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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 교통

자전거도시 랜드마크는 최고의 자전거도로

by 이윤기 2011. 7.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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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수도와 자전거 도시를 내세우는 통합창원시가 창원대로에 화단형 중앙분리대 설치를 추진중이라고 합니다. 오늘은 창원시의 화단형 중앙분리대 설치와 자전거도로에 대하여 함께 생각해보겠습니다.

창원시는 소계광장에서 성주광장에 이르는 창원대로 10.8km 구간에 183억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폭 3미터의 화단형 중앙분리대 설치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현재 설계를 위한 용역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이르면 9월부터 공사를 시작한다고 합니다. 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창원시는 교통사고를 예방하고 통합창원시의 상징성을 갖는 랜드마크를 만들겠다고 한답니다.

중앙분리대 화단이 도시의 랜드마크?

창원시는 중앙분리대 화단 폭 3미터를 확보하기 위하여 현재 4미터인 자전거 도로를 폭 2.5미터와 3.5미터로 줄이는 방안, 도로폭을 3.125미터와 3.25미터로 줄이는 방안을 각각 검토하고 있다고 합니다.

교통사고 예방이라는 중요한 이유가 있기는 하지만 창원시가 183억원이나 되는 예산을 투입하여 화단형 중앙분리대를 꼭 만들어야 하는 이유를 납득하기가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화단형 중앙분리대의 경우 도로를 무단횡단을 하는 보행자가 편도 차선을 무단 횡단 한 후에 중앙선에 있는 화단에 서 있다가 나머지 편도 차선을 건널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무단횡단을 부추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진에서 보시는 것 처럼 창원시는 다른 도시와 견주어 녹지공간이 부족하지도 않고 창원대로는 창원시내 다른 도로에 비하여 녹지공간이 많은 편인데 굳이 180억원이나 들여 중앙분리대에 화단을 만들어 녹지공간을 넓히겠다는 계획도 납득하기는 어렵습니다.

화단형 중앙분리대 대신 폭 4미터 자전거 도로를 창원시 랜드마크로...


뿐만 아니라 화단형 중앙분리대를 창원시의 랜드마크로 삼겠다는 계획도 공감하기가 어렵습니다. 화단형 중앙분리대는 창원시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전국 대부분의 도시에 다 만들어져 있습니다. 도시마다 다 있는 화단형 중앙분리대를 랜드마크라고 할 수 있을까요?

오히려 환경수도, 자전거 도시를 내세우는 통합 창원시는 도시마다 다 있는 화단형 중앙분리대 보다 국내에서 가장 넓은 창원대로의 폭 4미터 자전거도로를 랜드마크로 삼는 것이 훨씬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폭 4미터의 자전거 도로가 10.8km나 직선구로 이어지는 한국에서 가장 멋진 자전거 도로를 홍보하고 랜드마크로 삼는 것이 자전거 도시 창원에 더욱 어울리는 일입니다.



환경수도를 기치로 내걸고 기왕에 공영자전거를 도입하였으니 한국에서, 세계에서 자전거 도로가 가장 잘 만들어진 도시를 목표로 삼는 것이 훨씬 바람직한 일이기도 하구요.

자전거가 레저수단의 단계를 넘어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은 유럽 국가들 중에는 도시와 도시를 연결하는 자전거 고속도로가 만들어진 곳도 있고, 국내에도 경춘선 폐선구간을 자전거 고속도로로 만드는 계획이 추진 중입니다.

이런 추세를 감안한다면 창원대로의 폭 4미터 자전거 도로를 화단형 중앙분리대를 만들기 위하여 좁히는 것은 근시안적인 행정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출퇴근 시간에 수천, 수만 명의 시민들이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는 ‘자전거 도시, 환경수도 창원’을 상상해보면 당장 자전거 도로 이용이 저조하다고 하여 폭 4미터 자전거 도로를 줄일 이유는 조금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위 사진은 마산 양덕동에 인도를 쪼개 만든 자전거 도로입니다. 이런 자전거 도로를 만들어놓고 환경수도, 자전거도시를 표방하는 것은 좀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시원하게 직선으로 쭉 뻗은 창원대로의 폭 4미터 자전거도로 정도는 되어야 자전거 도시라고 내세울 수 있을 것입니다.

마산해안도, 화단형 중앙분리대 보다 자전거 도로 만들어야...

한편, 창원시는 창원대로 뿐만 아니라 마산 해안도로에도 화단형 중앙분리대 설치 공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자전거 도시를 표방하는 창원시라면 이미 있는 자전거도로를 줄여서도 안 되지만, 자전거도로가 없는 곳에는 자전거도로를 만드는 것이 우선 정책이 되어야합니다.



그런데 창원시는 마산해안도로에 자전거도로 대신에 화단형 중앙분리대 설치하는 납득할 수 없는 행정을 펼치고 있습니다. 창원시가 자전거 도시를 표방하지 않는다면, 화단형 중앙분리대 설치를 문제 삼을 이유가 없지만 공영자전거를 보급하고 자전거 도시를 만들어가려면 화단형 중앙분리대 보다는 자전거 도로 확대가 우선 정책이 되어야 합니다.

화단형 중앙분리대가 중앙선침범을 줄이고 도시경관을 개선시키는 효과가 있는지 모르지만 180억원이나 되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어야 합니다. 도시경관을 개선하는 사업이라 하더라도 '자전거 도시'라고 하는 환경수도 창원시의 '가치지향적 정책'과 충돌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관련포스팅 : 2011/07/20 - [세상읽기 - 교통] - 자전거도로 만들지 화단형 중앙분리대는 왜 자꾸?