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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도시철도, 먼저 교통계획 새판을 짜라 !

경상남도와 창원시가 통합 창원시에 노면전차형 도시철도를 추진중입니다.

시민단체와 언론에서는 경제성이 낮고 실효성이 없는 사업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예비타당성 검토를 통과하였다고 합니다.


도시철도 사업이 창원의 도시 발전과 관련한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땅 위의 지하철'이라고 불리는 기차처럼 운행하는 버스시스템(BRT)으로 유명한 브라질 꾸리찌바 사례를 국내에 널리 소개한 박용남 소장 초청강연회가 창원시청 시민홀에서 개최되었습니다.

5월 24일(화) 오후 2시 창원시청 시민홀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박용남 소장은 '지속가능한 도시와 리더십'을 주제로 1시간 30여분 강연회을 하였습니다.

강의 시작에 앞서서 현재 창원 도시 철도 추진과정에서 쟁점이 되고 있는 노면전차냐, BRT냐 하는 것에 대해서는 입장을 내놓기 곤란한 상황이라는 것을 먼저 밝혔습니다. 


"도시철도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공무원들은 제가 BRT가 더 좋다고 말하면 입장이 난처해질 것이고, 시민단체 입장에서는 BRT가 더 좋다고 말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강연의 주제가 아니기 때문에 그 문제에 관하여 직접 언급하지는 않겠다. 다만 누군가 질문을 한다면 답을 피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번 강연회를 위하여 50여장의 슬라이드를 준비해 온 박용남 소장은 한국의 도시현실을 진단하고, 지속가능한 도시의 바람직한 발전 방향을 제안하였습니다.

 

 


박용남 소장이 본 한국 도시들의 일반적인 문제는, 근린 공원, 소공원을 비롯한 공원의 절대면적 부족, 획일적인 아파트 중심의 도시경관, 조형미가 부족한 가로 시설, 심각한 교통체증과 도로 건설로 인한 난개발 등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속가능한 도시, 사람이 살기 좋은 도시의 지표로, 걷어 다니는 사람이 편한 도시, 자전거를 타기에 좋은 도시, 승용차가 없어도 불편하지 않은 도시가 좋은 도시라고 강조 하였습니다.

살기 좋은 도시, 중국이 앞서 나가고 있다


이런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대중교통지향형 도시개발(TOD)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꾸리찌바, 보고타, 광저우 등의 사례를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광저우의 사례는 아시아 최고수준의 BRT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합니다.



박용남 소장은 중국 사례를 각별히 소개하였는데, 광저우시의 BRT 시스템, 항저우시의 공용자전거 시스템, 우한시의 공용자전거 시스템 등을 소개하였습니다. 중국이 대중 교통 선진국 사례를 벤치마킹하여 놀라운 변화를 이루어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한편, 국내에서 가장 앞선 공용자전거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창원시를 위한 자전거 정책에 대해서도 눈에 띄는 제안을 하였습니다. 특히 그는 무릅을 탁 칠만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유럽을 비롯한 자전거 선진국에 가면 아무도 헬멧을 쓰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자전거 보급하면서 헬멧과 안전장구를 착용하라고 강조한다. 왜 그런가? 유럽과 선진국에서는 안전하게 자전거를 탈 수 있도록 교통시스템을 바꾼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시스템을 바꾸지 않고 개인에게 스스로 안전을 책임지라고 떠넘기는 꼴이다. 헬멧을 쓰야 안전하게 자전거를 탈 수 있는 도시와 헬멧을 쓰지 않아도 안전하게 자전거를 탈 수 있는 도시, 어느 쪽이 좋은 도시인가?"

그동안 자전거를 안전하게 탈려면 안전장구를 갖추는 것은 기본이라는 이야기만 들어오다가 박용남 소장의 이야기는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창원이 환경수도, 자전거 도시로 발전하려면 꼭 기억해두어야 하는 이야기라고 생각되었습니다. 박용남 소장이 보여준 자전거 선진국의 사례는 참 기발하고도 놀아웠습니다.



▲ 네 방향 동시 자전거 주행이 가능한 교차로 시스템, ▲ 교차로 자전거 우선 교통 처리 ▲ 자전거 우선 녹색 신호체계 ▲ 자전거 접근 차로 및 교차로 대기 공간 ▲ 자전거와 대중교통의 연계 사례 등은 창원시가 주목해야만 할 내용들이었습니다.

한편, 박용남 소장은 강연을 하는 동안 교통정책을 수립할 때는 '거리 마찰 효과'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을 여러 번 강조하였습니다. 그는 자전거의 경우 5km, 보행자의 경우 500m가 거리 마찰 효과의 한계라고 하였습니다. 예컨대 일반적으로 자전거를 타고 5km 이상 이동하는 것을 기대하기 어렵고, 걸어서 500m가 넘는 곳까지 가서 대중교통을 이용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차 없는 거리 제대로 한 번 해보자


또 환경수도 창원시라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나 콜롬비아 보고타시와 같은 제대로돈 차 없는 거리 행사를 해보면 좋겠다는 제안도 하였습니다. 자카르타의 경우 매달 마지막 일요일 오전 6 - 12시까지, 보고타의 경우 일요일마다 7시간동안 주요 간선도로에서 보행자, 자전거 이용자, 롤러스케이트, 인라인 스케이트 이용자에게 도로를  개방한다고 하였습니다.



보고타의 경우 매 주말 150만 명 이상이 참여하며 총연장 120km를 차없는 거리로 개방한다고 하였습니다. 자동차 중심의 교통 문화를 바꾸고, 시민들의 의식을 바꾸는데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였습니다. 

뭐니뭐니 해도 살기 좋은 도시는 사람이 걷기 좋은 도시가 되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였습니다. 꾸리찌바시의 꽃의 거리, 코펜하겐의 스트뢰에 보행자 광장, 뉴욕 타임스퀘어의 변신, 그리고 세계 여러 도시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자동차 통행제한 사례를 소개하였습니다.

창원시를 환경수도라는 명칭에 걸맞는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도시를 책임지고 시민들에게 권한을 위임 받은 대표자의 리더십과 권한을 위임한 시민들의 참여가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하였습니다. 박용남 소장은 꾸리찌바시를 만든 레르네르시장과 보고타시를 만든 페냐로사 시장의 사례를 들려주었습니다.

정치가, 행정가, 경영자가 갖추어야 하는 통합적 리더십과 환경위기의 시대에 맞는 철학과 전문성 그리고 재미있는 상상력을 갖춘 사람들이라고 평가하였습니다. 박용남 소장은 이런 지도자들이 시민사회와 소통하고 협력하면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한편, 질의 응답 시간에는 예상하였던대로 창원 도시철도에 관한 질문이 쏟아졌습니다. 박용남 소장은 개인적으로 BRT를 선호하지만 꼭 BRT만이 최선책이라고 강조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노면전차도 좋은 시스템인데, 창원시가 장래의 운영적자를 감당할 수 있을 것인지 면밀히 따져보고 시민사회의 동의를 구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였습니다. 

"노면전차형 도시철도든, BRT든 새로운 시스템이 도입되는 것은 도시교통의 일대 혁신이 이루어지는 일이다. 그냥 단순히 새로운 교통수단이 도입되는 문제가 아니라 도시의 새판을 짜야하는 교통 혁명이다. 도시철도 노선 하나만 보고 계획을 세우고 점검하는 방식은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창원시 도시 전체의 도로와 교통을 통합적으로 바라보는 계획을 세워야 한다."

그는 토지이용계획과 교통계획을 통합하는 새판을 짜는 것이 핵심이라고 거듭 강조하였습니다. 노면전차형 도시철도도 장점이 있고, BRT도 장점이 있는데, 운영적자를 감당할 수 있는지, 그리고 도시 전체의 토지이용계획, 도로 및 교통계획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하였습니다.

통합창원시가 출범한지 1년이 다 되어갑니다. 살기 좋은 도시, 지속가능한 도시라는 원칙위에서 토지이용계획과 교통계획의 새판을 짜고 그 위에 어떤 교통수단을 도입하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인지, 창원시에 맞는 교통수단은 어떤 것인지 검토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돋보였습니다.   







Trackback 0 Comment 7
  1. Latte 2011.05.26 15:5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당장 에너지 지불 비용만 해도 BRT 보다 트램이 운영비용이 더 적게 듭니다 :) 트램과 같은 궤도운송체계의 최대 단점은 초기투자비용이 많이 들어 간다는 거지요. 그외에는 정시성, 표정속도,수송량,탄소배출,시스템적우월성(신호개량여건,소자변경요건,배차간격조절) 모두다 트램의 압승입니다.

    혹여나 이윤기씨가 박용남씨의 운영적자 감당 운운하는 소리에 BRT는 운영비가 적게 들고 트램은 많이 든다고 생각 하시는지는 모르겠지만 둘은 앞서 말한대로 초기투자비용의 차이가 있을뿐 운영비 자체는 별반 차이 없습니다. 만약 탄소배출권까지 사정하게 된다면 트램의 경제성이 더 뛰어나지요.

    이윤기씨 듣기 좋게 트램의 단점을 하나 말하자면 철차륜이기 때문에 구배등판능력(오르막을 오르는)이 떨어진다는 것인데, 안타깝게도 현재 마창진 도시철도 노선에는 그렇게 가파른 언덕이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저번에도 말했듯 환경도시는 꾸리찌바만 있는게 아닙니다. 독일의 프라이 부르크도 있으며 저번에 쓴글을 그대로 가져 오자면

    [인구 20만에 거미줄 같은 트램 노선이 깔려 있고 일반적으로 지하철이라고 하면 알고 있는 한국 특유의 일노선 일계통도 아니고 뉴욕의 일노선 다계통도 아닌 아닌 다노선 다계통 노선운영으로 다양한 노선을 운영하기에 버스처럼 시내의 모든곳을 돌아 다닐수가 있지요. 27km의 총연장에 노선수는 58개 입니다. 이토록 다양하게 이용자 편의에 맞춰서 합리적인 노선운영이 가능한것이 트램입니다. 그리고 어디에서나 자전거 도로를 쉽게 찾아 볼수 있고 말입니다.

    이미 창원시와 비슷한 모델인 프라이부르크가 있는데 왜 꾸리찌바 모델을 끌고 오려고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참고. 환경도시 프라이부르크의 노면전차 노선입니다.
    http://www.urbanrail.net/eu/de/fr/freiburg.htm

  2. Latte 2011.05.26 15:5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여기서 말한 노선수 58개는 운행계통을 말한것이고 이는 뉴욕지하철운행계통, 한국의 경의선,중앙선 운행계통 을 아신다면 이해할수 있는 내용입니다. 노선도에 4line 이라 적혀 있다고 노선이 4개 밖에 안된다는 오해가 없길 바랍니다.

  3. Latte 2011.05.26 17:2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도시 전체의 도로와 교통을 통합적으로 바라보자는 이야기는 공감가네요. 이를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용역비를 지불해야 할까요. 이윤기씨가 그토록 싫어 하는 용역말입니다 :)

    • 이윤기 2011.05.26 18:11 신고 address edit & del

      제가 용역은 무조건 싫어하지는 않습니다. 장래에 낭비를 줄이기 위한 용역이라면...돈이 들어도 해야겠지요.

      김해 꼴 안나려면 말입니다.

    • Latte 2011.05.26 18:24 신고 address edit & del

      1. 김해 빨대노선(기존 간선에 환승을 목적으로 내놓은 지선)과 간선수요를 책임질 노선을 같은 선상에서 비교 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저번에 이미 충분히 타진이 된거 같은데 아직 이해가 부족하신듯 합니다?

  4. 저련 2011.05.26 19:0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포인트를 잘 지적한 강연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중추적인 대중교통망이 필요하고, 주변의 고밀 개발을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에 대해서는 모두의 합의가 있다면, 이제 필요한 건 경험적 자료를 정리해서 BRT 방식이냐 노면전차 방식이냐는 데 대해 가능한 최선의 판단을 내리는 일이겠습니다.

    일단 동력비가 모든 요소는 아니지만, 전기철도의 동력비 절감효과는 막대한 듯 합니다. 연 약 900만킬로 주행을 가정하면 주행 1킬로당 1l 디젤 사용시 BRT의 연간 에너지 소비량은 연간 8000TOE, 노면전차 주행 1킬로당 1kwh 전력 사용시 에너지 소비량은 연간 2000 TOE이기에 운영비 가운데 에너지 절대량 면에서도 1/4 절감을 기대할 수 있겠습니다.

    경유가 리터당 1000원이 든다고 가정하면 900만l를 사는 데 약 90억원 정도가 들고, 도시가스의 경우 입방미터당 800원 치면 900만 입방미터를 사는 데 72억원 듭니다. 그러나 전력은 1kwh당 현재 산업용 전력은 60원도 안되는 가격으로 팔리고 있는데, 대충 100원이 든다고 가정하면 9억원의 동력비면 같은 수송량을 제공하는 데 충분합니다. 차이가 대충 60-80억인데요, 60억원을 30년동안 아낀다면 약 1800억 정도의 돈입니다.

    국내에서 최초로 시도되는 청라-가양역간 BRT의 경우 약 20km 규모인데 약 1300억 정도가 소요된다고 합니다(창원에서도 BRT를 국내 규격에 맞춰서 설치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창원의 경우 연장이 약 1.7배인 33.5킬로이므로 현 노면전차 노선을 BRT로 대체할 경우 초기 비용은 대충 2200억 정도가 들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노면전철이 약 7000억 필요한 사업이라 약 5천억이 비긴 합니다만, 일단 동력비로도 30년간 1800억을 아낄 수 있습니다. 철로 된 궤도의 유지보수 비용이 상당하겠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동력비를 감안하면 예상보다는 노면전철의 비용이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즉 운영시에는 극히 낮은 동력비가 시 재정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5. 저련 2011.05.26 19:0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아마도 시 재정에는 운영적자보다는 초기 투자금에 대한 이자가 더 큰 부담이 될 겁니다. 쿠리치바에서도 이것이 문제가 되어 초기 투자금이 적게 드는 방식을 택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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