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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책과 세상 - 시사, 사회

구글-애플은 도청 안심? 천만에 말씀

by 이윤기 2014. 5.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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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 같은 탐사보도. 최근에 일어난 스노든 폭로 사건, 그동안의 경과를 다 알고 있는데도, 루크 하딩이 쓴 <스노든의 위험한 폭로>를 보는 동안 마치 추리소설을 읽는 것처럼 손에 땀을 쥐게 하는 흥미로운 전개에 푹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에드워드 스노든은 역사상 가장 '비범한' 내부고발자이면서, 전 세계 어디에서도 생명과 안전을 보장 받을 수 없는 가장 위험한 수배자이기도 합니다. 그는 세계에서 가장 막강한 정보기관인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일급 비밀정보를 빼돌려 언론을 통해 정보 기관의 불법적인 정보수집을 폭로하였습니다.


"미국의 안전보장을 책임지고 있으며 법적 구속력에서 자유로운, 미국 NSA와 NSA의 영국협력단체인 정보통신본부(GCHQ)는 인터넷과 통신의 하드웨어를 거머쥔 거대기업과 비밀리에 제휴하고, 인터넷을 정복하기 위해 자신들이 지닌 기술력을 총동원해왔다."(본문 중에서)


'인터넷을 정복한다'는 문구는 GCHQ가 처음 사용하였다고 하는데, 사실 좀 더 정확한 의미는 '인터넷을 완벽하게 검열하고, 감시한다'는 의미로 보는 것이 맞습니다. 스노든의 폭로가 위험했던 것은 그가 미국과 영국의 최고 비밀기관의 음모를 공개했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인터넷을 정복하려는 두 세력은 지금 우리 개개인 대부분의 사생활과 세상을 감시할 수 있게 되었다. 구글, 스카이프, 휴대전화, GPS, 유튜브, 토르, 전자상거래, 인터넷 뱅킹 등 사회가 개인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옹호하는 원도력이라고 선전해오던 기술들이 <1984>의 조지 오웰도 경악할 만한 감시 기계로 변모한 것이다." (분문 중에서)


스노든이 공개한 비밀문서 중에는 '프리즘'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다고 합니다. 프리즘의 기능을 설명하는 파워포인트 파일에는 실리콘밸리 기술기업들이 NSA에 정보를 제공하기 시작한 날짜가 표기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2007년 9월 11일 마이크로소프트가 처음으로 프리즘에 정보를 제공하였으며, 2008년 3월에는 야후, 2009년 1월에는 구글이 참여하였으며, 2009년 6월에는 페이스북, 2009년 12월에는 팰토크, 2010년 9월 유튜브, 2011년 2월 스카이프, 2011년 3월에는 AOL이 NSA 프리즘에 정보를 제공하였다는 것이지요.


그나마 이때가지만 하여도 애플은 협조를 거부하고 있었는데, 2012년 10월 스티브잡스가 사망한지 1년 만에 프리즘에 참여함으로써 실리콘벨리의 주요 기술기업들이 엄청난 규모의 디지털 정보를 NSA에 제공하게 된 것입니다.


미국 NSA, 독일 총리도 감시 할 수 있다


프리즘 프로그램을 통해 미국 정보기관은 이메일, 페이스북 포스트 및 인서턴트 메시지 등 엄청난 규모의 디지털 정보에 접근할 수 있게 되었으며, 이들 데이터를 구글, 야후 등 9개 미국서버 제공업체의 서버로부터 직접 수집하였다고 합니다.


"이들은 의사소통, 데이터 저장, 클라우드 이용, 심지어 단순한 생일 축하 메시지 송신과 삶의 흔적을 기록하기 위해 사람들이 사용하는 모든 시스템의 백엔드에 NSA가 직접 접근할 수 있도록 허용했습니다" (본문 중에서)


그뿐만이 아닙니다. 스노든에 따르면 NSA는 표적 대상에 대한 실시간 감시 능력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쉽게 설명하자면 표적 대상이 이메일을 보내거나 문자를 쓰거나 채팅을 시작하거나 심지어 컴퓨터를 작동시킬 때마다 NSA가 알 수 있다는 뜻이다.......2013년 4월 5일 기준으로 미국이 프리즘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실제 감시 중인 표적은 11만 7675명에 달한다."(본문 중에서)


스노든은 '프리즘 프로그램'이 자신을 내부고발자로 나서게 한 직접적인 계기가 되었으며, 초기에 접촉한 기자들에게 제공한 비밀자료도 바로 프리즘에 대한 폭로 자료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보다 더 놀라운 사실은 미국 정부가 최근 10년 간 미국을 드나드는 모든 정보를 비밀리에 수집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NSA는 영국 GCHQ와 함께 '업스트림'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인터넷과 데이터를 미국을 드나드는 광섬유 케이블에 직접 접근하여 도청프로그램을 운영하였다는 겁니다. 남아메리카, 동아프리카, 인도양에 국제케이블 도청장을 설치해놓고 전세계의 데이터를 빨아들였다는 것입니다.


미국과 영국은 사실상 지구상 주요 통신 대부분을 해킹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NSA는 사실상 세계 전체를 도청할 수 있는 시설과 장비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지난 10년 동안 NSA의 능력은 믿기 힘들 정도에 이르렀다. 영국을 비롯한 파이브 아이즈 동맹국의 후원 아래 NSA는 광섬유 케이블, 전화 메타데이터, 구글과 핫메일 서버에 접속했다." (본문 중에서)


스노든에 따르면 NSA 오마마 미국 대통령을 비롯하여 지구상 누구라도 표적을 삼을 수 있는 시설과 장비를 보유하고 있으며, 막대한 정보들은 자동으로 수집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스노든은 내부고발자로 나서기 전 NSA 분석관이었던 스노든은 그 누구라도 표적으로 삼을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었다고 합니다.


미국 정보기관의 목표 "인터넷을 통채로 감시하라"


한편 기술기업들은 법원의 명령에 의해서만 데이터를 제공하였다고 주장합니만, NSA는 기술기업들이 데이터를 제공하지 않는 경우 직접 해킹을 통해 데이터 수집과 도청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위싱턴 포스트는 비밀리에 NSA가 야후와 구글로부터 데이터를 도청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그 방법은 기발하게도 영국 영토에서 도청하는 것이었다. NSA는 세계 도처에 있는 야후와 구글의 자체 데이터 센터를 서로 연결하는 민간 광섬유 링크를 해킹해왔다." (본문 중에서)


이러한 방법으로 NSA는 수억 명의 사용자 계정에 침입할 수 있으며, 막대한 데이터를 저장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현실감이 좀 없는 통계이기는 합니다만, 2012년 말 30일 동안 1억 8000여만건의 기록이 전송되었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디지털 데이터에 대한 묻지마 도청과 감시가 전 지구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스노든 비밀 문서에 따르면 NSA가 폭넓게 사용되는 인터넷 암호기술을 무력화시키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합니다. 심지어 상용 프로그램에 NSA의 백도어가 심어져 있는 경우도 있으며, 이들 기업에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는 폭로로 이어집니다.


NSA의 암호 해독 능력은 기술기업이나 통신회사들을 무력화시킨 상태라고 합니다. 스노든의 비밀 문서에는 NSA가 4G 휴대전화의 암호시스템을 해독하고 있다고 적시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머지않아 NSA는 주요 통신 제공 업체의 중추를 흘러 지나가는 데이터와 주요 인터넷 사용자 사이의 직접 접속 목소리 및 문자 통신 시스템에 접속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본문 중에서)


설마 혹은 혹시나 했던 일들이 '도청과 감시'과 영국과 미국의 정보기관들에 의해서 전 지구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암호화된 문서조차 도청과 감시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공짜로 사용하고 있는 플리커, 클라우드, 에버노트 같은 인터넷 기반의 서비스들은 모두 '도청과 감시'의 대상이라고 보야야 할 것 같습니다.




통합진보당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본격화될 무렵 우리나라에서는 국내 포털에서 서비스 하는 이메일이 정보기관과 수사기관의 도청과 감시의 위험에 너무 쉽게 노출된다면서 구글의 지메일로 바꾸는 일이 유행처럼 퍼졌던 일이 있습니다.


<스노든의 위험한 폭로>에 따르면 '사악해지지 말자'라는 모토를 내걸고 있는 구글은 권력기관으로부터 사용자들을 지켜주지 않고 있으며, '당신의 프라이버시가 우리의 우선순위'라던 마이크로소트트의 슬로건 역시 거짓이었음이 드러났습니다.


잡스 사후 1년... 애플도 미국 정보기관에 항복?


심지어 '다르게 생각하라'고 외치던 히피문화의 저항문화의 상징처럼 여겨지던 애플 역시 스티브 잡스 사후 1년 만에 정보기관에 굴복하고 말았다고 합니다. 네이버나 다음 메일을 구글 지메일로 바꾼 네티즌들은 국내 정보기관 대신에 NSA의 수준 높은(?)감시를 당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지구상에서 이메일과 스마트폰 메시지를 비롯한 디지털 통신 수단을 이용하면서 도청과 감시 당하지 않는 일은 아무나 누릴 수 없는 행운(?)이 되어 버렸습니다. 실제로 이 책을 보면 스노든은 자신의 폭로를 도와 준 언론인들과 만날 때 절대로 스마트폰을 가지고 오지 못하도록 할 뿐만 아니라 안전한 장소에 있을 때도 대화중에는 스마트폰을 냉동실에 보관하도록 합니다.


스노든의 위험한 폭로를 특종으로 보도한 <가디언>은 특별 사무실을 만들고, 인터넷에 연결되지 않은 컴퓨터로만 기사를 작성합니다. 실제로 인도 정부는 자국 외교관을 NSA가 도청했다는 사실은 확인한 후 런던 사무실에서 타자기를 다시 사용하도록 했다고 합니다.


1년 기한으로 스노든의 망명을 받아들인 러시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러시아의 비밀 정보기관인 FSB와 FSO 역시 타자기를 대량으로 주문했다고 합니다. 엄청난 보안 시설을 갖춘 정보기관들이 이 정도라면 개인이 '프라이버시'를 지키는 일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 되어버렸다고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이 책을 마치 첩보 영화를 한 편을 보는 것처럼 읽었던 것은 추리 소설처럼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스노든의 위험한 폭로>는 2013년 6월 3일 "나는 정보기관의 수석 요원입니다"로 시작되는 이메일 한 통으로부터 시작되어 우여곡절 끝에 러시아에 1년간 임시 망명을 하고 지내는 그해 연말까지 일어 난 일들을 아주 자세하게 그리고 흥미롭게 재구성한 책입니다.


예상대로 저자인 루크 하딩은 기자 겸 작가였습니다. <가디언> 해외 특파원으로 근무하면 기자상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이미 세 편의 논픽션 작품을 저술하여 작가로도 명성을 얻고 있다고 합니다. 350쪽이 넘는 이 책을 단숨에 읽은 것은 기자보다는 작가로서의 재능이 더 발휘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보수주의자 스노든이 정보기관이 불법을 폭로를 한 까닭?


'나는 정보기관의 수석 요원입니다'로 시작되는 이메일, 비밀스러운 제보자와 바쁜 언론인들의 엇갈림 그리고 홍콩 네이선 거리 미라 호텔에서의 첫 만남과 영국과 미국을 넘나드는 <가디언>의 폭로와 양국 정보기관의 스노든 추적까지 영화라고 해야 믿어질 것 같은 현재 진행형 실화입니다.


놀랍게도 '위험한 폭로'를 시작하기 전, 스노든은 '진보적인 철학'을 가진 청년이 아니라 오히려 공화당을 지지하는 보수주의자였다고 합니다. 책을 읽다보면 또 한 명의 젊은이가 불의한 시대를 만나 가장 온순한 인간에서 가장 열렬한 투사가 되어버렸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해외 뉴스를 통해 스노든의 위험한 폭로에 관하여 들었지만, 사건의 전말을 정확히 알지 못하는 분들은 이 책 한 권이면 충분합니다. 지구상에서 가장 민주적인 국가인체 하는 영국과 미국의 정보기관들이 지구전체를 그리고 수억명의 사람들을 어떻게 도청하고 감시하는지 알고 싶은 분들에게 일독을 권합니다.


지금 바로 여기에서 현실로 벌어지는 일들이기 때문에 재미있게 읽기에는 너무 마음 답답하고 좌절스러운 내용이 많습니다. '프라이버시'를 지키는 일, 민주주의를 누리는 일, 헌법에 명시된 권리늘 지키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절감하게 하고 한편으로는 절망스럽게 합니다.


인류 역사이래 지구상에서 벌어진 가장 추악한 미국 정보기관의 도청과 감시를 폭로한 젊은이를 위해 우리 모두 다음 한 문장을 꼭 기억하였으면 좋겠습니다.


"진실은 말하는 것은 범죄가 아닙니다."


스노든의 위험한 폭로 - 10점
루크 하딩 지음, 이은경 옮김/프롬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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