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소한 칼럼

'지구', 극장 상영 결국 놓치다.

by 이윤기 2008. 11. 4.
336x280(권장), 300x250(권장), 250x250, 200x200 크기의 광고 코드만 넣을 수 있습니다.

오늘은 인기영화 위주로만 운영되는 복합상영관 문제를 생각해보려고 합니다.
최근 몇 년 사이 여러 상영관을 가진 복합영화관이 생기면서, 영화 선택의 폭이 넓어졌습니다. 여러 영화를 각각 다른 시간대에 상영하기 때문에 아무 때나 영화관을 가도 별로 기다리지 않고 영화를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울러 인터넷으로 보고 싶은 영화를 미리 예매할 수도 있고, 좌석까지 마음에 드는 곳을 미리 골라 놓을 수 있는 편리한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7~8개 이상 상영관을 가진 복합영화관이 많이 생겨도 다수 관객들이 좋아하는 이른바 인기작이 아니면, 좀처럼 영화 챙겨보기가 어렵습니다.

대부분의 복합 상영관은 많은 관객들이 찾는 인기 영화 위주로 상영을 할 뿐, 독립영화나 예술영화, 다큐멘터리 영화의 경우에는 일주일 혹은 하루 이틀 짧게 상영하고 지나가버리는 일이 많기 때문입니다.

저는 최근에도 비슷한 경험을 하였습니다. 지난 9월 국내에 개봉된 다큐멘터리 영화 ‘지구’를 극장에서 보려고 손꼽아 기다려왔습니다.

촬영 기간만 10년 넘게 투자해서 아름다운 지구를 영상에 담아냈고,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고 ‘아름답고 연약한 지구를 보호해야 겠다’는 마음이 들었다기에 꼭 극장판을 보려고 마음먹고 기다렸는데요.

비인기 영화 상영 날짜, 문자 서비스 가능할텐데....

하지만 날마다 영화 상영 일정을 살필 수 없는 처지라 10월 초 롯데시네마, 10월 말 CGV 상영 일정을 모두 놓쳤습니다. 이처럼 헐리웃 영화나 인기 있는 한국영화가 아니면, 복합상영관 측에서 적당한 시간에 끼워 넣기로 잠깐 상영을 하고 지나가버리기 때문에 예술영화나 다큐멘터리 영화를 챙겨보기는 참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관심 있는 영화 한 편 챙겨보기 위해서 직장생활에 쫓기는 사람들이 날마다 인터넷에 접속해서 영화촬영 시간표를 챙길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그래서 저는 대형 영화관들이 인터넷 기술을 활용하여 비인기 영화를 기다리는 관객들에게 미리 예약해둔 영화상영 일정을 3~4일 전에 E-mail이나 문자메시지로 알려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영화관 싸이트에 회원으로 가입한 사람들이 자신이 보고 싶은 영화와 지역 영화관을 고른 후에 '찜하기'(지금도 찜하기 선택하면 개봉 날짜를 알려줍니다.) 선택하면 상영날짜를 E-mail이나 문자메시지로 3~4 전에 알려주는 것입니다.

이미, 인터넷 경매 쇼핑몰에는 이런 기술을 적용해 관심 상품을 등록해두면 E-mail이나 문자메시지로 경매마감 전에 알려주는 서비스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런 기술을 영화예매 시스템에 도입하면 충분히 가능할 것이고, 영화관을 찾는 관객도 더 늘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사회는 여전히 영화 상영에도 ‘소수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따라서 인터넷 예매시스템을 조금만 고치면 영화관에서도 소수자에 대한 배려가 충분히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주 블로그에 올렸던 글을 고쳐서,  11월 4일 KBS 창원라디오 생방송 '오늘' 시민기자 칼럼에 방송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