틀에 앉아 명주를 짜고 있으니 기자로 보이는 사람들이 몰려와 남편의 처형을 알려주었다......내 설움이 처음으로 터진 때는 둘째 아들 담이가 죽었을 때이다. 아버지의 얼굴도 몰랐던 담이가 아홉 살 되던 해에 복막염으로 죽었다. 온 몸의 피가 모두 눈물이 되어 나온 듯 끊임없이 눈물이 흘러 내렸다. 며칠을 굶어도 배고픈 줄 모르고 이때쯤 남편이 돌아와 주어야 마땅하리란 생각을 하며 울고 또 울었다."(본문 중에서) 

해방이 되고 윤봉길의 뼈가 일본에서 돌아와 장례를 치르던 날, 화려한 장례식장에서 그는 "죄인처럼 고개를 빠뜨리고 앉아... 살아 있음이 욕됨을 뼈져리게 느꼈다"고 합니다. 
  
"봄과 가을이면 학생들이 소풍을 와 남편을 기리는 일을 할 때면 내 남편의 장엄한 죽음을 이해할 수 없었던 나는 남편을 자랑스러워 할 수 없었다. 남편과 관계된 자리엔 되도록 나서지 않았다. 한 불행한 아낙네의 삶에 씌워지는 가당찮은 비단옷이 부끄러웠기 때문이다."(본문 중에서)



오늘날 국민들이 윤봉길과 안중근을 제대로 적을 타격한 최고의 독립운동가로 기억하지만, 아내와 자식들이 치른 대가는 너무나 고통스럽고 참혹하였던 것입니다. 3.1운동 100주년이 저물어 가는 올해 끝자락에 최필숙이 쓴 <끝나지 않은 그들의 노래>를 읽으며 처음으로 그 가족들의 삶이 고통스러웠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윤봉길의 의거와 함께 배봉순 여사의 피눈물 나는 삶을 함께 기억해야 하겠습니다.  

이 책에 마음을 답답하게 하는 이야기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강우규 열사의 폭탄투쟁을 비롯하여 의열단의 국내 총공격, 박재혁, 김익상, 김상옥, 김시현과 황옥, 나석주의 의거에 대해서도 짧은 단편 영화처럼 흥미롭게 기록하고 있고 전홍표, 황상규, 김대지 같은 밀양 출신 독립운동가들을 상세히 소개하고 있습니다. 

또 조선혁명군사정치학교 졸업생 시인 이육사와 <중국인민군 행진곡>을 작곡한 정률성에 관한 이야기도 가슴을 뜨겁게 합니다.  올해 제가 읽은 책 중에 단 한권을 고르라면 단연 최필숙이 쓴 <끝나지 않은 그들의 노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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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은 탐욕의 상징? NO 정치발전의 동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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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최장집이 엮고, 박상훈이 옮긴<막스 베버, 소명으로서의 정치>


지역에서 여러 일을 같이하는 시민단체 활동가의 추천으로 읽은 책입니다. 오늘의 정치 현안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책은 아닙니다만, 정치철학을 다룬 '고전'을 재미있게 읽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욕심을 부린 책입니다. 


출간 된 지 100년 쯤 된 책이고 다른 나라의 현실에 기반한 책이라 그런지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었습니다만, 후배들과의 공부모임에서 같이 읽은 덕분에 '어렵지 않은 척하며' 끝까지 읽었습니다. 


대학시절 막스 베버, 하버마스 이런 사람들이 쓴 책을 죽죽 읽어내는 친구가 있어 '의기소침'했던 시절이 있습니다. 그런 기분을 만회하려고 막스 베버를 읽었는데 나이가 들고 공부가 좀 쌓였다고 생각했지만 여전히 어렵고 난해하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막스 베버, 소명으로서의 정치>는 지금으로부터 100년 쯤 전 독일의 사회학자이자 정치학자였던 막스 베버가 쓴 책입니다. 제가 읽었던 책은 후마니타스 출판사에서 고려대 정치학과 최장집 교수와 함께 역어내는 <정치철학 강의 시리즈> 중 한 권입니다.


도서출판 후마니타스 박상훈 대표가 우리말로 옮기고, 최장집 교수가 쓴 해제가 한 권으로 엮인 책입니다. 해제가 있어 훨씬 수월하였습니다.


최장집 교수가 쓴 해제를 통해 베버의 생애와 배경, <소명으로서의 정치>에 등장하는 주요한 개념들에 대한 설명을 읽고 나서 막스 베버의 원문 번역본을 읽도록 엮여져 있습니다. 이 책은 막스 베버가 55세에 쓴 책이며 그의 유작 중 하나였습니다.


<소명으로서의 정치>는 정치란 무엇이고 정치가란 어떤 존재인지를 이해하기 위해 꼭 읽어야  고전 중의 고전이라고 합니다만, 그런 정도로 유익하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습니다.


막스 베버의 생애


막스 베버는 1864년 튀링겐의 에르푸르트에서 태어났습니다. 아버지는 섬유산업 대기업 가문의 변호사이자 정치인이었고, 어머니는 프랑스 위그노 혈통을 갖는 칼뱅주의 집안 출신의 지적인 여성이었다고 합니다.


18세에 하이델베르크 대학에 진학하여 법학공부, 베를린 대학으로 옮겨 박사논문을 쓰고 우등으로 졸업, 도시 문제에 주목하였으며 사회운동에도 관심이 많았다고 합니다. 1905년 대표작 중 하나인 <프로테스탄트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을 발표하였으며, 1914년 1차 대전이 발발하자 예비군으로 자원입대하여 병원 관리 임무 수행하였다고 합니다.


<소명으로서의 정치>는 1919년 1월말 그의 또 다른 유명한 강연 <소명으로서의 학문>과 더불어 1917/1919년 사이에 행해진 일련의 강연 가운데 하나인데 뭰휀의 진보적 학생 단체인 '자유학생연맹'의 초청을 받은 것이었습니다.


그는 신념에 있어서 민주주의자였지만, 새로운 공화국의 정부 형태와 관련해 군주제가 유지되기를 바랐고 국제정치적으로 독일의 리더십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당시 현실 정치에서는 보수파였으며 민족주의자였다 하더군요.


그의 유명한 저서 <프로테스탄트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의 연장선상에서 <소명으로서의 정치>에서는 한 사람의 정치인/ 지도자는 무엇보다 먼저 프로테스탄트적 윤리에 상응하는 정치적 소명의식을 갖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하나는 내면적 신념 혹은 '내면적 신념 윤리'의 원천으로서의 소명의식이다. 다른 하나는 그의 신념을 현실 속에서 이행해야 할 책무, 즉 텍스트에서 말하는 '책임윤리'의 도덕적 원천으로서 소명의식이다." (본문 중에서)


정치인이 가져야 할 소명의식은 두 가지의 도덕성, 즉 신념 윤리와 책임윤리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지요. 소명이라는 말 속에는 "나는 왜 정치를 하려하는가?"라는 물음과 "어떻게 나의 목적을 성취할 수 있는가? 그래서 어떻게 서로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가?'라는 서로 모순된 물음을 동시에 포괄하고 있는 것입니다.


정치인의 소명의식...신념 윤리와 책임 윤리


<소명으로서의 정치>에서 말하는 이상적 정치가란, 자신 열정을 객관성과 결합하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다. 다시 말해 사회가 어떻게 조직돼 있고, 어떻게 작동하는 것인지를 알고, 그 목적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어떤 수단이 선택될 수 있는지에 대해 알고 행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정치이론의 고전으로서 <소명으로서의 정치>를 유명하게 만든 것은 신념 윤리와 책임 윤리, 카리스마적 리더십과 더불어 국가에 관한 정의 때문입니다.  그는 인간의 인간에 대한 지배의 관계에 기초를 두고 있는 국가란 특정한 영토 내에서 정당한 물리적 폭력/ 강권력의 독점을 관철시킨 유일한 인간 공동체라고 정의 합니다. 그는 정치를 다음과 같이 정의합니다.


"국가들 사이에서든 국가 내 집단들 사이에서든, 권력에 관여하고자 분투하는 노력 또는 권력 배분에 영향력을 행사하고자 하는 분투노력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정치와 갈등은 동일한 것이다."(본문 중에서)


정치의 핵심문제는 인간이 인간을 통치/ 지배할 때, 통치자 내지 지도자가 어떻게 피치자 내지 대중으로부터 정당성을 획득할 수 있는가에 있다는 것입니다.


배버에게 민주주의는 기본적으로 카리스마적 지도자가 자신의 목적을 대중에게 호소하고, 대중이 그에 호응해서 그를 지지하는 것으로 이루어지는 지도자-대중 관계, 즉 카리스마적 지도자와 이를 추종하는 대중의 열망 사이에서 발생하는 지배-정당성의 상호 관계에 기초를 둔 통치 체제라고 주장합니다.


배버의 관점에서 보면, 현대의 대의제 민주주의가 정당성을 갖는 것은 대중이 정치에 참여하는 방법이 어디까지나 선거를 통해 대표를 선출하는 규칙을 따른다는 점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데마고그(대중선동가)가 출현하게 되는데, 그것은 투표를 통한 지도자 선출,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정당이라는 대중조직과 직접적으로 연결된 현상이라고 평가합니다.


예컨대 인민주권의 원리와 대중의 평등한 정치 참여, 시민사회의 이니셔티브 등으로 민주주의를 정의하는 지배적인 관념과는 거리가 멀었고, 민주주의에 대한 과도한 기대나 이상 따위는 갖지 않는 냉혹한 현실주의 관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민주주의도 정치 엘리트에 의해 통치되는 것


결론적으로 "민주주의도 어디까지나 정치 엘리트에 의해 통치되는 것이고, 인민은 엘리트를 선출하는 수동적 역할 이상을 갖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소명으로서의 정치>는 대중 투표제적 원리에 입각해 있고, 카리스마적 자질을 갖는 지도자가 중심이 되는 '지도자 민주주의'를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현대의 통치 체제로서 민주주의는 대중 투표제를 가장 핵심적인 요소로 하는 것이고, 대중의 투표를 조직하기 위한 중심적인 머신으로서 정당 조직을 핵심으로 하는 체제가 가동된다는 것입니다. 베버가 말하는 것은 '정당 머신을 갖는 지도자 민주주의'이고지도자는 현대적인 정치조직으로서 관료 조직과 선거운동 조직을 갖는 정당에 기반을 두고, 그의 정치적 의지를 실현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이지요.


'머신' 이라는 말은 19세기 중반 이래 신대륙 미국에서 선거의 확대와 이를 바탕으로 한 정당의 발전 과정에서 유권자의 표를 동원하기 위해 발달된 정당의 하부 구조를 뜻합니다. 그것은 정당이 득표를 위해 공직과 표를 거래하는 관행으로서, 정당의 부패와 타락을 말하는 동시에 정당 발전의 피할 수 없는 한 단계를 의미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오늘날에도 이런 의미는 조금도 바뀌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상적인 정치적 리더십은 한편으로는 정부와 의회라는 두 제도 간의 적대적인 상호 관계를 통해, 다른 한편으로는 일반 이익과 특수 이익을 대변해야 하는 긴장 관계를 통해서만 실현될 수 있다 "(본문 중에서)


베버는 한 사람의 직업 정치인, 카리스마적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요소를 열정, 책임감, 균형적 판단이라고 말합니다. 한 사람의 정치인이 정치 행위에 대하여 열정을 가진다고 할 때, 그것은 어떤 정치적 신념이나 목적을 추구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그것을 실천하고 실현하는 행위와 그 결과를 포괄한다는 겁니다.


직업 정치인이 갖추어야 할 요소 : 열정, 책임감, 균형적 판단


정치가의 행위와 관련하여 볼 때 선한 것이 선한 것을 낳고 악한 것이 악한 것을 낳는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며, 정치적 선의가 결과의 좋음을 보장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라는 겁니다. 따라서 신념의 정당함은 그 자체로서 입증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현실의 구체적 상황에서 옳은 것으로 검증되는 경우에만 입증될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한편 신념윤리는 각 개인이 행위와 직면할 때, 명시적으로나 암묵적으로 그 행위의 결과를 고려하지 않고, 그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말하는 도덕입니다. 책임윤리는 사건의 전체 구조, 내지는 맥락에서 행위자가 자신의 결정이 가져올 수 있는 결과를 상상하고 그가 원래 바라는 목표와 관련해 그것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인가를 생각하는 판단력, 사려 깊음을 뜻한다는 것이지요.


배버를 읽는 것은 정치 행위의 본질적 측면, 즉 권력 폭력 갈등이 빚어내는 정치의 특성을 이해한 위에, 사회 공동체의 복리와 안정, 그리고 개인의 자유와 공동체적 삶의 조건을 증진하고 향상시키는 것, 즉 공적 생황의 영역에서 인간적 가치를 증진시키는데 기여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가 '정치를 악마의 힘이 작용하는 영역'으로 표현했듯이, 도덕과 정치의 관계는 자주 전도되기 일쑤이고, 정치 행위의 목적과 그것이 가져오는 결과 간의 관계는 예측할 수 없을 때가 많으며 정치는 언제나 위험을 동반한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신념 윤리와 책임 윤리를 구분함으로써, 두 개의 대립적이고 양립할 수 없는 명제가 동시에 가능하다는 이율배반적 구조가 정치 행위의 본질적인 측면이라고 주장합니다. 이를 통해 그는 인간적 현실이 얼마나 복합적이고 다원적인 것인가, 그리고 얼마나 이중적이고 모호한 것인가를 동시에 일깨워 줍니다.


따라서 독자들은 <소명으로서의 정치>를 통해 정치 행위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균형적 판단, 절제, 나아가서는 겸허함에 있음을 깨닫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최장집 교수는 <소명으로서의 정치>는 정치를 하는 사람, 그것도 개인에 초점을 맞춘다는 것이 베버의 다른 점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인간 행위 일반에 관한 것이 아니라 한 유형의 인간, 즉 생업이 정치이고, 정치를 위해 사는 직업적 정치인 개인을 연구하였다는 점에서 특별하다는 것입니다.


막스 배버, 제대로 읽으려면 이분법적 구조를 이해해야


엮은이는 "베버가 남긴 텍스트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그의 사회이론과 정치이론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이분법적 구조를 이해하여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예컨대 '신념 윤리' 대 '책임윤리', '카리스마적 지도자' 대 국가 및 정당의 관료화, 의회 민주주의 대 지도자 민주주의, 정치인 대 관료, 카리스마적 개인 대 조직의 '일상화' 등의 이분법적인 개념들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한국에서는 정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만연하고 있는데 그것은 권력을 권위주의와 동일시하는 오류에서부터 비롯되었다고 주장합니다.


"권력을 권위주의와 동일시하고 정치를 탐욕과 타락의 상징하는 인간 행위로 이해하는 우리 사회의 지배적 경향은, 민주주의를 하나의 통치 체제로서 받아들이고 이를 잘 운영하는 문제의 중요성을 경시하게 만들었다."(본문 중에서)


"권력은 남용되고 타락하는 경향을 가지며, 이 때 그것은 투쟁과 저항의 대상이 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권력은 정치를 발생시키고 움직이는 동력이기 때문에 그것 없이는 공적 결정을 이끌어 내고 집행할 수가 없다."(본문 중에서)


앞서 인용하였듯이 베버의 텍스트는 끊임없이 유동하는 정치적 문제들에 대해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능력을 함양하는데 많은 도움을 줍니다. 우리가 의심의 여지없이 옳다고 생각했던 문제들을 다르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성찰적 사고를 하는데 유익하다는 것입니다.


베버는 ▲국가란 무엇인가? ▲근대 국가의 특성은 무엇인가? ▲왜 인간은 왜 지배에 복종하는가? ▲권력의 우위에 있는 사람들은 어떻게 지배를 공고히 하는가? ▲제도화된 통치 조직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직업 정치가는 어떻게 출현하고, 전문 관료제와 어떻게 상호 작용하는가? ▲직업 정치가의 특징, 민주주의와 정당체제의 작용, 특히 머신이 주도하는 정당체제 등에 관한 자신의 입장을 이 책을 통해 잘 전하고 있습니다.


100년 전에 쓰인 고전이지만, 정치의 이상적인 목표를 나열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지도자는 추종자들에게 적절한 내적, 외적 보상을 약속하지 않으면 정치가 작동하지 않는다는 매우 현실적인 측면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정치가는 자신이 제공하려는 것에 비해 세상이 너무나 어리석고 비열해 보일지라도 이에 좌절하지 않을 자신이 있는 사람, 그리고 그 어떤 상황에 대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라고 말할 확신을 가진 사람, 이런 사람을 정치에 대한 소명 가진 사람"이라고 볼 수 있다는 것이지요.


막스 베버에 따르면 "민주주의도 어디까지나 정치 엘리트에 의해 통치되는 것이고, 인민은 엘리트를 선출하는 수동적 역할"을 할 수 밖에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인민은 정치 엘리트를 선출하는 수동적 역할에만 머무르지 않습니다. 아울러 민주주의는 엘리트를 선출하는 수동적으로만 보이는 그 역할을 통해서도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가오는 6.13지방선거에서 다시 한 번 확인 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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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 고시보는 독일, 백남기 죽음 상상도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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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생적 만성적 반영구적으로 가난한 귀농인"이 유럽 여행을 다녀와 쓴 책입니다. 2014년 봄에는 유럽 농촌 마을 공동체를 둘러보고 2015년 겨울에는 유럽의 도시 지역을 살펴보고 왔다 하더군요. 저자의 표현대로 하자면 '유럽의 마을공동체 및 지역사회 일상생활 체험연수' 보고서입니다.


유럽을 다녀 온 저자의 느낌을 한 마디로 압축하면 "하마터면 지상낙원으로 착시할 뻔했다"는 것입니다. 우리사회와 비교하면 모든 것이 경이롭고 당황스러웠으며 "마을공동체와 지역사회는 민주적이고 합리적이고 창조적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여행에서 돌아온 저자를 반겨주는 한국은 정반대에 가까운 사회였지요. 독자들이 잘 아시는대로 시위 현장에서 물대포를 맞은 백남기 농민이 사경을 헤매고 있었고,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이 다국적 기업을 상대로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었으며, 무상급식을 반대하는 도지사를 내쫓기 위한 주민소환은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지금도 여전하지요. 아버지가 청와대 민정수석인 어느 청년은 코너링을 잘해 이른바 꽃보직을 받아 군대 생활을 하고, 그의 외가 재산은 재벌 회사가 비싸게 사줬다는 의혹이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유명 정치인의 사위는 스폰서 검사로 수사를 받고 있고, 여기저기서 법조 비리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대통령 측근이라는 여인과 그 딸이 연루된 비리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드러나고 있지요.


한국인의 눈에 비친 유럽 복지 국가


비정규직이 늘어나고 있으며, 빈부 격차는 자꾸만 커지고 있고, 출산율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습니다. 젊은이들은 떠날 수만 있다면 이 나라를 떠나려 하는 그야말로 희망을 찾을 수 없는 나라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위험사회 한국, 절망사회 한국, 불행사회 한국에 다시 돌아온 걸 환영합니다. 당신은 한국에서 태어났으니 한국에서 내내 살다 결국 한국에서 죽어가야 할 운명을 지닌 재수 없고 불행한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한시도 잊지 말기 바랍니다."(본문 중에서)


이른바 복지 국가 유럽이라는 거울에 비춰보면 우리가 얼마나 암울하고 불행한 사회에서 살고 있는지 점점 더 선명하게 드러나기 때문일 겁니다. 물론 한국에 태어난 것을 운명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한시도 쉬지 않고 이 나라를 바꾸려는 사람들이 도처에 있습니다. 이 책을 쓴 저자 정기석도 그 중 한 사람이지요.


저자는 더 살기 좋은 농촌을 꿈꾸며 오랫동안 연구자로 살아왔고, 자신이 쓴 표현을 그대로 옮기자면 "태생적으로, 그리고 필시 반영구적으로 가난한 귀농인"으로 살다가 유럽은 어떻게 우리보다 더 행복한 사회가 되었는지 알고 싶어 적지 않은 돈과 시간을 투자해 후회 없는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다는 겁니다.


"관광객들이 떼로 몰려다니는 명소와 관광지, 여행객들이 돈을 쓰러 오는 명품샵이나 면세점은 피했다. 물론 그럴 생각도, 그럴만한 돈도, 시간도 없었다. 단지 사람이 행복한 공화국, 사람이 먼저인 공동체, 유럽의 진면목을 더, 가깝게 체험하고 학습할 수 있도록 연수와 여행의 동선을 정했다."(본문 중에서)


그렇게 짜여진 영국, 체코, 이탈리아, 프랑스, 스위스 등 유럽 5개국 여행과 독일 오스트리아 프랑스 등 유럽 농촌 공동체 연수 경험을 담아 유럽 7개 나라 일상생활 체험과 시민사회를 관찰하고 온 여행기가 바로 책 <행복사회유럽>입니다. 예컨대 이름난 유명 관광지를 피해서 만난 유럽 시민사회와 농촌의 속살을 들여다보고 와 쓴 여행기입니다. 


국민이 행복한 유럽 7개국 일상 생활 체험


그런데 저자의 유럽 생활체험은 첫날부터 꼬이기 시작하였더군요. 왜냐하면 한국에서 앓던 통풍이 1년 만에 재발하여 낯선 땅에서 병원과 약국을 전전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사전 지식으로 영국 의료보험에 대한 괴담(?)을 기억하고 있었고, 익숙하지 않은 언어로 의사와 약사에게 자신의 증상을 설명해야 하는 부담감이 얼마나 컸을까요?


하지만 저자가 직접 체험한 영국의 의료시스템은 외국인 여행자에게도 무상 진료(한국에 돌아가면 50파운드 환급)가 이뤄지더라는 것입니다. 영국 병원은 모두 국영이고, 의사는 공무원이고 치료비는 무료였지만 한국에서 들었던 괴담(?)은 경험할 수 없었고, 한국인 여행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 현실로 이뤄지고 있었다는 겁니다.


유럽 어디나 마찬가지라고 합니다만, 저자의 영국 여행기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런던의 교통시스템이었습니다. 복잡한 도심에 들어가려면 고액의 혼잡세를 내야하고, 물리적으로 차량 속도를 조절해 교통량을 감소시키는 '교통 진정기법'이라는 생소한 시스템이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런 시스템 덕분에 영국은 OECD 국가 중에서 교통사고 사망률이 가장 낮은 거라고 하더군요.


저자가 런던에서 부러워했던 또 하나는 바로 공원입니다. 누구에게나 개방된 평화로운 공원과 자연스러운 광장에서 느끼는 활기찬 기운을 경험하였다는 것입니다.


"관찰자의 입장에서 관광객들과 런더너들이 적당히 뒤섞인 런던의 공원과 광장은 산책, 휴식, 만남, 토론 심지어 시위 등 여가생활의 장으로서 공유지 본연의 기능을 충분히 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본문 중에서)


런던의 녹지 면적은 도시의 25%, 서울은 28%인데 서울의 공원녹지는 70% 이상이 도시 외곽에 몰려 있다는 겁니다. 저 역시 짧은 시간 동안 영국의 하이드파크와 뉴욕의 센트럴파크를 비롯한 몇몇 공원을 둘러보면서, 내가 사는 옛 마산이 얼마나 삭막한 도시인지 깊이 깨달은 경험이 있습니다.


산책, 휴식, 만남, 토론, 시위가 있는 영국 공원


옛 마산의 경우도 통계 지표상 공원 면적은 넓지만, 대부분 산으로 이루어져 있고, 당시 통계에 표시된 공원의 30% 이상은 공원 묘지였습니다. 통계에 잡힌 공원들은 대부분 시민들이 쉽게 이용할 수 없는 가짜 공원이 대부분이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유럽이라고 해서 행복한 모습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관광도시 베니스에서는 '젠트리피케이션' 심각하더군요. 당일치기 관광객이 늘어나니 식당이나 숙박업소가 어려움을 겪게 되어 호객 행위가 이루어지는 악순환이 시작되더라는 겁니다.


"어느 인구학자는 2030년경이면 상주인구는 전혀 없이 관광객만 들락거리는 유원지 같은 도시가 되리라는 비극적 전망까지 내놓을 정도다. 이렇게 원주민이 밀려나고 도심 공동화가 심화되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날로 심화되고 있다." (본문 중에서)


젠트리피케이션이란, 도시에 자본이 몰리면 결국 임대료나 집값이 올라 원주민들이 쫓겨나게 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결국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건물만 남다 보니 마을, 골목, 주민이 없는 유령도시가 되어가더라는 겁니다. 베니스에선 지속가능한 미래의 모습을 발견할 수 없었다는 것이지요.


저자의 여행지 중 가장 흥미로운 도시는 취리히였습니다. 저자는 취리히의 협동조합에 대하여 자세히 소개하고 있습니다. 취리히를 비롯한 스위스의 소매시장은 미그로와 코프라는 두 협동조합이 장악하고 있답니다.

"소매유통시장 업계 1위는 미그로다. 스위스 인구 800만 명 중 250만 명이 미그로 조합원이다. 연간 매출액은 30조원이 넘는다. 상시 고용인력만 8만 명이 넘어 스위스 최대의 일자리 창출기업이다." (본문 중에서)


오늘날 미그로는 세계에서 7번째로 큰 협동조합이지만, 1925년 창업 당시에는 협동조합이 아닌 개인기업이었다고 합니다. 1941년 창업자인 고트리브 두트바일러가 개인 소유였던 주식 대부분을 출자금으로 전환하면서 협동조합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취리히 사람들은 아인슈타인 다음으로 중요한 사람으로 미그로를 만든 고트리브 두트바일러를 꼽는다고 합니다.


유럽 행복 사회, 행복한 농촌의 기반은 협동조합


스위스 소매 유통업계 2위인 코프도 협동조합인데, 5만 명이 넘는 직원을 고용하고, 매출액은 30조원, 조합원은 200만 명이나 된다합니다. 심지어 세계적인 대형마트 까르푸가 철수한 매장 12곳을 코프가 인수하였다는군요. 스위스 협동조합들은 '좋은 품질의 제품을 값싸게 공급한다'는 단순하지만 상식적인 전략으로 대규모 상업자본과 경쟁하여 당당히 승리하였다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이 책에 지금까지 소개한 이런 심각한 이야기들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천년 동안 건축한 프라하성도 찾아가고, 로마에서는 판테온 신전이나 바티칸도 둘러봅니다. 파리에서는 오르세 미술관이나 퐁피두센터 같은 곳을 그냥 지나치지 않습니다. 스위스에서는 산악열차를 타고 눈 덮인 알프스에도 올라갔더군요.


독일에서는 수필가 전혜린, 축구선수 차범근의 흔적을 찾아내 독자들에게 소개합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인상적인 장소는 뮌헨의 마리엔 광장 근처에 있는 세계 최대의 맥줏집 호프브로이 하우스 이야기였습니다.


무려 1589년에 개장한 바이에른 왕실의 전용 양조장이었던 곳이 세계 최대의 맥줏집이 되었다고 하는데, 이곳을 찾았던 유명인사들 명단 때문에 더욱 놀랍습니다. 바로 모차르트, 레닌, 히틀러 같은 유명인사들이 다녔던 술집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냥 일개 맥줏집이 아니라 역사의 현장인 셈이지요.


물론 맥줏집 이야기보다 훨씬 더 인상 깊었던 여행기는 저자가 독일 농업 현장을 방문했던 기록들입니다. 우리나라 국민 총생산 대비 농민 총생산은 3%인데, 독일의 경우도 국민총생산 대비 농민 총생산 비중은 고작 1%에 불과합니다. 그런데도 독일에서는 농업이 국가 기간산업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것입니다.

"독일은 국민적 합의로 농업, 농촌, 농민을 위해 농민수익사업을 지원하고 있어요. 국가가, 국민이 농민의 기본생활을 보장해주는 거지요. 그래서 농부는 영광스러운 자리로 대접받아요. 아무나 농부가 될 수 없고, 아무나 농사 지을 수 없어요." (본문 중에서)


독일은 기업농이나 대농을 지원하지 않고 농업전문 직업교육을 받은 소농, 가족농을 최우선적으로 지원한다더군요. 예컨대 농사를 지어 못 먹고 사는 농민들도 농촌을 떠나지 않도록 세금을 지원하여 생계를 보장한다는 것이지요.


백남기 농민 같은 죽음은 독일에선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


독일은 농촌에 최소한 유지 되어야 하는 인구 밀도가 헌법으로 정해져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 헌법을 지키기 위해서는 농민들이 농촌을 떠나지 않도록 각종 정책으로 뒷받침할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농민도 일반 국민과 동등한 소득과 풍요로운 삶의 질을 향유하며 국가 발전에 동참한다."


독일 농업정책의 첫 번째 원칙이 농민도 일반국민과 동등한 삶을 향유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랍니다. 이런 수준 높은 원칙이 지켜지는 대신 아무나 농부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독일이나 오스트리아에서는 농부가 되기 위한 교육과정을 밟아야 한다는 겁니다.


"농부가 되려면 정식으로 농업전문학교를 입학해 졸업해야 한다. 그러고도 농업현장에서 수년간 실습을 마친 후 농부고시에 합격 해야 한다." (본문 중에서)


말하자면 독일에서는 농부고시(?)를 패스하고 농민자격증이 있는 사람만 국민의 생명을 결정하는 먹을거리를 농사지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는 겁니다. 아울러 65세로 정년이 되면 농사일을 그만두고 연금으로 편한 노후를 보낼 수 있답니다. 우리와 비교하면 그야말로 꿈만 같은 일들이지요.


그렇다면 저자가 둘러 본 유럽이 우리사회에 비해 한 차원 높은 행복사회가 될 수 있었던 까닭은 무엇이었을까요? 저자 정기석은 <행복사회 유럽>의 비결은 사회적 자본과 사회적 안전망이라고 주장합니다.

"결론적으로 그리고 확정적으로 단언하자면, 오늘날의 유럽을 행복사회로 이끈 동력은 사회적 자본과 사회 안전망의 힘이다." (본문 중에서)


유럽의 정치인과 시민들이 법이나 제도보다 먼저 사회적 자본과 사회 안전망을 갖추었기 때문에 최소한의 삶이 보장될 수 있었고, 새로운 시도와 도전이 가능하였다는 것이지요. OECD가입한 부자나라라고 하면서도 국민의 행복 수준은 개발도상국보다 못한 이유를 정확히 찾아냈더군요.


이미 100년 이상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지방정부가 나서서 '청년수당'같은 최소한의 사회 안전망이라도 구축하려는 노력에서 우리도 희망을 찾아야하겠지요. 우리 젊은이들이 이 땅을 포기하고 떠나지 않도록 하려면, 더 부자나라가 못 되더라도 더 많은 국민들이 행복하게 살아가려면 <행복사회 유럽>을 따라 배워야 할 것 같습니다.



행복사회 유럽 - 10점
정기석 지음/피플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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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저녁노을* 2016.11.15 15:1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우리 아이들에게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주기 위해서라도...
    많은 노력이 필요하군요.

    잘 보고갑니다.

이완용·이승만 뒤에 숨은 악질 친일파와 독재부역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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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반민족행위자는 이완용이라는 이름을 방패막이로 내세우고 다 숨어버렸습니다."


하루하루 고단한 삶을 사는 사람들은 말할 것도 없고, 정의로운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조차 이완용이라는 이름 뒤에 숨은 자들은 쉬이 잊고 살아갑니다.


임종금이 쓴 <대한민국 악인열전>은 교과서에선 볼 수 없는 부끄러운 우리 역사를 만든 주연급이자 행동대장급 친일반민족행위자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아무리 시대적 상황이 어려웠다는 점을 감안해도 인간의 탈을 쓰고 한 일이라고 보기 힘든 악랄한 자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출판사 피플파워에서 책으로 엮여 나오기 전에 경남도민일보 홈페이지에 7회에 걸쳐 기사로 연재되어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고, 뉴스펀딩을 통해 적지 않은 후원금이 모였으며, 여러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었다고 합니다.


인터넷 연재 기사를 바탕으로 자료를 더 모으고 글을 다듬어 책으로 묶은 것이 바로 이 책 <대한민국 악인열전>입니다.


이 책의 출발은 <풍운아 채현국>에서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채현국 선생이 가장 악랄하고 나쁜놈으로 지목한 '이협우'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하여, 매국노 이완용 뒤에 숨은 친일파와 이승만 독재 뒤에 숨은 독재정권의 부역자들을 찾아냈다는 것입니다.


이 책에서 다룬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악인은 백두산 호랑이를 자칭했던 살인마 김종원, 고향사람을 무참히 학살한 이협우, 일본 국회의원이 된 극력친일파 박춘금, 악질 헌병의 대명사 신상묵과 박종표, 악질 경찰의 대명사 노덕술, 없는 간첩도 만들어 낸 김창룡, 일제도 감복한 친일파 김동한과 그 후예들입니다.


이완용, 이승만 뒤에 숨은 매국노와 독재부역자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인물은 바로 노덕술입니다. 영화 <암살>에서 배우 이정재가 '열연'하였던 염석진은 독립운동을 하다 밀정이 된 실제 인물 염동진을 모델로 하였다지만, 반민특위 재판과정은 대표적인 친일경찰 노덕술을 떠올리게 하지요.


저장 임종금은 <대한민국 악인열전> 노덕술 편에서, 그의 친일 행적과 해방 이후 잔혹한 고문기술 그리고 자신의 출세를 위해 만들어 낸 여러 조작 사건에 대하여 자세히 다루고 있습니다. 일제 경찰이 독립운동가를 잡아 고문했던 고문기술의 70%가 노덕술의 기술이었다고 알려졌으니 그가 얼마나 잔인무도한 악질 경찰이었는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자신의 출세를 위해 독립운동가를 체포하는 데 혈안이 되었고, 심지어 독립운동과 관련 없는 수많은 활동들을 반일 행위로 조작하여 체포하고 고문하였더군요. 바로 이런 공적(?) 덕분에 일제 강점기를 통틀어 8명뿐이었던 조선인 '경시'중 1명이 될 수 있었다고 합니다.


한편 부패한 경찰이기도 하였던 노덕술은 반민특위 조사를 받을 당시에 이미 지금 시세로 100억 원이 넘는 재산을 축재하였답니다. 반민특위가 와해되었으니 노덕술의 많은 재산은 모두 후손들에게 물려주었을 것이고, 그 친일반민족행위자들의 후손들은 무탈하게 부유한 삶을 이어가고 있을 것입니다.


영화 <암살>과 최근 <밀정>이 세간의 화제가 되면서 국내외에서 이루어진 의열단 투쟁과 의열단을 이끌었고 김원봉 선생의 일대기가 알려지기 시작하였지요. 임시정부를 이끌었던 백범 김구보다 현상금이 많이 걸렸을 뿐만 아니라 오랜 의열 투쟁을 거치면서 단 한 번도 일본 경찰에 체포되지 않았던 전설적인 독립운동가 김원봉 선생을 해방 후에 체포 고문한 자가 바로 노덕술입니다.


노덕술은 1947년 약산 김원봉을 '남로당이 주도한 파업에 연루되었다'는 죄목으로 체포해 빨갱이 두목이라며 구타와 고문을 하고 뺨을 때리며 모욕하였습니다. 평생 독립운동을 해왔던 약산 김원봉은 해방된 조국에서 악질 친일파에게 겪은 수모에 사흘을 꼬박 울며 원통 해 하였답니다.


영화 <암살>에서는 염석진(이정재)은 반민특위에서 풀려난 뒤 해방 이후 국내로 돌아 온 독립운동 동지들 손에 암살당하는 것으로 나오지만, 실제 노덕술은 1968년 4월 1일 69세의 나이로 천수를 다 누리고 죽었습니다. 현실은 영화 <암살>보다 훨씬 답답하였던 것입니다.


친일파들을 충성 경쟁시켜... 독재 정권 유지


이 책에 등장하는 노덕술, 김종원, 김창룡 같은 자들의 공통점은 일본 군대나 경찰에서 독립운동가들을 체포하고 고문하던 악질분자들이 해방 이후 이승만 정권에서 충성 경쟁을 벌이며 철저하게 독재에 부역하면서 면죄부를 얻었다는 것입니다. 이런 민족 반역자들의 개인사를 들여다보면 해방 이후 이어 온 40년 넘는 독재정권의 뿌리가 바로 친일민족반역자들로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이 확연히 드러납니다.


임종금이 쓴 <대한민국 악인열전>의 등장인물들은 하나같이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만큼 잔인하고, 간악한 친일반민족행위자와 독재부역자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만, 그중에서도 앞서 예를든 노덕술에 견줄만한 악인으로는 김창룡을 꼽을 수 있습니다.


만주 헌병부대 군속을 거쳐, 헌병보조원이된 김창룡은 만주국 국경지역에서 항일인사를 감시하는 일을 하면서 능력(?)을 인정받았다고 합니다. 김창룡은 해방 직전 2년 동안만 무려 50여 개의 항일조직을 적발하는 놀라운 활약을 펼쳤다는 것입니다.


해방 후 소련군이 진주한 북한에서는 두 번이나 체포당해 사형을 선고 받았지만, 탈출에 성공하여 남한으로 내려와서 옛 만주군 간부의 도움으로 장교로 임관되었다고 합니다. 참으로 기가 막히는 노릇이 아닐 수 없지요.


주목할 만한 일은 1948년 여순사건으로 14연대가 반란을 일으켰을 때 김창룡과 일제치하부터 활약해 온 그의 부하들은 박정희 소령을 체포하여 심문하였고, 군내 남로당 조직을 적발해내었다는 겁니다.


"1949년 3월까지 방첩과는 불과 4개월 동안 1500명에 달하는 이를 숙청했다. 당시 군 병력의 3%에 달하는 엄청난 인원이었다."

"대부분의 경우 증거보다 자백을 받아내는 식으로 심문했고 고문이 혹독하게 가해졌다. 자백을 한 뒤에는 연루된 좌익 인물을 대라고 또다시 고문이 이어졌다."


한국전쟁을 거치는 동안에 이승만 독재정권에 부역하면서 좌익과 인민군 부역자 색출로 출세가도를 달린 김창룡은 35살에 대령으로 진급하여 육군특무부대장(기무사 전신)에 임명되었습니다. 이승만의 절대적 신임을 받고 있었던 것인데, 자신의 출세를 위해 독재권력에 철저히 부역하였던 겁니다.


전두환, 노태우도 모두 김창룡의 후예


김창룡은 백범 김구 암살에도 깊이 관련되었습니다. 백범 김구 암살범인 안두희를 감옥에서는 물론이고, 한국전쟁 후 군소위로 임관하여 대령으로 제대할 때까지 뒤를 봐 주었다고 합니다. 훗날 안두희는 김창룡이 김구 살해를 지시했다고 밝혔다고 하는군요.


자신이 출세와 권력욕을 채우고 이승만의 총애를 잃지 않기 위해 노력은 '빨갱이 사냥'에서 그치지 않고, 빨갱이 만들기로 이어졌고, 어이없는 간첩조작 사건들이 연거푸 일어났었다는 겁니다. 소위 삼각산 사건, 부산정치파동, 동해안 반란 사건, 이승만 암살 음모 사건 등의 다양한 조작 사건으로 이승만 독재를 공고히 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였지요.


39살에 육군 소장으로 진급한 김창룡은 이승만의 오른팔, 이승만의 양자로 불리웠을 뿐만 아니라 우익반공검사 오제도, 일본경찰 출신 고문기술자 노덕술, 남로당 출신 박정희 같은 정적들과 경쟁을 벌였던 기가 막힌 일화들이 있습니다. 박정희가 남로당에 있을 때 그를 잡아내고 심문한 사람이 바로 김창룡입니다.


만약 1956년 1월에 김창룡이 직속상관이 정일권 육군참모총장과 강문봉 중장 등 정적들을 제거하려는 과정에 암살당하지 않았다면 5년 후에 박정희는 소장까지 진급하지 못하였을 수 있고, 어쩌면 5.16 군사쿠데타 같은 것은 발생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여기서 다 소개하지 못하는 '웃픈' 이야기는 임종금이 쓴 <대한민국 악인열전>에 자세히 나와 있습니다. 전국축구대회에서 벌인 추태와 권력남용은 정말 웃기면서도 슬픈 사연이 아닐 수 없습니다. 대회규칙과 심판마저 무시하는 안하무인의 무도한 권력자가 벌이는 추태는 한편의 코미디 같은 황당한 이야기입니다.


그가 죽은 뒤 친일 역사학자 이병도가 썼다는 비문 역시 참 어이가 없습니다. 무고한 양민을 죽이고 멀쩡한 사람들을 간첩을 조작했던 김창룡을 절세의 애국자로 칭송하였기 때문입니다.


"그 사람됨이 총명하고 부지런하며 또 불타는 조국애와 책임감은 공사를 엄별하여 직무에 진수하더니 급기야 그 직무에 죽고 말았다."


친일매국노이자, 독재자의 손발 노릇을 하던 김창룡을 이렇게 미화하였다니 기가 막힌 노릇이 아닐 수 없습니다. 김창룡의 후예들이 바로 박정희를 죽인 김재규, 12.12 쿠데타를 일으켜 권력을 찬탈한 전두환, 노태우 같은 자들입니다. 김창룡이 만든 특무대가 방첩대, 보안대 이름만 바꾸었기 때문입니다.


노덕술, 김창룡이 행동대장이면 두목은 누구?


대한민국 악인열전에 등장하는 이 자들은 친일반민족행위자이거나 독재정권의 부역자들입니다. 살인마 김종원, 이협우 극력친일파 박춘금, 악질 헌병 신상묵과 박종표, 악질 경찰 노덕술 그리고 김창룡과 김동한 같은 자들의 특징은 하나같이 잔악하고 탐욕적이었다는 사실입니다.


보통 사람들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잔인한 고문기술, 무고한 양민을 죽인 악질 경찰과 군인들, 권력의 시녀 노릇을 하며 부정축재를 일삼던 이자들에게는 이승만이 가장 든든한 빽이었습니다.


조직 폭력배로 친다면 조직의 우두머리는 이승만 혹은 조선총독부이고, 이 책에 등장하는 김종원 김창룡, 노덕술, 이협우, 박춘금, 신상묵, 박종표, 김동한 같은 자들은 '행동대장' 노릇을 하던 자들이지요. 이 책에 등장하는 악인들의 겉으로 드러난 잔혹함 때문에 진짜 우두머리인 이승만의 집요한 권력욕구와 반민족 범죄 행각이 잊혀져서는 안 될 것입니다.


수구보수정권 10년 동안 8.15를 건국절로 삼자는 주장이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는데, <대한민국 악인열전>에 등장하는 악인들은 그런 기준으로 보면 '건국의 주역'들입니다. 따라서 만에 하나라도 8.15일이 건국절이 되다면, 친일 매국노 독재 부역자들이 모두 건국공신이 될지도 모릅니다.


친일매국노들이 건국 공신이 되는 기가막히는 일은 반드시 막아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이 악인들과 그들이 한 짓을 잊지 않고 기억 해야 합니다. 아울러 자라나는 젊은이들도 그 자들의 친일반민족행위와 독재부역 행위를 알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특히 중요 하다고 생각합니다. '기억투쟁'이라도 승리해야 친일청산의 단초라도 지켜갈 수 있을 것입니다.



대한민국 악인열전 - 10점
임종금 지음/피플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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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원군 졸개의 딸...이토 밀정으로 맹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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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선안나가 쓴 <일제 강점기 그들의 다른 선택>


광복을 염원하며 독립운동 하던 사람들은 말할 것도 없고, 어쩔 수 없이 친일을 선택했던 다수에게도 500년 봉건왕조 조선이 일본에 강탈된 것은 불행한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일제의 강점을 틈타 부와 권력을 손에 넣은 적극적 친일파들에게는 새로운 기회(!)의 시간이었지요.


우리 역사교육이 고대사에서 근대 이전 역사까지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기도 하고, 사건과 이름 그리고 연대 외우기를 위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근현대사에 꽤 깊은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야 장준하, 김마리아, 이육사, 이회영과 같은 이름들을 기억하거나 혹은 그들이 걸었던 고난의 독립운동사를 알고 있을 것입니다.


반면 일제강점기와 그 이후 현대사에 깊은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아니면 백선엽, 김활란, 방응모, 현영섭, 배정자, 김갑순, 이근택 같은 자들의 친일 행적을 알지 못할 겁니다. 우리 현대사의 굴곡이 친일청산 실패로부터 비롯되었다고 굳게 믿고 있는 저 같은 이도 김갑순, 이근택 같은 자들의 이름은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오십이 넘은 나이에 일제 강점기를 대표하는 친일 매판자본가 김갑순, 이완용 가문과 비교해도 모자람이 없는 친일 가문 이근택 가문과 그 자들의 친일 행각을 알게 된 것은 선안나가 쓴 <일제강점기 그들의 다른 선택>을 읽은 덕분입니다.


우리같은 평범한 국민들이 책 한 권 읽는다고 당장 친일 청산을 시작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세월호 사고 진상 규명 과정이 이른바 '기억 투쟁'인 것처럼, 광복 이후 친일파들이 권력을 잡은 이 나라에서는 친일청산 역시 '기억 투쟁'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친일 인명 사전을 만든 것도 이런 책을 쓰는 것도 모두 같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친일청산, 잊지 말아야 할 '기억 투쟁'

작가는 이 책을 쓰게 된 이유를 "항일 투사도 매국노도 역사책에 존재하는 추상적 인물이 아니라 우리와 다르지 않은 사람임을 알고", "교과서에서 배운 지식이 책 속 인물들의 일상에 육화된 역사적 배경 및 사건들과 자연스레 맞닿으면서 한층 생생하고 풍성해 질 것으로" 기대하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책을 펼쳐들고 저자 서문을 읽다가 "항일 투사도 매국노도 역사책에 존재하는 추상적 인물이 아니라 우리와 다르지 않은 사람"이라는 말이 큰 울림으로 다가왔습니다. 누구나 항일 투사가 될 수도 있었고, 매국노가 될 수도 있었다는 이야기로 읽혔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서로 대비되는 두 인물의 삶이 더 궁금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온 집안이 항일 투쟁의 외길을 걸었던 명문가로는 이회영 선생과 그 형제들이 있습니다. 일제 강점 후 여섯 형제가 모두 만주로 떠나 독립군을 양성했던 이회영 가문이 있어서 끝내 광복을 맞을 수 있었다면, 일제 강점이 36년이나 지속될 수 있었던 것은 일본 귀족이 6명이나 나온 을사오적의 친일 가문 이근택 집안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일제에 의한 강제 합방이 이루어지자 이회영 가문은 전 재산을 정리하여 만주 땅으로 망명합니다. 당시 돈으로 40만 원 요즘 시세로 600억 원이 훨씬 넘는 거금을 몽땅 독립운동에 털어 넣었습니다. 구한 말 최고의 부자 가문이었던 이회영 가문은 항일투쟁에 전 재산을 바치고 자신은 물론이고 후손들까지 끼니를 걱정하며 살아야 했습니다.


뤼순감옥에서 생애를 마칠 때까지 전 재산과 생애를 항일 투쟁에 바치며 싸웠던 이회영 선생은 모진 고문을 당해 순국하였고, 함께 만주로 떠난 형제들도 이시영 선생만 빼고 모두 끼니를 걱정하며 살다가 광복을 보지 못하고 생을 마쳤습니다. 반 만년 역사를 통틀어 '노블레스 오블리주'라는 단어에 딱 어울리는 가문이 바로 이회영 선생 가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반 만년 역사 통틀어 가장 훌륭한 '노블레스 오블리주'


반면 독자들은 잘 모르지만 애국지사 이회영 가문에 필적할 만한 대표적인 매국노 가문이 있었으니 바로 이근택 집안입니다. 을사오적 중 한 명인 이근택은 이완용과 함께 을사늑약 체결에 앞장섰던 인물입니다. 대체로 많은 독자들이 대표적인 친일파로 이완용을 기억하고 있습니다만, 그의 친일행각은 이완용에 결코 뒤처지지 않았더군요.


임오군란으로 위기를 맞은 명성황후를 지극 정성으로 모신 끝에 벼슬살이를 시작한 이근택은 우여곡절 끝에 중앙정부의 관료로 진출하고, 독립협회를 해산시킨 공(!)으로 한성부 판윤에 오르게 됩니다. 일본 자객에게 암살당한 명성황후의 피묻은 허리띠를 거금 6만냥에 사서 고종에게 바친 공(!)으로 환심을 사 고위관료가 되었답니다.


그러나 대한제국이 위태로운 지경이 되자 일제의 신임을 얻기 위해 똑같이 노력하였고, 그 결과 권력과 부를 동시에 거머쥐게 됩니다. 흔히 이완용, 이근택 같은 을사오적들이 '나라를 팔아먹었다'고 말하는데, 이것은 말 그대로 이 자들이 돈을 받고 나라를 일제에 넘겼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강제 병합에 공로가 많은 조선인 76명에게는 일본 작위와 605만 엔의 은사금(현재 가치 6000억원)을 하사했습니다....... 이근택은 거액의 합방 은사금을 받고 조선총독부 고문으로 취임한 것을 시작으로, 침략을 돕는 온갖 조직과 단체의 장을 맡으며 친일의 선봉에 섰습니다."(본문 중에서)


단순히 일제 강점에 정치적 협력을 한 것이 아니라 아예 막대한 뇌물과 돈을 받고 기밀정보를 넘기고 강제적인 을사늑약 체결을 주도하였다는 것이지요. 대한제국의 고위관료라는 자들이 막대한 개인적 치부를 위해 주권을 팔아 먹었다는 겁니다.


강제병합에 앞장선 공로로 은사금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형제와 후손들까지 6명이 일제의 귀족 작위를 받았으며, 엄청난 재산을 끌어모아 청계천 일대의 땅을 몽땅 사들여 '오만석꾼'으로 불리었답니다.



나라 구하려다 알거지, 나라 팔아 배불린 매국노


이회영 가문의 형제와 후손들이 만주와 중국땅을 떠돌며 풍찬노숙으로 항일 투쟁을 벌일 때, 일본 천황의 은사금을 받아 동족의 고혈을 빨아 들이며 재산을 끌어모은 것이지요. 이근택과 그들의 후손들은 자신 혹은 집안의 친일행각을 부끄러워한 적이 있기나 할까요?


<일제강점기 그들의 다른 선택>은 이회영 선생과 이근택의 삶을 대비시켜 보여주는 것처럼 대표적인 독립군 장준하 선생과 토벌대 백선엽의 삶을 대비시켜 보여줍니다. 또 개화기의 대표적인 여성지도자이자 독립운동가인 김마리아와 매국 여성 지식인 김활란의 삶을 대비시켜 보여주기도 합니다.


친일매국 언론인 방응모, 친일 매국 작가 현영섭, 이토오 히로부미의 수양딸이 된 배정자, 노비 출신으로 중추원참의를 지낸 대표적인 친일매국노 자산가 김갑순에 이르기까지 참으로 기가막힌 친일인사들의 삶을 일제의 탄압을 가장 많이 받은 언론인 안재홍, 민족시인 이육사, 독립군의 어머니 남자현, 막대한 독립자금을 부담했던 안희제 선생의 삶과 대비시켜 클로즈업 합니다.


친일 매국노들의 공통점은 나라를 팔아먹는 과정에서 막대한 개인적 치부에 성공하였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일본인들의 기대를 뛰어넘는 친일행각으로 조선 총독 혹은 총독부로부터 각별한 신임을 얻어냈다는 것입니다. 그런 대표적인 여성 친일매국노 중 한 명이 이 책에 등장하는 배정자입니다.


배정자의 아버지는 대원군의 졸개로 몰려 처형되었고, 역적 딸이 되어버린 그녀는 밀양관아기생으로, 통도사에서는 어린 승려로 부초처럼 떠다니다 일본으로 건너가 김옥균을 거쳐 이토 히로부미에게 발탁되었다고 합니다.


"배정자를 데려가 자신의 별장인 창랑각에 살면서 경찰학교에 다니게 했습니다. 수영, 승마, 자전거, 사격술, 변장술 등 고급 밀정 활동에 필요한 기술을 가르쳤고, 일본에 충성을 다하도록 기르기 위해 정신교육은 더욱 철저히 했습니다."(본문 중에서)


다야마 데이코라는 일본 이름을 얻은 배정자는 이토오 히로부미의 밀명을 충실하게 수행하는 스파이로 맹활약을 하였습니다. 이토 히로부미가 초대 통감이 되었을 때는 최고의 전성기를 보냈으며, 고종 퇴위에도 깊이 관여 하였다고 합니다.


합방이 되었을 때는 만세를 불렀고, 독립운동가들을 밀고하고, 위안부 알선에도 앞장섰습니다. 하지만 해방 후 기자가 친일 활동을 한 것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더니 다음과 같이 답합니다.


"지금 아무 기억도 없어요. 다 어리석고 나이가 어렸던 까닭에 어쩔 수 없었던 거지요."


저자는 반민특위가 출범하였을 때 가장 먼저 체포된 여성 반민족행위자였고, 반민법에 밀정 항목이 따로 만들어진 것도 모두 배정자때문이라고 강조합니다. 외모를 무기로 스파이 활동을 하면서 사치하고 방탕한 생활을 하였으며, 어린 여성들을 일본 군대의 성노예로 보낸 대가로 부를 축적하였다는 것입니다.


이토 히로부미의 수양딸 배정자...독립군의 어머니 남자현


이런 배정자의 삶과 정반대의 다른 삶을 살았던 항일 독립운동가로 '남자현'을 소개합니다. 남자현은 최근 영화 <암살>의 전지현을 통해 널리 알려지게 된 여성 독립운동가입니다. 의병투쟁으로 남편을 잃고 마흔이 넘은 나이에 독립운동에 나섰으며, 서로군정서에 정식 입대하여 독립군부대의 정식 여군이 되었다고 합니다.


항일 독립운동 진영이 분열할 때마다 손가락을 잘라 혈서를 써서 화합과 단결을 호소하여, '세손가락 여장군'이라는 별칭을 얻었고, 독립군의 어머니로 불릴 만큼 젊은 독립군을 돌봤다고 합니다. 54살이 되던 해에 '사이코 마코토 조선 총독 처단에 나섰고, 61세에는 만주 최고 권력자인 '부토 노부유시'처단에 나섰습니다.


"더 나이들면 투쟁도 힘들어질 것이다. 기운이 남아 있는 한 싸우다 죽는 것이야말로 조선 독립군이 걸어갈 길이요, 나의 운명이다."


여자 안중근이 되겠다는 굳은 결심이 육십의 노구를 이끌고 암살 투쟁에 나서게 하였습니다만, 밀정의 밀고로 실패하고 고문을 당하던 끝에 식음을 전폐하고 죽음을 결심하였다고 합니다. 죽음을 앞둔 남자현은 249원 80전을 아들에게 내놓으며, 해방이 되는 날 축하금으로 200원을 내라는 유언을 남겼다고 하더군요.


"200원은 조선이 독립되는 날 정부에 독립축하금으로 바쳐라. 너의 생전에 독립을 보지 못하면 네 자손에게 똑같이 유언하도록 해라. 나머지 돈은 손자를 대학까지 공부시켜 내 뜻을 알게 하고, 친정의 손자를 찾아 교육 시키도록 해라."


그녀가 남긴 돈은 실제로 해방 후 삼일절 기념식 때 임시정부요인에게 전달되었다고 합니다. 대단한 어머니에 대단한 후손들이지요. 수많은 독립운동이 실패하였습니다만, 마침내 해방을 맞이할 수 있었던 것은 영화 암살에 나오는 전지현의 대사처럼 '계속 싸우고 있다는 걸 알려줬던 수많은 실패'들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은 나라를 팔아먹었기 때문에 나쁜놈이라는 주장을 뛰어넘어 친일 세력들이 나라를 되찾기 위한 항일 독립운동가들의 노력에 어떻게 찬물을 끼얹었는지, 어떻게 사리사욕을 채웠는지 드러내 보여줍니다. 항일투사의 삶과 친일 매국노의 삶이 역사적 선택의 귀로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을 확인시켜 줍니다.


그러면서 평범한 당신들도 나라가 위태로울 때, 자칫하면 매국노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반복해서 환기 시키기도 합니다. 이 책은 청소년부터 어른들까지 우리 역사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위해 쓰인 책이라고 합니다.


친일 매국노와 항일 독립운동가들을 소개하는 여러 책들이 있습니다만, 이 책이 돋보이는 것은 대표적인 항일 투사와 대표적인 매국노로 대비되는 두 인물의 삶을 함께 드러내 보여주는 날카로운 기획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일제강점기 그들의 다른 선택 - 10점
선안나 지음/피플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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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 초청 거절한 한약방 주인...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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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김주완이 <별난사람 별난인생>


읽기를 좋아하는 내가 책을 읽고 마음에 새겨 인생의 좌우명처럼 간직하고 있는 문장이 있습니다. 바로사람은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한다 스콧 니어링이 전해 말입니다경남도민일보 김주완 국장이 <별난사람 별난인생> 등장하는 주인공들의 공통점은 모두가생각하는 대로 사는 사는 사람들”이라는 겁니다. 세상의 순리대로 둥글둥글하게 사는 사람들이 아니기 때문에별난사람으로 보이고별난인생으로 보이는 것이겠지요


읽기를 좋아하고 남들의 사는(살아 온) 이야기를 즐겨 읽은 탓에 <별난사람 별난인생> 등장하는 주인공들중엔 낯설지 않은 사람이 많습니다. 채현국 일대기를 담은 <풍운아 채현국>, 김진숙의 살아온 이야기가 담긴 <소금꽃 나무>, 방배추의 자서전과 다름없는 <배추가 돌아왔다>, 임종만 회고록 <나는 공무원이다>을 읽고 서평을 썼기 때문입니다. 


서평을 썼다는 만큼 자세히 읽었고, 글을 쓰기 위해 중요한 대목과 마음에 닿았던 문장 예컨대 밑줄 곳 들은 여러 반복해서 읽었다는 것이지요. 밖에도 농민운동가 김순재의 경우 차례 직접 만난 일도 있고, 농협조합장 선거에 출마 했을 때는 그를 알리기 위한 글을 여러 차례 블로그에 포스팅 하였기 때문에 역시 낯설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별난사람 별난인생> 단숨에 읽을 있었던 것은 다른 책에서 소개되지 않은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었기 때문이고, 책을 통해 처음 알게 장형숙, 김장하 같은 분들의 이야기에 매료되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책은 모두 10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는데,  세 개는 채현국 선생이야기입니다. 저자는 채현국 선생 인생을 책으로 쓰고 뒤에도 그를 꾸준히 밀착 취재(?)했더군요. 강연회장에서 혹은 대담자리에서 패널이나 청중들과 주고 받은 대화를 놓치지 않고 기록하여 저자가 <풍운아 채현국> 담아내지 못한 선생의 다른 면모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좋은 글, 좋은 책 저자에게 격려편지 보내는 89세 할머니


4번째 에피소드는 매년 백 통의 편지를 쓰는 89 장형숙 할머니 이야기입니다. 오래 일본으로 시민단체 활동가들과 연수를 갔다가 이른바 전공투 세대인 일본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소일거리 삼아 핵잠수함 감시 활동을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있는데, 장형숙 할머니 이야기를 들으니 기억이 나더군요. 


분은 <풍운아 채현국> 읽고 저자인 김주완 국장에게 앞으로도 좋은 많이 쓰라고 감사와 격려의 편지를 보냈는데, 김주완 국장만이 아니라 신문이나 책을 읽다가 좋은 , 좋은 사람, 좋은 책을 발견하면 격려와 감사의 편지를 보낸다는 것입니다. 


늙은이가 있는 있나요? 편지라도 써서 좋은 하는 사람들에게 힘이 된다면 보람이지요. 진짜 보석 같은 사람들이 많이 숨어 있는 같아. 특히 시골에 그런 보석이 많이 살아요.”


심지어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 읽고는 일본에 있는 동창을 통해 주소를 수소문해  저자 와타나베씨에게 편지를 썼다더군요. 대단하지 않습니까? 역시 책을 읽고 오마이뉴스와 블로그에 서평을 쓰고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 하였지만, 저자에게 편지를 쓴다는 생각을 번도 못해봤습니다. 


일제강점기에 경성여자사범학교를 졸업하고 교사생활을 하였으니 인텔리였다고 있습니다. 인터뷰에서 부모를 잘만나 어린 시절부터 글을 읽을 있었던 것을복이 터졌다 하셨더군요. 89세가 되어서도 소박하지만생각하는 대로 살아가고행동으로 옮기며 살아가는 모습을 보니 마음도 숙연해졌습니다. 


교토의정서, 국제통화기금, 모기지론 같은 단어의 뜻을 찾아 붙여 놓고, 미국지도와 중국지도를 붙여 놓고 책을 읽는다는 할머니의 학구열에도 놀라움을 금할 없었습니다. 30, 40 후에 나도 장형숙 할머니처럼생각하는 대로 있었으면 좋겠다 다짐을 하게 되더군요. 


전설의 운동권 주먹 방배추 


5번째 에피소드는 시라소니 이후 최고의 주먹이라는 방배추 어른이야기입니다. 그가 전설의 주먹으로 불린 것은 아무래도 평생을 주먹잡이로 살지 않았기 때문이겠지요. 1954 백기완에게 따귀를 얻어 맞고 이른바 운동권과 어울리며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운동권 주변에 대체로 주먹을 쓰는 사람이 흔치 않으니 젊은 시절 그의 주먹 다짐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전설이 되었으리라 짐직할 있습니다. 하지만 100만평 노나메기 농장을 운영하다 억울한 간첩 누명을 쓰고 감옥생활을 하였을 뿐만 아니라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고문 경관 이근안의 악몽같은 고문을 견뎌냈으니 전설같은 인물은 분명합니다. 


아마 <별난사람 별난인생>에서 방배추 어른을 소개하는 짧은 글을 읽고나면 그의 인생이 무척 궁금해질 것이고, 그러면 저처럼 자전적 에세이 <배추가 돌아왔다> 읽게 가능성이 높습니다. 뉴스 펀딩 기사로 글을 읽고 헌책방에서 <배추가 돌아왔다> 1, 2권을 구해 읽었답니다. 


6번째 에피소드는 영화평론가 양윤모, 분은 50살 넘어 잘나가던 직업을 내려놓고 고향 제주로 낙향 강정마을에서 평화운동가로 살아가는 분입니다.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운동으로 번이나 수감생활을 하였고, 차례의 장기 단식으로 투쟁을 이어온 분입니다. 


제주 해군 기지라는 너무 터무니 없는 거예요. 사업의 순수성을 찾아볼 수가 없어요. 군도 하나의 이기집단이라는 거죠. 국제적인 전쟁 괴짜들, 미국이라고 하는 나라가 한미상호방위조약이라 하지만 껍데기 속을 들여다보면 군수산업체 패밀리들의 잔치라고 보는 거죠. 그들은 나중에 전쟁도 계획하게 되고 그것을 실행하게 되고...그런 국제적인 전쟁 괴짜들의 희생양이 되어서는 된다는 거죠.” (본문 중에서)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운동을 간명하게 정리해주더군요. 그러면서 끝내해군 기지가 들어섬으로써 강정 싸움은 패배한 아니냐?’ 질문에 지금부터 새로운 시작이라고 답하더군요. “우리는 저걸 평화공원으로 만드는 획기적인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더군요. 제주를 평화의 섬으로 만드는 일에 일생의 꿈을 걸었다고 하더군요. 


제주를 평화의 섬으로 만드는 지역운동의 기초를 다지는 작업으로 새로운 지역언론을 만들고, 강정생명평화사목센터를 세워 해군지지를 평화공원으로 만드는 호흡의 운동을 꿈꾸고 있었습니다. 나이들어 꼰대로 살지 않기 위해서 어떤 마음으로 살아야 하는지 양윤모 선생에게 배우게 되었습니다.


나이들어 꼰대로 살지 않는 법


7번째 에피소드는 책에 등장하는 8명의별난사람중에서도 저자인 김주완 국장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꼽는 분입니다. 진주에서 남성당한약방을 경영하고 있는 분은 자기를 자랑하거나 내세우는 일을 일체하지 않기 때문에 인터뷰없이 여러 증언과 자료를 정리하여 글입니다. 


한약업에 종사하면서 내가 돈을 번다면 그것은 세상의 병든 이들, 누구보다도 불행한 사람들에게서 거둔 이윤이겠기에 그것은 자신을 위해 쓰여서는 되겠다는 생각때문이었습니다.”


이런 생각을 가졌기 때문에 100 원의 사재를 쏟아 부은 사립 고등학교를 세웠다가 국가에 헌납해 버립니다


학교 설립의 모든 재원이 세상의 아픈 이들에게서 나온 이상, 이것은 당연히 공공의 것이 되어야 함이 마땅하다 것이지요. 


인권운동, 지역신문, 장학사업, 평화운동, 문화운동에 헤아릴 없을 만큼 많이 후원 하였지만, 그것을 자랑하거나 내세우지 않는 분이라는 겁니다. 진주시민사회가 범 민주단일 시장후보로 추대하였지만 일언지하에 거절한 것은 (당선 가능성이 없으니) 그렇다치고,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의 초대에도 응하지 않았다더군요. 


자신이 번돈을 자기 돈이 아니라고 하는 부자, 흔치 않은 인물이지요. 가진 돈이 없으니 그의 삼을 고스란히 닮을 수는 없습니다만, 그가 보여준 삶의 자세라도 배울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초청도 거절한 한약방 주인


8번째 에피소드의 주인공은 영혼이 있는 공무원 임종만 선생입니다. 공무원 노조활동을 하다 2년에 걸친 복직 소송을 하고, 재 징계를 받아 정직 2개월의 중징계를 당한 분입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고생은 아랑곳 하지 않고 “2년간 일도 하지 않고 봉급을 받아 미안할 이라고 하였더군요. 


흔히 공무원을 빚대어 영혼이 없다고 하는데, 그는 승진 욕심을 버리면 영혼이 있는 공무원이 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사람입니다. 오랜 세월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일에 남몰래 참여하였을 뿐만 아니라 아파트가 뻔한 땅을 공원으로 만드는 일에 앞장서서녹색환경인상 받기도 하였습니다.

임종만 선생의 살아온 이야기는 자전적 엣세이 <나는 공무원이다> 상세히 나와 있습니다만, 김주완 국장이 <별난사람 별난인생>에는 임종만 선생이 자신의 책에 담지 못한 그의 면모가 드러나 있습니다. 이미 민주노총을 탈퇴한 노조에도 희망을 엿보고 있다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함께 블로거 활동을 하면서도 모르고 지나쳤던 임종만 선생을 새롭게 만날 있었습니다. 


9번째 에피소드는 한진중공업 타워크레인 농성의 주인공 김진숙 선생입니다. 타워크레인 농성 당시 <소금꽃나무> 읽고 서평을 썼기 때문에 분의 역시 낯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탁월한 인터뷰이 김주완 국장을 통해 이분의 새로운 면모를 있었습니다. 


누가 좋은 사람이다고 소개를 해도 사람은 연애감정이 생길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사람하고 같이 노동조합을 해볼까 이런 생각이 우선들었으니까.” (본문 중에서)


책에는 그가 어떤 마음으로 타워크레인에 올라갔는지 그리고 그곳에서 어떻게 생활 하였는지, 희망버스와 이른바날라리들에게서 배운 진정성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금속노조나 민주노총이 그런 진정성들을 충전하지 않으면 공허할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촛불집회 때도 마찬가지였죠. 진정성이 있어야 대중의 역동성이 되살아나는 거다.”(본문 중에서)


아울러 평생을 노동운동가로 살아온 그이가 녹색당 사람들에게 건넨 덕담도 인상 깊었습니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하면서, 내가 살고 싶은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에서 희망을 발견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운동권...진정성 있어야 대중의 마음 얻을 수 있어


10번째 에피소드의 주인공은 농협조합장 선거에서 낙선한 농민운동가 김순재입니다. 선관위로부터 블로그 글을 블라인드 당하면서까지 응원 하였습니다만, 표차로 낙선 하였습니다. 김순재 조합장  때문에 농협중앙회가 준재벌 규모를 갖춘 거대한 조직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고, 농협을 바꾸면 농민의 삶을 바꿀 있다는 것도 깨닫게 되었답니다. 


저도 20년을 훌쩍 넘겨 가지 일에 인생을 걸고 있습니다만, 양반 만큼 주도면밀하였는지, 만큼 문제의 본질을 정확히 꽤뚫고 있었는지 돌아보지 않을 없더군요. “농민을 위해서는 농협이 적자를 봐도 된다 말에 그의 철학이 온전히 담겨 있습니다. 


농협조합장으로서 누릴 있는 특권을 모두 내려놓고, 비정규직 직원을 정규직으로 바꾸고 농산물 판매방식에 농협의 책임성을 높이는 수탁판매 비율을 높여냈더군요. 가끔 진보세력에게 권력이 넘어오면 나라를 경영할 있을까? 우리에게 집권능력이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는데, 김순재 선생은 작은 농협 조직을 통해운동권 출신이 대중을 잘살게 있다 것을 보여준 사람입니다. 


책을 읽고보니 예비 독자들에게 가지는 분명히 말씀 드릴 있겠습니다. <별난사람 별난인생> 읽고 나면 책에 등장하는 여덟 사람의 인생이 점점 궁금해질 것입니다. 어쩌면 다른 책을 읽거나 분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고 싶어질 것입니다. 책을 읽으며 주인공들에게서 이야기를 끌어내고 호기심을 자극하는 인터뷰이의 집요함과 실력을 동시에 엿볼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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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空空(공공) 2016.04.29 09:3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좋은 책이군요
    메모해 놓겠습니다^^

유럽의 세계 제패... 기원전부터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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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재레드 다이아몬드가 쓴 <총 균 쇠>

 

미국과 유럽은 세계를 지배하고, 아시아, 아프리카, 오스트레일리아 대륙은 그들에게 침탈당하거나 식민지가 되었습니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생긴 것일까요? <총, 균, 쇠>는 바로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한 연구서입니다.

 

<총, 균, 쇠>라는 제목도 낯설고 연구 범위도 방대하지만, 700여 쪽이나 되는 두께만으로도 녹록하지 않은 책입니다. 재레드 다이아몬드가 쓴 <총, 균, 쇠>는 거시적 관점에서 과학적으로 인류 역사를 다룬 책입니다. 이 책은 다음과 같은 여러 가지 질문에 답하는 연구 결과를 담았습니다.

 
▲ 각 대륙에 사람이 살기 시작한 시기가 달랐던 것은 인류사에 어떤 영향을 주었을까?
▲ 유럽이 세계를 정복한 힘의 원천은 무엇인가?
▲ 왜 식량 생산은 비옥한 초승달 지대와 중국에서 시작되었을까?
▲ 식량 생산이 어떻게 인류의 운명을 갈라놓았을까?
▲ 아프리카는 왜 유라시아에 뒤처졌을까?
▲ 식량 생산과 문자사용은 어떻게 관련되어 있을까?
▲ 대륙 간 불균형은 어떻게 이루어졌는가?
▲ 남북아메리카는 왜 유라시아에 뒤처졌을까?

 

 

예컨대 오늘날 인류 문명이 가진 불평등의 기원, 제국주의의 기원을 밝혀내는 연구를 담은 책입니다. 저자는 이런 질문에 대하여 연구하게 된 계기가, 25년 전 뉴기니의 해변에서 만난 얄리(원주민 지도자)와의 대화에서부터 비롯되었다고 프롤로그에서 밝힙니다.

 

저자와 얄리의 긴 대화 중, 바로 다음과 같은 질문이 이 책에 담긴 연구로 이어졌습다.

 

"그는 자기 민족의 조상들이 과거 수만 년 동안 어떤 경로를 통하여 뉴기니에 도착했으며, 또 유럽의 백인들은 어떻게 지난 200년 사이에 뉴기니를 식민지로 만들 수 있었느냐고 질문했다." - 본문 중에서


"당신네 백인들은 그렇게 많은 화물(문물)들을 발전시켜 뉴기니까지 가져왔는데 어째서 우리 흑인들은 그런 화물들을 만들지 못한 겁니까?" - 본문 중에서

 

저자는 지난 25년 동안 인류의 진화, 역사, 언어, 지리 등 여러 측면에 대해 연구하고 집필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질문에 대한 답을 탐구해 왔고, 마침내 <총, 균, 쇠>라고 하는 책으로 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의 대답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만약 홍적세 말기에 오스트레일리아와 유라시아의 사람들을 서로 바꾸어놓았다면, 지금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이었던 사람들이 유라시아는 물론이고 남북아메리카와 오스트레일리아까지 차지했을 것이며 원래 유라시아 원주민이었던 사람들은 마구 유린당하며 오스트레일리아 곳곳에 간신히 잔존하는 신세로 전락했을 것이다." - 본문 중에서

 

다시 말하자면, 인종 간의 차이나 진화적인 차이가 아니라 단순히 지역적인 차이에서부터 비롯되었다는 것입니다. 오늘날 유라시아 사람들이 세계를 지배하게 된 것은 그들이 그곳에 살았기 때문이며, 오늘날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들이 겨우 수렵·채집을 벗어난 삶을 사는 것도 그곳에서 살았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지리적 조건이 인류역사에 미친 영향

 

이 같은 저자의 결론만 들으면 좀 시시하게 여겨질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자는 이러한 주장의 근거를 회고적 실험을 통하여 설득력 있게 제시합니다. 저자는 오늘날 불평등과 지배-피지배의 양상으로 나타난 대륙 간의 차이는 다음의 4가지 원인에서 비롯되었다고 주장합니다.

 

첫째는 가축화와 작물화의 재료인 야생동식물의 대륙 간 차이, 둘째는 확산과 이동속도의 차이, 셋째는 확산을 가로막는 장애물의 차이, 넷째는 각 대륙 간 면적 및 전체 인구규모의 차이입니다.

 

식량 생산과 가축화는 초승달 지대나 중국처럼 비옥한 곳에서 먼저 시작됐습니다. 이는 그 지역에 작물화·가축화할 수 있는 야생동식물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잉여 식량이 축적되면서 사회적으로 계층화되고 정치적으로 중앙집권화 사회로 발전할 수 있었습니다.

 

지구 상의 동식물 중에서 가축화·작물화할 수 있는 야생종의 수는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대륙 간의 차이도 컸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차이는 각 대륙의 면적 차이와 더불어 홍적세 말기에 일어난 멸종(대형 포유류)의 차이에서 기인했습니다. 유라시아와 아프리카보다 오스트레일리아와 남북아메리카에서 멸종이 더 심했다는 것이지요.

 

두 번째 차이는 확산과 이동속도의 차이라고 주장합니다. 대부분 기술 혁신과 정치제도를 비롯한 여러 가지 발명과 문물은, 스스로 만드는 경우보다 다른 사회로부터 받아들이는 경우가 훨씬 많았습니다. 그런데 유라시아 대륙은 문물의 확산과 이동에 가장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는 게 저자의 주장입니다.

 

유라시아는 주요 축이 동서 방향이며 생태적·지리적 장애물도 비교적 적었습니다. 가축과 농작물은 기후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같은 위도를 따라 확산과 이동을 하기 쉬웠다는 것이지요. 아프리카나 남북 아메리카에서 이동 속도가 느렸던 것은 주요 축이 남북 방향으로 되어 있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세 번째 차이는 대륙 간 확산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또 다른 원인이었다고 강조합니다. 유라시아로부터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로 문물이 퍼지는 것은 비교적 쉬웠습니다. 하지만 아메리카 원주민 사회나 오스트레일리아의 경우 유라시아와 격리되어 있었기 때문에 가축과 작물 기술뿐만 아니라 정치제도와 문자 체계 같은 것들이 전해지지 못했다는 것이지요.

 

마지막 요인은 대륙의 면적 및 인구 규모에서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면적이 넓거나 인구가 많다는 것은 잠재적인 발명가 수도 많고, 서로 경쟁하는 사회(집단)도 많으므로, 주고받을 수 있는 혁신의 결과물도 더 많았습니다. 라이벌 사회에 의해 제거 당하지 않으려면 더 빨리 혁신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이지요.

 

오스트레일리아와 뉴기니는 말할 것도 없고, 남북아메리카의 경우도 생태적으로 보면 사실상 두 개의 대륙으로 분열되어 있었습니다. 수렵·채집 사회가 지속됐기 때문에 경쟁과 혁신이 일어날 가능성이 없었다는 겁니다.

 

그러나 저자는 자신의 연구 결과를 '지리적 결정론'으로 오해해서는 곤란하다고 이야기합니다. 인류의 발전 과정은 인간의 창의성을 기반으로 하였지만, 더 많은 재료를 구비하고 있거나 발명품을 활용할 수 있는 여건이 나은 곳에서 더 빠른 변화와 혁신이 일어난 것뿐이라는 것이지요.

 

세계의 불평등과 제국주의의 기원

 

모두 19장으로 이루어진 <총, 균, 쇠>는 이러한 결론을 내릴 수 있는 여러 가지 근거들을 설득력 있게 제시하고 있습니다. 앞서 이야기하였던 4가지 이유로 남북아메리카가 유럽의 식민지가 될 수밖에 없었으며, 오스트레일리아의 운명 역시 별로 다르지 않았다는 것이지요.

 

유럽의 정복자들이 아메리카 원주민과 만났을 때 압도적으로 많은 숫자의 원주민들을 살해할 수 있었던 까닭은 바로 작물화와 가축화에서 앞섰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유럽에만 있던 균들이 원주민들을 몰살 시켰고, 기마병과 총이 있었기 때문에 압도적인 화력으로 승리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수렵·채집 사회의 대를 살고 있던 원주민들, 병원균과 총·문자·정치 조직·군사 기술을 가진 유럽인들 사이에는 하늘과 땅만큼 큰 격차가 겉보기에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차이의 기원은 바로 농경의 시작에서부터 비롯되었다는 지적입니다.

 

이 책에는 유럽이 세계를 정복한 힘의 원천, 식량 생산이 만들어낸 계급사회, 식량생산민과 수렵채집민의 경쟁력 차이, 야생 먹거리의 작물화 과정, 야생 동물의 가축화 과정, 각 대륙마다 다른 역사의 수레바퀴 축, 가축화 과정에서 생긴 세균이 준 질병, 식량 생산과 문자 고안의 연관성, 발명품이 확산하는 과정, 원주민 사회들이 낙후된 원인, 동아시아와 태평양에서 민족 간 충돌과정 등에 관하여 600여 쪽에 걸쳐 길게 설명하면서 자신의 주장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긴 연구 과정을 읽어내는 것이 다소 지루할 때도 있고, 낯선 지명과 인류학적인 용어들 때문에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중간중간 아주 흥미로운 대목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덕분에 책을 읽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저자는 얄리의 질문에 답하고 난 뒤에도 독자들이 궁금해할 몇 가지 질문에 대하여 자문자답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인류 역사의 통찰적 이해를 높여줍니다. 예컨대 "비옥한 초승달 지대나 중국은 수천 년이나 앞서 갔으면서 왜 유럽에 추월당했을까?"하는 질문입니다.

 

"비옥한 초승달 지대의 경우에는 분명한 해답이 나온다. 그곳은 원래 가축화, 작물화에 적합한 동식물이 집중되어 있어서 다른 곳보다 몇 천 년 일찍 출발할 수 있었지만, 일단 그 선발 간격을 추월당한 뒤에는 더 이상의 지리적 이점이 없었다." - 본문 중에서

 

BC 4000~3000년경 비옥한 초승달 지대에서 국가들이 탄생했습니다. 페르시아 제국까지는 비옥한 초승달 지대에 머물렀지만, BC 4세기 말 알렉산더 대왕 시대 이후부터 그리스인들이 제국을 건설함으로써 힘의 중심이 서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하였다는 것이지요.

 

BC 2세기, 로마가 그리스를 정복하면서 또 다시 서쪽으로 이동하였고, 로마 제국이 멸망한 뒤에는 서유럽과 북유럽으로 중심이 이동했다는 겁니다. 아울러 시간이 흐르면서 기후적으로도 비옥하던 초승달 지대는 사막과 반사막으로 바뀌어 농사에 부적합한 땅이 되었습니다.

 

반면 서유럽은 집약적인 농업이 가능한 강우량과 비옥한 토지를 갖추고 있었기 때문에 농작물·가축·기술·문자 등을 받아들여 더 발전시킬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중국은 왜 유럽에 추월당하였을까?

 

그렇다면 중국은 왜 유럽에 추월당했을까요? 비옥한 땅과 가장 많은 인구를 유지하던 중국은 중세까지 세계의 기술을 선도하였습니다. 주철, 나침반, 화약, 종이, 인쇄술은 물론이고 정치적인 힘, 제해권, 항해술에서도 세계를 최고였다는 것이지요.

 

"15세기 초에는 수백 척의 배로 구성된 보물선 선단을 파견했는데, 그중 가장 큰 배의 경우 길이가 120미터에 달했으며 총인원도 최대 28000명에 달했다. 그들은 콜럼버스가 보잘것없는 세 척의 배로 협소한 대서양을 건너 아메리카 동해안에 도달하기 수십 년 전에 이미 인도양을 건너 아프리카 동해안까지 진출했다." - 본문 중에서

 

이런 중국이 왜 유럽을 식민지로 만들거나 태평양을 건너 아메리카의 서해안에 진출하지 못했을까 하는 질문입니다. 저자는 중국의 중앙집권적 정치구조의 착오에서 비롯되었다고 단언합니다.

 

중국이 보물 선단은 1405~1433년 사이에 일곱 차례나 항해를 떠났는데, 환관 세력이 권력을 잃자 선단 파견이 중지되었습니다. 선단 파견을 중지한 것뿐만 아니라 조선소를 없애고 해양 항해를 금지하는 일종의 '쇄국정책'이 펼쳐집니다. 정치적으로 통일된 조직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조정의 결정은 변방까지 일사분란하게 적용되었고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되어 버렸습니다.

 

예컨대 중국의 경우 중앙집권적인 통일적 정치 구조가 역효과를 냈던 것이지요. 정치적으로 만성적 분열 상태에 있었던 유럽에서 탐험 항해가 시작되었을 때와 비교하면 확연한 차이가 난다는 것입니다.

 

콜럼버스는 여러 나라를 다니며 무려 네 번이나 실패한 후 다섯 번째 시도에서 항해를 위한 지원을 얻어냈습니다. 만약 유럽이 중국 같은 통일 국가였다면 그런 일이 생기기 어려웠겠지요. 문제는 중앙집권적인 통일국가였던 중국에서 이런 퇴행적인 정치적 결정은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14세기에는 정교한 수력 방적기의 개발을 포기함으로써 산업 혁명의 문턱에서 물러났고, 세계의 시계 제작 기술을 선도하고 있던 기계식 시계를 파기 또는 사실상 전폐해 버렸으며, 15세기 말 이후에는 기계장치나 기술 전반에 걸쳐 후퇴하게 되었다." - 본문 중에서

 

심지어 비교적 최근에 속하는 1960년대와 1970년대에도 문화대혁명의 광기 속에 소수 지도자가 내린 결정 때문에 전국 모든 학교가 5년 동안 문을 닫았었다고 합니다. 결과적으로 보면 무려 2000년 동안이나 문화적 통일성을 지켜온 것이 중국이 유럽에 추월당하는 원인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중국의 만성적 통일과 유럽의 만성적 분열 역시 지도를 보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이라고 합니다. 유럽은 높은 산맥과 여러 개의 반도로 나뉘어 있는 반면에 중국은 해안선이 단조롭고, 큰 장애물이 없는 넓은 땅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때문에 각각 분열과 통일의 다른 역사를 갖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유럽의 장애물들은 "정치적 통일은 막으면서도 기술과 아이디어의 전파는 중단시키지 못하였기" 때문에 유럽이 중국을 앞설 수 있었습니다.

 

비옥한 초승달 지대와 중국의 역사를 보면 상황은 변할 수 있으며 과거의 우위가 미래의 우위를 보장해주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열악한 조건을 가진 곳에서 역전을 이룰 가능성은 없다는 것 또한 분명합니다. 현대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신흥 강국들 역시 세계에서 가장 먼저 식량 생산을 시작한 중심국가의 영향권에 속해 있는 나라들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앞으로도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인,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 아메리카 원주민 등이 세계를 지배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예언합니다. 오늘날 서유럽이 세계의 중심이 될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이 더 현명하였기 때문이 아니라 그들이 더 좋은 조건을 가진 곳에서 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그 조건은 앞으로도 바뀌기 어렵다는 것이지요. BC 8000년경에 시작된 역사의 분수령은 쉽게 바뀌기 어렵다는 것이 저자의 결론입니다.

 

<총, 균, 쇠>는 지극히 상징적인 제목입니다. 최초로 식량 생산을 시작한 사람들이 총기와 병원균과 금속을 발전시킬 주도적인 위치를 선점하였다는 것이지요. 이 책은 지난 1만3000년 동안 복잡한 인간사회과 형성되는 과정을 통찰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걸작입니다. 경제학에서 거시경제학과 미시경제학을 나누는 것처럼 거시 역사적 관점에서 인류의 역사를 이해할 수 있는 대작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총 균 쇠 (반양장) - 10점
제레드 다이아몬드 지음, 김진준 옮김/문학사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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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박진섭 2015.03.10 11:39 address edit & del reply

    제목이 너무 딱딱하여 감히 읽지 못한 책이었는데, 이제 정리해 주신 덕분에 대략을 알 수 있게 되어 기쁩니다.

    • 이윤기 2015.03.11 09:11 신고 address edit & del

      도움되었다니 기쁨니다. 직접 한 번 읽어보시면 더 좋을겁니다.

박정희를 빨갱이로 몰아세운 경찰서장의 최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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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굽시니스트가 그린 <이이제이의 만화 한국 현대사>


한국 현대사를 만화로 그렸다는 책. 솔직히 별로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해방전후사의 인식>부터 한홍구의 <대한민국사>까지 그래도 나름 역사책 꽤 읽었다고 자부하는 터라 만화로 그린 한국사에서 무슨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될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하였지요.


하지만 만화책을 펼쳐들고 얼마 지나지 않아 먼저 재미에 푹 빠졌습니다. <이이제이의 만화 한국현대사>는 인기 팟캐스트 '이이제이'를 시사만화가 '굽시니스트'가 만화로 재탄생시킨 책입니다.


'이이제이'는 한때 국내 팟캐스트의 대명사로 인기를 누렸던 '나는 꼼수다'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리는 대표 팟캐스트입니다. '나는 꼼수다' 이후 김어준이 진행하는 '파파이스' 등과 함께 국내 팟캐스트 상위 순위를 다투는 인기 프로그램입니다.


이이제이는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한국 근현대사를 인물이나 사건별로 정리하여 재미있는 수다와 욕설로 풀어 나가면서 인기를 얻는 방송입니다. 애칭 이 작가, 이 박사 그리고 세작. 세 명의 청년이 진행하는 팟캐스트 이이제이는 재미와 의미를 동시에 담아내는 데 성공한 방송입니다.


많은 청취자들이 한국현대사가 납득할 수 없는 일, 기가 막히는 사건들로 점철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때로는 분노하고, 때로는 안타까워 하면서 새롭게 역사에 눈을 뜨게 되었다고 합니다.


바로 이 팟캐스트 방송 '이이제이'를 원작으로 새로 만들어진 만화 책이 <이이제이의 만화 한국현대사>입니다. 굽시니스트는 디시인사이드 카툰연재갤러리에서 유명세를 누렸으며, 2009년부터 시사 주간지 시사인에 '본격 시사인 만화'를 연재하고 있는 인기 작가입니다.


팟캐스트 이이제이와 만화작가 굽시니스트의 결합


이 책은 2013년 5월부터 팟캐스트 포털사이트 '팟빵'에서 현대사 팟캐스트 '이이제이'를 만화로 연재하였던 것을 책으로 엮어낸 것입니다. <이이제이의 만화 한국현대사>는 팟빵 연재 당시 만화작가 굽시니스트 특유의 풍자와 해학에 날카로운 식견까지 더해져 깊이 있는 만화로 재탄생하였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합니다.


방송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만화로 잘 정리하여 표현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설명과 정보가 추가되어 독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팟캐스트 이이제이는 106회까지 업로드 되었습니다만, <이이제이의 만화 한국현대사>는 깡패특집, 이승만 특집, 대선특집을 원작으로 삼고 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대한민국에서는 깡패를 주제로 한 영화와 드라마가 실패하는 일이 흔치 않습니다. <친구> 같은 영화는 말할 것도 없고, <야인시대>, <무풍지대> 원조 깡패들의 시대를 담은 드라마들도 인기리에 방송되었습니다.


팟캐스트 방송 이이제이팀이 초창기 에피소드로 '깡패특집'을 선택한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사람들이 재미있어 하는 주제로 방송을 시작하여 팟캐스트 청취자들을 확보한다는 전략이었던 셈입니다.


이 책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깡패 문화는 일본의 영향을 받았더군요. 에도시대 도박조직에 기원을 둔 야쿠자, 야쿠자와 사무라이 엘리트들을 결합시킨 정치깡패 조직 겐요사가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국내에도 유입되었다는 것입니다. 예컨대 영화 <장군의 아들>에 등장하는 하야시와 김두한이 깡패의 원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깡패와 정치인이 동업자였던 시대


대깡패시대는 하야시와 김두한, 이정재와 시라소니, 이정재, 곽영주, 이기붕이 연결된 정치깡패 전성시대를 흥미롭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임화수, 유지광 등도 빠지지 않고 등장합니다. 아이러니한 역사의 한 장면 중 하나는 이정재가 키운 경찰간부 곽영주가 경무대 경찰서장을 지낼 때 박정희의 진급 심사를 하였다는 일화입니다.


"이 무슨 빨갱이 남로당 섀뀌가 아직도 군복을 입고 있어?!! 거물 빨갱이 동생이잖아!!"


곽영주가 박정희의 진급을 막지는 못했지만 남로당 연루와 전처 문제를 거론하면서 진급에 심하게 반대를 하였던 모양입니다. 나중에 박정희가 5.16쿠데타에 성공하고 난 뒤 곽영주는 여러 죄목으로 사형 판결을 받아 교수형에 처해지지요. 아무튼 이승만 정권시절은 이기붕 등 정치인의 사주와 비호를 받은 정치깡패들이 국정을 농단하던 '깡패 전성 시대'였다고 합니다.


<이이제이의 만화 한국현대사>에서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는 부분은 제2장 이승만 특집입니다. 팟캐스트 이이제이가 이승만 특집으로 청취자들에게 주목받기 시작했다고 하는데 <이이제이의 만화 한국현대사>도 널리 알려지지 않았던 이야기로 독자들을 사로잡습니다.




이승만의 생애를 자세히 알고 있는 독자들도 있겠지만 많은 평범한 사람들이 기억하는 이승만은 일제 강점기에 독립운동을 했다는 것, 초대 대통령이 되었다는 것, 반민특위를 해산하고 친일파들과 손을 잡았다는 것, 3.15 부정 선거로 대통령에서 쫓겨나 해외로 망명하여 타국에서 죽었다는 것 정도라고 생각됩니다.


자, 그럼 <이이제이의 만화 한국현대사>를 통해 이승만의 실체를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일단 이승만은 공부는 잘했던 모양입니다. 어려서 한학을 공부할 때 사서삼경을 두루 독파하여 수재로 명성을 얻었고, 열 세 살에 과거시험에 응시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과거시험 폐지 이후 친구의 권유로 배재학당에 입학하는데, 이 때도 6개월 만에 영어 조교사가 되어 선교사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쳤다는군요. 이승만의 박사학위를 두고 배재학당 졸업 후 독립협회 간부로 투신하고 만민공동회를 통해 청년 연사로 명성을 얻었다고 합니다.


고종 폐위 음모에 연루되어 감옥살이를 하는데 주시경이 조달해준 권총을 들고 탈옥을 시도하지만 실패하고 사형선고를 받은 후에 종신형으로 감형되었다가 5년 7개월간 감옥살이를 하였답니다.


양지만 좇는 기회주의자 이승만


"이승만의 수감생활은 비교적 늘늘한 것으로 동료 수감자들을 모아 강의를 하기도 하고, 옥내 도서관을 운영하기도 하고, 영한사전을 손보기도 하고, 아들이 놀러오기도 하고, 특히 동료 수감자 40여 명을 기독교로 전도하기도 하는 등 신앙생활에 큰 도약이 있었습니다."(본문 중에서)


국권이 무너지는 시기에 감옥을 나온 그는 출옥과 동시에 상동청년학원 교장으로 초빙되지만 한 달을 못채워 그만두고 미국으로 떠납니다. 미국 밀사 임무를 띠고 가지만 미국에서의 행적은 자신의 사적인 유학생활을 위해 노력한 것이 대부분입니다.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이 책에는 음지는 피하고 양지만 좇는 이승만의 인생 행적이 잘 드러나 있습니다. 예컨대 독립운동가 전명운, 장인환 의사가 일본의 앞잡이 스티븐스를 미국 본토에서 암살하는 중요한 사건이 일어났을 때도 '살인범 통역을 할 수 없다'며 피해버렸다고 합니다. 


심지어 나중에는 이 저격 사건을 비난하기까지 하였으며, 다음해 안중근 의사의 이토 히로부미 사살마저도 '국제적으로 테러리즘 민족'으로 낙인찍힌다며 비난하였다고 합니다.


훗날 미국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 이승만이 활동무대를 하와이로 옮겼을 때도 안창호와 주도권 다툼을 벌이는 과정에서 독립운동가 박용만의 일본 군함 이즈모도호 폭침 계획을 증언하여 그를 궁지로 몰아넣었다고 합니다.


3.1 운동 이후에 상하이 통합 임시정부 지도자로 추대되었지만, 이때도 이승만에 대한 반대가 극심하였다고 합니다. 신채호, 안창호, 박용만, 여운형, 이동휘 등 주요 독립운동가들이 이승만을 반대하는 가운데 조소앙은 이승만을 지지, 미국에서는 서재필이 이승만을 서포트했었다고 합니다. 이 무렵 신채호의 이승만에 대한 평가는 신랄합니다.


"미국의 위임통치를 청원한 이승만은 이완용이나 송병준보다 더 큰 역적이오. 이완용은 있는 나라를 팔아먹었지만, 이승만은 아직 나라를 찾기도 전에 팔아먹으려 하지 않소."(본문 중에서)


이승만의 외교활동이라는 것이 고작 이런 일이었다는 것입니다. 임시정부 대통령에서 물러 난 뒤에는 임시정부 구미위원부 위원장을 자임하면서 미주의 돈줄을 움켜쥐고 임시정부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였으며, 백범이 임시정부를 안정시킨 후에는 서로 다른 노선을 견지하게 된다고 합니다.


호화스러운 미국생활 어떻게 가능했나?


일제하에 독립운동을 하면서 미국생활을 하던 이승만이나 독립운동가들이 모두 궁핍한 생활을 하였을 것이라는 게 보통 사람들의 짐작일 겁니다. 하지만 이승만은 그렇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동안 "승용차를 대여섯 번 갈아 치울 정도의 경제력"을 과시했는데, 임시정부의 채권을 판매한 돈으로 어렵지 않은 생활을 하였던 모양입니다.


이 책에는 군데군데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양념같은 이야기들이 등장하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최능진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독립운동가 최능진은 박정희 가문의 충성스러운 집사 정수장학회 이사장 최필립의 아버지입니다. 


최능진은 5.10 단독 선거에서 이승만과 경쟁하다가 후보등록에 실패하고 반란 혐의로 감옥살이를 하고 6.25 전쟁 때는 정전과 평화통일을 주장하였다가 나중에 총살을 당하였다고 합니다. 최능진은 그의 아들 최필립을 어떻게 평가할까요? 남의 집안 일이기도 하지만 참 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습니다.


잘 알려지지 않은 기막힌 이야기 하나 더 알려드리면, 이승만이 제헌의회 개회식의 임시의장을 맡았을 때 "개회에 앞서 하나님께 기도"를 하였다고 합니다. 그는 기독교 국가를 만들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독자들도 잘 아시다시피 권력을 잡은 이승만은 반공을 국시로 내걸고 친일파와 손을 잡으며 '반민특위'를 와해시킴으로써 친일청산을 영원히 불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미군정의 친일파 행정, 치안 조직을 그대로 물려받은 것이지요. 결국 건국 이후 이 나라를 친일파 기회주의자들이 활개치는 세상으로 만들어 버린 것입니다.


하지만 첫 단추를 잘못 끼운 이승만의 국정농단은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집권 이후에 거듭되는 실패는 결국 4.19를 거쳐서 5.16 군사 쿠데타로 이어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 책의 절반 이상은 '이승만 특집'을 만화로 담아내는 데 할애하고 있는데, 이승만의 외교 실패, 장기집권 음모, 한국전쟁 실패 등을 조목조목 비판하고 있습니다.


정수장학회 최필립 아버지는 이승만에 맞섰던 독립운동가


특별히 눈에 띄는 관점 중에 하나는 한국전쟁을 '편가르기 전쟁'이라는 측면에서 해석하였다는 점입니다. 한국 전쟁의 성격을 여러 측면에서 규정할 수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남쪽과 북쪽 각각에 대한 소속감과 남북의 분리를 명확히 하는 전쟁이었다는 것입니다.


"3년밖에 안 된 정부 밑에서 사람들이 과연 어떤 국민이나 인민으로서의 소속감과 애국심을 내재화할 수 있었을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있어서 나라는 그냥 한반도 조선을 의미했지, 아직 대한민국이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의미하지 않았음이라." (본문 중에서)


예컨대 이런 사람들이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남쪽과 북쪽, 네 편과 내 편으로 확실하게 편가르기를 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전쟁을 통해 피아를 식별하고, 이후 분단을 고착화시키는 전쟁이 되었다는 것이며, 분단을 토대로 각각의 국민과 인민이 완성되었다는 겁니다.


한국전쟁 동안 일어난 일 중에서 가장 기막히는 일은 대전까지 피난을 가서도 '서울시민들에게 생업에 충실하라'고 거짓말을 하였다는 사실이지요. 뿐만 아니라 이승만이 북한군을 저지하기 위해 한강다리를 폭파하는 바람에 4000명의 피난민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말하자면 이승만이 세월호 선장보다 수천 배는 더 한심한 짓을 하였던 것입니다.


저자는 이승만을 광복 이후 60년을 유지해 온 반공정권, 친미정권, 권위주의 정권, 기독교 확장의 토대를 닦은 인물로 기록합니다. 오늘날 뉴라이트와 같은 자들이 이승만을 '건국의 아버지'로 추앙하는 것은 이승만이 닦아놓은 토대를 지키고 유지하려는 연장선에 있다고 평가합니다.


한편 이 만화책은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의 대통령 당선 과정에서 일어난 크고 작은 사건들을 간략하지만 핵심을 짚어 흥미롭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특히 DJP 연합을 통한 김대중의 대통령 당선이 얼마나 기적 같은 일이었는지를 여러 자료를 통해 설득력 있게 보여줍니다.


이이제이 팟캐스트와 <이이제이의 만화 한국현대사>는 방송과 만화의 약점을 서로 보완해주는 역할을 하는 듯합니다. 책장을 넘기면서 시사만화가 굽시니스트의 재기발랄함이 더해져서 젊은 독자들에게 한국현대사의 명과 암을 흥미있게 전할 수 있겠다는 기대를 갖게 되었습니다.



이이제이의 만화 한국현대사 1 - 10점
굽시니스트 글.그림, 이이제이 원작/왕의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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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선비(sunbee) 2014.12.26 15:3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윤기씨 그 책 빌려주삼~~

  2. 선비(sunbee) 2014.12.26 15:3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윤기씨 그 책 빌려주삼~~

  3. Mind Hunter 2014.12.26 16:4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지난 여름 모 기독교선교단체에서 진행하는 청년들을 대상으로한 신앙 수련회에 참석했었습니다. 거의 천명에 가까운 인원이 모이는 여름 캠프입니다. 초빙된 강사 중 한 분이 이승만 찬양을 하더군요. 대한민국을 기독교 건국 이념으로 세웠다면서, 위에 언급된 제헌국회 개회 이전에 30분씩이나 기도하고 시작했다고 하며 이승만이 잘한 업적도 있는데 너무 나쁘게 후세에 평가되었다는 강의를 했습니다. 물론 저는 그 캠프 홈페이지에 항의의 글을 남겼습니다. 그 강사 목사 뉴라이트 소속 아니냐고?

    • 이윤기 2014.12.30 08:55 신고 address edit & del

      제가 활동하는 단체에도 이승만이 중요한 역할을 하였습니다만, 지금은 누구도 이승만을 입에 올리지 않습니다.

      존경할 만한 선배로는 이상재, 조만식 등을 거론하지요.

  4. 스카이4 2014.12.26 17:0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읽어보겠습니다

  5. 선비의 오늘 2016.01.18 06:47 address edit & del reply

    윤기씨 그 책 빌려주사~~

동네 고르긴 쉬워도 이웃까지 선택할 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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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지방자치제 시작 이후 많은 주민자치 운동, 풀뿌리 지역운동을 꿈꾸던 시민사회 활동가들과 지역 활동가들이 '마을만들기 운동'에 뛰어들었습니다. 어떤 지역에서는 좋은 동네 만들기, 어떤 지역에서는 '살기 좋은 마을 만들기'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형태의 마을만들기 운동이 시작되었습니다.


마을만들기 운동 붐이 일어난 뒤 10년 이상 지금, 지난 시간들을 돌이켜보면 그 시작은 성대하였으나 성과는 미미하였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책 <모두를 위한 마을은 없다>는 지난 10여 년 동안 한국사회 곳곳에서 이루어졌던 마을만들기 운동에 대한 평가서 같은 책입니다.


전국의 마을 현장에서 나름대로 다양한 성공과 실패 사례를 경험했다는 7명의 활동가들과 전문가가 모여 앉아서 자신들의 경험을 펼치고 생각을 나눴던 집담회의 결과물이라고 합니다.


토론 모임을 만들어낸 하승우(풀뿌리자치연구소 이음 운영위원)를 비롯하여 권단(옥천살림 활동가), 김상철(노동당 서울시당 사무처장), 김신범(노동환경건강연구소), 김정찬(네트워크 고리 대표), 박영길(청주 생활교육공동체 공룡 주방 책임자), 한채윤(성소수자를 위한 단체 '비온뒤 무지개 재단' 활동가)가 이 책의 공동 저자입니다.


각자의 활동현장과 일터가 있는 사람들이 한 달에 한 번식 만나 4시간 이상씩 웃고 수다 떨었던 내용을 정리한 내용이 바로 이 책 <모두를 위한 마을은 없다>입니다. 마을, 공동체, 생활세계처럼 평소 중요하게 생각하는 키워드들이 많이 등장하였기 때문에 아주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당신의 마을은 잘 만들어지고 있습니까?


특별히 기억에 남거나 마음에 새겨진 이야기들, 독자들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들, 그리고 저자들에게서 배운 좋은 아이디어와 생각들을 골라서 맛배기로 들려드리겠습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내용 중 하나는 권단이 이야기한 '결사체와 공동체'에 대한 정의였습니다.


"공동체라는 말이 너무도 흔하게 쓰이지만 잘못 쓰이고 있다는 생각을 해요.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모인다. 생각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인다. 그렇게 해서 어디 들어가 산다. 이런 형태는 결사체의 성격이 강해요. 공동체는 그리 쉽게 만들어지는게 아닙니다." (본문 중에서)


공동저자인 권단에 따르면 우리가 흔히 공동체라고 이해하고 있는 이런 모임은 공동체가 아니라 결사체라는 것입니다.


"공동체는 서로 다른 사람들이 우연이든 필연이든,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간에 한 시공간에서 오랫동안 부대끼며 살면서 천천히 만들어지는 거예요" (본문 중에서)


이런 공동체는 생활세계 즉, 삶터에 기반을 하고 있으며, 다툼, 갈등, 화해, 우애 같은 것들이 뒤섞이면서 자연스레 만들어진다는 겁니다. 단체, 기업, 기관 등과 같은 결사체와 공동체는 이런 의미에서 뚜렷하게 구별된다는 것이지요. 문제는 이런 결사체들이 튼실하게 체계를 구축하면서 공동체, 즉 생활세계를 관장하고 점령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공동체와 결사체는 도시와 농촌 간에도 차이가 드러나는데 도시에서는 동아리나 모임 등은 익숙하지만 공동체는 잘 이루어지지 않고, 농촌에서는 공동체는 자연스레 형성되지만 결사체는 상대적으로 빈약한 특징을 보인다는 겁니다.


공동저자인 권단은 협동조합, 사회적 기업, 마을 기업 같은 최근의 흐름에 대해서도 비판적입니다. 예컨대 "협동이 없는 조합과 사회가 없는 기업, 마을이 없는 기업이 곳곳에 출현하면서 협동과 사회와 마을을 억압하는 구조로 가고 있다"는 것이지요.


협동없는 조합, 사회 없는 기업, 마을 없는 기업


우선 지방자치제니 행정구역이니 하는 용어부터 잘못되었다는 것이 그의 지적입니다. 예컨대 지방이라는 말은 중앙과 지방을 나누는 말이니, 지방자치보다는 지역자치라고 하는 것이 맞다는 것이구요.


"또 자치제를 한다면서 행정구역은 또 뭡니까. '자치구역'이란 말이 맞지요. 이것은 우리나라 자치제도 자체가 미성숙한 채로 혼용되어 있다는 것을 고스란히 증명하고 있습니다. 행정구역 통폐합이라는 말을 쓰잖아요. 그것은 자치제를 모욕하는 말이거든요. 자치가 아니라 국가의 관치, 행정 관료들의 관치구역이라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지요." (본문 중에서)


지방자치 역사가 20년이나 지났지만 여전히 관치의 시대를 살고 있는 것입니다. 지방자치를 한다면서 '행정구역'이라는 말을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관치에서 벗어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는 것이지요.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이명박 정부 때부터 추진하고 있는 행정구역 통합은 그야말로 '말'도 안 되는 짓인 겁니다. 자치구역을 합치는 일은 지역주민의 필요와 뜻에 따라 결정되어야 하는 것이지 행정(관치)의 편의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주민투표조차 실시하지 않고 이루어졌던 마산-창원-진해와 같은 통합 '반 자치'의 전형적인 사례라고 할 있습니다. 마산-창원-진해 세 자치구역을 하나의 자치구역으로 통합하는 데 주민투표 같은 가장 기본적인 절차조차 거치지 않았으니 그야말로 '졸속'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모두를 위한 마을은 없다>를 쓴 일곱 명의 공동저자 가운데 권단이 말한 내용에 특히 공감되는 이야기들이 많았습니다. 마을을 두 가치 측면에서 주목해 보아야 한다는 주장에도 깊이 공감하였습니다.


"하나는 자본이 마을이라는 삶터를 상품으로 등극시킨 것이고요. 다른 하나는 권력이 더 이상 불온한 힘을 갖지 못하도록 자족하는 마을로 표딱지를 붙여놓은 것이지요." (본문 중에서)


예컨대 정부가 추진하는 마을만들기의 경우 경쟁을 통해 의지가 있는 마을에만 상도 주고 사업비도 주겠다는 것인데, 마을 간 경쟁을 유도하는 것이 기본 맥락이라는 겁니다.




마을에 순위 매기는 것으로 살기 좋은 마을 만들 수 있을까?


최우수 마을, 으뜸마을, 버금마을' 같은 딱지를 붙이는 것도 모두 삶터를 순위 경쟁의 대열로 옮겨가는 증거로 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이렇게 선정된 마을에 돈이 들어오고 자본의 시스템이 자리잡으면 마을조차 상품으로 전락하게 된다는 것이지요.


현재의 마을만들기 사업은 정치권력과 자본권력이 결합하여 어떤 의도를 가지고 시작했으며 앞으로도 크게 달라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그들의 시도는 작은 마을까지 자본주의 시스템을 확장하는 것인데, 마을까지 빼앗기지 않으려면 권력과 자본에 제어되지 않는 자치공간을 지켜나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미 전국 여러 곳에서 '자치공간'인 마을을 지키려는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고, 이 책의 공동저자들은 집담회에서 공유한 다양한 경험을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도 전해주고 있습니다. 옥천신문, 옥천살림, 옥천순환경제 공동체, 생활교육공동체 공룡, 성소수자인권운동 등에 관한 구체적 사례와 경험 나눔이 필요하신 분들은 직접 책을 읽는 수고를 하셔야 합니다.


공동저자들의 이야기 중에서 마음에 오래 남는 내용만 몇 가지 더 골라서 소개해보겠습니다. 책을 읽으며 '김상철은 도시에서 마을만들기 운동이 잘 되기 어려운 까닭을 제대로 진단하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울에 살고 있는 사람들 중 1/4 가량이 2년 내에 집을 옮긴다고 그래요. 그래서 5년, 10년이면 마을 전체가 물갈이되는데 마을을 만드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중략) 그 다음에 던진 질문이 서울이 세계에서 가장 노동 시간이 긴 도시라는 점입니다." (본문 중에서)


오랫동안 마을을 이루고 사는 사람이 없고, 직장을 다니느라 마을에 머물 시간이 없는 사람들이 다수를 차지하는데, 무턱대고 마을만들기 사업을 펼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시도라는 것입니다. 이른바 뉴타운 개발 때문에 서울의 26%가 재개발 지역으로 지정되었고, 도무지 마을을 상상할 수 없는 공간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 안타깝지만 현실이라는 겁니다.


"마을이 소위 살기 좋은 곳이 되면 집값이 오르죠. 집값이 오르면 가장 가난한 사람들부터 쫓겨나기 시작합니다. 마을이 누구를 품고 어떻게 유지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있을까요?" (본문 중에서)


한채윤이 지적한 마을만들기 운동의 역설적 측면입니다. 내 집이 없고, 직장 때문에, 집값 때문에, 아이 교육 때문에 이사를 끊임없이 다녀야 하는 현실도 어렵지만, 기껏 좋은 마을을 만들었더니 집값이 올라서 떠나야 하는 일이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2년마다 이사 다니는 사람들과 마을 만들 수 있을까?


따라서 저자들의 주장을 요약하면 마을만들기는 하나의 표준 모델을 따라 갈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겁니다. 하나의 모델을 고집하게 되면 결과적으로는 주민을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게 된다는 것입니다.


모두 네 번의 집담회를 정리한 이 책은 누구를 위한 마을인가, 마을이 안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마을의 관계망은 잘 만들어지고 있을까? 우리가 생각하는 마을은 어떤 모습인가? 이렇게 정리되어 있습니다.


마을의 관계망에 관한 이야기에도 눈에 띄는 대목이 있습니다. 흔히 지역운동이나 마을 운동에서 이름이 알려지면 군수나 조합장, 군의원으로(도시에서는 시의원, 구의원으로) 진출하는 일이 많은데 바람직한 방식이 아니라는 견해입니다


"군수나 군의원이 되면 한 사람에게 집중되잖아요. 그 사람이 도드라지게 되고 그 사람에게 의존하게 되지요. 그런데 옥천에서 지역사회 운동을 추동했던 이들은 스스로를 드러내지 않으려 해요. 되도록 다양한 사람들의 힘을 모아 같이 가려는 거죠. 사람이 중심이 아니라 공론장이 중심이 되는 거죠." (본문 중에서)


모임의 대표가 된다는 것은 권력을 얻는 것이 아니라 논의의 장을 펼치는 사람이며, 논의의 장에서 많은 이야기를 듣고 방향을 모아서 일을 해나가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마을은 권력 지향적인 집단이 아니기 때문에 수평적인 리더십이 발휘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그러지 않으면 군수나 군의원이 된 사람에게는 과부하가 걸리기 십상이고, 공론장을 벗어난 연줄을 이용해서 쉽게 일을 처리하는 것이 관행으로 자리잡을 수 있으며, 공적인 리더의 역할은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공론장'을 만들고 유지시켜야 한다


집담회에서 쏟아져 나온 이야기를 모아 엮은 책이라 지금 곳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마을만들기에 대한 비판이 자주 터져나옵니다. 그렇지만 마지막 장에서는 저자들이 생각하는 마을의 모습을 펼쳐놓습니다. 생산과 소비가 만나는 마을, 정치적의 이슈나 의제로부터 멀어지지 않기, 마을끼리 연대하고 협력하며 체계와 투쟁할 수 있는 마을, 마을의 공공성 담아내기 같은 것들을 이야기 합니다.


마을이라는 그릇에 모든 것을 담아낼 수는 없지만, 적어도 일상적인 논의의 틀을 유지시켜 나가는 '공론장'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겁니다. 책을 읽으며 어떤 조직이든 이런 '공론장'이 없다면 그 조직을 살아있는 조직이라고 보기 어렵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마을을 자치와 자립이 가능한 생활권 중심의 지역사회여야 하고, 외부의 도움이 그다지 필요하지 않아야 하며, 이런 자치와 자립이 가능한 마을들이 힘을 모아야 자본과 체계에 빨려들지 않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자치와 자립이 마을을 만들기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 꼭 기억해야 할 구절이 있어 마지막으로 소개합니다. 마을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늘 새겨두어야 할 문장이라고 생각되는데요.


"어느 동네에서, 어떤 집에서 내가 살지는 내가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지만 우리는 이웃을 선택할 수 없어요. 누가 우리 옆집에 이사올지 선택할 수 없는 거지요." (본문 중에서)


아파트 층간 소음으로 다툼이 일어나는 일만 생각해봐도 딱 그렇다. 아래층 사람을 선택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래서 마을에서 어떤 일을 도모하는 것이 다른 결사체보다 훨씬 어려운 것은 바로 이웃을 선택할 수 없는 한계가 밑바탕에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결국 내가 선택할 수 없는 우연히 이웃으로 살게 된 사람들과 만나서 서로 신뢰를 쌓고 공공성을 회복하고 '공론'을 형성해 나가면서 무언가를 도모할 수 있어야 대안적인 삶을 꿈꿔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활동가들의 집담회를 엮은 책이라 현실에 대한 비판과 반성이 많은 책입니다. 특히 막대한 예산을 받아 전국 곳곳에서 유행하는 마을만들기에 대한 비판은 자주 등장합니다. 각자의 현장 오랜 활동에서 얻은 경험과 통찰은 빛이 납니다. '마을'에서 어떤 일을 꿈꾸는 활동가라면 이 책 <모두를 위한 마을은 없다>보다 더 나은 참고서를 찾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두를 위한 마을은 없다 - 10점
권단 외 지음/삶창(삶이보이는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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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유현 2015.02.16 19:09 address edit & del reply

    뽀로로 뽀통령이 전한다는 아파트 층간소음예방캠페인 사뿐사뿐 콩도 있고,가벼운 발걸음 위층 아래층 모두모두 한마음 기분까지 서로서로 좋아하는 너도좋아 나도좋아 나비처럼 가볍게,뛰지말고 모두함께 걸어보라는 말도 있습니다.
    또 위기탈출 넘버원에서 나오는 아파트 층간소음예방에 도움주는 두꺼운 슬리퍼랑 층간 소음 줄여주는 에어 매트도 전부 다 있으며 앞으로 이사를 갈 때는 반드시 층간소음예방에 도움이 되는 두꺼운 슬리퍼를 구입을 할 것입니다.

주 3일 문 닫는 빵집 자본론에서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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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본질을 찾고 노동과 삶이 하나 된 인생을 사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일본의 변방마을 가쓰야마에 있는 '다루마리'라는 빵집 주인 겸 제빵사인 와타나베 이타루는 삶의 본질을 찾고 노동과 삶이 하나되는 인생을 위하여 별나게 빵을 굽습니다.


겉보기엔 그냥 빵집이지만 흔해 빠진 그냥 빵집이 아닙니다. 100년 된 고택에 자리 잡은 이 빵집은 예사롭지 않습니다. 천연 원료와 천연균으로 만든 주종을 사용하여 몸에 좋은 빵을 굽는 빵집입니다.


물론, 흔하진 않지만 좋은 재료로 좋은 빵을 굽는 빵집은 도시에도 더러 있습니다. '다루마리'는 작은 시골 빵집이지만 "사람을 값싸게 부리기 위한 불완전한 음식이 넘쳐나는 시대에 진정한 음식을 만들며 소리없는 경제 혁명을 일으키고" 있다고 자부하는 빵집입니다.


이윤을 남기지 않는 빵집, 정말일까?

도대체 빵집이 무슨 경제 혁명을 일으키냐고 반문하는 독자들이 있을 텐데요. 책을 읽어보면 신선한 발상과 실천에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 부부는 현재 참 희한한 빵집을 운영 중이다. 오카야마 역에서 전철로 두 시간 넘게 걸리는 산 속의 빵집. 대표 메뉴는 '일본식빵'이다. 고택에 붙어사는 천연균으로 만든 주종을 써서 발효시킨 빵인데 가격은 350엔(3563원)으로 좀 비싼 편이다. 게다가 일주일에 사흘은 휴무, 매년 한 달은 장기 휴가로 문을 닫는다. 우리 가게의 경영 이념은 이윤을 남기지 않기다.(본문 중에서)


'소리없는 경제 혁명'이라는 저자의 주장에 반론을 제기할 수 없었던 것도 바로 이런 놀라운 사실들 때문입니다. 세상에 이윤을 남기지 않는 빵집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사실이 쉽게 믿기지 않았습니다. 단순히 하루나 이틀 동안 손해를 감수하고 빵을 파는 것이 아니라 '이윤을 남기지 않는 것'을 경영 이념으로 하는 빵집이 있다니 어찌 쉽게 믿을 수 있단 말입니까?


하지만 모두 사실이었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7년 동안 하루 살이 아르바이트로 세월을 보내던 청년 와타나베는 안식년을 맞은 아버지를 따라 헝가리로 갑니다. 헝가리의 일본인 모임에서 우연히 만난 발레리나를 통해 한심하고 초라한 모습의 자신을 발견하고 굳은 결심 끝에 늦깎이 공부를 시작합니다. 


할아버지의 뒤를 이어 의사가 되려고 하였으나 때늦은 입시 공부가 호락호락하지 않았기 때문에 목표로 했던 의학 공부 대신 농학을 전공합니다. 막연히 시골 생활을 동경하던 그는 대학 졸업 후에 서른이 넘은 나이로 유기농산물 유통회사에 취직합니다. 그러나 원산지 허위 표시니, 뒷돈 거래니 하는 부정을 저지르는 것을 보고 스스로 회사를 그만둡니다.


새로운 일과 새로운 삶을 찾아가던 와타나베는 외부 세계에 넘쳐나는 지식과 정보에 주목하는 대신에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입니다. 균을 연구하던 할아버지, 마르크스에 탐닉하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은 이 청년은 '작아도 진정한 자기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 끝에 빵집을 열기로 마음먹습니다.


4년 반 동안 네 군데의 빵집을 옮겨다니며 제빵 기술을 익힌 그는 유기농 유통회사에서 만난 아내와 함께 2007년 4월 마침내 시골 마을에서 빵집을 개업합니다. 하지만 2008년 서브프라임 론이라는 시한 폭탄이 터지고 세계 경제는 대혼란에 빠졌으며 막 빵집을 시작한 그도 불안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합니다.




시골 빵집 사장, '자본론'을 공부하다


빵집 개업과 동시에 불항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는 아들에게 학자인 그의 아버지는 생뚱맞게도 마르크스를 읽어보라고 권유합니다. 동네 빵집 운영이 어렵다고 하는데 '마르크스'를 읽어보라고 권하는 아버지가 세상에 또 있을까요?


더욱 놀라운 것은 아들이 아버지의 권유를 받아들여 <자본론>을 읽고 자본주의 바깥으로 나가는 새로운 길을 발견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와타나베 이타루는 진정한 자기 일을 찾아 가는 과정에서 돈이 지닌 부자연성과 자본주의 경제의 모순을 '자본론'과 '천연균'의 모습에서 배웁니다.


시간의 흐름과 함께 모든 것이 흙으로 돌아가는 것이 자연의 섭리인데 그 자연스러움에서 벗어난 것이 바로 돈이며, 부패와 순환이 일어나지 않는 돈이 자본주의의 모순을 낳았다.(본문 중에서)


부패와 순환이 일어나지 않는 돈을 축적하지 않기 위하여 그는 이윤을 남기지 않는 경영을 선택합니다. 이윤을 남기지 않는 대신 선순환이 가능한 적정이윤을 남기는 데 주저하지 않습니다. 


자본론 해설서를 펼쳐든 와타나베는 19세기 산업혁명 직후 영국의 빵집 노동자들의 저임금 장시간 노동과 조금도 다르지 않았던 자신의 견습생 시절을 떠올리게 됩니다. 다음의 인용문은 마르크스가 묘사한 19세기 영국 제빵노동자의 일과입니다.


업무가 시작되는 시각은 놀랍게도 날도 바뀌기 전인 밤 11시였다, 그때부터 빵 반죽을 했고, 잠도 반죽 테이블 위에서 잠깐 눈을 붙이는 정도였다. 두세 시간 얕은 잠을 자고 나면 이번에는 다섯 시간 동안 쉴 새 없이 빵을 구웠다. 그 후에는 직접 손수레를 밀고 구운 빵을 배달해야 했다. 업무가 끝나는 시각은 오후 1시. 늦을 때는 6시까지도 이어졌다.(본문 중에서)


다음은 150년 지난 21세기 도쿄에 있는 빵집에서 와타나베가 직접 경험한 제빵 노동자의 일과입니다.


2002년 12월, 빵을 만들겠다는 필사의 각오로 회사를 그만둔 나는 도쿄 교외의 주택가에 있는 한 빵집에 들어갔다...(중략)... '우리는 두 시부터 작업을 하니까 15분 정도 일찍 나와'...(중략)... 새벽 2시부터 쉬지 않고 일하기를 열다섯 시간(오후 5시까지). 매일 이런 식으로 일해야 한다니 지옥이 따로 없었다.(본문 중에서)


항상 오후 5시에 가게 문을 닫는 것도 아니어서 어떤 날은 오후 7시가 넘어서까지 일을 해야 할 때도 있었고, 식사시간이나 휴식시간도 없이 하루 종일 일을 하면서 눈치껏 주먹밥으로 끼니를 해결해야 했답니다. 




150년 전 빵집 풍경, 왜 지금과 비슷할까  


자본론을 펼쳐든 와타나베는 제빵 노동자의 삶이 150년 전보다 나아지지 않은 까닭이 무엇인지 하나하나 깨달아 나갑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빵집을 사례로 하여 자본론의 기본 개념을 설명해 나갑니다. 상품이란 무엇인가부터 사용가치, 교환가치, 가격에 숨은 비밀, 임금의 정체, 이윤의 탄생, 노동력과 생산수단, 기술혁신과 이윤축적에 관하여 쉽게, 정말 쉽게 설명해줍니다.


짧고 쉬운 자본론 강의를 통해 왜 사람들은 (겉은 화려하고 멀쩡하지만) 점점 더 형편없는 빵(첨가물로 범벅이 된)을 먹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빵집 주인이 더 많은 이윤을 얻기 위해서는 농약을 마구 뿌린 수입 밀가루를 주 재료로 인공 발효제(이스트)와 각종 식품 첨가물을 섞어 빵을 만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지요.


이렇게 만든 빵은 일정 기간 동안 썩지 않고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게 됩니다. 이스트와 첨가물, 농약같은 기술혁신이 부패하지 않는 음식을 만들 수 있도록 뒷받침하고, 이런 음식들이 먹거리 가격을 낮추고 일자리를 값싸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저자인 와타나베가 천연균에 주목한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웠다고 볼 수 있습니다. 농약을 마구 뿌린 밀가루와 인공 발효제 그리고 식품 첨가물을 섞어 만든 빵이 사람들의 건강을 헤칠 뿐만 아니라 값싼 일자리로 내몰고 있는 불편한 진실을 깨달았으니까요.


저자는 견습생 시절의 경험을 떠올리며 천연효모와 인공효모의 차이를 들려줍니다. 정말 황당한 것은 인공효모를 '인공'이라고 부르지 않고 '순수 배양 효모'라고 불러 눈속임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다양한 종류와 성격의 효모를 사용해서 만드는 것이 천연효모 빵이에요. 효모뿐 아니라 자연계에는 여러 가지 균이 공기 중에 떠다니거나 작물에 붙어서 존재해요. 보이지 않을 뿐 모든 장소에 서식하죠. 그런데 이스트는 그 많은 '야생 효모' 중에서 제빵에 적합한 효모를 골라내 인공적으로 배양했다는 말이에요."(본문 중에서)


대부분의 빵집에서 빵을 만드는 재료로 흔히 사용하는 인공효모의 대표 선수 격인 이스트는 어떤 문제가 있을까요? 


"이유야 많겠지만 우선은 배양 방법이 문제라는 사람이 있어요. 영양이 풍부한 배양액 속에서 효모를 증식시키는 방식을 쓰는데, 그 안에 첨가물이 여럿 들어가니까 몸에 나쁘다는 거예요. 또 효모를 개량하기 위해 약품을 쓰거나 방사선을 쪼이기도 하기 때문에 돌연변이를 일으킨다는 이야기도 들은 적이 있어요." (본문 중에서)


역사적으로 보면 이스트가 등장하면서 누구나 쉽게 똑같은 빵을 만들 수 있게 되었지만, 제빵이라는 직업에서 기술과 숙련도가 필요 없어졌으며, 자본가와 노동자라는 자본주의적 고용관계가 뿌리내리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빵으로 자본주의 바깥에서 살아남기


와타나베는 제대로 된 빵을 만들기 위한 노력과 배움의 과정을 통해서 세상의 이치를 깨우쳤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자본주의적인 방식으로 빵을 만들어서는 결코 자본주의 체제 바깥으로 탈출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된 것이지요.


그래서 그는 오랜 시간과 노력을 쏟아부으면서 천연균과 자연에서 얻은 재료만을 사용하여 가장 맛있고 건강한 빵을 만들어 냅니다. 자연계에 존재하는 천연균으로 만든 좋은 빵을 만들어 제 값을 받고 팔기 때문에 일 주일에 사흘은 쉬고 매년 한 달은 장기 휴가를 떠날 수 있는, 주인과 일하는 사람이 모두 사람답게 사는 빵집을 지속하고 있는 것이지요.


저자는 발효와 같은 생명계의 순환이 일어날 수 있는 것은 '죽음'이 있기 때문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발효를 일으키는 균은 발효 과정을 통해 생을 다하기 때문에 누군가 독점하는 일도 없고, 누군가만 혹사 당하는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을 읽다 보면 이윤을 통한 끝없는 자본의 증식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저자와 번역자는 그것을 '부패하는 경제'라고 하였는데, '부패'라는 단어가 주는 선입견 때문에 좋은 의미로 이해하기가 조금은 어색하였습니다.


일본어로 쓰인 책에는 무엇이라고 되어 있는지 모르지만 개인적으로는 부패 대신 '분해'라고 하는 것이 더 적합한 표현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튼 저자는 발효균이든 자본이든 반드시 부패되어야 좋은 순환이 일어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의 시골 빵집은 부패하는 경제의 선순환을 위하여 다음 4가지를 핵심 가치로 삼고 있습니다. 4가지 핵심 가치는 바로 '발효, 순환, 이윤남기지 않기, 빵과 사람 키우기입니다. 한  발은 여전히 자본주의 체제에 걸치고 있지만 다른 한 발은 자본주의 체제의 바깥에서 살아가는 그의 실험이 꼭 성공했으면 좋겠습니다. 


아직 7월, 아직 올해가 많이 남았습니만, 2014년에 읽은 '최고의 책'이 될 것 같은 기분 좋은 예감이 들었습니다.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 - 10점
와타나베 이타루 지음, 정문주 옮김/더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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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ghghggfghgg 2014.07.16 07:03 address edit & del reply

    ((( O 사람들 말 : 더 신이하지만 알라가 영원한 구원을 달성 )))

    단어의 의미 - 더 신이하지만 알라가

    1. 알라를 제외하고 예배의 가치가 아무도 없습니다.

    2. 알라를 제외하고 순종의 가치는 아무도 없습니다.

    ( 이슬람 소개 )

    http://www.islamkorea.com

    THE MEANING OF LIFE | MUSLIM SPOKEN

    Christianity or Islam, which is correct? Debate Ever!!!"


    .......

    http://www.blogger.com/profile/00783655376697060967

구글-애플은 도청 안심? 천만에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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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 같은 탐사보도. 최근에 일어난 스노든 폭로 사건, 그동안의 경과를 다 알고 있는데도, 루크 하딩이 쓴 <스노든의 위험한 폭로>를 보는 동안 마치 추리소설을 읽는 것처럼 손에 땀을 쥐게 하는 흥미로운 전개에 푹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에드워드 스노든은 역사상 가장 '비범한' 내부고발자이면서, 전 세계 어디에서도 생명과 안전을 보장 받을 수 없는 가장 위험한 수배자이기도 합니다. 그는 세계에서 가장 막강한 정보기관인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일급 비밀정보를 빼돌려 언론을 통해 정보 기관의 불법적인 정보수집을 폭로하였습니다.


"미국의 안전보장을 책임지고 있으며 법적 구속력에서 자유로운, 미국 NSA와 NSA의 영국협력단체인 정보통신본부(GCHQ)는 인터넷과 통신의 하드웨어를 거머쥔 거대기업과 비밀리에 제휴하고, 인터넷을 정복하기 위해 자신들이 지닌 기술력을 총동원해왔다."(본문 중에서)


'인터넷을 정복한다'는 문구는 GCHQ가 처음 사용하였다고 하는데, 사실 좀 더 정확한 의미는 '인터넷을 완벽하게 검열하고, 감시한다'는 의미로 보는 것이 맞습니다. 스노든의 폭로가 위험했던 것은 그가 미국과 영국의 최고 비밀기관의 음모를 공개했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인터넷을 정복하려는 두 세력은 지금 우리 개개인 대부분의 사생활과 세상을 감시할 수 있게 되었다. 구글, 스카이프, 휴대전화, GPS, 유튜브, 토르, 전자상거래, 인터넷 뱅킹 등 사회가 개인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옹호하는 원도력이라고 선전해오던 기술들이 <1984>의 조지 오웰도 경악할 만한 감시 기계로 변모한 것이다." (분문 중에서)


스노든이 공개한 비밀문서 중에는 '프리즘'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다고 합니다. 프리즘의 기능을 설명하는 파워포인트 파일에는 실리콘밸리 기술기업들이 NSA에 정보를 제공하기 시작한 날짜가 표기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2007년 9월 11일 마이크로소프트가 처음으로 프리즘에 정보를 제공하였으며, 2008년 3월에는 야후, 2009년 1월에는 구글이 참여하였으며, 2009년 6월에는 페이스북, 2009년 12월에는 팰토크, 2010년 9월 유튜브, 2011년 2월 스카이프, 2011년 3월에는 AOL이 NSA 프리즘에 정보를 제공하였다는 것이지요.


그나마 이때가지만 하여도 애플은 협조를 거부하고 있었는데, 2012년 10월 스티브잡스가 사망한지 1년 만에 프리즘에 참여함으로써 실리콘벨리의 주요 기술기업들이 엄청난 규모의 디지털 정보를 NSA에 제공하게 된 것입니다.


미국 NSA, 독일 총리도 감시 할 수 있다


프리즘 프로그램을 통해 미국 정보기관은 이메일, 페이스북 포스트 및 인서턴트 메시지 등 엄청난 규모의 디지털 정보에 접근할 수 있게 되었으며, 이들 데이터를 구글, 야후 등 9개 미국서버 제공업체의 서버로부터 직접 수집하였다고 합니다.


"이들은 의사소통, 데이터 저장, 클라우드 이용, 심지어 단순한 생일 축하 메시지 송신과 삶의 흔적을 기록하기 위해 사람들이 사용하는 모든 시스템의 백엔드에 NSA가 직접 접근할 수 있도록 허용했습니다" (본문 중에서)


그뿐만이 아닙니다. 스노든에 따르면 NSA는 표적 대상에 대한 실시간 감시 능력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쉽게 설명하자면 표적 대상이 이메일을 보내거나 문자를 쓰거나 채팅을 시작하거나 심지어 컴퓨터를 작동시킬 때마다 NSA가 알 수 있다는 뜻이다.......2013년 4월 5일 기준으로 미국이 프리즘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실제 감시 중인 표적은 11만 7675명에 달한다."(본문 중에서)


스노든은 '프리즘 프로그램'이 자신을 내부고발자로 나서게 한 직접적인 계기가 되었으며, 초기에 접촉한 기자들에게 제공한 비밀자료도 바로 프리즘에 대한 폭로 자료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보다 더 놀라운 사실은 미국 정부가 최근 10년 간 미국을 드나드는 모든 정보를 비밀리에 수집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NSA는 영국 GCHQ와 함께 '업스트림'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인터넷과 데이터를 미국을 드나드는 광섬유 케이블에 직접 접근하여 도청프로그램을 운영하였다는 겁니다. 남아메리카, 동아프리카, 인도양에 국제케이블 도청장을 설치해놓고 전세계의 데이터를 빨아들였다는 것입니다.


미국과 영국은 사실상 지구상 주요 통신 대부분을 해킹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NSA는 사실상 세계 전체를 도청할 수 있는 시설과 장비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지난 10년 동안 NSA의 능력은 믿기 힘들 정도에 이르렀다. 영국을 비롯한 파이브 아이즈 동맹국의 후원 아래 NSA는 광섬유 케이블, 전화 메타데이터, 구글과 핫메일 서버에 접속했다." (본문 중에서)


스노든에 따르면 NSA 오마마 미국 대통령을 비롯하여 지구상 누구라도 표적을 삼을 수 있는 시설과 장비를 보유하고 있으며, 막대한 정보들은 자동으로 수집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스노든은 내부고발자로 나서기 전 NSA 분석관이었던 스노든은 그 누구라도 표적으로 삼을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었다고 합니다.


미국 정보기관의 목표 "인터넷을 통채로 감시하라"


한편 기술기업들은 법원의 명령에 의해서만 데이터를 제공하였다고 주장합니만, NSA는 기술기업들이 데이터를 제공하지 않는 경우 직접 해킹을 통해 데이터 수집과 도청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위싱턴 포스트는 비밀리에 NSA가 야후와 구글로부터 데이터를 도청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그 방법은 기발하게도 영국 영토에서 도청하는 것이었다. NSA는 세계 도처에 있는 야후와 구글의 자체 데이터 센터를 서로 연결하는 민간 광섬유 링크를 해킹해왔다." (본문 중에서)


이러한 방법으로 NSA는 수억 명의 사용자 계정에 침입할 수 있으며, 막대한 데이터를 저장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현실감이 좀 없는 통계이기는 합니다만, 2012년 말 30일 동안 1억 8000여만건의 기록이 전송되었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디지털 데이터에 대한 묻지마 도청과 감시가 전 지구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스노든 비밀 문서에 따르면 NSA가 폭넓게 사용되는 인터넷 암호기술을 무력화시키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합니다. 심지어 상용 프로그램에 NSA의 백도어가 심어져 있는 경우도 있으며, 이들 기업에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는 폭로로 이어집니다.


NSA의 암호 해독 능력은 기술기업이나 통신회사들을 무력화시킨 상태라고 합니다. 스노든의 비밀 문서에는 NSA가 4G 휴대전화의 암호시스템을 해독하고 있다고 적시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머지않아 NSA는 주요 통신 제공 업체의 중추를 흘러 지나가는 데이터와 주요 인터넷 사용자 사이의 직접 접속 목소리 및 문자 통신 시스템에 접속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본문 중에서)


설마 혹은 혹시나 했던 일들이 '도청과 감시'과 영국과 미국의 정보기관들에 의해서 전 지구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암호화된 문서조차 도청과 감시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공짜로 사용하고 있는 플리커, 클라우드, 에버노트 같은 인터넷 기반의 서비스들은 모두 '도청과 감시'의 대상이라고 보야야 할 것 같습니다.




통합진보당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본격화될 무렵 우리나라에서는 국내 포털에서 서비스 하는 이메일이 정보기관과 수사기관의 도청과 감시의 위험에 너무 쉽게 노출된다면서 구글의 지메일로 바꾸는 일이 유행처럼 퍼졌던 일이 있습니다.


<스노든의 위험한 폭로>에 따르면 '사악해지지 말자'라는 모토를 내걸고 있는 구글은 권력기관으로부터 사용자들을 지켜주지 않고 있으며, '당신의 프라이버시가 우리의 우선순위'라던 마이크로소트트의 슬로건 역시 거짓이었음이 드러났습니다.


잡스 사후 1년... 애플도 미국 정보기관에 항복?


심지어 '다르게 생각하라'고 외치던 히피문화의 저항문화의 상징처럼 여겨지던 애플 역시 스티브 잡스 사후 1년 만에 정보기관에 굴복하고 말았다고 합니다. 네이버나 다음 메일을 구글 지메일로 바꾼 네티즌들은 국내 정보기관 대신에 NSA의 수준 높은(?)감시를 당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지구상에서 이메일과 스마트폰 메시지를 비롯한 디지털 통신 수단을 이용하면서 도청과 감시 당하지 않는 일은 아무나 누릴 수 없는 행운(?)이 되어 버렸습니다. 실제로 이 책을 보면 스노든은 자신의 폭로를 도와 준 언론인들과 만날 때 절대로 스마트폰을 가지고 오지 못하도록 할 뿐만 아니라 안전한 장소에 있을 때도 대화중에는 스마트폰을 냉동실에 보관하도록 합니다.


스노든의 위험한 폭로를 특종으로 보도한 <가디언>은 특별 사무실을 만들고, 인터넷에 연결되지 않은 컴퓨터로만 기사를 작성합니다. 실제로 인도 정부는 자국 외교관을 NSA가 도청했다는 사실은 확인한 후 런던 사무실에서 타자기를 다시 사용하도록 했다고 합니다.


1년 기한으로 스노든의 망명을 받아들인 러시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러시아의 비밀 정보기관인 FSB와 FSO 역시 타자기를 대량으로 주문했다고 합니다. 엄청난 보안 시설을 갖춘 정보기관들이 이 정도라면 개인이 '프라이버시'를 지키는 일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 되어버렸다고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이 책을 마치 첩보 영화를 한 편을 보는 것처럼 읽었던 것은 추리 소설처럼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스노든의 위험한 폭로>는 2013년 6월 3일 "나는 정보기관의 수석 요원입니다"로 시작되는 이메일 한 통으로부터 시작되어 우여곡절 끝에 러시아에 1년간 임시 망명을 하고 지내는 그해 연말까지 일어 난 일들을 아주 자세하게 그리고 흥미롭게 재구성한 책입니다.


예상대로 저자인 루크 하딩은 기자 겸 작가였습니다. <가디언> 해외 특파원으로 근무하면 기자상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이미 세 편의 논픽션 작품을 저술하여 작가로도 명성을 얻고 있다고 합니다. 350쪽이 넘는 이 책을 단숨에 읽은 것은 기자보다는 작가로서의 재능이 더 발휘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보수주의자 스노든이 정보기관이 불법을 폭로를 한 까닭?


'나는 정보기관의 수석 요원입니다'로 시작되는 이메일, 비밀스러운 제보자와 바쁜 언론인들의 엇갈림 그리고 홍콩 네이선 거리 미라 호텔에서의 첫 만남과 영국과 미국을 넘나드는 <가디언>의 폭로와 양국 정보기관의 스노든 추적까지 영화라고 해야 믿어질 것 같은 현재 진행형 실화입니다.


놀랍게도 '위험한 폭로'를 시작하기 전, 스노든은 '진보적인 철학'을 가진 청년이 아니라 오히려 공화당을 지지하는 보수주의자였다고 합니다. 책을 읽다보면 또 한 명의 젊은이가 불의한 시대를 만나 가장 온순한 인간에서 가장 열렬한 투사가 되어버렸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해외 뉴스를 통해 스노든의 위험한 폭로에 관하여 들었지만, 사건의 전말을 정확히 알지 못하는 분들은 이 책 한 권이면 충분합니다. 지구상에서 가장 민주적인 국가인체 하는 영국과 미국의 정보기관들이 지구전체를 그리고 수억명의 사람들을 어떻게 도청하고 감시하는지 알고 싶은 분들에게 일독을 권합니다.


지금 바로 여기에서 현실로 벌어지는 일들이기 때문에 재미있게 읽기에는 너무 마음 답답하고 좌절스러운 내용이 많습니다. '프라이버시'를 지키는 일, 민주주의를 누리는 일, 헌법에 명시된 권리늘 지키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절감하게 하고 한편으로는 절망스럽게 합니다.


인류 역사이래 지구상에서 벌어진 가장 추악한 미국 정보기관의 도청과 감시를 폭로한 젊은이를 위해 우리 모두 다음 한 문장을 꼭 기억하였으면 좋겠습니다.


"진실은 말하는 것은 범죄가 아닙니다."


스노든의 위험한 폭로 - 10점
루크 하딩 지음, 이은경 옮김/프롬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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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아픔에 공감했다면 '분노하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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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사고가 일어나고 20여일을 보내면서 <오마이뉴스>는 물론이고, 제 개인 블로그에 올리는 '소소한 일상'조차 포스팅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최근에 읽었던 몇 권의 책은 서평을 써놓고도 지금 소개하기엔 적절한 책이 아닌 것 같아 기사 송고를 미뤄두고 있습니다. 


세월호 침몰 사건 이후 <오마이뉴스>에 송고한 서평 기사는 표창원이 쓴 <정의의 적들>(세월호 슬픔 속 표창원의 책을 권하는 까닭) 한 권뿐입니다. 사고의 전 과정에 '정의의 적들'이 곳곳에 숨어 있었기 때문에 비록 구조작업이 진행되는 동안이라고 해도 독자들에게 소개하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을 하였기 때문입니다. 


스테판 에셀의 책 <분노하라>, <참여하라>, <분노한 사람들에게>, <멈추지 말고 진보하라>



하지만 사고 후 보름이 지나도록 여전히 구조와 수색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터라, 국민적 애도와 추모 분위기에 맞는 서평을 써달라는 편집부의 부탁에도 적당한 책을 떠올리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인터넷 서점을 살펴보고 그동안 읽었던 책 목록을 넘겨보면서 골라낸 책이 바로 스테판 에셀의 <분노하라>입니다. 


세월호 사고가 일어난 이틀 후에 진도실내체육관을 다녀온 후 사고 수습이 진행되는 지금까지 내내 '기도만으로 기적이 일어나지는 않는다'는 생각이 뇌리를 떠나지 않습니다. 언론과 방송이 앞장서서 국민들에게 '마음을 모아 기적을 만들자'고 하였지만, 바로 그 순간 구조 작업을 맡은 해경, 해군, 민간 구조회사와 정부는 온갖 헛발질로 시간을 다 보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안타깝지만, 기도만으로 기적이 일어나지는 않았습니다


대략 한 세기에 가까운 일생을 살면서 '평화와 인권, 민주주의의 확장'을 위해 살았던 스테판 에셀의 <분노하라>가 국내에 소개되어 큰 반향을 일으킨 후에 <참여하라>, <분노한 사람들에게> 그리고 그의 마지막 자서전인 <멈추지 말고 진보하라> 등의 책이 연이어 소개되었습니다. 


<분노하라>는 말할 것도 없고 그 이후에 소개된 연작들 역시 단순히 '분노하라'고 선동만 하는 책이 아닙니다. 그는 <분노한 사람들에게> "공감하라, 행동하라, 세상을 바꾸라"고 외칩니다. 인생의 끝이 얼마남지 않았던 아흔이 넘은 나이에도 '진보를 향해 멈추지 말라'고 주장하였습니다. 


프랑스 청년들에게는 "침묵을 깨고 일어서라, 참여 그것이 곧 저항이요 투쟁"이라며 <참여하라>고 외치면서 그들의 심장을 뜨겁게 달구었습니다. 아쉽게도 그가 쓴 이 책이 프랑스의 젊은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는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주권자'인 온 국민이 권력을 가진 자들에게 농간 당하고 있는 지금 같은 시기에, 세계인의 '정치적 무관심'을 뒤흔들었던 '스테판 에셀'의 <분노하라>와 그의 연작들이 한국의 독자들에게 어떤 영감을 던져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긴 시간 고민 끝에 스테판 에셀의 <분노하라>를 가장 먼저 다시 펼쳐들었습니다. 스테판 에셀의 <분노하라>를 처음 읽은 것은 2011년 7월이었습니다. 당시 나이 아흔 세 살이었던 프랑스 '레지스탕스' 출신 노투사의 '분노하라'는 외침이 전 세계로 울려퍼지던 때였습니다. 


프랑스에서 출간 7개월 만에 200만 부가 팔려나가고 세계 20여 개국에서 번역 출판이 이루어졌으며, 한국에서도 하버드 강의를 담은 <정의란 무엇인가>에 이어 '분노' 신드롬이 일어났지요. 이 책의 본문은 겨우 20쪽(한국어판 26쪽) 밖에 안 되는 문고판 소책자였습니다. 


스테판 에셀은 유대계 프랑스인으로 파리고등사범학교 재학 당시 사르트르에게 큰 영향을 받았고 2차 세계 대전이 벌어지자 레지스탕스 활동에 뛰어들었습니다. 1944년 파리에 밀입국해 연합국의 상류작전을 돕다 체포 당해 유대인 강제 수용소에서 사형을 선고 받았으나 다행히 극적인 탈출에 성공합니다.


전쟁이 끝난 후에는 외교관으로 일하면서 1948년 유엔세계인권선언문 초안 작성에 참여했으며, 퇴임 후에도 인권과 환경문제를 중심으로 사회운동에 참여하며 열정적인 사회운동가로 살다 떠났습니다. 그는 <분노하라>에서 "무관심이야말로 최악의 태도이며, 지금은 분노하고 저항해야 할 때"라고 외침니다. 


"나는 여러분 모두가, 한 사람 한 사람이, 자기 나름대로 분노의 동기를 갖기 바란다. 이건 소중한 일이다. 내가 나치즘에 분노했듯이 여러분이 뭔가에 분노한다면, 그때 우리는 힘 있는 투사, 참여하는 투사가 된다. 이럴 때 우리는 역사의 흐름에 합류하게 되면 역사의 이 도도한 흐름은 우리들 각자의 노력에 힘입어 면면히 이어질 것이다."


그는 1948년 세계인권선언이 명시한 보편적인 인간의 존엄과 권리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을 만나면 그들의 편을 들어주고 그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라고 강조합니다. '무관심이야말로 최악의 태도'라고 강조합니다. 





무관심이야말로 가장 최악의 태도


그는 사람들에게 특히 젊은이들에게 지금 내 주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제대로 살펴보라고 말합니다. 무관심을 넘어서야 참여를 시작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지요. 21세기 프랑스는 빈부격차와 인권의 후퇴가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고 주장합니다.


그럼 21세기 한국은 어떤가요? 비정규직이 절반을 넘고, 재벌의 금고에는 사상 최고의 현금이 쌓여 있는데, 사상 최고의 실업률이 유지되고 있고, 일터에서 쫓겨난 해고 노동자들은 죽음으로 항거하고 있습니다. 프랑스보다 더 심각한 빈부격차, 프랑스보다 훨씬 부실한 복지제도, 프랑스보다 더 심가한 인권 후진국이 바로 대한민국입니다. 


세월호 사건으로 한국 정부와 지도자들은 이미 여러 선진국 언론들로부터 '무능'이 검증되었고 '조롱'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서구 언론 중에는 한국의 최고 권력자가 권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을 납득할 수 없다는 곳도 있었지요. 


사실 세월호 사건 이후 지난 20여 일 한국 사회는 '비통', '슬픔' 그리고 '공범 의식'에 빠져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조금씩 분노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무능한 정부, 무책임한 정부 때문에 '슬픔'을 이기려면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는 사람들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어처구니없는 사고와 단 한 명도 구조하지 못한 무능한 정부의 대응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처음엔 가눌 수 없는 '슬픔'과 동시대를 사는 부모이자 어른으로서의 미안함으로 어쩔 줄 몰라 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슬픔'이 '분노'로 바뀌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저와 관계 맺고 있는 사람들의 SNS 활동을 보면 "담벼락에 대고 욕을 내밷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페북이나 트윗, 카톡방에서 육두문자를 그대로 날리는 일은 흔치 않았습니다. 이모티콘이나 생략된 글자로 욕을 하는 것이 센스 혹은 대화 예절처럼 여겨졌지요. 


하지만 국민을 우롱하는 정부와 권력에 놀아나는 언론 보도에 분노한 사람들이 '욕'이라도 내뱉지 않으면 견디지 못할 지경이 되어 버린 것 같습니다. 스테판 에셀은 분노가 끓어 넘치는 상태를 '격분'이라고 하였는데, 더 이상 분을 참지 못하고 '격분'하는 젊은이들은 거리로 나서기 시작하였습니다. 


하지만 스테판 에셀은 <분노하라>에서 이런 격분의 상황을 예견한 듯이 '도에 넘치게 분노'하지는 말고, 비폭력 저항을 통해 '희망'을 일구라고 충고합니다. 누구를 막론하고 인권을 침해하는 주체에게는 분노해야 하며, 인간의 권리를 지키는 일에는 타협의 여지가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있지만 '비폭력 저항'이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분노하자 그리고 평화적으로 봉기하자!


한국어판 인터뷰에서는 "비폭력이란 손 놓고 팔짱 끼고 속수무책으로 따귀 때리는 자에게 뺨이나 내밀어주는 것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비폭력이란 우선 자기 자신을 정복하는 일, 그 다음에 타인들의 폭력 성향을 정복하는 일"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입니다. 


스테판 에셀의 <분노하라>를 요약하면 "분노하라 그리고 평화적으로 봉기하라"는 것입니다. 비폭력으로 희망을 향해 갈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아흔 셋 노전사가 쩌렁쩌렁한 음성으로 <분노하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리는 듯합니다. 


"인간의 핵심을 이루는 성품 중 하나가 '분노'입니다. 분노할 일에 분노하기를 결코 단념하지 않는 사람이라야 자신의 존엄성을 지킬 수 있고, 자신이 서 있는 곳을 지킬 수 있으며, 자신의 행복을 지킬 수 있습니다." (본문 중에서)


스테판 에셀은 자신이 쓴 겨우 20쪽 분량의 소책자가 이런 반향을 불러일으킨 것은 결국 시민들이 광범위하게 절감하고 있는 문제에 '화답'하였기 때문이라고 해석합니다. 그는 사람들에게 자유를 잃지 말라고 말합니다.


"자기 나름으로 자유롭게 생각하는 것, 광고 메시지나 언론이 하는 말에 속아 넘어가지 않는 것, 이것이 중요합니다. 자유로운 사고를 해야만 자유롭게, 양심에 입각해서 행동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본문 중에서)


예컨대 창조적 저항의식으로 무장하기 위하여 구체적 실천을 시작하라고 충고합니다. 자신의 뜻에 맞는 정당에 투표를 통해 지지를 표명하는 것, 그리고 어떤 특별한 대의를 위해 활동하는 기구, 협회, 운동에도 참여하라는 것입니다. 세계인권연맹, 앰네스티 인터내셔널, 그린피스와 같은 단체와 노동조합 참여 같은 활동이야말로 정말 중요하다고 하였습니다.


당시 한국에서 이 책이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것은 프랑스보다 더 기가 막힌 이 나라의 현실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스테판 에셀은 다른 책 <분노한 사람들에게>를 통해 '분노와 참여'를 더 강조합니다.


"인간은 분노할 줄 알아야 비로소 인간이 되기 때문입니다. 분노하지 않는 한 완전한 인간이 아니에요. 그러나 분노와 참여는 시작일 뿐입니다. 단지 시작일 다름이지요." (본문 중에서)


아울러 분노와 함께 '공감'을 강조합니다. 함께 분노하기 위해서 다른 사람의 입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공감이 필요하다는 것이지요. 세월호 사고 이후에 자식을 둔 대한민국의 부모들은 그 슬픔과 비통함에 절절히 '공감'하고 있습니다. 그 분노에도 '공감'하고 있습니다. 


슬픔에 공감하고, 함께 분노를 표출하자!


2011년 당시 스테판 에셀의 <분노하라>가 한국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것은 대선을 앞둔 탓도 있었을 것입니다. 한국어판 추천사에서 조국 교수가 "평화적 봉기를 일으키자", "표현의 자유를 행사하자", "정치권력과 시장권력의 오만과 횡포, 불법과 탈법을 감시하고 비판하자", "단호하게 그리고 발랄하게. 또한 무조건 투표하자"고 호소한 까닭도 대선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우리는 2012년 대선에서 '사상 최악의 대통령'을 선출하였다는 사실을 깨닫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사상 최악의 대통령이 보여주는 무능한의 극치를 이번 세월호 사건으로 경험하고 있는 것이지요.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스테판 에셀은 무관심이야말로 최악의 태도라고 하였습니다. 세월호 사고 이후 많은 국민이 '무관심'에서 벗어나 '슬픔과 분노'에 공감하고 있습니다. 국민적 슬픔이 국민적 공감을 일으키고 국민적 분노로 승화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우리의 정당한 분노와 실천이 무능하고 부패한 권력을 바꾸고 마침내 인간의 존엄성을 지킬 수 있는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당시 아흔 셋 노투사가 전한 절박한 호소문의 마지막 문장은 이렇게 끝납니다.


"창조, 그것은 저항이며 저항, 그것은 창조다."


마침 도올 김용옥 선생도 한겨레 칼럼에서 "더 이상 애도만 하지 말라, 의기소침하여 경건한 몸가짐에 머물지 말라, 국민들이여 분노하라, 거리로 뛰쳐나와라, 정의로운 발언을 서슴지 말라"고 주장하더군요. 세계적 지성 스테판 에셀, 한국을 대표하는 지성 김용옥이 한 목소리로 외치고 있습니다. 


"애도만 하지 말고 분노하라."


분노하라 - 10점
스테판 에셀 지음, 임희근 옮김/돌베개
스테판 에셀의 참여하라 - 10점
스테판 에셀 지음, 임희근 옮김/이루
분노한 사람들에게 - 10점
스테판 에셀 지음, 유영미 옮김/뜨인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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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용만 2014.05.13 09:12 address edit & del reply

    잘읽었습니다. 스승님.

강남 다음이라는 창원 사장님 이렇게 망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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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창원 사람들은 서울 강남 다음으로 가장 번화한 상업지역으로 창원 상남동을 꼽는 데 주저하지 않습니다. 미국발 금융위기로 국내 경제가 휘청거린다고 할 때도, 장기불황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됐다고 언론이 호들갑을 떨 때도 창원 상남동은 '불야성'을 이뤘던 곳입니다. 밤마다 화려한 네온사인이 번뜩이고, 새벽까지 사람들의 발길이 끊기지 않는 이 동네의 겉모습만 보면 '이곳은 불황과 거리가 멀구나'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자영업자들의 그늘을 직접 발로 뛰며 조사해온 책 <상남동 사람들>의 저자들은 창원 상남동 역시 빛과 그늘이 존재할 뿐만 아니라 짙은 그늘에서 허우적거리는 자영업자들이 매일매일 무너지고 교체되고 있다는 것을 독자들에게 확인시켜 줍니다.

 

<상남동 사람들>의 공동 저자인 여영국은 1988년 노동자 대투쟁 당시 울산과 함께 대한민국 노동운동의 메카로 불리던 마창노련의 핵심사업장이었던 '통일중공업' 해고 노동자 출신 경남도의원입니다. 1986년 통일중공업에서 노동조합 활동으로 해고된 뒤 수차례 수배와 구속을 당했으며 2010년 제9대 경남도원원에 당선될 때까지 노동운동과 진보정당 운동에 헌신해온 활동가였습니다.

 

이 책의 또 다른 공동 저자인 정부권은 여영국과 고등학교 동기동창이며, 함께 통일중공업에 근무했던 노동운동 동지였으나 개인 자영업을 시작한 뒤 실패를 경험했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블로그 활동과 한 인터넷 신문의 편집장을 지내기도 했으며 비정규직 노동자·청년실업자·영세자영업자 등 서민의 애환을 다룬 글쓰기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노동운동가의 눈에 비친 영세자영업 실태

 

두 사람 모두 마산과 창원에서 시민사회운동·노동운동·민주화운동에 참여해 온 사람들에게는 잘 알려진 활동가들입니다. 그런 면에서 보면 저 역시 두 사람의 공동 저자를 잘 알고 있습니다. 직접 활동을 함께해 본 일은 없지만, 가까운 곳에서 서로의 활동을 지켜봐 온 동지들이기 때문입니다.

 

여영국·정부권이 쓴 <상남동 사람들>은 2014년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출간됐고, 여느 출마 예정자들의 책처럼 '출판기념회'도 열었습니다. 하지만 저자들이 책 머리에 밝히고 있듯 '선거용'으로 쓴 책은 아닙니다. 독자들 역시 <상남동 사람들>을 읽어보면 선거 때마다 쏟아지는 '출판기념회용' 책은 아니라는 것은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공동 저자들은 2012년 겨울부터 시작해 1500여 명이 넘는 자영업자들 직접 만나 설문조사를 하고, 인터뷰를 한 끝에 두 가지 결과물로 정리 해냈습니다. 첫 번째는 2013년 5월에 만든 '자영업자 실태조사 보고서'이고, 두 번째 결과물이 바로 <상남동 사람들>입니다.

 

2013년 5월 자영업자 실태조사 토론회 때 공개한 실태조사 보고서에는 요란한 네온사인에 화려하게만 보이는 전국 최고 상권, 창원 상남동 자영업자들의 현실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전국에서 가장 활발한 상권으로 이름난 이곳에서 23%의 자영업자들이 월 100만 원 미만의 소득에 허덕이고 있었다. 물론 9%는 월 500만 원 이상의 소득을, 심지어 1000만 원 이상 3000만 원까지 소득을 올리고 있다는 자영업자도 1%에 달했지만 대다수 자영업자들의 벌이란 것은 그들의 흘린 땀과 노력에 비해 실로 보잘것없는 것이었다."(본문 중에서)

 

2013년에 만든 자영업자 실태조사 보고서는 과학적인 통계자료를 활용한 객관적인 분석으로 여론을 환기시키는 역할을 했지만, 딱딱하고 재미없는 분석이었기 때문에 사람들의 애환과 삶을 가슴으로 느끼도록 하기에는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한 편의 소설같기도 하고, 르포 문학 같기도 한 <상남동 사람들>을 쓰게 됐다고 합니다.

 

저자들은 자영업자들이 보편적으로 경험하는 권리금·임대료 문제 등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의 삶을 집중적으로 기록했다고 합니다. 독자들의 가슴에 다가가기 위해 요즘 유행하는 말로 '스토리텔링'을 한 것이지요.

 

일자리 잃은 노동자들, 자영업에 뛰어들었지만...비정규직보다 못한 영세자영업자

 

책 <상남동 사람들>은 "노동시간당 임금으로 따지면 비정규직 노동자보다 훨씬 못한 게 자영업자 다수의 현실"을 그대로 드러내 보여주는 책입니다. 특히 영세자영업자들이 비정규직 노동자보다 못하다는 사실과 그 까닭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바로 여기에 노동문제의 근본 모순이 맞닿아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번 자영업 실태조사를 통해 노동시장의 불안정과 비정규직 노동시장의 확대가 자영업시장의 강도 높은 출혈 경쟁의 배경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런 점에서 노동시장의 그림자가 곧 자영업시장이었다."(본문 중에서)

 

아울러 저자들은 탐욕스러운 재벌들이 도시마다 진출시킨 대형마트와 영세한 동네 골목상권까지 빨대를 꽂아 넣는 가맹점 사업 그리고 이른바 '갑을관계'까지 자영업시장을 둘러싼 여러 가지 구조적 문제를 적나라하게 드러냅니다.

짐작하시다시피 이 책은 최대한 매출을 숨기고 탈세를 일삼는 소득 수준이 상위 10%에 속하는 고소득 자영업자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 않습니다. 하위 90%에 속하는 영세자영업자들의 삶을 담고 있습니다.

 

 

 

영세 자영업자들의 삶은 심각한 불황과 매출 부진으로 인한 개업·폐업의 반복 그리고 조금 장사가 잘 된다 싶으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높은 임대료와 이중계약서, 권리금 약탈, 갑의 횡포 등으로 피폐한 상태입니다.

 

'그해 겨울' '지하점포의 남자'라는 소제목으로 시작하는 첫 구절은 "지독하게 추운 겨울이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됩니다. 소설 작법에 대해서 잘 모르기는 하지만, 이 책에는 소설에 자주 등장하는 생생한 장면 스케치가 많이 등장합니다. 덕분에 책을 읽는 내내 소설과 같은 흡입력과 감동을 경험하게 됐습니다. 아마 그것은 저자들이 자영업자 실태조사에서 만난 영세 상인들의 삶을 꾸미지 않고 담았음에도 이미 그들의 삶 자체 소설처럼 파란만장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파업투쟁? 노동자 임금 올라야...자영업자 매상 오른다

 

이 책에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자주 등장하는 사람은 김석훈이라는 40대 가장입니다. 김석훈은 젊은 시절 권투선수였으나 생계를 위해 선수 생활을 포기하고, 자영업에 진출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10년 동안 여러 자영업을 전전하면서 불안한 삶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그는 왜 자영업자가 됐을까요. 김석훈이 자영업자가 된 까닭은 다른 많은 사람들이 영세자영업을 선택하게 된 이유와 다르지 않았습니다.

 

"특히 IMF 초기 상황은 아주 열악한 것이었다. 기업들이 도산하고 정리해고가 전사회적 현상으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양질의 일자리는 고사하고 적은 임금에 고된 일자리도 그리 흔치 않았다."(본문 중에서)

 

"아마 획기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이 나오지 않는 한 프랜차이즈의 성장은 계속되겠죠. 사실은 퇴직자들, 실업자들의 존재가 이 사업의 원천인 거죠."(본문 중에서)

 

한국의 자영업자 비율이 OECD 평균인 15.9%를 훨씬 넘는 28.6%나 되는 것은 IMF 시기를 거치면서 일자리를 잃은 수많은 중도 퇴직자들이 자영업 시장으로 몰려들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프랜차이즈 자본이 그들의 퇴직금을 빨아들이며 문어발처럼 성장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권투를 그만둔 김석훈씨는 피자가게 점원에서부터 시작해 프랜차이즈 회사의 오픈점장을 거친 뒤 장사에 눈을 뜨게 됐습니다. 마침내 퇴직금과 위로금 1000만 원에 여기저기서 도움을 받아 4000여만 원을 투자해 꿈을 품고 치킨·피자집 사장님이 됩니다.

 

처음엔 1년을 그럭저럭 장사가 됐지만, 서서히 그의 자영업에도 IMF의 후폭풍이 닥치기 시작합니다. 직장에서 밀려나온 퇴직자들이 앞다퉈 피자집, 치킨집을 개업하는 경쟁자들이 된 것이지요. 결국 3년을 버티지 못하고 접었다고 합니다.

 

다음에는 김석훈씨는 상남동에서 호프집을 열었다가 접고, 그다음엔 변두리로 나가 족발·보쌈집을 열었다가 실패하고, 결국 다시 피자집 점장으로 되돌아갑니다. 하지만 장사의 꿈을 접지 못하고 2년 만에 다시 돈까스집을 열게 되지요. 돈까스집으로 착실하게 기반을 닦아 가던 중에 그는 장유신도시에서 체인점을 해보자는 동업 제안을 받고 뛰어들었다가 다시 한 번 빈털터리가 되고 맙니다.

 

저자들은 김석훈의 짧은 성공과 거듭된 실패 경험 그리고 생계비를 마련하기 위한 부업이었던 퀵서비스 배달원 생활, 이후 장례지도사가 되기 까지의 '인생'을 좇습니다. 그러면서 프랜차이즈와 자영업자 간의 갑을관계 문제, 권리금 문제, 비정규직 문제를 실감 나게 드러냅니다.

 

 

목숨과도 같은 자영업자 권리금 노리는 악마들

 

책 <상남동 사람들>의 저자들은 용산참사와 같은 참혹한 '권리금 전쟁'이 대한민국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다만 용산참사와 같은 집단적 피해가 발생한 게 아니기 때문에 여론의 주목조차 받지 못할 뿐이라고 합니다.

 

"작게는 수천만 원에서 많게는 수억 원까지 권리금을 내고 자영업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땅주인들이 건물을 헐고 재개발을 하겠다고 한다. 개중에는 이제 겨우 장사 시작한 지 몇 달밖에 안 된 자영업자도 있다. 여러분 중에 누군가가 당사자라고 한다면 어찌하겠는가?"(본문 중에서)

 

상남동에서 갈비집을 하고 있는 송상호씨와의 인터뷰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지금도 대한민국 곳곳에서 용산과 같은 권리금 빼앗기 농간이 벌어지고 있고, 창원 상남동 역시 예외가 아니라고 합니다.

 

건물주와 결탁한 부동산 중개인들이 농간을 부려 벼룩의 간을 빼먹는 '권리금 빼앗기'가 현실 세계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이 책에는 횟집과 삼겹살집을 하다가 권리금은 고스란히 날리고 쫓겨난 전숙희·김미영씨의 사례를 그녀들의 살아 온 인생 이야기와 함께 소설처럼 들려줍니다.

 

첫 문장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4월의 태양이 빛나던 2012년 어느 날, 겨울 산처럼 하얗게 샌 머리를 이고 초로의 한 여인이 OO세무서 현관 앞에 서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어 저자들은 기가 막히는 사연을 이어갑니다.

 

자영업자의 어려움은 권리금 문제만이 아니더군요. 저자들은 장사가 좀 된다 싶으면 천정부지로 치솟는 월세를 감당해야 하는 자영업자들의 신세를 '현대판 소작농'에 비유합니다. 농사가 잘 되면 지주에게 많이 빼앗기고, 농사가 안 되면 굶주려야 하는 소작농과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이지요.

 

토지에 묶인 농노처럼 꼼짝없이 당하는 현대판 농노의 대표격은 '편의점주'라고 합니다. 외부에 정보를 공개하면 3억 원의 위약금을 물린다는 불합리한 강제 계약과 매출 마진 35%를 가져가는 본사의 수탈구조. 거기에다 그만두고 싶어도 마음대로 그만둘 수 없는 '노예계약'과 하루도 쉴 수 없고, 24시간 문을 열어야 하는 강제노동 계약까지. 가장 최악의 자영업이 바로 24시 편의점이라고 설명합니다.

 

편의점 자영업자는 꼼짝 못하는 현대판 농노

 

이 책 후반부에는 거제에서 24시간 편의점을 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비통한 청년 자영업자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 청년은 전문대학을 졸업하고 대기업 조선소의 비정규직 노동자로 일하다 정리해고로 일을 그만두고 편의점을 시작했다가 끝내 죽음에 이르렀습니다.

 

"1970년에 전태일 열사가 비참한 노동현실을 고발하며 산화했죠. 그처럼 이 젊은 청년도 온몸으로 전국 수십만 가맹점주들의 삶과 고통을 고발한 겁니다. 우리가 이 청년 자영업자의 참혹한 죽음에 애도를 표하지만, 그러나 무엇보다 그들의 삶과 죽음을 발견하지 못한 우리의 잘못에 회초리를 드는 게 먼저입니다."(본문 중에서)

 

저자들은 젊은 청년을 죽음으로 내모는 불합리한 영세자영업자 문제는 정리해고·명예퇴직·비정규직 등 노동문제, 일자리 문제와 일란성 쌍둥이라는 사실을 생생하게 드러내 보여줍니다. 일터에서 쫓겨난 노동자들이 영세 자영업에 뛰어들어 현대판 농노로 전락하고 있다는 사실을 생생하게 깨닫게 해줍니다.

 

아울러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을 두고 '귀족노조' 운운하며 욕하고 비난하는 영세자영업자들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점도 일깨워 줍니다. 저자들은 소위 '귀족노동자'들이 월급을 많이 받아야 자영업자들의 가게로 와 매상을 올릴 수 있다는 노-자(노동자-자영업자) 연대의식을 강조합니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만 해도 자영업자에 대한 인식은 다소 부정적이었습니다. 그들이 소득을 감추는 탈세를 일삼으면서 "어렵다, 어렵다"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막연히 '그래도 월급쟁이보다는 낫겠지'라고 생각한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책 <상남동 사람들>을 읽고 난 뒤에는 직장에서 쫓겨나 자영업을 시작한 영세자영업자의 삶이 '현대판 농노'와 다를 바 없다는 사실이 뇌리를 떠나지 않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이야기'는 힘이 세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됐습니다. '사는 이야기'에 소설적 형식을 차용한 이야기의 힘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을 체험으로 느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책의 제목은 조금 아쉽습니다. 물론 저자들은 창원시 상남동에서 만난 영세자영업자들의 삶을 생생하게 드러냈지만, 사실 대한민국 어느 도시를 가도 똑같은 모습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요? 굳이 '상남동'이라는 특정 공간을 제목에 달아놔 독자들의 관심을 제한하는 듯한 인상을 줍니다.

 

선거를 앞두고 현직 도의원이 출간한 책이라 '선거용'이라는 오해를 피할 길 없겠지만, 올해 가을 <상남동 사람들>이 '전태일 문학상'을 수상한다 해도 전혀 놀랄 일이 아니라는 생각을 합니다. 독자 여러분도 한 번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상남동 사람들 - 10점
여영국.정부권 지음/청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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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OP10 2014.05.09 13:2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잘 보고 갑니다. ^^;

  2. 박진섭 2014.05.10 11:58 address edit & del reply

    정말 가슴아프고 고민이 많이 되는 현실인데요. 더 고민되는 것은 개인이 어떻게 해결하기 힘들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모르고 지나가는 것은 더 큰 죄악이라고 생각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 이윤기 2014.05.12 09:00 신고 address edit & del

      네 영세자영업자도 노동조합처럼 조직화된 목소리를 내는 것이 꼭 필요할 것 같습니다.

  3. 초원길 2014.05.11 14:2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점차 사회의 분리가 시작되는것 같습니다
    씁쓸한 현실들이구요~~

  4. 하모니 2014.05.12 15:38 address edit & del reply

    권리금을 어케 보호하죠?

    • 이윤기 2014.05.13 06:30 신고 address edit & del

      상가임대차보호법의 예외 조항을 없애 대한민국 모든 상가가 적용 받을 수 있도록 하고, 가짜 임대차 계약서 작성으로 인한 탈세를 막고, 법적 임대차 기간을 보장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 있구요.

      권리금 자체를 어느 정도 인정할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위한 논의도 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월호 슬픔 속...표창원의 책을 권하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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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권력은 사회계약 틀 안에서만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제약하고 개입할 수 있으며 개인은 누구나 자유를 누릴 수 있지만, 다른 사람을 가해하고 공공의 질서를 해치는 일은 처벌받아야 마땅합니다. 


그런데 민주정부 10년을 거친 21세기 대한민국은 "부당하게 생존권을 위협하는 불법행위가 중단되거나 처벌받지 않고 방치되는 반면에, 이에 항의하는 질서위반 행위는 단호하게 처벌"되고 있습니다. 


최근 세월호 사고 현장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정부기관의 늑장대처와 지지부진한 구조작업에 항의하며 대통령을 만나러 청와대로 가겠다고 나선 실종자 가족들을 막아선 경찰들은 마치 시위 진압하듯이 서울에서 500km 떨어진 진도대교 부근에서 길을 막았습니다. 


이번 사고만 봐도 '정의의 적들'은 곳곳에 있습니다. 이미 드러난 여러 가지 증거와 정황들만 봐도 조난당한 배의 승객들을 내버려두고 도망친 선장과 항해 선원들은 '정의의 적들'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선사와 선주의 불법행위 정부기관과 안전기관의 불법행위 방조 등 곳곳에 '적의의 적들'이 숨어 있다는 것이 속속 밝혀지고 있습니다. 초기대응을 제대로 못한 해양경찰은 수사대상이 되었고, 앞으로 수사가 진행되면 지금까지 겉으로 드러난 것보다 더 많은 불법 행위가 밝혀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법과 정의 앞에 국민 모두가 평등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 준 대표적인 사건이 바로 얼마 전에 있었던 '황제노역' 논란입니다. 이른바 황제노역의 주인공인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은 일당 5억 원의 강제노역을 하였지만, 보통 사람들의 하루 강제 노역 일당은 5만 원에 불과합니다. 재벌그룹 전 회장님은 하루 일당 5억 원의 강제노역을 하고, 보통 사람들은 하루 일당 5만 원에 강제노역을 해야 하는 나라는 결코 '정의로운 나라'가 아닙니다. 


대한민국은 정의로운 나라 아니다


마찬가지로 똑같이 성폭력이나 절도·횡령·살인 행위를 저질렀을 때 누구는 처벌을 피하거나 경미한 처벌만 받는데 다른 누군가는 무거운 처벌을 받는다면 정의에 대한 믿음으로 그 사회가 유지될 수 없습니다. 


특히 권력과 돈 앞에서 정의가 바로 서기 더욱 어렵습니다. 5·18광주항쟁에 대한 학살 책임으로 '내란목적 살인죄'를 선고를 받았을 뿐만 아니라 대기업으로부터 3000억 원 이상의 비자금을 갈취해 착복한 전두환은 무기징역과 2205억 원의 추징금 납부 명령을 받았지만, 감옥에서 보낸 시간은 채 2년도 되지 않았습니다.


이는 전두환 본인뿐만 아닙니다. 조세포탈 혐의로 기소된 차남과 처남은 징역 3년 및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과 벌금 40억 원씩 선고 받은 것이 전부입니다. 또 사기범죄로 징역 5년 형을 선고받은 사기범죄자 복역해야 했던 동생 전경환은 3년째 형집행정지를 유지한 채 각종 편의를 제공 받았다고 합니다. 권력자로서 전두환이 누린 특권은 그것이 전부가 아니었습니다. 


"2012년 6월 8일 육군사관학교에서는 전두환 부부를 상석에 '모시고' 생도들의 사열을 하게 하는 등 극진히 모셨다. 전두환의 고향 합천에서는 지방정부 예산으로 그의 아호를 딴 '일해공원'을 조성하고 그의 생가를 보수해준다." (본문 중에서)


<정의의 적들>을 쓴 저자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는 나치를 찬양하는 행위글을 금지하고 처벌하는 독일과 유럽연합의 기준에서 본다면 전두환 우상화는 모두 범죄행위나 다름없다고 주장합니다. '법 앞의 평등'이라는 헌법적 관점에서 보면 전두환을 지존파나 유영철, 강호순 등 연쇄살인범보다 덜 흉악한 범죄자로 볼 수 없다는 것이지요.


전두환에 비길 수는 없겠지만, 이명박 정권 때도 권력에 정의가 짓밟힌 대표적 사례가 있었는데 바로 방송통신위원장을 지낸 최시중에 대한 특별사면입니다. 많은 사람이 기억하고 있겠지만, 이명박 정권의 실세였던 최시중은 건설 인허가 청탁을 받고 8억 원의 뇌물을 받는 파렴치한 범죄를 저질렀습니다. 


최고 권력에 가까울수록 무책임한 공직자들 


재판 과정에서 억울함과 무고함을 호소했지만, 1심과 2심 법정에서 2년 6개월의 형을 선고받았는데, 돌연 대법원 상고를 포기합니다. 대법원 상고를 포기함으로써 2012년 11월 2년 6개월의 징역형이 확정되었지만, 불과 두 달만인 2013년 1월 말 퇴임을 앞둔 이명박 대통령의 특별사면으로 석방되고 맙니다. 


"최시중처럼 권력을 이용해 거액의 뇌물을 수수하고 시장 질서를 교란하고 국정을 농단한 파렴치한 범죄자를, 단지 대통령과 가깝고 정치적인 이익을 안겨줬다는 이유만으로 사면해주는 것은 사사로운 정과 관계에 이끌려 국가권력을 남용하고 오용한, 그 자체가 권력적 범죄로 해설될 수 있다." (본문 중에서)


예컨대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이 사법부의 고유영역인 재판 결과를 뒤집어 형을 취소하거나 면제하는 조치인 특별사면이 악용된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최시중'에 대한 특별사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시중은 특별사면을 염두에 두고 대법원 상고를 포기함으로써 '사법부'를 허수아비로 만들었으며, 파렴치한 눈속임으로 국민을 우롱한 것입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제2, 제3의 최시중 사건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표창원은 <정의의 적들>에서 18대 대선 국정원 게이트의 총책임자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나 김용판 서울경찰청장, 그리고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공개한 남재준 국정원장 같은 자들이 모두 '포스트 최시중'과 같은 방식으로 헌법과 법률을 무력화시키면서 국정을 농단하고 있다고 비판합니다.


"국정원 게이트의 경우에는 초기에 국정원 직원이 전 직원을 통해 여론조작 범죄 정황을 제보하는 '폭로'로 시작된 측면도 있지만,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고 야당의 공격과 시민사회의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이를 희석시키기 위해 직원 개인이 아닌 국정원장이 공개적으로 국가 기밀을 유출해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고자 했다는 측면에서 더욱 충격적이다." (본문 중에서)


표창원은 비뚤어진 애국주의적 신념을 지닌 이들은 대통령이나 정부, 정당을 곧 국가라고 여기고 반대세력을 적으로 간주하는 광신적 확신범들이라고 진단합니다.  


저자가 이 책에서 가장 자주 사용하는 금언은 "정의는 때론 늦기도 하지만 반드시 온다"는 문장입니다. 권력을 가진 자들의 범죄 행위는 그들이 권력을 가진 동안에 처벌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결국에는 처벌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경험적 확신입니다. 




돈 많은 자가 대한민국에서 누리는 치외법권


한편 '정의'를 우롱하는 자들은 정치권력을 가진 자들만이 아닙니다. 최근에는 금권을 가진 자들 말하자면 재벌들이 '정의'를 우롱하는 일이 과거보다 더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있으며, '무전유죄 유전무죄'라는 말도 더 자주 회자되고 있습니다. 


유치하기까지 한 금권 남용의 대표적 사례는 바로 재벌 그룹 회장의 조폭을 동원한 '무차별 폭행'사건입니다. 2007년 3월에 일어난 사건이지만, 워낙 어처구니없는 사건이었기 때문에 아직도 많은 국민이 이 사건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징역 3년 이상의 형이 추가되고, 다른 폭행 혐의에도 가중 처벌이 되어야 합니다만, 거물급 전관 변호사를 동원한 한화 김승연 회장은 2심 재판을 받던 중에 건강 악화를 이유로 형 집행정지 결정을 받고 병원에 입원합니다. 그리고, 9월에 열린 선고 공판에서 집행유예 3년을 받고 풀려나게 됩니다. 


2013년 김 회장은 차명으로 소유한 개인회사의 빚을 그룹 계열사 돈으로 메워 3000억 원 대의 손해를 끼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습니다. 하지만, 2014년 2월 또다시 환자복과 마스크를 착용한 채 휠체어를 타고 법정에 들어선 김 회장에게 대법원은 또다시 집행유예를 선고하고 맙니다. 


언론과 여론은 '무전유죄 유전무죄'라며 들끓었지만, 돈으로 권력을 움직이는 자들은 유유히 감옥을 빠져 나가버린 것입니다. 탈주범으로 유명해진 지강헌은 500만 원을 훔친 죄로 징역 7년에 보호감호 10년, 총 17년 형을 선고 받았지만, 회사돈 3000억 원을 훔친 재벌 회장은 집행유예로 풀려난 것이지요. 


예컨대 이 나라는 아직도 '정의의 적들'에게 포위당한 나라입니다. '정의의 적들'이 권력과 돈으로 정의를 유린하고 있는 나라라는 것입니다. '정의가 옳다', '정의가 승리한다'는 대중의 일반적 믿음과 신뢰가 무너지는 나라에 사는 것입니다. 


기사를 읽는 동안 이미 눈치챈 독자들도 있겠지만, 표창원이 쓴 <정의의 적들>은 한겨레신문 토요판에 '죄와 벌' 시리즈로 연재되었던 글을 묶어 펴낸 책입니다. 앞서 집중적으로 소개한 전두환 일가와 형제 그리고 최시중과 국정원 게이트에 연루된 자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 사건 같은 권력형 사건들만 다루고 있지는 않습니다.


희대의 탈주범 신창원, 사기꾼 조희팔 사건, 연예인 성 상납 사건, 만삭 아내 살해 사건, 변호사 실종 사건, 불륜 교수의 살인 사건, 강화도 총기 탈취사건, 친족 성폭행 사건, 아동 성폭행 사건, 조승희 총기 사건, 인천 모자 살해 사건, 의대생 성추행 사건 등 여론을 들끓게 하고 국민들을 깜짝 놀라게 하였던 희대의 사기사건과 살인 사건, 성폭행 사건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저자 표창원이 다루고 있는 기막힌 범죄 사건에 대한 원인과 과정 그리고 결과를 살펴보면 돈과 권력으로 막강한 힘을 휘두르는 자들을 빼고는 대부분 잔혹하고, 잔인하고 반인륜적인 범죄를 저지른 죄 값을 치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정의의 적들>을 읽어보면 결국 이 땅에 정의가 실현되지 않고 있는 것은 돈과 권력으로 행정, 입법, 사법부를 농단하는 파렴치한 '정의의 적들'이 여전히 군림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 나라를 정의로운 나라로 만들기 위해서는 '정의'를 파괴하는 권력 기관을 바로 세우고, 권력이 남용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국민에 의해 위임받은 국가권력을 관리하거나 집행하는 자들이 공적 신뢰에 반해 그 권력을 사적 이익을 위해 악용하고 남용하는 행위야 말로 사회를 타락, 부패시키는 모든 범죄의 근원이며, 가장 극악한 '정의의 적들'이라고 할 수 있다." (본문 중에서)


저자는 이 싸움이 길고 지난한 싸움이 될 것이며, 작은 패배와 작은 승리가 교차하는 오랜 싸움이 될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이 시대를 사는 많은 사람이 "정의는 때론 늦기도 하지만 반드시 온다"는 금언을 마음에 새기고 힘을 모아 싸운다면 끝내 이기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아니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의의 적들 - 10점
표창원 지음/한겨레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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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초원길 2014.04.30 22:1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절대 자유롭고 민주적이고 평등한 나라가 아니죠..
    정치인은 표로만 이야기하고
    관료는 자리로 행동하고
    기업가는 돈으로 따져들 수밖에 없는 구조인가봅니다~

    • 이윤기 2014.05.13 08:41 신고 address edit & del

      자유롭고...평등한 나라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 저희들 몫이겠지요.

경제성장 할수록 가난뱅이에겐 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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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윤석천이 쓴 <경제 기사가 말해주지 않는 28가지>

 

한국 경제가 더 이상 성장하지 않으면 과연 모두가 불행해질까? 몇 년 전만 해도 자본주의 시장 경제를 지속하는 한 성장없는 분배가 이루어지기 어렵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더글러스 러미스가 쓴 <경제 성장이 안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를 읽고 나서는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녹색평론사에서 번역 출판한 이 책을 통해 더 이상 경제가 성장하지 않아도 우리는 얼마든지 풍요롭게 살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경제 기사가 말해주지 않는 28가지>는 언론이 주로 다루는 경제기사에 담긴 엉터리 경제 정보와 왜곡된 기사를 낱낱이 파헤치고 해부한 글을 모은 책입니다. 저자 윤석천은 승승장구했던 투자 전문가를 거쳐 '자본과 권력을 감시하는' 경제비평과 칼럼을 쓰는 평론가로 살아가고 있다고 합니다. 


그가 쓴 책에서 가장 눈에 띄는 주제는 '성장 집착이 고용을 줄이고 임금을 깎는다'는 것 입니다. 박근혜 정부 들어 성장 위주의 경제정책이 더욱 강화되고 있으며 연간 3~4퍼센트의 성장을 기대하는 희망적인 언론 보도들이 작년 하반기에 줄을 이었습니다. 저자는 누구나 좋은 일로만 생각하는 '경제 성장'에 의문을 제기합니다. 


"현대 경제의 화두는 성장이다. 성장률에 따라 울고 웃는다. 분기마다 발표되는 성장률 지표가 경제 운용의 척도가 된 지는 이미 오래다. 성장률이 높으면 박수를 치고 낮으면 비난을 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성장률의 참 의미를 잘 모른다." (본문 중에서)


많은 사람들이 경제 성장률이 높으면 기업이 더 많은 이윤을 얻게 될 것이고, 그러면 자연이 노동자들은 더 많은 급여를 받게 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갖고 있습니다. 경제가 성장하면 부자와 가난한 사람 모두에게 그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경제성장으로 모두 부자가 되는 것이 아니다

 

"오늘날의 경제학을 대표하는 성장론자들은 성장 경제를 최선으로 선전한다. 부채 기반의 성장도 상관하지 않고, 성장 경제 외에도 대안이 있다는 것을 숨긴다. 성장하지 못하면 마치 큰 일이라도 나는 듯 야단법석을 떤다." (본문 중에서)


하지만 경제성장은 결코 만병통치약이 아니라는 것이 저자의 주장입니다. 심지어 성장론자들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예컨대 성장이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믿음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성장과 일자리가 비례한다는 믿음은 잘못됐다. 오히려 일자리를 파괴하는 경우가 더 많다. 성장은 기술 혁신을 낳아 생산력의 눈부신 발전을 이끈다. 생산력이 발전하면 기존의 노동력은 기계 등으로 대체되는게 일반적이다. 이는 이미 100여년 전에 마르크스가 예측한 사실이다." (본문 중에서)


결국 경제 성장이 일자리를 늘린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며 성장의 열매는 대부분 자본가의 몫으로 돌아간다는 것입니다. 고용을 유지하거나 늘리는데 기업의 성장이 반드시 뒷받침 되어야 하는 것도 아니라는 겁니다. 


"성장은 자본주의의 꽃이 아니라 함정이다. 성장을 통해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자본가의 끝없는 욕망은 현대를 항시적 과잉 생산 시대로 만든다." (본문 중에서)


과잉 생산이 기술 혁신을 기반으로 이루어지는데, 이때 자본가는 기술 혁신을 무기로 노동자를 해고 한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노동자의 실질임금은 성장과 반비례하여 오히려 감소하는데도 과잉생산물 소비를 위해 빚에 의존하는 악순환의 덫에 걸린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실질 임금이 줄어드는데도 빚을 내서 떠받치는 신용팽창은 한계에 다다를 수밖에 없고, 과잉생산으로 인한 공황은 피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예컨대 권력과 언론이 주장하는 성장신화는 사상누각과 다름없으며, 공황을 피하기 위해서는 성장보단 분배의 공평성에 집중해야 한다는 게 저자의 주장입니다.


하지만 한국경제는 여전히 성장 일변도의 경제정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성장 위주의 경제정책은 재벌과 자본에 부의 집중을 더욱 심화시키고, 빈부격차 또한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말하자면 악순환이 끝없이 반복되는 형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민 소득이 높아져도 국민이 가난해지는 이유


경제성장이 국민 모두를 부자로 만드는 것은 아니라는 것도 저자의 주장입니다. 예컨대 2010년 이후 국민소득 2만 달러 대를 회복했으나 국민 다수는 평균보다 소득수준이 훨씬 낮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국민소득에 국민들은 잘 모르는 여러 가지 비밀이 숨어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 첫째는 바로 국민소득에는 '기업 소득'이 포함되어 있으며, 세금과, 국민연금 등 사회보험 부담금도 포함되어 있다고 합니다. 


이런 것들을 다 빼고나면 개인총처분가능소득은 1만 3150달러로 줄어들게 된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반대로 재벌기업의 부는 점점 커지고 있다고 합니다. 국민총소득에서 가계가 차지하는 비중은 점점 줄어들고, 대신 재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점점 늘어난다는 것이지요. 


우리나라의 경우, 개인총처분가능소득의 비율로 보면 OECD국가들 중에서 꼴찌나 다름없으며, 다른 나라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기업소득의 비중이 높고 가계소득의 비중은 낮다고 합니다. 


문제는 정부가 이런 잘못된 구조를 방치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소득감소는 내수부진으로 이어지고, 결국 경제는 수출 비중을 높이는 선택을 하게 되는데, 이것이 장기적으로는 공황 등 더 큰 위기로 이어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수출 비중이 높아져 대외 의존형 경제 구조를 갖게 된 한국 경제는 그만큼 대외 요인에 취약할 수 밖에 없다. 세계 경기가 후퇴하면 수출이 타격받고, 이에 따라 경기가 쉽게 침체하는 치명적 약점을 갖게 되는 것이다." (본문 중에서)


한마디로 한국 경제는 맷집이 약하다는 것입니다. 작은 위기에도 쉽게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지요. 한국 경제의 고질적 병폐가 바로 수출 의존형이라는 것입니다. 내수와 수출이 균형을 이루지 못하기 때문에 해외시장의 변화에 지나칠 만큼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겁니다.


각종 통계를 보면 가계 저축률이 눈에 띄게 하락하고 있으며, 저축률이 하락하는 만큼 가계도 허약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가계가 허약해지는 것은 가계와 기업간의 소득양극화와 사회부담금 증가가 주된 원인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한국 경제를 건강하게 바꾸려면, '세금을 정상화'하여 조세를 통한 재분배 효과를 높이고, 사회보험으로 주식시장에 개입하여 주가를 방어하는 일을 그만두어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입니다. 


"서울올림픽이 열렸던 1988년, 약 25퍼센트에 달했던 한국의 가계 저축률은 지난해 3.4퍼센트로 추락"했다고 합니다. 소수의 부자들을 제외하면 저축은 고사하고, 대부분 빚을 내서 살고 있다는 것이지요. 따라서 경제 성장을 통해 국민소득을 몇 만불로 높이겠다는 정치인들의 공약은 허울만 좋을 것이랍니다.


국민들이 앞으로도 경제성장, 수출증대, 국민소득 같은 장미빛 통계 숫자에 속아 넘어간다면 한국경제는 나락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점점 높아진다는 것입니다. 우선 보기에는 부자가 더욱 부자가 될 수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고도 성장을 소비가 뒷받침하지 못하면 성장경제도 함께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지요. 


인플레이션 정책으로 부자는 더 부자가 된다


한편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중요한 사실이 두 가지 더 있습니다. 하나는 '물가상승=세금 상승'이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인플레이션으로 부자들이 더 부자가 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인플레이션으로 가장 많은 이득을 보는 세력은 팔 것이 있는 독점적 지위 세력이다. 그것이 부동산이든, 주식이든, 재화 혹은 서비스든 팔 것을 가진자들이 이익을 얻는다.......우리는 흔히 서민들이 빚을 많이 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큰 빚은 대부분 거액의 자산가와 기업이 지고 있다." (본문 중에서)


예컨대 부자들은 인플레이션으로 자산 가격이 올라 이득을 얻고, 부채에 대한 이자율 축소 효과로 또 다시 이득을 본다는 것입니다. 기득권을 가진 자들은 약간의 인플레이션과 물가상승이 경제성장을 촉진하는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사실은 빈부격차만 강화시킨다는 것이지요.


"매년 3퍼센트씩 물가가 오른다고 가정하면, 10년 후 물가는 35퍼세트 정도 오르게 된다. 이것을 안정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비교적 건강한 인플레이션 상황이라도, 우리는 앉아서 재산의 3분의 1을 도둑맞는 셈이다. 인플레이션은 신성한 노동의 가치를 강탈하는 강도다." (본문 중에서)


그렇다면 빈부격차를 심화시키는 이런 인플레이션은 왜 일어날까요? 인플레이션은 저절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정치권력이 화폐공급이나 신용공급을 늘리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입니다.


따라서 통화공급 확대로 인플레이션이 일어나면 실질소득이 감소하고, 마치 정부가 세금으로 월급의 일부를 빼앗아가는 것과 같은 결과로 이어진다는 것입니다. 예컨대 "통화공급 확대로 발생한 인플레이션이 국민의 소득을 실질적으로 감소시키는 세금"의 역할을 한다는 것입니다. 


"인플레이션이 세금이라는 주장은 비교적 오래됐다. 1946년 당시 연준의 총재인 루물이 처음으로 주장한 것이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원천적으로 국민으로부터 세금을 징수하는 것과 같다고 밝혔다." (본문 중에서)


예컨대 인플레이션은 소득에 관계없이 똑같은 부담을 지우기 때문에 '간접세'와 비슷한 역할을 하게 된다는 것 입니다. 뿐만 아니라 부자들은 자산을 부동산의 형태로 보유하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이 발생해도 손해 볼 일이 없지만, 대부분 현금성 자산을 보유한 서민들은 그 손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는 겁니다. 


저자는 자본주의와 인플레이션 그리고 성장은 동의어처럼 취급해온 한국사회가 빈부격차와 신용위기를 맞이하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라고 주장합니다. 특히 신용(부채)을 기반으로 이룩한 성장은 과잉생산을 떠받칠 수 있는 소비가 뒷받침되지 못하기 때문이지요. 


인플레이션은 저절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한국경제가 이런 구조적 결함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서민들은 무얼해도 성공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신문에 보도되는 경제기사는 서민들에게 올바른 지식과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경제기사 대부분은 부자에게 유리한 내용으로 채워지고, 부자에게 유리한 내용으로 어떤 것은 축소되고 또 어떤 것은 왜곡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간혹 서민들에게는 거품 낀 희망을 선물하지만 그 희망은 실현될 가능성이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이런 사실을 모른 채 살아갑니다. 열심히 일하고 성실하게만 살면 될거라는 막연한 기대를 버리지 못하고 사는 것이지요. 하지만 현실은 절대 그렇지 않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입니다. 특히 신문에 실리는 대부분 경제기사는 숨은 의도를 파악하지 않으면 속아 넘어가기 십상이라는 것이지요. 


이 책은 바로 부자들을 위해 쓰이는 경제기사에 속아 넘어가지 않는 28가지 지식과 비법(?)을 담고 있는 책입니다. 그동안 경제는 어렵고 골치 아프다고 외면했었다면, 윤석천이 쓴 <경제 기사가 말해주지 않는 28가지>로, 경제기사의 숨겨진 본질을 볼 수 있길 기대합니다.

 

 

 

 


경제기사가 말해주지 않는 28가지 - 10점
윤석천 지음/왕의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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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초원길 2014.04.17 08:5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자본주의 특성상 소득불균형은 커지면 커졌지 줄어들지 않는다는게 연구결과이더군요
    옛날보다 잘먹고 잘 살지만 소득격차는 수백배로 더 커지고..

    • 이윤기 2014.04.17 11:26 신고 address edit & del

      예 이 책이 바로 그런 경제 성장의 환상을 깨뜨려주는 책입니다. 실증 자료가 많고 우리에게 익숙한 경제 기사를 예로 들어 설명하기 때문에 이해하기가 쉽습니다.

  2. 최윤호 2014.04.17 12:20 address edit & del reply

    잘 보았습니다. 이 책 사서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최윤호 올림

  3. 조은미 2014.04.17 13:18 address edit & del reply

    저도 우리나라 경제 성장의 이면과 그외의 여러가지 허와 실에 대하여 많은 것을 생각해보게 되는 글이었습니다. 좋은 책 소개와 글 감사합니다.

  4. 박지오 2014.04.17 13:32 address edit & del reply

    가난이 대를이어가는세대가도었읍니다 나의후손들이 가난하게살아야만된다는것이
    나자신이넘 원망스러울때가 많읍니다 사기도이젠몇십억씩 하는것이 비일비제하네요
    복지국가를 만들겠다는 정치하는위정자들,,,, 정원만잡기위해서민들을 이용만하고요/

  5. 하마 2014.04.17 16:30 address edit & del reply

    결국 부자들에 논리와 수치장난으로 사회와 국민들을 속이고 가진자들 위주로 돌아가게 만든다는것이군여..예전부터 느끼고 있었지만 아주 논리적으로 말해주는군여..문제는 정치와 정부 가진자들에 짜고치는 고수덥에 놀아나는 사회와 국민들..똥구녁은 피똥싸면서 부패한 새누리당 민주당을 계속 국회로 보내는 국민성..
    정치인들에 색갈논쟁과 이념 논쟁에 빠져 나는 부자라는 현실 부정형 국민들..언제나 진실에 눈을 뜨고 사회를 바로 잡을련지..

  6. 담무스 2014.04.17 18:34 address edit & del reply

    솔직히 서민층 중산층 무너뜨리기가 의도적인거라고 생각합니다.대기업위주 성장이 모든 서민들과 아무상관 없는게 탄로났는데 참 답답하네요.

  7. ㅇㅇㅇ 2014.04.17 18:55 address edit & del reply

    우리나라는 gdp gnp는 성장하고있지만 미국다음으로 빈부격차큰국가라 상위10퍼센트를빼면 동유럽이나 동남아사람들사는거랑다를게없죠..포퓰리즘도문제지만 대기업에 조금이라도 비난하면 북한사람이냐묻는 이상한현상이없어져야할듯해요

  8. 영세공장노동자 2014.04.17 21:10 address edit & del reply

    공공기관 대기업 중견기업등등 이나라 모든 갑들이 상전으로 군림하며 하청업체를 쥐어짜고

    하청들은 직원들을 저임금 장시간노동에 골병들게 만들고
    노동자들은 최저임금,고물가로 겨우먹고사는 형편에 내수시장 붕괴되고, 빈익빈 부익부는 가중되는 지금

    공무원,정치가들은 기업들 로비받지말고 바른정책을 펴고
    하청 중소기업들에게는 납품단가 현실화하고, 갑의횡포금지시켜 기업경영하기 좋게 만들고

    노동자들에게는 현장안전,복지,임금,근로시간단축등의 노동환경개선과 여유있는 삶을 살수있게 개선해야한다.

    그렇지않으면 이나라의 미래는노예지옥이 계속될것이다

  9. 죽지못해사는... 2014.04.17 21:17 address edit & del reply

    며칠전뉴스에 연봉3000이하 근로자가 천만명이라는 발표가 낫습니다..

    기업탈세는 세계3위수준... ....급여는 100~150만원..

    대한민국은 기업독재국가의 완성형입니다.

  10. 하모니 2014.04.17 22:46 address edit & del reply

    책의 논리대로라면 자동화와 정보화가 잘된 선진국이 일자리도 없고 노동자 소득이 낮고 사람인력에 많이 의존하는 후진국 일자리가 많고 소득이 높아야 하는데 왜 현실은 정반대인가요? 왜 경제성장율이 높을때 실업율이 줄어드는지 통계적인 반박을 못하나요? 반자본주의 감성팔이에만 의존하는 비논리적인 책입니다.

    • 일격 2014.04.17 23:18 address edit & del

      그 자동화 정보화를 통해 얻어진 수익을 정부와 기업은 어떤 식으로 배분하고 투자하는지를 봐야겠죠.

  11. 초원길 2014.04.21 08:3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티비 뉴스에서 자주 언급하는 것중에 하나가 국가소득입니다
    GDP가 얼마라고 이야기하지요
    마치 내가 부자가 된것 같습니다...
    이런 환상을 잘 잡아주네요~

  12. 초원길 2014.04.21 08:3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티비 뉴스에서 자주 언급하는 것중에 하나가 국가소득입니다
    GDP가 얼마라고 이야기하지요
    마치 내가 부자가 된것 같습니다...
    이런 환상을 잘 잡아주네요~

예수 믿는 사람들, 제발 성경공부 좀 하시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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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얼굴의 예수>.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를 연출하여 국민 스타가 되었고, 서울 노원구에서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했던 바로 그 김용민이 쓴 책입니다. 2012년 대선이 끝나고 <나는 꼼수다>가 막을 내린 뒤 '벙커1 교회'를 시작한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이 교회가 익명의 기독교인들이 모여 공동체 실현을 꿈꾸는 '진짜' 교회인 줄은 몰랐습니다.

 

<맨 얼굴의 예수>를 읽으면서 라디오 PD이자 시사평론가로 그리고 놀라운 성대모사를 선보이던 다재다능한 김용민이 극동방송 PD로 일했었다는 이력을 새삼스럽게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또 그가 신학대학을 졸업했으며 <한국 보수정치의 개신교적 기원>이라는 주제로 박사논문을 준비 중이라는 사실도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저자 스스로 <나는 꼼수다>에서 자신의 아버지가 목회자이고 태어날 때부터 신앙생활을 하였다는 사실을 여러 번 밝혔고, '벙커1 교회'를 열었다는 이야기도 들었지만 그가 신학적 내공도 굉장이 깊다는 사실은 짐작조차 하지 못하였습니다.

아마 국회의원 선거 때 논란이 되었던 막말 파문이나 정치인과 유명인에 대한 탁월한 성대모사와 기발한 풍자 때문에 그가 젊은 시절부터 진지하게 신학을 공부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놓치게 된 것 같습니다.

 

<맨 얼굴의 예수>는 한국 교회와 한국 개신교에 대한 진지한 신학적 성찰을 담고 있어 신학성서를 이해하는 길잡이로 삼아도 부족함이 없는 그런 책입니다. 오래 전 이현주 목사가 쓴 <젊은 세대를 위한 신학강의>를 읽고 성서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크게 깨달은 바가 있었는데, 김용민의 예수 읽기도 젊은 세대에게 권할 만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성경은 한점한획도 오류가 없다고?

 

보수적인 기성 교회의 목사님들이 한점한획도 오류가 없다고 말하는 성경의 실체는 무엇인가? 저자는 여러 신학자들이 말을 빌려 다음과 같이 정리합니다.

 

"사실 우리가 손에 들고 보는 성경은 원본이 아니다. 거슬러 올라가 보자. 당시는 종이나 펜이 없던 시절이다. 그런데 누군가 이것을 옮겨 적었다. 그리고 옮겨 적은 것을 다시 옮겨적었다. 이것은 고어체인 데다 온전하지 않아 잘리거나 훼손된 부분도 적지 않다." (본문 중에서)

 

"예수의 행적과 발언이 남김없이 기록됐으리란 보장도 없다. 이렇게 해서 모인 파편의 문서들을 교리적 이유와 정치적 맥락을 섞어서 신학자들이 구약 성서 39권과 신약 성서 27권, 합해서 66권으로 추리게 된 것이다. 이것은 또 세계 여러 나라 말로 번역됐다. 언어가 다르니 해석도 다양할 수밖에 없다." (본문 중에서)

 

저자는 이것이 바로 성경의 본질이라고 주장합니다. 온전하게 기록되지도 온전하게 전해지지도 않았으며 번역 과정에서 다양한 해석이 이루어졌다는 것이지요. 모두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우리나라만 해도 개신교가 전해진 후 이미 여러 차례 새로운 성서 번역이 이루어졌지요.

 

저자는 성서에는 일점일획의 오류도 없다고 주장하는 성서무오설과 글자 하나하나에 영감이 담긴다는 축자영감설을 주장하는 근본주의에 수긍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밝힙니다. 오히려 성서에도 오류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신에 대한 믿음과 그 기록 속에 있는 맥락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현주 목사는 젊은 세대를 위한 신학강의에서 성서를 글자로 읽지 말고 뜻으로 읽어야 한다고 하셨지요. 글자에 새겨진 뜻을 헤아려야 성서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는 말씀이었지요. 김용민은 도올을 인용하면서 "인간의 언어를 벗어나 성령과 해후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역사적 예수의 모습에 다가가기 위한 시도를 합니다. 이 책의 제목이 <맨 얼굴의 예수>인 것도 '이적과 기사'에 대한 맹신 대신에 갈릴리에서 정의와 사랑을 실천한 예수의 모습을 찾아보겠다는 의도를 담은 것이라고 짐작됩니다.

 

저자는 <마태복음> <마가복음> <누가복음> <요한복음>의 기록을 통해 역사적 예수의 실체에 접근합니다. 기독교인을 자처하는 분들이 얼마나 알고 있는지 모르지만, 가장 대표적인 네 개의 복음서조차도 예수에 대하여 서로 다르게 기록된 부분이 적지 않다고 합니다.

 

그래서 <맨 얼굴의 예수>에서는 그간의 여러 신학적 연구의 성과에 바탕을 두고 마가복음을 선택하여 역사적 예수의 삶을 새롭게 조명합니다. 저자가 인용한 브레데라고 하는 신학자의 마가복음 서평이 그 까닭을 명료하게 해 줍니다.

 

"동정녀에게서 예수가 나왔다는 기사가 없고, 이적은 언급되지만 능력자로서의 예수를 부각하지 않았고, 예수의 부활을 기록한 부분에는 어색한 가필의 흔적이 있었다." (본문 중에서)

 

<마가복음>조차도 완벽하다 할 수는 없지만, "고난 받는 하나님의 아들 예수의 죽음 과정을 누구보다 상세히 기록하였고, 그의 죽음이 실은 승리이자 생명의 힘이라는 것"에 대한 확신이 담겨 있다는 사실에 주목합니다.

 

마가복음에 기록된 예수는 "가난하고 못 배우고 연약한 이들을 치유하고 다독였으며, 그들의 비극적 최후까지 함께 한 친구"였습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성서 기록자인 마가와 저자의 시각이 공유되었기 때문에 마가복음을 통해 역사적 예수를 조명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여기까지는 저자 서문을 소개한 것에 불과합니다. 여기까지 소개한 내용만 하더라도 저자 김용민이 보수교회, 기성교회에서 만난 어떤 목사들보다 더 진지한 신학적 성찰을 시도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 수 있습니다. 이제 본문으로 함께 들어가 보겠습니다.

 

 

한국 교회가 갈릴리에는 없는 까닭

 

서평을 쓰면서 책 전체를 다 소개할 수는 없으니 세례 요한과 예수의 만남을 다룬 첫 번째 장은 건너뛰고 '예수가 갈릴리로 간 까닭'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저자는 예수가 갈릴리로 간 까닭을 그곳에 병들고 가난한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신학자들의 주장을 인용합니다. 병들고 가난한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하나님 나라의 배아가 형성되어 싹을 틔우고 마침내 치유와 해방을 맞이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특히 하나님 나라는 당시에도 지금도 내세적인 것이 아니라 현재적이었다는 사실에 주목합니다. 그래서 하나님 나라를 지향하는 교회는 '지금 여기'의 문제에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한국 개신교가 사회의 조롱거리가 되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런 까닭이라는 것이지요.

 

저자는 한국 개신교가 '지금 여기'의 문제에 주목하지 않은 역사적 기원을 추적합니다. 놀랍게도 그것은 초기 기독교 선교 과정에서부터 어긋나기 시작하였다고 합니다. 일제의 침략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질 때 미국인 선교사들이 일제와 손을 잡고 '지금 여기'에서 벌어지는 국권의 소멸에 저항하지 못하게 하였다는 것입니다.

 

"평양대부흥운동이다. 많은 교회사학자들은 이때 선교사들이 조선인 교인들을 모아놓고 자신의 죄를 회개케 했다고 전한다. 국가적 울분은 그렇게 개인의 각성으로 소진됐다. 이렇게 얼이 빠진 사이에 일제는 조선 민중의 별다른 저항 없이 자연스럽게 대한제국을 접수 할 수 있었다." (본문 중에서)

 

바로 한국 개신교는 선교 초기부터 시대적 소명과 역사적 현실을 외면하면서 출발하였다는 것입니다. 극소수의 선교사들이 독립운동을 돕고 지지했지만, 대부분의 미국 선교사들은 일제 강점을 돕는 것이 개신교 선교에 유리하다는 판단을 하였으며 실제로 그렇게 활동했다는 것입니다.

 

"일제 강점기에는 일제에 협력했고 해방 후에는 미국이라는 새로운 태양을 섬겼고,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이명박이라는 희대의 독재자를 돕고 말았다. 이 시대적 탈선으로 한국 교회의 외피를 쓴 예수의 복음은 하염없이 저렴해졌다. 나아가 비웃음거리가 되었다."  (본문 중에서)

 

이런 역사적 경험 덕분에 양쪽 다 예수를 따르는 신앙고백을 하면서도 한국사회에서는 천주교와 개신교의 차이는 하늘과 땅만큼 벌어지고 있습니다. '지금 여기'에서 벌어지는 역사적 현실을 외면하지 않는 천주교와 '지금 여기'에서 벌어지는 역사적 현실에 눈감는 개신교는 마치 서로 전혀 다른 예수를 믿는 종교처럼 여겨지기도 합니다.

 

저자는 오늘날 한국의 개신교 교회는 갈릴리에 있지 않다고 단언합니다. 아울러 하나님 나라는 천국의 모형에 맞추어 이 땅에 이뤄야 할 목표이며, '믿지 않는 백성'도 하나님 나라를 누려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합니다.

 

두 번째로 주목해서 보아야 할 대목은 '예수 이적 사건'에 대한 신학적, 역사적 접근입니다. 그 핵심은 분명 예수의 부활이지요. 단순하게 나누면 세상에는 예수의 부활을 믿는 사람과 예수의 부활을 믿지 않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고, 교회 안에도 부활을 믿는 사람과 믿지 않는 사람들이 존재합니다.

 

놀랍게도 많은 신학자들조차 "예수를 신으로 추앙하려는 복음서 저자들의 과장 또는 신앙고백일 뿐이지 사실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는 것입니다.

 

한국 개신교의 일반적 경험을 놓고 보면 예수의 부활을 믿지 않는 기독교인이 존재할 수 있고 그런 신학적 해석이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겠지만 이미 역사적으로 많은 신학자들이 그런 견해를 내놓았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오히려 한국 개신교인들이 귀담아 새겨두어야 할 것은 저자가 인용한 슈바이처와 같은 이의 통찰적인 부연이라고 생각됩니다.

 

"과거에 예수가 부활하고 승천했는지 그 사실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인간의 내부에서 영적으로 살아나 자기 시대에 활동하는 예수가 중요하다."  (본문 중에서)

 

예수의 생애를 통해 나타난 이적에만 주목하면서 현세의 역할을 외면하는 종교인들에 대한 비판인 것이지요. 저자는 슈바이처의 견해에 덧붙여 도올 김용옥의 '구성적 창조성'도 인용합니다. "역사적 근거가 없다고 하여 구성적 창조성을 가볍게 여길 것이 아니라 그렇게 알고 믿은 것 또한 실존으로서의 역사"라는 것입니다.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신앙적 예수와 역사적 예수는 분리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당시의 부활과 이적이 명백한 사실이었건 혹은 과장이나 신앙고백이었건 상관없이 예수를 신으로 믿고 받아들이는 것으로부터 기독교 신앙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예수가 공생애 동안 행한 이적 역시 '영적 정신적 해방의 관점'에서 이해해야한다는 것입니다. 눈을 뜨게 하고 병을 낫게 하고 배고픔을 해결한 것은 초자연적 능력인 물적 혁명인 동시에 저주의 고리를 끊는 정신 혁명이었다는 사실을 놓쳐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  개신교 평신도 대책위원회 회원들이 지난 2013년 12월 6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파이낸스센터 앞 계단에서 열린 '이명박 구속 및 박근혜 사퇴'를 위한 시국기도회를 마치고 십자가를 앞세우고 행진하던 도중 가로막은 경찰과 대치 하고 있다.  ⓒ 이희훈 ▲ 개신교 평신도 대책위원회 회원들이 지난 2013년 12월 6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파이낸스센터 앞 계단에서 열린 '이명박 구속 및 박근혜 사퇴'를 위한 시국기도회를 마치고 십자가를 앞세우고 행진하던 도중 가로막은 경찰과 대치 하고 있다. ⓒ 이희훈

 

한국의 기독교인이여, 제발 공부 좀 하시라! 

 

한편 이 책을 통해 저자는 예수가 율법주의자들에게 맞섰다는 것과 율법과 형식을 뛰어 넘어 자유와 복음을 선포하였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또 한국사회에서는 전태일을 통해 오병이어가 실현되었었다는 놀라운 해석도 전해주고 부자가 의로울 수 없는 까닭도 성서적으로 재해석해 냅니다.

 

이 책이 독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지고 역사적 예수의 삶을 통해 넌지시 그 답을 내놓습니다. 이런 근본적인 질문은 시대를 초월하여 유효합니다. 책을 읽기 전에 먼저 새겨 보시기 바랍니다.

 

"예수가 사회적 불의에 눈감으라고 했던가. 또 예수가 사람을 차별하며 봉헌을 많이 한 사람, 사회 기득권층을 우대하라고 했던가. 아울러 예수가 자기 자리를 대체할 지도자를 세워 섬기고 따르라고 했던가?"  (본문 중에서)

 

저자 김용민은 독자들에게 덮어 놓고 예수를 믿지 말고 공부하면서 예수를 믿자고 말합니다. 예수는 "계급과 이력, 성별과 나이 차이를 따지지 않고 모든 이들에게 구원과 사랑을 전했다"는 아주 기본적인 사실을 놓치지 말라고 강조합니다. 성찰 없는 믿음은 껍데기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한국 사회에서 기독교인임을 자처하는 사람들은 물론이고, '하늘에 계신 박정희 대통령' 운운하는 한국 개신교가 너무나 못마땅한 독자들에게도 일독을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오늘날 한국기독교가 왜 이 꼴이 되었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맨얼굴의 예수 - 10점
김용민 지음/동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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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참교육 2014.03.21 07:1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기독교인들... 가짜를 정말 진짜라고 믿고 있습니다.
    불쌍한 사람들이지요

  2. 박규하 2014.04.17 14:00 address edit & del reply

    가난하고 소외된 네이웃을 사랑하는목사가한국교회에많이나왔으면 ...
    멎진자동차 와연봉이상상을 초월하고있는우리나라 의목사 가난한나의 이웃
    잘섬기는 목사는정말 없읍니다 .....

정수기가 방사능을 걸러낼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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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원전사고 3주기를 맞았습니다만, 사고 수습에는 30년이 걸릴지 40년이 걸릴지 모른다고 합니다. 내부 피폭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식품에 위험 경고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명태는 위험하다", "고등어도 위험하다", "일본산 생선과 수산물 먹으면 안 된다" 등등. 핵 방사능 위험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습니다. 정부는 허용기준치를 넘지 않았으니 안전하다고 하지만, 탈핵을 주장하는 환경운동가들은 안전기준이 결코 안전을 보장하지 않는다고 주장합니다.

구소련 체르노빌 사고와 함께 인류 역사 이래 최악의 핵발전소 사고가 일어난 후쿠시마 원전의 위험은 과연 어느 정도일까요? 정말로 일본에서 수입한 해산물은 먹을 수 있는 걸까요? 바다에서 잡은 생선을 먹어도 괜찮은 것일까요? 우리나라 근해에서 잡은 수산물은 위험하지 않을까요?

사상 최악의 원전사고라고는 하지만 우리에게 직접적인 피해가 생기지 않았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후쿠시만 핵발전소 사고 이후의 위험이 어느 정도인지 실감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고이데 히로아키가 쓴 <후쿠시마 사고 Q&A>는 2011년 3월 11일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4개월 후에 일본에서 출판된 책입니다.

고이데 히로아키는 교토대학 원자로 실험소에서 일하고 있는 반핵진영의 대표적인 과학자 중 한 명입니다. 반핵 신념을 굽히지 않았기 때문에 교수가 되지 못하고 평생을 조수(조교)로 연구활동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책은 반핵 진영의 대표적인 핵과학자인 고이데 히로아키가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이후 많은 사람이 품은 의문에 답하기 위해서 쓴 책입니다.

이 책은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이후에 사람들이 가장 궁금하게 생각하는 64가지 질문에 대답하는 방식으로 쓰였습니다.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내가 사는 곳이 안전한가? 안전을 보장 받을 수 있는 피폭량은 얼마인가? 하는 피폭에 관한 질문들입니다. 

 

안전기준이 생명을 보장해주지 않는다

고이데 히로아키 교수의 답은 명료합니다. "안전 기준이 생명을 보장해주지 않는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로 인한 피폭으로부터 안전한 곳은 지구상에 없다"라고 단호하게 대답합니다.

"요컨대 아무리 미량이라고 해도 피폭은 위험하고 그 이하면 안전하다는 '안전한 피폭'이란 없습니다."

"일본은 국민의 연간 피폭량이 1밀리시버트(1m㏜)에 이르면 안 된다는 기준을 법으로 정해 놓았습니다.(중략) 그런데 정부는 '이번 같은 사고에는 도저히 그 기준을 지킬 수 없다. 그래서 일반인들도 20밀리시버트(20m㏜)까지 참아라' 라고 말하더니 연간 피폭량 상한선을 바꾸고 말았습니다.(중략) 결국, 안전을 고려해서 기준을 정하는 것이 아니라 오염의 현실에 맞춰서 기준을 바꿔 버리는 겁니다."

기준치 이하의 핵 방사능 피폭은 안전하다는 과학적 근거는 어디에도 없으며 누구도 피폭자의 안전을 보장해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에는 안전기준치마저 고무줄처럼 늘려버렸기 때문에 더 많은 사람들이 위험에 노출될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특히 발전소에서 일하던 기술자들의 경우 연간 100밀리시버트(100m㏜)였던 안전 기준치를 단번에 250밀리시버트(250m㏜)까지 올려버렸다는 것입니다.

더 심각한 것은 연간 250밀리시버트도 지킬 수 없는 상황이 도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워낙 방사능오염이 심각하기 때문에 현장 작업원들의 피폭 기준치를 더 올려야만 사고를 수습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후쿠시마 핵발전소에서는 도대체 어떤 사고가 일어난 것일까요? 많은 사람이 후쿠시마 제 1핵 발전소에서 구소련 체르노빌 사고와 같은 평가 등급 7단계 심각한 사고가 일어났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사고 내용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고 있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사고를 요약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2011년 3월 11일 일본 동쪽 해안에서 진도 9.0의 강진이 발생하였고 그로 인해 후쿠시마 제1핵 발전소의 모든 시설이 정전되었고 비상발전기마저도 고장 났기 때문에 전원 공급이 완전히 차단되었습니다. 정전 이후 원자로는 냉각수 없이 과열되었고, 급기야 원자로 건물에서 폭발이 일어났습니다. 그 뒤 3호기, 2호기, 4호기에서도 모두 수소폭발이 일어났습니다.

요약하자면 전기를 만드는 핵발전소에 전기가 없어서 냉각수를 공급하지 못했고 그로 인하여 수소폭발이 일어났다는 것입니다. 외부송전선도, 빙상용 디젤 발전기소 소용이 없었으며 결국에는 바닷물로 냉각시킬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지요.

고무줄처럼 늘어나는 일본의 피폭 안전기준

그뿐만 아니라 1호기, 2호기, 3호기는 고열로 연료봉의 상당 부분이 녹아버리는 멜트다운(노심 용해)이 일어났으며, 1호기의 경우 녹아내린 핵연료가 압력용기를 뚫고 격납용기에 떨어지는 '멜트쓰루' 상태까지 되었다고 합니다. 핵연료가 원자로 건물을 뚫고 나가면 지하수는 물론이고 바다까지 오염시키게 된다고 합니다.

결국 체르노빌과 마찬가지로 후쿠시마 제1핵 발전소도 거대한 콘크리트 무덤을 만드는 수밖에는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석관을 만드는 것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앞으로 수백 년 동안 방사능 무덤을 지속해서 관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한편, 멜트다운과 관련해 눈여겨 보아야 할 질문과 답변이 있는데, 지진 직후부터 멜트다운이 일어난 것을 도쿄 전력은 알고 있지 않았냐는 질문과 저자의 답변입니다. 두 가지 가능성이 있는데 하나는 사태가 너무 심각해서 도쿄 전력도 5월까지 멜트다운을 몰랐을 수도 있고, 아니면 알면서도 숨겼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도쿄 전력이 멜트다운을 알고도 사실을 숨겼다면 그것도 용서할 수 없는 일이지만, 멜트다운을 모르고 있었다면 사실을 숨긴 것 못지않게 더 심각한 문제라고 보아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왜냐하면 사실을 알 수 없었다는 것은 도쿄전력이사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파악조차 제대로 못한 채 속수무책한 채로 두 달을 보낸 것이기 때문입니다.

후쿠시마 제1핵 발전소 사고로 어떤 방사능 물질이 퍼지고 있으며 그 어떤 위험이 있을까요? 핵분열로 생성되는 방사능 물질은 몇 백 종류나 되지만, 주요한 물질만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요오드 131은 갑상선에 축적되어 방사선을 계속 내면서 갑상선암을 일으키고 반감기는 8일로 짧은 편입니다. 세슘 137은  근육과 생식기 등에 축적되어 암이나 유전장애를 일으키며 반감기는 30년 이며 자연 배설로 몸 밖으로 빠져나가는데 100~200일이 걸립니다.

스트론튬90은 뼈암이나 백혈별을 일으키고 반감기는 28.8년 이며 몸 밖으로 잘 배출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장기간 피폭당한다고 합니다. 플루토늄239는 최강의 독성물질로 반감기가 2만 4000년이나 된다고 합니다.

방사선 피폭은 외부피폭과 외부피폭으로 나뉘는데, 호흡, 음식, 피부를 통해 체내로 흡수되면 피폭이 오랜 시간 동안 지속되어 더욱 위험하다고 합니다. 엑스레이의 경우 외부피폭이고 짧은 시간 동안만 촬영하지만, 내부피폭이 일어나면 몸속에서 24시간씩 며칠 동안 피폭 당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 책에는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할만한 여러 가지 질문들에 대한 핵과학자의 답이 나와 있습니다. 바로 다음과 같은 질문과 답입니다.

▲ 정수기가 방사능을 걸러낼 수 있는가? 없다. 
▲ 아이들을 피난시켜야 하는가? 가급적 피난 시켜야 한다. 
▲ 비나 눈을 맞아도 되는가? 사고 직후가 아니기 때문에 큰 위험은 없다. 
▲ 외출할 때 마스크를 쓰야 하는가? 마스크뿐만 아니라 긴옷과 모자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후쿠시마산 야채는 안전한가? 안전하지 않다. 
▲ 후쿠시마에서 농사를 지을 수 있는가? 30년 이상 불가능하다. 채소를 씻으면 안전한가? 20%정도 방사능 오염이 줄어들지만 그 20%도 어딘가 다른 곳으로 옮겨가는 것뿐이다. 
▲ 학교운동장 흙을 교체해야 하는가? 학교 운동장 흙은 교체하는 것이 좋다. 
▲ 오염된 농산물과 해산물은 어떻게 하나? 오염도가 낮은 것은 나이 많은 사람들이 먹는 수 밖에 없다. 
▲ 피난민들은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피난민들은 돌아갈 수 없으며 후쿠시마 제 1핵 발전소는 방사능 무덤이 될 것이다. 

질문과 답을 짧게 요약했습니다만 책에는 비교적 상세한 답이 관련 자료들과 함께 제시되어 있습니다. 질문 중에는 도쿄 전력의 핵발전소가 왜 후쿠시마에 있었는지를 묻는 질문도 있습니다. 답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핵발전소 왜 동경이나 서울에는 없을까?

사람이 적게 살기 때문입니다. 핵발전소가 위험하기 때문에 인구가 밀집된 곳에 세울 수 없고 결국 사람이 적게 사는 곳에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동해안에 핵발전소가 집중되어 있지요. 결과적으로 핵발전소가 들어서는 지역은 내부 식민지와 다름없는 것입니다.

아울러 저자는 핵폭탄으로 인류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피폭 피해를 입은 일본이 핵발전소를 추진해온 까닭을 네 가지로 요약합니다. 첫째는 전력회사가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고, 둘째는 많은 대기업들이 핵발전소 건립으로 돈을 벌고 있으며, 셋째 핵무기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진단합니다. 그러면서 넷째 이유로 내부의 식민지들이 어려운 재정구조를 벗어나기 위해 핵발전소 건립을 받아들이기 때문이라 강조합니다.

한편 핵발전소 찬성론자들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핵발전소의 안전과 핵발전의 경제성에 대한 질문과 답들도 많이 있습니다. 예컨대 핵발전소는 CO2를 배출하지 않는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우라늄 제련과 농축과정에는 화석연료가 사용되기 때문에 CO2가 배출하고 있으며 CO2를 배출하지 않는 것은 핵발전소에서 핵분열반응을 할 때뿐이라고 말합니다.

"핵발전소가 만들어내는 것이 무엇일까요? 그것은 방사능입니다. 핵발전이 만들어내는 방사능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이산화탄소의 폐해만 문제 삼는 것은 도무지 이해가 안 됩니다.(중략) 방사능에 대해서는 아무런 대책도 있을 수 없습니다. 정말로 어느 쪽이 환경친화적인지 답은 분명합니다."

말하자면 핵발전을 위해서는 CO2를 배출하는 화석연료가 에너지로 사용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핵발전소의 방사능 배출은 CO2보다 수백, 수천 배 더 위험하다는 것이지요. 후쿠시마핵발전소와 같은 사고가 일어났을 때는 말할 것도 없고, 사고가 일어나지 않아도 사용 후 핵연료를 비롯한 핵폐기물이 쌓여가기 때문입니다.

또 핵발전이 수력발전이나 화력발전에 비해 싸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정면으로 반박합니다. 수력발전, 화력발전, 핵발전+양수발전의 단가를 비교하면 핵발전이 더 비싸게 먹힌다는 것입니다.

"발전단가가 가장 저렴한 것은 일반수력발전으로 1kW당 단가가 3.98엔입니다. 화력발전 단가는 1kW당 9.90엔으로 핵발전보다 비쌉니다. 하지만 핵발전소에는 교부금이나 개발비용 등이 들기 때문에 모두를 계산하면 1kW당 단가는 10.68엔으로 가장 비쌉니다. 또한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비용으로 드는 돈은 향후 막대한 금액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여기에도 후쿠시마 핵발전소와 같은 사고과 그 보상비용까지 계산에 포함하게 도면 핵발전이 가장 경제성이 나쁘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우라늄은 석탄이나 천연가스와 같은 화력발전을 위한 연료들보다 매장량이 적기 때문에 핵발전소를 더 만들지 않아도 석유보다도 더 빨리 고갈될 것이라는 사실도 강조하고 있습니다.

태양광발전은 지속가능한 대안이 아니다?

한편 저자가 쓴 <후쿠시마 Q&A>를 읽으면서 새롭게 알게 된 놀라운 사실이 두 가지 더 있습니다. 하나는 핵발전소보다 더 위험한 것이 바로 고속증식로라는 사실입니다. 고속증식로에서 사고가 나면 손쓸 방법이 없다고 합니다. 물없이 나트륨으로 냉각시키기 때문에 사고가 났을 때 물을 뿌리면 대폭발이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이 고속증식로는 사용 후 핵연료에서 플루토늄을 증식시켜서 다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려는 특수한 원자로인데, 1968년부터 실용화 계획을 세웠지만 실패를 거듭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핵발전소보다 수천 수만 배 더 위험한 고속증식로가 핵발전 추진파들에 의해 가동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다른 하나는 바로 태양광 발전이 지속가능한 재생에너지 혹은 대안에너지가 될 수 없다는 명백한 사실을 알게 된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태양광발전과 풍력발전을 대안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저자는 전혀 다른 관점에서 태양광발전이 가진 한계를 분명히 지적합니다.

"일본이 지금 소비하고 있는 에너지를 모두 다 태양광발전에서 얻으려면 일본 국토의 6%에 태양광 패널을 깔아야 합니다. 그것이 가능할까요? 숲이나 밭이 지닌 생명력은 태양에서 나옵니다. 하지만 거기에 태양광 패널을 깔면 자연은 파괴되고 맙니다."

"일본은 50년이 지날 때마다 에너지소비를 무려 10배씩 늘려 왔습니다.(중략) 이 추세대로 에너지를 사용하면 2050년에는 태양에너지의 10%를, 2100년에는 태양에너지의 거의 대부분을 써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파멸이지요." (본문 중에서)

에너지 소비를 지금처럼 계속 늘려간다면 화력발전, 수력발전과 핵발전, 태양과 풍력을 모두 이용해도 감당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즉 에너지 소비를 줄이지 않으면 다른 대안이 없다는 것입니다. 핵발전소 대신 태양광발전이나 풍력 발전으로 바꾸는 것도 중요하지만, 에너지 소비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반드시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는 뜻입니다.


덧붙이는 글 | 후쿠시마 사고 Q&A - 핵발전과 방사능| 고이데 히로아키 (지은이), 고노 다이스케 (옮긴이) | 무명인 | 2013년 6월 

 

 

 

 

 1. 3.11 일본 대지진 때 후쿠시마 제 1핵발전소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나요?

발전소의 모든 시설이 전정돼서 원자로를 냉각시킬 수 없게 되었습니다.

 2. 지진 다음날 1호기에서 왜 폭발이 일어났나요?

정전으로 냉각수를 공급할 수 없어 원자로가 과열되어 폭발이 일어났습니다.

 3. 멜트다운(melt-down)은 어떤 상태를 말하는 겁니까?

연료봉이 과열되어 주입한 물과 녹은 우라늄이 압력용기 바닥에 쌓이는 상태

 4. 1호기가 멜트쓰루(melt-throuhg) 되었다는데 그건 어떤 상태인가요?

녹아내린 핵연료가 압력용기를 뚫고 격납용기에 떨어진 상태

 5. 그렇다면 멜트쓰루 된 핵연료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원자로 건물을 뚫고 나가면 핵연료가 지하로 들어가 지하수를 오염시킬 것

 6. 마지막에는 체르노빌처럼 석관을 만드는 수밖에 없나요?

예, 체르노빌처럼 석관을 씌워 방사능 물질을 가두어야 합니다.

 7. 일본 전체가 걱정해야 할 정도로 사고 영향이 큰가요?

일본만이 아니라 방사능 오렴이 세계로 퍼지고 있습니다.

 8. 후쿠시마 제1핵발전소 사고는 7단계라고 하는데 어느 정도가 7단계인가요?

국제원자력기구가와 OECD가 정한 핵사고 등급으로 최고 등급의 사고입니다.

 9. 이번 지진은 예상외였다고 하는데, 지진 대책이 있기는 있었나요?

항상 사고는 예상할 수 없었던 곳에서 발생합니다.

10. 4월에 도쿄전력이 오염수를 바다로 내보냈는데, 이 방법 말고 다른 방법은 없었나요?

다른 방법도 있었지만 복잡한 문제들이 있어 쉬운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11. 방사능 피해를 체르노빌과 비교하면 어느 정도인가요?

오염지역은 체르노빌의 1/6이지만, 여전히 피폭당하면서 사고 수습 중입니다.

12. 대기로 방출된 방사능 양은 얼마나 되니까?

3월 16일까지 77만테라베크렐(77*10¹²)앞으로 방출량을 모두 예측할 수 없음.

13. 후쿠시마 제 1핵발전소 사고로 어떤 방사능이 방출되었나요?

요오드 131(반감기 8일), 세슘137(30년), 스트론튬90(28.8), 플루토늄239(2만 4000년)

14. 정부와 도쿄 전력은 자꾸 발표내용을 미루는데, 사실을 제대로 발표하고 있을까요?

정부와 도쿄전력은 사고가 작아 보이도록 하려고 정보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15. 지진 직후부터 멜트다운이 일어난 것을 도쿄전력은 알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요?

알면서도 은폐한 것도 용서할 수 없는 일이지만, 몰랐다면 그것도 매우 심각한 일입니다.

16. 정부는 공정표에서 원자로의 안정적 냉각을 달성했다고 말하는데 정말인가요?

사고수습은 도쿄전력의 공정표대로 진행되고 있지 않고 안정적 냉각은 의미가 없습니다.

17.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부족하지 않나요? 앞으로 작업할 사람이 있을까요?

체르노빌 때 60~80만 명 참여. 후쿠시마 수습에 사람 부족할 것. 피폭량 높일 가능성 있음.

18. 오염이 심한 환경에서 사람이 일하고 있는데, 로봇을 더 쓸 수 없나요?

로봇 이용해야 하지만 로봇이 할 수 없는 작업이 많기 때문에 작업에 한계가 있음.

19. 종이로 된 방호복을 입고 일한다고 하던데, 종이로 만들어도 괜찮을까요?

종이로 막을 수 있는 방사선도 있고, 텅스텐 방호복을 입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20. 원자로의 오염수를 정화하면 깨끗한 물이 되나요?

정화를 거치면 오염도를 낮출 수 있지만 완전한 정화는 없습니다

 

21.어떤 상태가 되면 수습되었다고 할 수 있을까요?

멜트다운된 상태 오염수와 대기 방출을 막아야 하는데 언제가 될지 예측하기 어려움

22. 대량 피폭을 당하면 어떻게 되나요?

10시버트 이상 피폭되면 사망

23. 피폭이 왜 위험합니까? 엑스레이와 비교해서는 얼마나 위험한가요?

24시간 내내 노출되기 때문에 엑스레이와는 비교 불가. 내부피폭은 수백배 위험.

24.피폭량이 적으면 괜찮지 않을까요?

안전한 피폭은 없습니다. 미량도 매우험합니다.

25. 왜 연간피폭량 기준이 자꾸 바뀌나요?

안전을 고려한 기준이 아니라 오염이 많이 되어 현실에 맞춰 기준을 높인 것입니다.

26. 피폭되었는지 검사할 수 있나요? 코피가 나는 아이들이 있다고 들었는데 혹시 피폭된 건가요?

계측 기계가 있지만 노력과 비용 문제. 피폭되어도 증상 없을 수 있음.

27. 후쿠시마에서 피난지역 바깥에 사는데 불안해서 피난 갈까 합니다. 후쿠시마에서 얼마나 떨어지면 안전한가요?

피폭은 적은양도 위험하기 때문에 완전한 안전지대는 없음. 덜 위험한 곳으로 가야 함.

 28. 체르노빌에서 피폭된 사람들 중 죽은 사람은 얼마나 되나요?

구소련 공식발표 31명. 10만 명 정도로 추측.

29. 오염수를 바다로 내보냈는데 바다는 어떻게 되나요?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정화하지요?

바다로 흘러나간 방사성 물질을 정화할 방법은 없습니다.

30. 도쿄 하수처리시설에서 시간아 2.7마이크로시버트라는 높은 방사선량이 검출된 이유가 무엇입니까?

하수시설에 방사능 오염물질이 모이기 때문인데, 방사선 관리구역으로 지정해야 합니다.

31. 경계구역에 일시 귀가가 허락되었는데 피폭되지 않을까요?

일시귀가는 꼭 필요한 일. 1~10마이크로시버트의 피폭이 이루어졌다고 함.

32. 아이들은 방사선에 약하다고 하는데 왜 그런가요?

어릴수록 세포분열이 활발하기 때문에 피폭되면 방사능에 손상된 세포 계속 복제됨.

33. 이미 피폭당한 것으로 판명된 아이가 있나요?

외부피폭 뿐만 아니라 내부피폭을 당했다는 결과까지 있습니다.

34. 문부과학성은 시간당 피폭한도를 3.5마이크로시버트로 결정했는데 아이들한테도 괜찮은 건가요?

3.8마이크로시버트는 평소 기준의 80배로 높은 것입니다.

35. 피난구역 밖에 살고 있는 아이들을 피난시키는 것이 좋을까요?

피폭을 줄이려면 피난이 최선입니다.

36. 아이가 비를 맞았다면 어떻게 해 줘야 하나요? 눈을 가지고 놀아도 되나요?

대기중 방사선량이 높으면 비를 피해야 합니다. 지금은 지표면 오염에 대비해야 합니다. 

 37. 외출할 때 마스크를 쓰는 게 좋을까요? 일상생활에서 조심해야 할 것을 가르쳐 주세요.

마스크는 물론이고 긴팔, 긴바지, 모자 등 최대한 피폭을 막는 것이 좋습니다.

 38. 파도타기가 취미인데요. 후쿠시마가 아니라면 바다에 들어가도 괜찮나요?

피폭은 미량도 위험하지만 스스로 판단해야 할 일입니다.

 39. 가게에 진열된 채소는 안전할까요?

 후쿠시마산 소고기에 방사성물질이 나와 어떤 식품도 믿을 수가 없습니다.

 40. 체르노빌 사고 때 수입파스타가 문제가 됐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일본 가공식품은 안전한가요?

정부기준은 식품 1종류 섭취 기준이므로 임산부나 아이들은 기준치 이하도 위험합니다.
안전기준 있어도 위험을 모두 막을 수 있다는 과학적 근거는 없습니다.

 41. 생선은 내장과 뼈를 제거하면 괜찮을까요?

먹이사슬로 인한 농축으로 생선 오염농도가 더 높다. 오염 의심되면 내장과 뼈를 피해야 함.

 42. 시즈오카의 녹차에서 방사성물질이 검출되었습니다. 무농약재배였다고 들었는데 왜 그런가요?

지표가 오염되면 퇴비가 방사능 오염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43. 채소는 잘 씻으라고 하는데, 씻으면 방사성물질이 빠집니다. 삶으면 더 뺄 수 있을까요?

삶아도 80%는 먹을 수밖에 없습니다. 20%도 없어지지 않고 딴 곳으로 옮겨갈 뿐입니다.

 44. 수돗물 오염이 걱정이에요. 필터나 정수기로 방사성물질을 거를 수는 없나요?

약간의 효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제대로 된 방사능 물질 제거 필터는 없습니다.

 45. 오염된 운동장의 흙을 떼어내고 있는데, 그러면 방사선으로부터 아이들을 지킬 수 있나요?

학교운동장 흙을 교체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오염된 흙을 처리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46. 떼어낸 학교운동장의 흙과 방사성물질이 검출된 쓰레기는 어떻게 처리되나요?

방사능이 낮아도 많이 모이면 위험. 방사능 묘지를 만들어야 합니다.

 47. 앞으로도 오염된 농산물이나 해산물이 나올텐데 그것들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정확한 오염농도를 공개하고 어른들이 먹어야 합니다.

 48. 관서지역에 살고 있는데, 방사능을 걱정하지 않아도 될까요

피폭량이 적다고 반드시 안전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지구에서 안전한 곳은 없습니다.

 49. 계획적 피난구역에 남아 있는 사람들도 적지 않던데, 그 사람들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피난 이후에 생활을 보장할 방법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50. 후쿠시마 내 피난지역으로 지정된 곳에서 농사를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요?

최소 30년은 농사를 지을 수 없습니다.

 51. 피난민들은 언제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피난지역은 사람이 살 수 있는 환경으로 회복되지 않습니다.

 52. 하마오카 핵발전소는 위험하다고 안전성을 확보할 때까지 가동을 않기로 했는데 안전성은 어떻게 활보할 수 있나요?

핵발전을 계속하는 한 안전할 수는 없습니다.

53. 겐카이 핵발전소는 지자체가 일단 재가동을 허가했다가 정부가 내성평가를 도입하기로 하면서 허가를 철회했는데...

내성평가로도 안전성이 입증되지는 않습니다.

 54. 고속증식로 ‘몬주’에서 사고가 일어나면 어떻게 되나요?

물조차 뿌릴 수 없기 때문에 사고가 나면 손쓸 방법이 없습니다.

 55. 일본은 피폭국인데도 왜 지금까지 핵발전소를 추진해왔을까요?

전력회사의 이윤추구, 핵발전 산업의 이윤추구, 핵개발 및 핵무기 보유 등

 56. 도쿄전력이 운영하는 핵발전소가 왜 후쿠시마에 있습니까?

핵발전소가 위험하기 때문에 사람이 적게 사는 곳에 건설하였기 때문

 57. 핵발전소는 CO2를 배출하지 않는다는 말이 진짜예요?

거짓입니다. 제련 과정에서 co2를 배출하고, 방사능 배출은 co2보다 수만배 위험합니다.

 58. 핵발전은 비용이 싸다는 것이 진짜예요?

핵발전 단가가 싸지 않습니다. 또 사고비용, 재처리비용 등 천문학적인 추가 비용이 예상됨

 59. 여름에는 전력이 부족하다고 해서 절전이 시행되기도 했는데, 핵발전소가 없으면 정말로 전력이 부족한가요?

일본은 핵발전소를 멈춰도 문제가 없습니다.

 60. 핵발전소를 태양광이나 풍력 등 자연을 이용한 발전으로 바꾸는 것은 어떻습니까?

재생가능 에너지로 전환해야 하지만, 무엇보다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61. 원자로를 모두 정지시키면 안전을 되찿을 수 있습니까? 사용후 핵연료는 어떻게 처리되나요?

핵발전소를 멈춰도 핵연료를 비롯한 오염물질에 대한 관리를 계속해야 합니다. 100만 년.

 62. 사용 후 핵연료가 저장수조에 차 있다고 들었는데 괜찮을까요?

저장시설은 핵 쓰레기를 모으는 곳으로 안전을 보장할 수 없습니다.

 63. 후쿠시마 사고를 보고 우리 지역 핵발전소를 멈추게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무엇을 어떻게 하면 핵발전소를 멈출 수 있을까요?

핵발전소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져야 합니다.

 64. 이전과는 다른 세계에서 살아갈 각오를 하라고 말씀하고 계신데, 무슨 뜻인가요?

핵발전소을 하면서 위험을 감수할지,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불편하게 살 것인지 선택해야 함.

 



후쿠시마 사고 Q&A - 10점
고이데 히로아키 지음, 고노 다이스케 옮김/무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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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사진으로 만나는 쿠바 혁명 영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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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살라스 부자가 찍은 사진으로 보는 <카스트로의 쿠바>


현대사에서 1959년의 쿠바혁명만큼 독특한 정열을 보여준 정치적 사건은 흔하지 않다. '쿠바혁명'은 혁명 지도자 피델 카스트로와 체 게바라를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다. 혁명 이후 지금까지 쿠바를 이끌고 있는 카스트로는 1967년 볼리비아에서 비운의 죽음을 맞은 '체 게바라'의 빛에 가려진 느낌이 없지 않다.


세계 젊은이들이 체 게바라 얼굴이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다니고, 여러 권의 일대기와 영화, 다큐멘터리가 소개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카스트로'는 서방언론에 의해 쿠바를 영구히 지배하는 독재자처럼 비춰지기도 한다. 


그렇지만, 최근에는 국내에도 구소련 붕괴 이후 빚어진 경제적 내핍과 식량위기, 석유위기를 훌륭하게 이겨낸 모범적인 사례로 쿠바가 소개되고 있고 '카스트로' 역시 꺾이지 않은 세계적 지도자로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다.








히, 1992년 미국에서 '쿠바민주화 법안'이 통과된 후에 거듭된 무역 봉쇄 정책을 뛰어넘은 유기농업혁명, 도시농업혁명, 대체의학혁명, 그리고 에너지 위기 극복을 배우기 위하여 쿠바를 찾는 발길이 점점 늘고 있다. 국내에서도 유기농업운동에 참여하는 활동가들과 농민들이 여러 차례 쿠바를 다녀왔다. 


이러한 쿠바 사례는 국내에도 요시다 타로가 쓴 <생태도시 아바나의 탄생>(요시다 타로 씀, 안철환 옮김, 들녘 펴냄)과 같은 책으로 번역되어 나오고 여러 다큐멘터리로도 소개된 바 있다. 20세기말부터 21세기 초에 쿠바가 이룩한 농업을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혁명'의 중심에도 역시 '피델 카스트로'가 있었다. 그는 1959년 쿠바혁명 이후 50여 년 동안 미국의 침략에 맞서 쿠바혁명을 지켜내고 있다.


<카스트로의 쿠바>(그레고리 토지안 지음, 오스왈도 살라스·로베르토 살라스 사진, 홍민표 옮김, 황매 펴냄)는 사진작가 오스왈도 살라스와 그 아들 로베르토 살라스가 쿠바 혁명 이전인 1955년부터 찍은 피델 카스트로의 기념비적인 사진을 담고 있다. 100장이 넘은 사진들은 깨끗이 면도한 얼굴로 맨해튼에서 혁명을 위해 모금을 하던 초기 모습부터 체 게바라와 함께 덥수룩한 수염을 기르고 험준한 시에라 마에스트라 산맥에서 게릴라전을 이끌기까지의 카스트로를 따라가고 있다. 



▲  1957년 8월, 한 무리의 쿠바 어린 망명자들이 자유의 여신상에 '쿠바 혁명운동' 깃발을 걸었다. 이 사진은 16살이던 로베르토 살라스가 찍은 사진은 뉴욕트리뷴, 타임즈, UPI, 라이프지 등에 실렸다고 한다.


혁명을 기록한 사진가 오스왈도&로베르토 살라스 부자


이 책은 미국 프로리다에서 기자, 사진작가, 영화평론가로 활동한 바 있는 그레고리 토지안이 1997~1998년 사이에 로베르토 살라스를 인터뷰를 정리한 기록이다. 사진집이라고 하여도 손색이 없을 만한 오스왈도&로베르토 살라스 부자가 찍은 작품들과 함께 엮어졌다. 


사진작가 오스왈도 살라스는 1914년 아바나에서 태어나 십대에 가족과 함께 뉴욕으로 이민하여 독학으로 사진을 배웠다. 주로 할리우드 스타들과 스포츠 영웅들 사진을 찍던 그는 1955년 혁명자금 모금을 위해 뉴욕에 온 카스트로를 처음 만났다고 한다. 이때 카스트로 사진을 찍었던 살라스 부자는 1959년 혁명 후 쿠바 정부 기관지인 <혁명>지에 수석사진기자로 임명되었다고 한다. 이후 살라스 부자는 셀 수 없이 많은 유명한 사진들로 쿠바의 가장 극적인 기간을 기록하였으며, 그 중 일부가 바로 이 책 <카스트로의 쿠바>로 엮어진 것이다.


로베르토 살라스는 카스트로는 '뉴스 사진이 어떻게 여론을 움직이는지', '사진을 통해 어떻게 보는 사람에게 의도된 감정적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는지'를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있었다고 회고하고 있다.



▲  어네스트 헤밍웨이와 만난 카스트로, 카스트로는 헤밍웨이의 작품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으며, 특히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를 통해 게릴라전에 대해 배웠다고 밝혔다고 한다.


로베르토 살라스는 카스트로가 학생시절 혁명에 참여했을 때, '경찰에게 폭행당한 학생지도자'라는 사진을 연출하였을 뿐만 아니라 1953년과 1956년 바티스타군에 대항하였을 때도 카스트로의 패배를 찍은 피투성이 사진들이 쿠바 신문에 실리도록 함으로써 정부군에 쏠린 여론을 게릴라들 쪽으로 바꾸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나중에 산속에서 게릴라전을 수행하면서도 수많은 전투장면을 국제적인 사진작가들이 찍을 수 있도록 하였다는 것이다.


훗날 카스트로가 혁명에 성공한 후 정부기관지 <혁명>지를 주 6회 10만부씩 발행하였는데, 그는 이때도 사진이 대중에게 어떤 효과를 주는지를 잘 간파하고 효과적으로 활용하였다고 한다. <혁명>은 발행 첫 해에 살라스 부자와 그 동료 사진작가들이 찍은 사진을 빽빽하게 게재하는 시각적 효과에 주로 의존하였다는 것이다.


"신문에 그렇게 많은 사진을 실었던 주된 이유는 대중이 대부분 문맹이었기 때문이다. 지방의 절대다수 사람들은 적어도 교육 프로그램들이 제 역할을 할 때까지는 읽을 수 없었다. 카스트로는 '우리는 혁명에 대한 이야기를 그림으로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본문 중에서)



▲  낯 익은 아바나 혁명광장 사진, 1963년 사탕수수 수확 노동자들의 집회에서 연설하는 카스트로의 뒷모습



그는 <혁명>지에 대한 카스트로의 사진 전략에 체계적인 영향을 준 것은 소비에트 공산주의자들의 다큐멘터리 전통이었을 것이라고 한다. 러시아 혁명 이후 소비에트에는 예술사진 대신에 사회주의 리얼리티를 구현하는 역할에 충실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쿠바는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소련에 비하여 훨씬 자유로운 분위기 아래서 사진가들이 '혁명'에 복무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그들은 많은 재량권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사진은 혁명에 어떤 역할을 하였나?


혁명을 위하여 사진을 적극 활용하였던 카스트로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당시는 여러 가지로 부족한 것이 많았다고 한다. 예컨대 살라스 부자는 다큐멘터리를 찍는 사람들이 버리는 35미리 영화 필름을 주워 사용하였기 때문에 감도가 얼마인지 어떤 회사제품인지도 모르는 채 사진을 찍었다고 한다. 또한 플래시가 없었기 때문에 대부분 사진은 자연광 아래서 찍을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  1962년 시가를 피우는 체 게바라, 그는 '카자도레스'라고 하는 싼 시가를 피웠는데, 한 대에 10센트 정도였다고 한다. 당시 그는 어떤 시가도 피울 수 있는 지위에 있었지만, 싼 시가에 만족했다고 한다. 어려서부터 천식을 앓은 그는 담배연기가 천식에 도움이 된다고 믿었다고 한다.


그러나 <카스트로의 쿠바>에 실린 살라스 부자가 찍은 사진을 보면, 버려진 필름을 주워 찍은 사진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멋진 사진들이 실려 있다. 멋진 양복을 입고 센트럴 파크를 거닐고 있는 카스트로 사진, 자유여신상에 걸린 쿠바혁명운동 깃발 사진, 시가에 불을 붙이는 카스트로와 다정히 이야기를 나누는 체 게바라 사진들이 모두 살라스 부자가 찍은 사진이다.


이 책은 한 마디로 소개하자면, '사진으로 보는 쿠바혁명사' 정도로 소개할 수 있겠다. 카스트로와 체 게바라를 비롯한 혁명 영웅들과 늘 가까운 거리에서 사진을 찍었던 로베르토 살라스를 통해서 100여 장이 넘는 사진에 담긴 그 시절을 회고하는 '이야기'를 통해 쿠바혁명과 카스트로, 체 게바라의 삶을 들여다 볼 수 있다. 


<카스트로의 쿠바>는 오래된 흑백 사진 속에 새겨진 불꽃같은 삶을 살다간 혁명가들의 이야기를 들여다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경험을 전해준다.



카스트로의 쿠바 - 10점
그레고리 토지안 지음, 홍민표 옮김, 오스왈도 살라스.로베르토 살라스 사진/황매(푸른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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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노지 2014.02.03 09:32 address edit & del reply

    저도 흑백 사진 느낌의 사진을 찍는 것을 좋아하는데, 흥미롭군요 ㅎㅎ

    • 이윤기 2014.02.03 15:58 신고 address edit & del

      오래 전에 읽은 책인데...한 번 읽어보셔요.
      오늘 확인해보니...알라딘에는 절판으로 나오네요.
      도서관엔 있겠죠?

2008년 대한민국 아고라 광장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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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여름은 촛불 집회로 시작하여 촛불 집회로 끝났다. 지난 2008년 여름 대한민국엔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2008년 7월 5일, 광장은 촛불로 가득하였다. 이른바 명박산성 앞에서부터 시청광장까지 시위대가 가득하였고, 시청광장을 지나서 남대문 방향 도로 중간쯤까지 시위대가 도로를 꽉 메우고 있었다. 전국에서 100만 명이 시위에 참가했다고 하는 바로 그 날이다.

 

TV뉴스와 인터넷 중계로만 보던 시청광장 촛불 문화제에 처음 참가하게 되었다. 시청광장에 들어선 그 날, 500명에서 1천명이 모이는 마산집회와는 비교할 수 없는 그 규모에 깜짝 놀랐다. 그리고 참으로 다양한 사람들 때문에 또 한 번 놀랐다. 할아버지, 할머니부터 어린 꼬마까지, 젊은 청년들과 중고생들, 그리고 민노총과 농민회, 전교조 등 이른바 조직된 운동단체 회원들에 이르기까지 참으로 다양한 사람이 광장에 함께 서 있었다.

 

당시 광장 메인 무대에는 권해효씨와 최광기씨가 나와 촛불집회를 진행하고 있었지만, 광장 곳곳에서는 그들만의 사회자가 나와 각자 촛불집회를 펼치고 있었다. 소박한 악기를 들고 나온 동호인들, 저녁내내 춤과 율동과 노래로 광우병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청소년들, 명박산성 앞에서 경찰과의 충돌을 차단하는 시민단체 회원들, 이들은 중앙무대와 상관없이 제 각각 촛불집회를 즐기고 있었다.

 

그보다 조금 앞에는 돗자리를 깔고 도시락을 준비해와 가족들이 삼삼오오 둘러앉아 김밥과 캔맥주를 마시며 촛불을 든 한가로운 사람들도 있었다. 그들은 마치 한여름 열대야를 피해서 피서 나온 가족들처럼 아스팔트에 앉아 촛불을 즐기고 있었다. 내가 목격한 시청광장 촛불 집회 현장모습이다.

 

인터넷 토론방만큼 자유로운 '촛불광장'

 

"초중고가 나섰다. 회사원 교사, 학부모, 사모님들도 나왔다. 유모차도, 예비군도, 인터넷 동호회도, 좋은 화장품을 사용하는 마니아들도, 대학동아리와 도봉구 주민도 나왔다. 또 그래서 일렬종대를 하지 않는다. 엄숙해지지 않는다. 연단을 쌓지 않는다. 연설자를 두지 않는다. 누구나 자유발언이고 개인행동이며 즉흥난장이다."(본문 중에서)

 

날마다 촛불집회 현장을 지킨 '아고라'가 바라 본 촛불집회 현장이다. <대한민국 상식사전 아고라>는 2008년 4월 6일 다음 아고라에 '안단테'가 "국회에 이명박 대통령 탄핵을 요구합니다"라는 청원을 올린 날부터 시청광장을 뜨겁게 달구었던 6월과 전국에서 100만 명이 모인 7월 초 촛불집회까지 대한민국을 뒤흔들어놓은 인터넷토론방 다음 '아고라'에서 일어난 '혁명'을 기록한 책이다.

 

<대한민국 상식사전 아고라>는 하루라도 아고라에 들어가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다는 '폐인'들이나, 촛불집회가 진행되는 지난 석 달을 지나는 동안 도대체 아고라에서는 어떤 토론이 벌어지는지 매일 같이 '눈팅'을 하던 사람들을 위해 씌어진 책이 아니다. 광우병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시위가 시작된 후에 '아고라'라는 이름을 처음 들어 본 사람들을 위해 씌어진 책이다.

 

시민단체도 아니고 조직된 운동권도 아닌 '토론의 성지' 아고라가 어떻게 촛불정국을 주도해나갔다는 것인지 도대체 이해할 수 없는 독자들을 위해 씌어진 책이다. 그럼 지금부터 '아고라 폐인'들이 공개하는 아고라를 한 번 들여다보자.

 

인터넷 토론방 아고라는 토론, 이야기, 즐보드, 청원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중심은 토론과 청원에 있다고 한다. 토론에는 경제, 자유, 정치 등 13개 게시판이 있는데, 촛불집회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은 토론 게시판이라고 한다.

 

4월 6일, 고등학교 2학년 안단테가 '이명박 탄핵 청원'을 하자, 아고리언들의 찬성댓글에 힘입어 '베스트'가 되고, '다음' 메인 화면에 노출됨으로써 더 많은 네티즌들이 참여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쇠고기 협상과 촛불 관련 글이 올라오면 순식간에 수천 개씩 찬성 댓글이 붙으며 찬반의견이 쏟아지는 과정을 거듭하며 '광장'이 살아나게 되었다고 한다.

 

베스트, 메인을 거쳐 '여론'이 만들어지는 아고라

 

"처음에는 개인들의 사소한 이야기들이 등장했는데, 그런 글들이 베스트에 오르고 메인 화면에 노출되었다. 꼬리말과 답글이 쇄도하고 조회 수가 몇 만 건이 넘어서면서 눈팅만 하던 사용자들이 자기 의견을 낼 수 있었다. 그것이 바로 아고라가 많은 사람들을 끌어 모을 수 있었던 힘이다. 내 글이 삭제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 읽고 공감한다는 걸 경험했다."(본문 중에서)

 

보통사람들의 글이 주가 되었지만 전문가 집단이 쓴 글을 읽으면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더욱 발전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분명한 것은 기존 언론과 달리 아고라에서는 결코 한두 사람이 여론을 주도하거나 '조작'할 수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곳은 조중동과 같은 기존 언론처럼 '통제' 당하지도 않았고, 결과적으로 '진실'이 자유롭게 유통되는 아고라에서 '조중동'은 정체가 모두 드러나게 된 것이다.

 

"고대 그리스의 아고라 광장처럼, 다음 아고라 또한 네티즌들의 토론 공간이자 삶의 중요한 한 부분이 되었다. 비록 원색적이고 걸러지지 않은 '정보'들도 무수히 생산되고 유통되지만, 아고라는 그래서 더욱 순수하다. 원색적인 언어 사용은 때로 풍자성을 강화하고, 익명성은 결정적인 순간에 누구나 투사가 될 수 있게 만들었다."(본문 중에서)

 

또 다른 에너지는 아고라가 가득한 기발한 상상력과 재치있는 풍자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이다. 베스트 중의 베스트라고 생각되는 글 중에서 짧은 몇 개를 소개해 본다.

 

"그렇다고 대통령을 바꾸겠습니까" - MBC 100분 토론, 나경원 한나라당 국회의원

"아니, 그럼 국민을 바꿔요?" - 아고라 네티즌

 

기발한 상상력과 재치있는 풍자가 '힘'

 

컨테이너 박스로 국민과 벽을 쌓은 이른바 '명박산성'은 이렇게 풍자하였다.

 

"명박산성 - 광종(狂宗)(연호:조지) 부시 8년(戊子年)에 조선국 서공(鼠公) 이명박이 쌓은 성으로 한양성의 내성(內城)이다. 성(城)이라고는 하나 실제로는 당시 육조거리에 막아 놓은 기대마벽(機隊馬壁)이 백성들에 의해 치워지매, 그에 대신하여 보다 더 견고한 철궤로 쌓아올린 책(柵)에 불과하다. 이는 당시 서공(鼠公)의 사대주의 정책과 삼사(三司:조선, 중앙, 동아) 언관들의 부패를 책하는 촛불민심이 서공(鼠公)의 궁(宮)으로 향하는 것을 두려워 만든 것이다. 무자년(戊子年) 유월(六月) 패주(敗主) 두환을 몰아낸 일을 기념하여 백성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자 한성부 포도대장 어(漁) 아무개의 지시로, 하루 밤낮만에 쌓아올려져서 길 가던 도성 백성들이 실로 괴이하게 여겼다.(출처:조나라)" (본문 중에서)

 

기발함으로 가득한, 도대체 한글에 '박'자로 끝나는 글자가 이렇게 많은가 하는 놀라움이 가득한 'M박 이력서'는 이렇다.

 

"이름:명박, 별명:땅박, 관상:쥐박, 일본:토박, 홈피:엑박, 생각:천박, 개념:외박, 정신:띨박, 철학:척박, 언행:경박, 썩소:함박, 인상:박박, 외모:호박, 인심:야박, 취미:구박, 특기:윽박, 의리:깜박, 공뭔:타박, 공사:압박, 서민:핍박, 민심:각박, 사업:피박, 투기:대박, 범죄:해박, 부패:쌈박, 위증:절박, 경제:쪽박, 정치:도박, 정책:엇박, 미래:포박, 전망:희박, 경기:우박, 성금:협박, 언론:속박, 안티:친박, 야당:반박, 변명:또박, 경준:독박, 부시:숙박, 구속:임박, 탄핵:촉박, 망명:긴박, 하야:급박, 최후:자박, 이런:씨박" (본문 중에서)

 

이밖에도 이른바 '되고송'을 개사해서 만든 여러 개사곡과 '쥐맹매가(쥐盟埋歌)'와 같은 촌철살인의 노래들도 가득하다. 그러나 기발한 상상력과 재치있는 풍자만 가득 담긴 책은 아니다. 나는 <대한민국 상식사전 아고라>를 읽다가 결국 울고 말았다. 낙제 감성을 가진 나를 울린 글은 전교조 교사와 촛불현장에서 환자들을 진료하던 의사가 쓴 글이다.

 

'[명박퇴진]꽃보다 아름다운 제자들아 미안하다'로 시작되는, 지금은 전교조 교사가 된 어느 선생님이 쓴 글에는 그가 살아온 삶이 담담한 고백으로 담겨 있다. 대학 시절 데모하다 잡혀간 아들을 면회 온 아버지가 쏟아내는 눈물을 보고 난 후 '운동'에서 멀어졌던 일, 기간제교사로 들어간 학교에 기부금을 내고 임용된 일, 어린 제자들이 촛불을 들고 방패에 찍히고 물대포에 쓰러지는 일을 보다 결국 '아고라'에 숨어 자위하는 대신 '촛불'을 들고 거리에 나온 절절한 사연이 담겨 있다.

 

풍자와 재치를 뛰어넘는 '뜨거운 감동'

 

다른 한편은 '당신들이 자랑스럽습니다'로 시작되는 삼청동 집회 현장에서 환자들을 진료한 내과의사가 쓴 글이다. "나중에 엄마가 되면 내 아이의 수많은 꿈을 가진 눈망울을 바라보며 우리나라 역사를 가르치면서, 이 자랑스러운 날 엄마가 시민들과 함께 하며 다치고 찢긴 이들을 돌보았단다, 라고 하고 싶어서" 서울행을 결정한 내과 의사가 쓴 글이다.

 

전쟁에서도 쫓겨나지 않는 의사가 가운과 청진기를 들고도 경찰들에게 내쫓긴 사연과 중립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의사의 눈에 비친 소화기와 물대포에 쓰러진 어린 여학생들 모습이 애절하게 표현되어 있다. 아고라에 뽑힌 베스트 중에 베스트에 해당되는 이 책에 실린 글 중에서도 독자들에게 가장 추천하고 싶은 글이다.

 

한편, '광장'으로서 아고라는 여론을 만들고 구체적인 실천으로 이어지는 동력이었다면, 인터넷 광장 아고라는 여론에 대한 실시간 분석과 디지털을 이용한 복제전파로 더욱 빛을 발휘한다. 아고리언들은 스스로 "아고라의 힘은 특정 여론에 대한 실시간 분석과 복제 전파"에서 비롯된다고 말한다.

 

"아고라에 숨어 있는 수많은 전문가 집단들이 현상에 대해 실시간으로 분석을 올리면, 추천과 반대 기능에 의해 평가를 받고 일정한 평가를 받은 분석은 또한 수많은 누리꾼들에 의해 삽시간에 퍼 날라진다. 이 아고라의 힘이 촛불집회의 숨은 원동력이란 평가도 나온다."(본문 중에서)

 

'시위에서 고립되지 않는 법', '연행대처법', '학생 이명박의 슬픈 눈빛'과 같은 글들은 실시간 분석과 연대를 보여주는 글들이다. "한국민들이 과학에 대해, 미국산 쇠고기 관련 사실에 대해서도 좀 더 배우길 희망한다"라고 한 버시바우 미국 대사의 발언을 반박하는 '신경과의사'가 쓴 글 '버시바우, 그 입 다물라!'도 압권이다. 아고리언들은 스스로 아고라를 이렇게 정의한다.

 

"아고라는 낡은 상상력을 철저히 무력화시키고 아날로그적 속도를 제치면서 새로운 상상력으로 연대하고 디지털의 속도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를 넘나들며 질주했다."(본문 중에서)

 

분석하고, 추천하고, 퍼 나르고, 생각대로 하면 되고

 

어디 그뿐인가? 경찰과 언론사들 입맛대로 왜곡하는 촛불집회 참가인원은 촛불집회 현장 사진을 분석한 아고리언에 의해서 진실이 밝혀진다. 사실을 왜곡하는 글을 남긴 국회의원을 찾아내고, 뉴라이트 임헌조 사무처장이 맥도날드 햄버거가 30개월 이상 된 쇠고기로 만들어진다는 발언을 하자마자 맥도날드 본사에 항의를 한다.

 

미국에 있는 아고리언은 맥도날드 본사에 항의전화를 하고, 외신에 나온 보도를 번역해서 올리는 일도 자발적으로 해낸다. 조중동을 비롯한 누구도 아고리언들을 속일 수 없었다. 그들에게는 거짓이 통하지 않았고 철저한 검증을 통해 늘 진실이 '베스트'가 되었다. 아고리언들은 몇년 전, 몇십 년 전에 조중동이 한 일도 모두 까발렸다. 그리고 아고라에서 밝혀진 '진실'은 일파만파로 복제되고 전파되어 전국 곳곳에 있는 광장으로 촛불들을 불러낸 것이다.

 

<대한민국 상식사전 아고라>는 어쩌면 아고라가 뭔지도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서 씌어진 책이다. 그리고 또 아고라에 들어가서 이런 기발한 글들을 검색해서 읽어야 하는 수고를 덜어주는 책이다. <대한민국 상식사전 아고라> 한 권이면, 지난 석 달 동안 대한민국을 뒤흔들어 놓은 '아고라'에 올라온 '엑기스' 글들을 모두 만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공짜가 아니라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주변 사람과 쉽게 돌려 읽을 수 있는 탁월한 장점이 있는 책이다. 내 책을 빌려 읽은 동료들은 한결같이 '대한민국 상식사전'에서 손을 뗄 수가 없었다고 한다. '네이버와 10년 동거를 청산하며'라는 글에는 이런 대목이 있다. "세상이 바뀌는 걸 보기는 참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세상을 바라보는 내 눈을 바꾸면 어느새 세상도 달리 보인다."

 

2008년 보다 더 암울한 오늘을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그때의 기억들이 새로운 희망이 되었으면 좋겠다. 맹추위가 지나가고 봄이 오면 새로운 희망이 싹틀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대한민국 상식사전 아고라 - 10점
아고라 폐인들 엮음/여우와두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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